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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 상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5월
평점 :
지난 2주간, 미야베 미유키(이하 미미여사)의 <진상> 때문에 마음이 편하질 않았다.
다음 장면이 궁금해 죽겠는데 책 읽을 짬을 좀처럼 내지 못해서다.
미미 여사의 책을 모조리 읽었지만 <진상>처럼 날 빨아들이는 책은 없었다.
미녀가 셋이나 나온 것도 한 이유였지만,
등장인물들 간의 끈끈한 정이 나로 하여금 책에 몰입되게 만든 결정적 이유였고,
그 덕분에 살인사건과 추악한 비밀이 난무하는 책을 읽고도 마음이 훈훈할 수 있었다.
상권 말미에 달린 편집자 후기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일본에 있었기 때문에 책의 인기를 직접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플래카드와 함께 그득그득 쌓인 책들이 서점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진열되어 있더군요.“
내 책을 사재기하러 광화문 교보에 갔을 때 비슷한 광경을 봤다.
미미 여사의 <솔로몬의 위증>이 그득그득 쌓인 채 서점에서 비교적 잘 보이는 곳에 전시돼 있었던 것.
우리나라에선 매니아들 말고는 미미여사를 잘 모르는 것같아 안타까웠는데,
<화차>가 영화로 만들어진 덕분인지 몰라도 이제는 제법 인지도가 상승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미미여사의 시대물에 여러 번 나왔지만, <진상>에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제법 많다.
잘 생긴 미소년, 한량인 줄 알았는데 재주가 많은 미소년의 형,
고령임에도 나이 가지고 우기지 않는 할아버지,
오지랖 넓지만 인정이 엄청 많은 밥집 아주머니,
얼굴은 못생겼지만 무술실력이 뛰어난 도신 (경찰의 일종?),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매사 신중하고 사려깊게 일을 처리하는 고참 도신,
이건 어디까지나 미미여사가 창조해낸 가상세계의 가상인물들이지만,
배려와 정이 넘치는 저런 곳에서 몇 달만이라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상. 하권이 모두 500페이지를 넘는 두꺼운 책이건만,
재미있는 책이 다 그런 것처럼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이제 이 재미도 끝이구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솔로몬의 위증> 시리즈가 지금 내 책꽂이에 꽂혀 있으니까.
그 시리즈는 무려 세 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권당 쪽수가 600을 넘으니,
당분간은 재미 걱정은 안해도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