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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맛보고 행복하다
장완정 지음 / 비앤씨월드 / 2013년 11월
평점 :
파티시에 잡지에 베이커리 여행을 연재했던 페이스트리 셰프 장완정씨 책이 나왔어요. 길 위에서 만난 세계의 카페 & 베이커리 이야기를 담은 <떠나고 맛보고 행복하다>, 최근 비앤씨월드 파티시에 잡지에서 보았던 내용들이 실려서 더욱 반가운 책이었습니다. 파티시에 잡지에 실렸던 내용들 중에 스물 여섯 개의 글을 모아 이 책을 엮었다고 해요. 영국 통신원으로 취재했던 여러 나라의 '스위트 스토리' 주인공들과의 만남. 가짜 빵이 아닌 진짜 리얼 브레드 이야기, 돌 오븐에서 방금 꺼내 잿가루 묻은 빵냄새 등 진짜 빵을 만드는 빵 셰프들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긴 점이 좋았습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빵에 관한 추억이 빵 매니아 분들이라면 하나씩은 있겠지요. 영국에 3백년째 내려오는 유명한 '샐리런의 집'이 있다고 합니다.
단 하나의 빵으로 모든 메뉴가 만들어진다는 작은 레스토랑에 전 세계 사람들이 찾아오는 밀가루, 우유, 달걀 3가지 재료만 공개된 책 모든 레시피는 비밀이라는 이 곳,
먹음직스럽고 큰 번이 맛있게 보입니다. 번 위에 버터를 바르거나 클로티드 크림을 곁들여 먹는데 매장 오픈 시간이 적혀져 있어서 좋네요.
카페 & 베이커리 여행책이긴 하지만 몇 개의 베이킹 레시피도 이 책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집에서 먹다 남은 식빵으로 만들 수 있는 브레드 앤 버터 푸딩이에요.
외국 사람들이 자주 즐기는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BBC TV에 출연해 대기업 제빵회사의 빵을 구겨버린 크리스, 리얼브레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빵 캠페이너와 믹서 없이 장작불로 지핀 돌화덕에 빵을 굽고 있는데 홈메이드 빵을 만들도록 장려하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진짜 빵을 만들고 진짜 빵을 만드는 삶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어요. 우리나라 제빵업계 사람들도 이 책의 이러한 부분을 읽고 좋은 빵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윌리엄 왕자와 캐서린 미들던의 세기의 결혼식에 등장했던 로열 웨딩케이크에요. 영국 왕실이 선택한 케이크 디자이너에게 맡겨진 이 케이크는 캐서린이 직접 지시해 5주에 걸쳐 8층으로 완성되었다네요. 케이크를 이 쌓고 장식하는 일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그런데 5주나 걸렸다니 케이크 빵의 유통기한이 살짝 걱정되었답니다.
런던의 사보이 호텔에서 일하는 치퍼스 셰프의 디저트에요. 손이 많이 갈 것 같은 예쁜 디저트가 먹기 아까워 보입니다. 끊임없는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가 맛있는 스콘 레시피도 공개했어요. <떠나고 맛보고 행복하다> 책을 읽으면 내가 저자가 되어 셰프의 말을 듣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아마도 생생한 전달 때문에 더욱 그런 거 같아요.
영양만점 슈퍼 곡물로 불리는 퀴노아로 만든 빵이 참 건강해 보입니다. 아티잰 브래드 오가닉 빵집에서는 '몸에 맞는 빵을 골라 드세요' 라는 문구를 내걸고 사람들이 빵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데 그만큼 자신감 있다는 뜻이겠죠. 우리나라에도 이런 빵집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알록달록 마카롱은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아몬드 과자에요. 아몬드 가루로 만들어본적 있는데 쫀득한 맛이 색다른 느낌이 드는 과자지요. 수 많은 유럽의 마카롱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는 150년 역사의 '라뒤레'의 마카롱이 정말 곱게 보이네요. 역사는 오래 됐지만 페이스트리 최고 책임자는 26살의 젊은이인 빈센트 르망이라고 하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25개들이 마카롱의 가격이 약 6만 5천원인데 마카롱은 정말 비싼 과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레첼은 독일과 스위스, 오스트리아에서 유명한 빵이에요. 빵 껍질에 굵은 소금과 가운데 얇은 부분의 바삭한 맛이 특징인 브레첼을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는 사진을 보니 왠지 모를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우리나라는 공장에서 만들어 나오는 빵이 많은데 유럽의 빵은 아직도 수제가 많은 것 같아서 내심 부러웠습니다. 브레첼을 만드는 방법과 맛있게 먹는 방법이 그 다음 페이지에 실려 있는데 한 번 따라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오븐에 장작불을 지피며 전통 시골빵을 굽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사람들은 오븐이 나오면서 더 발달되었다고 믿지만 자연의 빵 굽는 시스템처럼 맛이 좋지는 못할 듯 해요. 장작불 냄새가 솔솔 나는 시골빵을 맛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마치 제가 그 곳에 가서 빵을 먹게 될 것만 같은 생생한 후기가 정말 인상적인 책입니다.
전통 오븐에 굽는 루마니아 빵의 모습이에요. 찰흙으로 만든 전통 오븐 이름은 '테스트'인데요. 오븐이 있기 전에는 유럽에서 이렇게 빵을 구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뜨끈할 때 이웃과 친구와 빵을 나누어 먹으면 정말 행복할 듯 합니다. 저자가 즉석에서 구워주는 빵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고 해요. 루마니아에 가게 되면 꼭 이 집 빵을 맛봐야 할 것 같아요.
아이슬란드의 호밀빵인데 호숫가에 있는 모래에서 구운 빵이라니 정말 신기하고 독특합니다. 호수의 모래에서는 뜨겁게 물이 끓고 잇는데 그 곳을 파내고 반죽을 묻는 구조에요. 아이슬란드에는 천연의 멋진 자연오븐이 존재하네요. 전통 온천에 구운 호밀빵을 직접 만든 훈제 송어와 함께 먹는다는데 행복이란 멀리 있지 않음을 이 책속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럽의 멋진 빵 굽는 장면을 이 책에서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일률적인 빵 공장 시스템이 아닌 진정한 빵을 만드는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마지막은 태국의 예술 디저트 룩춥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반죽으로 열대 과일이나 채소 모양을 빚어 젤리로 코팅한 룩춥은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맛이라네요. 대부분 유럽쪽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책에서 딱 하나 태국편이 바로 룩춥편이에요. 녹두와 코코넛 밀크와 설탕이 들어간다는 룩춥은 모양도 컬러도 정말 예쁩니다. 이 책은 떠나고 맛보고 행복하다라는 제목과 꼭 맞는 책이에요. 단순한 음식 여행이 아니라 빵의 세계를 잘 아는 전문가로서 셰프들의 열정을 카메라와 이야기로 담아낸 책이거든요. 맛만 추구하는 여행이 아닌 진정한 음식을 대하는 자세가 열정적인 셰프들을 만난 여행이 참 특별하게 느껴지는 책입니다. 진정한 빵을 만들기 위해, 진정한 빵 맛을 알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