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사랑합니다 1~3권 세트 - 전3권
강풀 글.그림 / 문학세계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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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석은 욕쟁이고, 냉정한 사람이다. 아내가 죽을병에 걸려서야 아내에게 너무나 냉정하게 대했던 걸 후회하며, 아내가 먹겠다던 우유 한 팩마저 주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보낸다. 그 일 때문일까, 남석은 아내에게 주지 못했던 우유를 새벽달이 지켜보는 마을의 골목길을 낡은 오토바이로 달리며 마을 곳곳에 배달한다.

남석은 성실했다. 그가 얼마나 날마다 그것도 정확한 시각에 우유 배달을 했던지 마을 사람들은 알람시계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남석이 송씨를 만나고 깊은 관심을 쏟던 어느 날 우유배달을 하지 않았던 날엔 남석의 오토바이 소리를 믿고 알람시계를 버렸던 마을 사람들 모두(직장인과 학생들)가 늦잠을 잤고 지각이라는 대소동이 일어났다.

다른 한편 같은 마을에 사는 군봉의 가족사를 들여다보면 중산층 가족이 어떻게 극빈자가 되어가는지를 유추할 수가 있다. 중산층이었을지도 모를 군봉의 재산은 자녀가 성장해가면서 들어가는 교육비로 지출했을 것이고, 자녀가 성장한 이후에는 결혼 비용이 만만치 않았으리라고 본다. 자녀가 모두 떠나고 난 자리에 노부부가 의지할 곳이라곤 마당 딸린 집 한 칸 뿐이다. 그런 가운데 시력이 나빠 어렵게 취직했을 주차장 관리인 자리는 노부부가 살아갈 유일한 삶의 젖줄이었을 것이다.

군봉씨가 주차장 옆의 .고물상으로 수집한 페지를 가져오는 송씨를 알게 된 것은 송씨가 가져온 남석의 편지를 읽어주면서부터이다.

송씨는 남석이 준 편지를 군봉에게 부탁하여 읽었지만 약속 장소에 가 있어야 할 시간이 두 시간이나 지난 뒤였다. 그런데도 송씨는 약속 장소인 언덕으로 달려갔고, 그곳에서 욕쟁이 남석을 만난다.

남석은 거칠고 까칠한 말버릇 때문에, 군봉은 주차장 관리 업무상 치매에 걸린 아내를 방에 두고 대문을 잠그고 나오듯이 마음 또한 빗장을 걸었던 까닭에 두 사람은 진심을 나눌만한 친구를 이때까지 가지지 못했다. 그런 사람들이 군봉에게 글자를 배우는 송씨 때문에 서로 만났고, 세상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나누는 마음 따스한 친구가 된다.

어디 그뿐인가, 젊은 시절 때리는 남편에게 고통 받았던 송씨 역시 자기를 알아주고 진심으로 말을 건네는 남석을 만나게 됨으로써 송이뿐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 자신’을 알게 되고 그것을 소중하게 간직한다.

나이 들고 치매에 걸리긴 했어도 갇혀 사는 고통을 인내할 줄 알고 어쩌다 바깥에 나갈 기회가 오면 그것을 마음껏 기뻐할 줄 아는 너무나 멋진 여성 군봉의 아내 순이는 군봉, 남석, 송씨와 함께 바깥에 나갔던 날의 아름답고 즐거웠던 날의 기억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주름지고 늙어빠진 데다 치매에 걸렸지만 순이 할머니는 이처럼 멋지고 매력적인 여성이기에 군봉으로부터 다함없는 사랑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풋풋하고 생기 넘치는 사랑, 위트와 유머가 살아 있는 이야기, 아름답고 선량한 마음은 이 작품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사로잡았고 감동을 주었다.  

 

2011. 2. 26. 김경자(함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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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루만 눈을 떴으면 책 읽는 조랑말 1
함영연 지음, 장명희 그림 / 마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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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개 “인간을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해야 “인간을 사랑하는 것일까?” 덕이 있고, 너그럽고 따스한 마음을 지녔다면 인간다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동화책 “딱 하루만 눈을 떴으면”의 주인공 민우는 생후 18개월부터 망막색소변성증이란 희귀병에 걸린 이후로 지금까지 성장하는 동안 망막 세포가 죽어가다가 작년부터 완전히 시력을 잃고 말았다. 때문에 유치원을 함께 다니던 친구 희찬이는 일반초등학교로 진학했지만, 민우는 특수학교인 맹아학교에 다닌다.

희미하게나마 눈이 보였던 세상에서 전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세상으로 이제 막 입사한 신입생 민우는 금낭화가 아름답게 핀 봄꽃도 볼 수 없고, 희찬이가 새로 알게 된 여자 친구 수희도 볼 수 없다. 그런 가운데서도 안심 되는 것은 엄마가 민우의 눈이 되어주는 것이다.

