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 열다섯 권의 고전, 그 사상가들을 만나다
조국 지음 / 오마이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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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피쉬 호리’라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이 물고기는 작은 어항에서 키우면 1센티미터까지 자라는데, 연못에서 키우면 5센티미터, 강에 있으며 15센티미터, 바다에 있으면 50~60센티미터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국가와 사회는 우리가 살고 있는 틀입니다. 이 틀이 우리의 사고를 속박하도록 짜여 있다면 우리는 그 틀 안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할 것입니다. 우리가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그 틀이 짜여 있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밀의 자유주의의 핵심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수립된 권력이라 할지라도 그 권력을 통제해야 하고, 주체적 개인이 자신의 양심, 사상, 개성을 충분히 살리면서 살아가는 데 국가권력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편견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만나고 대화하는 자리를 계속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투표권을 쟁취하기 위한 영국 여성들의 투쟁도 처절했습니다. 이들은 ‘서프러제트Suffragette’라는 조직을 만듭니다. 선거권을 뜻하는 단어 ‘suffrage’에 여성을 뜻하는 접미사 ‘-tte’를 붙여 만든 단어입니다. 대표적인 여성운동가인 에밀리 데이비슨Emily Wilding Davison(1872~1913)은 아홉 번 체포되었는데, 1913년 영국 국왕 조지 5세가 참석한 더비 경마대회에서 여성 선거권을 호소하는 깃발을 들고 트랙에 뛰어들어 사망합니다. 데이비슨의 죽음을 계기로 여성 선거권 운동이 더욱 거세졌고 1918년 영국은 일정한 재산이 있는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선거권을 주게 됩니다. 현재 우리가 너무도 당연시하는 여성의 투표권은 이러한 격렬한 투쟁의 성과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영화 〈서프러제트〉(2015)로도 만들어졌는데, 보신 분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소크라테스를 모르는 분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 널리 알려져 있죠. 그런데 이 말은 소크라테스가 만든 말이 아니라 당시 그리스 델피의 아폴론 신전에 새겨져 있던 경구警句라고 합니다. 소크라테스가 한 유명한 말로는 "내가 아는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무지를 아는 것이 곧 앎의 시작이다" 등이 있습니다. 나 자신의 무지를 인식하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말은 시대를 떠나 울림이 있습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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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지음 / 오마이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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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는 철학자이자 의사였습니다. 로크는 애슐리 경(훗날 섀프츠베리 백작)의 간 종양을 수술해준 것을 계기로 애슐리 가의 고문 의사가 되었고, 애슐리 경이 백작 작위를 받은 후에는 비서관으로 활동합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오늘 강의에서도 불명확한 법률용어의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법조문이 불명확한 개념으로 쓰여 있으면, 수범자垂範者(법을 지켜야 하는 사람)인 국민은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금지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반면 법을 집행하는 행정부, 그리고 재판에서 법을 해석하는 법관의 재량이 커집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현대 범죄학자들이 살인범에 대한 조사를 했습니다. "살인하는 순간, 당신이 사형 집행을 당할 것이라고 걱정했습니까?"라고 묻자 그들은 "아니요"라고 답했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했습니다. "잡힐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격분한 상태라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그녀는 나의 저술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 모두를 불러일으켰고 그 일부의 저자였다. 진리와 정의에 대한 그녀의 숭고한 감각은 나에게 가장 강한 자극이었고, 그녀의 동의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보상이었다. 내가 여러 해 저술한 모든 글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그녀의 것이자 나의 것이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서울대생 전체를 조롱하거나 폄훼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다만 어느 국가에서나 머리 좋은 ‘모범생’의 경우 기성의 지배적 이데올로기, 법리, 도덕, 관습 등을 그대로 따르는 경향이 있음을 경고하기 위함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개방적이고 두려움을 모르는 지성인들"25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 졸업생 가운데 고 조영래 변호사는 바로 이러한 지성인의 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 변호사가 북한에서 태어났다면 주체사상 비판운동을 벌이지 않았을까요.(웃음)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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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지음 / 오마이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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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가진 자는 모두 그것을 함부로 쓰기 마련이다. 이 점을 지금까지의 경험이 알려주는 바이다.(…) 사람이 권력을 남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물의 본질에 따라권력이 권력을 저지하도록 해야 한다.6

