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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루만 눈을 떴으면 ㅣ 책 읽는 조랑말 1
함영연 지음, 장명희 그림 / 마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대개 “인간을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해야 “인간을 사랑하는 것일까?” 덕이 있고, 너그럽고 따스한 마음을 지녔다면 인간다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동화책 “딱 하루만 눈을 떴으면”의 주인공 민우는 생후 18개월부터 망막색소변성증이란 희귀병에 걸린 이후로 지금까지 성장하는 동안 망막 세포가 죽어가다가 작년부터 완전히 시력을 잃고 말았다. 때문에 유치원을 함께 다니던 친구 희찬이는 일반초등학교로 진학했지만, 민우는 특수학교인 맹아학교에 다닌다.
희미하게나마 눈이 보였던 세상에서 전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세상으로 이제 막 입사한 신입생 민우는 금낭화가 아름답게 핀 봄꽃도 볼 수 없고, 희찬이가 새로 알게 된 여자 친구 수희도 볼 수 없다. 그런 가운데서도 안심 되는 것은 엄마가 민우의 눈이 되어주는 것이다.
특수학교에 간 민우는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상체보호법, 하체보호법, 신체정렬법 등의 ‘자기 보호법’을 배운다. 또 둘째 손가락이 길어진 것이라는 지팡이에 의지해서 혼자 걸어야 하고, 매사를 새롭게 적응해나가야만 하는데 커다란 두려움을 느낀다.
그런데 엄마의 태도가 달라졌다. 시간 날 때마다 읽어주던 동화책도 안 읽어주고, 점자책을 읽으라고 한다. 하지만 민우는 읽지 않았다. 피아노도 배우지 않았고, 엄마의 말처럼 혼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 모두를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엄마의 돌변한 태도 때문이었다.
민우가 잘 할 수 있게 물레를 돌려주던 엄마, 맹아학교를 등하교 시켜주던 다정한 엄마는 어디로 가고, 엄하고 쌀쌀하기만 한 엄마는 매사를 혼자서 스스로 하라면서 민우에게 회초리까지 든다.,
민우는 엄마가 안 보이는 먼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민우는 순식간에 자신은 귀찮고 쓸모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런데 매캐한 냄새가 나고, 가스불을 꺼달라는 엄마의 말소리도 들려오지만 민우는 가스불이 있는 방향을 알 수 없어 당황한다. 아슬아슬하게 들어온 동생 주리가 가스불을 끄고나서야 민우 때문에 아프고 싶어도 아플 수 없다던 엄마가 병으로 쓰러졌다는 걸 알게 된다.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고 나서야 민우는 엄마의 사랑이 민우를 떠난 것이 아니라 엄마 없어도 민우 스스로 보이지 않는 세상에 적응하게 하기 위해 그처럼 쌀쌀하게 대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던. 민우는 아픈 엄마에게 죽을 쑤어 드리기 위해 딱 하루만 눈을 뜨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참으로 마음 따스해지는 이야기이다. 저자의 장애인에 대한 사랑이 가슴 한 가득 느껴지는 이야기여서 누구라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김경자(함초롬)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