특수학교에 간 민우는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상체보호법, 하체보호법, 신체정렬법 등의 ‘자기 보호법’을 배운다. 또 둘째 손가락이 길어진 것이라는 지팡이에 의지해서 혼자 걸어야 하고, 매사를 새롭게 적응해나가야만 하는데 커다란 두려움을 느낀다.

그런데 엄마의 태도가 달라졌다. 시간 날 때마다 읽어주던 동화책도 안 읽어주고, 점자책을 읽으라고 한다. 하지만 민우는 읽지 않았다. 피아노도 배우지 않았고, 엄마의 말처럼 혼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 모두를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엄마의 돌변한 태도 때문이었다.

민우가 잘 할 수 있게 물레를 돌려주던 엄마, 맹아학교를 등하교 시켜주던 다정한 엄마는 어디로 가고, 엄하고 쌀쌀하기만 한 엄마는 매사를 혼자서 스스로 하라면서 민우에게 회초리까지 든다.,

민우는 엄마가 안 보이는 먼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민우는 순식간에 자신은 귀찮고 쓸모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런데 매캐한 냄새가 나고, 가스불을 꺼달라는 엄마의 말소리도 들려오지만 민우는 가스불이 있는 방향을 알 수 없어 당황한다. 아슬아슬하게 들어온 동생 주리가 가스불을 끄고나서야 민우 때문에 아프고 싶어도 아플 수 없다던 엄마가 병으로 쓰러졌다는 걸 알게 된다.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고 나서야 민우는 엄마의 사랑이 민우를 떠난 것이 아니라 엄마 없어도 민우 스스로 보이지 않는 세상에 적응하게 하기 위해 그처럼 쌀쌀하게 대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던. 민우는 아픈 엄마에게 죽을 쑤어 드리기 위해 딱 하루만 눈을 뜨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참으로 마음 따스해지는 이야기이다. 저자의 장애인에 대한 사랑이 가슴 한 가득 느껴지는 이야기여서 누구라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김경자(함초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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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따라가기 학고재 동양 고전 1
함영연 지음, 송효정 그림 / 학고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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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바탕에 실을 꿰어 책을 맨 형태의 표지화를 처음으로 만났을 땐 조선 시대 어린이들의 인격 수양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고, 계선(繼善)ㆍ천명(天命)ㆍ권학(勸學)ㆍ치가(治家) 등의 한문들을 풀이하는 글들로 책장이 빼곡할 줄만 알았다.

그러나 책 표지를 열고 들어가면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이란 말이 독자를 반기고, 좀 더 깊숙이 들어가면 5년 만에 얻은 아들이라 과보호를 받는 귀남이와 이별 여행을 떠나느라 큰집에 맏겨진 귀남이의 사촌형 인규와 만나게 된다.

인규는 귀남이가 물 떠오라는 심부름 등을 시킬 때마다 화가 나는 걸 꾹꾹 참지만 괴롭다. 갈등의 나날을 보내던 인규는 할아버지와 큰아버지의 뜻에 따라 귀남이와 함께 7박 8일 동안 강릉 따라길 걷기 캠프로 보내진다.

부모랑 떨어져본 적이 없는 귀남이, 이혼 여행을 떠난 부모 때문에 불안한 인규는 처음만난 친구, 형들과 함께 강릉 따라길을 걸으면서 이제까지 괜찮다고 여겼던 자기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즉 귀남이는 학교에서 공부 못한다고 따돌림 당하는 괴로움을 인규에게 고백하고, 부모가 이혼할까봐 불안한 인규는 마음이 심란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강릉 따라길을 걸으면서 계선, 천명, 계성, 효행, 근학, 준례라는 명심보감을 차례로 익히고, 생각주머니를 발표하는 동안 마음속의 괴로움은 긍정적 사고로 바뀌었고, 마침내 인규는 부모님이 이혼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 사고로 변화한다.

이렇게 좋은 책을 자녀에게 읽히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으랴. 정말 유익하고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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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 안녕 하야시 아키코 시리즈
하야시 아키코 글ㆍ그림 / 한림출판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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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 안녕' 그림책은 지금은 여섯 살이 된 한슬이가 14개월 때부터 좋아했던 아기 그림책이다.

 한슬이가 14개월 때는 "엄마" "아빠" "빠이빠이" "어부바" "물" 등의 말을 구사할 수 있었고, 크림통 뚜껑을 돌려서 열 수 있으며, 뜨거운 그릇이나 위험한 것은 조심스럽게 살펴보고아무 거나 입에 넣고 삼키지 않았다.

또한 그림책을 보는 눈길도 기호가 생겨서, 어떤 그림은 한 번 두 번 반복해서 보는가 하면,여러 가지 그림책들 중에 선호하는 그림책도 있었다. 