첫 번째 문장의 취지는 바로 감이 잡히죠? 왕정이든 귀족정이든 민주정이든, 권력자는 권력을 남용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진보거나 보수거나 좌파거나 우파거나 마찬가지죠. 아무리 성인聖人으로 불리는 사람도, 도덕적으로 탁월한 사람도, 예컨대 부처님이나 공자님이 권력을 잡아도 남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권력의 속성이 그렇게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저는 마지막 문장 "권력이 권력을 저지하도록 해야 한다"에 《법의 정신》의 핵심이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은 도덕, 선의, 설교 등으로는 저지되지 않는다는 냉정한 인식입니다. 권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하려면 권력이 쪼개지고 이 권력들끼리 서로 감시, 견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중요한 지적입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몽테스키외는 귀족이든 인민 집단이든 삼권분립이 안 된 권력을 갖게 되면 자유는 사라질 것임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정권의 성격이 좌파냐 우파냐, 민중 권력이냐 엘리트 권력이냐, 좋은 권력이냐 나쁜 권력이냐는 관계없다는 것입니다. 어느 경우라도 "권력이 권력을 저지하도록 해야 한다"라는 것이 몽테스키외의 통찰입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참고로 4장에서 다룰 《범죄와 형벌》에서 베카리아는 배심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무지한 자는 감각으로 판단하지만, 전문가는 학설과 의견으로 판단한다. 전자의 판단이 후자의 판단보다 더 믿을 수 있는 안내자이다.(…)재판관은 유죄판결에 익숙해져 있으며, 모든 것을 그의 전문지식에서 빌려온 인위적 개념요소로 환원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재판관의 학식보다는 보통 사람의 상식이 증거판단을 잘못할 가능성이 더 적다. 법을 아는 일이 전문 학문이 아닌 나라는 얼마나 행복한가! 누구나 그와 동등한 이웃 시민들로부터 재판받도록 하고 있는 법제는 정말 경탄할 만하다.11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그러나 정부의 동력은 그것[가혹한 형벌]으로써 소모된다.(…) 이 무거운 벌에도 익숙해져 버린다. 그리고 무거운 벌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어 머지않아 더욱더 무거운 벌을 설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15

