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일기를 밀렸다. 한동안 안마신다 했더니, 이번주는 어찌된게 월화수를 내리 마셨다. 9시면 할머니가 주무신다고 올테니, 쓰는 데까지 써보겠다.
일시: 2월 21일(월)
마신 양: 소주, 그리고 선생님이 가져오신 발렌타인 17
좋았던 점: 돈 안쓰고 버텼다...
나빴던 점: 집에 가다가 맛있는 떡볶이 먹었다. 그간 운동한 거 꽝.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이 기침을 하면 밥맛이 떨어진다. 그게 날 이뻐해주시는 할머니일지라도.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는 게 아니라, 사래 들린 기침인 경우는 특히 그렇다. 오늘 할머니는 저녁을 드시다 연방 기침을 했고, 난 속도를 내가며 밥을 먹었다.
버스 뒷자리에 앉은 남자가 연방 기침을 해댄다. 꾹 참고 앉아 있었는데 계속이다. 왠지 뒤통수에 침이라도 튈 것 같아 영 찝찝했다. 슬쩍 한번 뒤를 보니 손이나 책 같은 걸로 막고 기침을 하는 게 아니라, 내 쪽을 보고 하고있다. 더 이상 못 참겠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끔 노트에 대고 재채기를 할 때가 있다. 노트에 묻은 이물질들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의 재채기도, 심지어 미녀의 재채기도 그냥 맞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젠 친구와 술을 마셨다. 그 친구, 담배를 많이 피고, 기침을 많이 하는 친구다. 침도 많이 뱉는데, 그래서 그 친구랑 테니스를 칠 때면 코트가 침으로 범벅이 되어, 몸을 날려 공을 받고픈 마음이 별로 없었다. 옆에서 관찰해보니 기침은 습관이다. 하다보니 더 하게 되고, 안하면 불안한 그런 것이 되버린다. 목에 뭐가 걸려서 기침을 하는 게 아니라, 마른 기침만 계속 해댄다.
안주로 한치를 시켰다. 난 마요네스를 무진장 좋아해, 듬뿍듬뿍 찍어먹는다. 마요네스를 조금밖에 안주기에 잽싸게 먹고 한번 더 얻어왔다. “많이 주세요” 이래가면서. 그런데, 친구의 기침을 할 때 이물질이 그 마요네스에 들어가는 걸 봤다.
“이거 봐라. 야, 여기다 기침 해놓으면 어떡해!”
그 다음부터 난 한치를 마요네스를 안찍고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