지금은 19개월인 한슬이의 여동생 다현이도 한슬이의 발달과 별차이가 없는데, 언어발달이 늦는다. 하지만 한슬이처럼 병뚜껑을 돌려서 열 수 있고, 뜨거운 그릇이나 위험한 것은 조심스럽게 살펴보며, 여러가지 그림책들 중에 선호하는 그림책도 분명 있다. 

그중에서도  [ 달님 안녕 / 하야시 아끼코 글 그림 ] 그림책을 아주 좋아하는데, 특히 
구름이 달을 가린 장면에선
매우 불편한 음성으로 구름이 비켜나기를  바라는가 하면,


그림책 뒷표지에 있는 달 그림을 보곤
달님처럼 혀를 길게 빼며 즐겁게 웃는데
그럴 때면 엄마도 혀를 길게 빼면서 아기와 함께 그림을 즐긴다. 

또, "달님 안녕, 그림책을 가지고 오라!"고 하면 정확히 집어내온다.  


 

 

2010. 7. 31. ⓒ金慶子(함초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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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그림책은 내 친구 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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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 장미란 (옮긴이) | 논장 | 2002-09-15




 ‘터널, 이 그림책은 서로 상반된 성격의 남매가 집을 떠나 남다른 시련을 경험하면서,  미숙한 존재에서 독립된 존재로 성장하는 통합된 성격으로의 발달을 보여줍니다.  

 여동생인 로즈는 그의 빨간색 옷처럼 마음이 따스하고 열정적인 아이입니다. 하지만 아직 누구에게 자신의 열정과 따스함을 표현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어쩌면 자기 속에 숨어 있는 따스함과 열정이 있는지조차 모르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로즈는 자기 방에 틀어박혀 마녀나 괴물이 나오는 옛이야기 그림책을 읽거나 공상에 빠져 있습니다.

반면 로즈의 오빠는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축구공을 차거나 뒹굴면서 뛰어놉니다. 이처럼 겉으로 보기엔 오빠가 남성적이고 활달해 보이지만 마음 깊은 곳에선 단단한 벽돌 담장처럼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중에도 겁 많은 동생 로즈에겐 관심이 있어, 늑대 가면을 쓰고서 잠자는 동생 방에 들어가 동생을 놀래켜주며 장난을 치곤합니다.

밤이면 낮에 활동을 많이 한 오빠는 곤히 잠들지만, 로즈는 말똥말똥 깨어 있습니다. 로즈는 깜깜한 밤을 너무너무 무서워하기 때문이지요. 로즈의 방을 살펴보면 어딘지 모르게 무시무시합니다. 벽에는 빨간모자의 아이가 무서운 늑대와 마주하고 있는 그림 액자(월터 크레인의 그림)가 걸려 있고, 그 아래엔 옛이야기에 나오는 오두막집 램프가 켜져 있고, 천정에도 둥근 갓의 스탠드가 걸려 있습니다. 때문에 불이 켜져 있는 데도 옷장에서 비죽이 나와 있는 옷소매나 빨간외투의 소매자락, 그리고 늑대가면을 쓴 오빠의 그림자가 무서운 분위기를 더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로즈의 이불 위에 펼쳐진 채 놓여져 있는 마녀의 그림이 있는 그림책과 침대 밑에 발바닥이 뒤집혀진 채 벗어놓은 로즈의 신발은 마치 로즈가 너무나 무서워서 황급히 신발을 벗어던지고 침대로 들어간 듯이 보입니다. 
 아무튼 동생 로즈와 오빠는 늘 티격태격 싸웁니다.

서로에게 관심은 있지만 관심을 나타내는 방법을 아직 모르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티격태격하는 남매를 지켜보던 엄마가 어느 날 아침, 화를 내며 남매에게 말합니다. “둘이 같이 나가서 사이좋게 놀다 와! 점심때까지 들어오지 마.”

사이좋게 놀으라니요? 티격태격 싸우면서 놀아도 함께 놀까말까인데 사이좋게 놀으라니요. 때문에 둘은 더욱 같이 놀기 싫습니다. 그런 남매가 찾아간 장소는 바로 쓰레기장이었어요. 쓰레기장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쓰레기장은 어쩌면 ‘버림받음’일지도 모릅니다. 쓰레기장이란 장소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 물건들이 버려지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오고 싶어서 왔어? 나도 이렇게 끔찍한데 오기 싫어.”라고 하는 여동생의 말처럼 잠시 동안이긴 하지만 이 남매는 엄마에게 쓰레기처럼 버림을 받았고, 집을 나왔습니다. 집을 나온다는 것은 어머니로부터 벗어났음입니다.  