몽테스키외가 살았던 당시의 사람들은 중형이나 혹형에 대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그는 달랐습니다. 중형이나 혹형이 실제로는 범죄 억제에 효과가 없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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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지음 / 오마이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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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런 식으로 ‘네 일이나 잘하라’는 요청을 따르기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가 정치에 관심을 끊고 학교 캠퍼스에 틀어박혀 있거나 노동자가 공장에서 일만 하고 농민이 논밭에서 농사만 지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면 정치는 특정 사람,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되어버립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민주공화국은 이 나라의 주인이 바로 우리라는 뜻입니다. 나라 운영의 원리와 방향을 정하는 것이 정치인데, 나라의 주인이 그러한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루소는 이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루소의 통렬한 지적은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울림이 있지 않습니까. 루소가 살았던 당시는 물론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의 시민들도 정신적·육체적 건강과 능력 등에서 평등하지 않습니다. IQ가 우수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체력이 뛰어나며 건강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부모의 직업, 재산, 네트워크 등에서도 평등하지 않습니다. 재벌의 자식으로 태어난 사람과 노동자의 자식으로 태어난 사람의 출발선은 전혀 다르지 않습니까.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미국의 유명한 미식축구 감독인 배리 스위처Barry L. Switzer는 1986년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떤 이는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 자기가 3루타를 쳤다고 생각하며 삶을 살아간다Some people are born on third base and go through life thinking they hit a triple."
우리 사회에 이런 사람 많죠? 이러한 상태를 그대로 놔두면 불평등은 심화되고, 사회는 약육강식의 정글이 됩니다. 루소가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사물의 추이가 항상 평등을 무너뜨리는 경향이 있"18는 겁니다. 물론 루소는 "평등이라는 단어를 모든 사람이 똑같은 정도의 권력과 부를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19라고 전제합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대의제란 주권자가 대표를 뽑아 권력 행사를 위임하는 제도입니다. 아시다시피 현대 민주주의 국가는 대의제를 취하고 있습니다. 독재국가, 권위주의 정권 아래서는 이러한 대의제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유신 시절에는 국회의원의 3분의 1을 대통령이 임명했습니다. ‘통일주체국민회의’라는 어용조직을 만들어서 말이지요. 1987년 시민들이 직선제 쟁취를 요구하면서 거리로 뛰쳐나와 투쟁을 벌인 덕분에 현행 헌법이 만들어졌고, 이후 대의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와인 브랜드 중에 ‘몽테스키외’도 있습니다. 이 브랜드의 회원제 와인클럽 이름이 ‘와인의 정신The Spirit of Wine’입니다.(웃음) 《법의 정신》을 생각하면서 작명한 것 같습니다. ‘몽테스키외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입니다. 《법의 정신》은 미국 독립운동에 강력한 영향을 주었기에 이를 기리기 위해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가벼운 에피소드지만 우리가 앞으로 다룰 내용과 관련이 있습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무지의 시대에 사람들은 가장 악독한 행위에도 아무런 의구심을 갖지 않는다. 깨달음의 시대에는 가장 선량한 행위를 하면서도 불안에 떤다.4

몽테스키외는 이 필생의 역작을 통해 "악독한 행위"가 판을 치는 "무지의 시대"와 싸우고 "선량한 행위"가 이루어지는 "깨달음의 시대"를 열고자 했던 것입니다.

-알라딘 eBook <조국의 법고전 산책> (조국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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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의료윤리 - 아픈 자 돌보는 자 치료하는 자
김준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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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를 말할 때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하고 또 듣는 능력이다. 상대방이 겪은 문제를 듣는 자세,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상충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힘이 필요하다. - P138

누군가에게 기회를 빼앗으려면 그에 상응하거나 넘어서는 이유를 제시해야 하는데, 지금은 중세처럼 모두가 신을 믿는 시대가 아니다. 미래의 알 수 없는위험성 때문에 당장의 치료 가능성을 물리쳐야 할까. 이득도 위해도 모두 가능성의 영역이라면 그 사이 어딘가에 선을 그을 필요가있으며, 이것이 생명공학에 관한 윤리적 접근의 핵심이다.

사회는 의료 전문인에게 이를 권리로 부여해 자기 발전을 꾀하도록 한다. 후자가 권리인 이유는 외부 규제를 가하기보다는 스스로 조정하도록 허용하는 것이어서다. - P360

내가 생각하는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방법을 제시해보자는 것이 애초 이 책의 목적이다. 앞서 살핀 의료 분야 쟁점들을 둘러싼 역사와 맥락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각자가 처한상황을 세밀하게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그런 뒤 맥락과 상황에 민감한 결정을 내리는 게 좋을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당면한 문제가 어디서 왔는지 성찰하고 이후 어디로 갈 것인지 상상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독자를 위해 제안하고 싶은 것이 서사윤리이다.

오랫동안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으로 운영돼온 한국의 의료계와 관련 정부 부처가 답을 주는 데 익숙한 우리의 의료 풍경에서벗어나 환자 스스로 답을 찾으려면 제대로 고민해봐야 한다. 그러한 성찰은 ‘안아키‘ 식의 현대 의료 거부 운동이나 최근에도 종종확인되는 전문직 멸시의 관점으론 결코 달성될 수 없다. 두말할 나위 없이 환자에겐 의학이, 의료인이 필요하다. -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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