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번째 술
일시: 5월 22일(토)
누구랑?: 중 1때 과외를 같이한 친구들과
마신 양: 진짜 많이 마셨다. 집에 가다가 친구랑 편의점에서 참치를 안주로 소주 한병씩을 또 마시고, 한시 반에야 집에 들어갔다.

76번째 술
일시: 5월 23일(일)
누구랑?: 몇몇 알라딘 분들과
마신 양: 그래도 꽤 마셨다. 1차에서 소주를 4분의 3병 정도 마셨고, 2차에서는 생맥주를 열심히...

1. 그런 곳
그런 곳에 또 갔다. 남자들만 여섯이 모인 자리의 2차는 예외가 없다. 저녁을 먹고난 뒤 우리가 한 일은, 그런 곳에 갈지 말지가 아니라, 그런 곳에 가려는데 어디가 좋을지에 관한 논의였다. 다들 각자 단골로 가는 곳에 전화를 넣는다.
"저 누군데요, 아, 안녕하세요? 저희 여섯명이 갈건데 얼마까지 해줄 수 있어요... 네? 얼마요? 알겠습니다"
나를 제외한 다섯명이 그런 전화를 걸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니 웃음이 났다. 각자 협상한 결과를 놓고 따진 끝에 P라는 친구가 아는 곳에 가게 되었다. 늘 하는 것처럼 놀다가 집에 갔다. 참고로 난 남자들이 평소에 그렇게 거짓말을 잘하는지 미처 몰랐다.

2. 길눈
난 소위 말하는 '길치'다. 몇번 간 곳도 내가 앞장서서 찾아가려면 늘 헷갈린다. 지난번엔 대학로에서 아는 술집을 찾는다고 호기롭게 걸어가다, 못찾겠어서 사람들을 세워놓고 나혼자 몇바퀴를 돌았고, 결국 못찾아서 다른 술집에 갔다. 어제도 그랬다. 맛있는 고기집을 가자고 해놓고 이리저리 헤맸다. 이번엔 다행히 조금밖에 안헤매고 갔다. 하지만 문이 닫혀 있었다. 할수없이 그 옆집에서 먹었는데, 맛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3. 악몽
금요일날 새벽 4시까지 마셨고, 토요일날 한시반에 집에 들어갔으며(이하 새벽) 일요일날 다섯시 반에 일어나 테니스를 쳤으니, 피곤할 만도 했다. 일요일날 술을 취하도록 먹고 집에 가서 쓰러져 잤다. 일찍부터 잤으니 아침이면 피로가 풀리겠지 하는 마음으로. 하지만 그게 잘 안됐다. 하필이면 악몽을 꿔서 새벽 1시 반에 일어난 것. 꿈 내용을 잠시 소개한다.

어디서 난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집에는 사자가 있었다. 갈기가 치렁치렁한 늠름한 사자. 동물원에 있을 때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집안에 있으니 큰 우환이었다. 난 사자가 벤지를 잡아먹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벤지는 사자한테 달려들고 귀찮게 굴기를 반복했다. 배가 부르면 사자는 사냥을 하지 않는 법, 난 엄마한테 사자에게 줄 고기를 달라고 했다. 알았다고 하고 사자를 감시하는데, 엄마가 안온다. 가봤더니 세상에 목욕을 하고 계신다. 난 엄마한테 마구 화를 내다가 다시금 사자에게 돌아갔다. 이럴 수가! 사자가 벤지 뒷다리를 물고 있다! 벤지에게 내가 세상의 전부이듯, 나도 벤지가 가장 소중하다. 난 사자에게 달려들었다. 머리를 쥐어박고, 갈기를 뽑았다. 결국 벤지는 사자로부터 풀려났는데, 다리를 절었다. 불쌍한 녀석...

내가 깨어난 건 아마도 그때였을거다. 이어서 잤으면 피로가 풀렸겠지만, 한번 깨니 영 개운치가 않다. 조교 선생한테 꿈 얘기를 했더니 대단히 좋은 꿈이란다. 그래? 내게 좋은 일이 생길 게 뭐가 있담? 로또나 사볼까? 혹시 태몽? 으윽... 다행히 오늘은 술약속이 없고, 여자 만날 일도 없다. 퇴근길에 아는 여자가 그윽한 눈길을 보내더라도 꿈쩍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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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5-2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엥겔지수는 도대체 얼마쯤이나 될까요? ^^
진짜 재벌이시라면, 평균치정도 될 것 같구,
기생충학 교수라면 한 80%정도 되지 않을까요? (책값과 출퇴근 교통비를 뺀 금액)

sunnyside 2004-05-2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직 '남자들이 평소에 그렇게 거짓말을 잘하는지' 몰랐는데... 정말 그렇게 잘하나요?

마태우스 2004-05-2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니사이드님/그럼요. 쓰러질 뻔 했습니다...
-가을산님에게만 보이기-
가을산님/글쎄요. 그 정도는 될 것 같다는 생각이...비밀입니다^^

sooninara 2004-05-24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어제 미크로 소프트 주식 판돈 다쓰셨죠? 다음번엔 사성전자 주식 팔고 연락 주세요...
님덕에 고기 맛을 본다니깐요...저희가정 경제가 힘들어서 닭고기 이상은 못 먹어요...
조선남자님과 저는 고기 먹여주시면 님의 충실한 종이 (딸랑딸랑) 될겁니다...^^
그리고 마태우스님하고 친구 먹기로한거..아무리 생각해도 물러 주세요..
님이 삼수가 아니라..사수를 해야지만 같이 학교 다닐뻔 했다니깐요..삼수면 친구할라고 했는데..사수까지는 커버가 힘드네요..
다음번엔 청바지 컨셉으로 복귀해서 '딸같은 사인데'로 바꿔보겠습니다..

비로그인 2004-05-24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꿈은요, 자꾸 술 드시고 늦게 귀가하시니깐요, 집에서 쓸쓸히 마태우스님을 기다리던 벤지의 마음이 마치 사자에게 뒷다리를 물린 것처럼 아프고 고통스러웠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지금 벤지는 마음을 절고 있어요. 빨리 안아주세요! (코멘트 달긴 처음이에요; 떨려요-ㅅ-)

마태우스 2004-05-25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광별예술가님/님은 뵐 때마다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벤지를 꼭 안아주겠습니다
수니나라님/친구 해요, 해요! 2살과 5살도 아니고, 나이 들만큼 들어서 왜 그러십니까~!

sooninara 2004-05-25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들만큼 들어서...헉...저 별로 안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