혼자서 여기저기 살피러 다니던 오빠가 조금 있다가 동생을 부릅니다. 즉 터널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것 봐! 터널이야. 저 끝에 뭐가 있는지 알아보자.” 낯선 일에 미숙한 동생은 마녀나 괴물이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싫다고 하지만 오빠는 혼자서 터널 안으로 기어들어갑니다.  

그렇잖아도 겁이 많은 동생은 터널이 무서워서 들어가지 못하고 오빠가 다시 나오기만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오빠가 나오지 않자 동생은 할수 없이 오빠를 찾아 공포감을 무릎 쓰고 터널 속으로 들어갑니다. 동생 혼자였다면 절대로 들어가지 않았을 터널을 오빠를 찾기 위해 들어간 것입니다. 자신이 수호령처럼 지니던 마녀 그림책을 놓아 둔 채로 말입니다. 
 

동생이 들어간 터널 속은 마치 로즈가 생명으로 태어나던 최초의 장소(엄마의 아기집)처럼 축축하고 미끄럽습니다. 또 으스스하기도 하고요. 터널 반대편엔 고요한 숲이 있었어요. 오빠는 보이지 않고 숲은 갈수록 컴컴하고 울창했습니다. 동생은 늑대와 거인의 형상을 한 나무들이 무서워 당장이라도 돌아가고 싶었지요. 하지만 동생의 가슴에 숨겨진 온정어린 마음은 오빠만 버려두고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이제까지 티격태격 싸우기만 했던 오빠, 동생이 겁 많다고 늑대가면을 쓰고서 놀려주던 오빠, 동생이 검은 후추를 선택하면 하얀 소금을 주장하던 오빠, 그런 오빠를 구하겠다는 단 하나의 생각으로, 겁 많은 동생은 늑대의 형상을 한 무시무시한 나무들의 곁을 마구 뛰어갑니다. 
 
얼마나 달렸던지, 숨이 찬 동생이 멈추어서자 빈터가 나타났고 나무들이 모두 베어져 황량한 그 장소엔 돌로 굳어버린 오빠가 서 있었습니다.

동생은 처음으로 오빠를 위해 혼자서 무서운 숲을 달렸고, 돌이 된 오빠를 마침내 발견했지요. 돌이 된 오빠는 작은 돌들이 원을 이룬 장소에서 달리는 자세로 돌이 되어 있었어요. 돌이 된 오빠를 본 동생은 차갑고 딱딱한 오빠를 와락 껴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많은 신화들에서 사랑의 눈물은 기적을 일으킵니다.  
 
“아, 어떡해! 내가 너무 늦게 왔나 봐!” 안타까워하는 동생의 따스한 마음에 돌이 된 오빠는 조금씩 색깔이 변하면서 부드럽고 따스해집니다. 뿐만 아니라 황량하던 주위의 풍경도 서서히 바뀌어갑니다. 돌이 된 오빠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움직이더니, 어느새 오빠로 변하여 반갑게 말합니다. “로즈! 네가 와 줄줄 알았어.” 이보다 더한 소통이 있을까요? 오빠는 로즈가 올줄 알았으니 말입니다.

 얼마나 기쁘던지 오빠의 주위에 원을 그리고 있던 작은 돌들이 오빠의 모습처럼 데이지 꽃으로 변했습니다.(이 동그라미가 의미하는 바는 아마도 이제까지 한쪽으로 치우쳐 있던 남매의 성격이 비로소 균형을 잡아 통합되었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이제 오빠는 동생을 신뢰하게 되었고, 더 이상 겁쟁이 동생이라고 놀리지도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로즈가 그 무서운 터널을 지나고, 그보다 더 무서운 늑대형상의 나무들 곁을 지나온 건 절대로 미숙하고 겁많은 로즈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즉 로즈나 오빠나 이제 더 이상 예전의 동생과 오빠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들은 터널이라는 장소를 통하여 그들이 이제까지 가지고 있었지만 잘 알 수 없었던 자기 안의 능력들을 사용할 수 있었으며, 서로 상반된 성격이 통합되었기 때문입니다.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점심을 차리고 있었고, 남매를 본 엄마가 말합니다.
“어서 오너라. 둘 다 아주 얌전하구나. 별일 없었니?”
둘 다 얌전하다는 건 무엇을 뜻할까요? 이제 더 이상 티격태격 다투지 않는다는 의미이겠지요. 둘은 이제 서로 신뢰함으로 웃음 띤 눈빛 하나만으로도 서로가 통하니까요. 엄마는 참으로 현명했습니다.  누구든지 이 그림책을 읽는다면 각 장면마다 왜? 라는 의문을 제시하면서 그 의문들을 하나 하나 풀어가는 동안 독립된 인격, 통합된 성격으로 한층 더 성장할 것입니다.  ♧








2010. 7. 31. ⓒ金慶子(함초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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