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나, 올해 들어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박찬호의 재기 가능성에 대해서 한말씀?" 그때마다 난 이렇게 대답했다. "니들이 원하는 대답을 해줄 수가 없어 미안하다. 올해도 재기는 힘들다"
다른 사람들 못지않게 나 역시 박찬호의 재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2년간 쉬었으니 올해 잘한다, 이런 건 좀 곤란하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박찬호의 최대 무기는 강속구고, 최대 약점은 불안한 제구력이다. 강속구가 타고나는 것처럼, 제구력도 여간해선 나아지기 힘들다. 그런데 박찬호는 최근 2년간 볼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졌다. 기자 한명도 "박찬호가 다시 강속구 투수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린 터, 제구력이 극적으로 향상되는 기적이 없이는 재기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지난 시즌 그렇게 박찬호를 미워하던 텍사스 감독이 박찬호를 제2선발로 올린 걸 보면 뭔가 느끼는 게 있었나보다. 4월 7일, 박찬호는 역사에 길이 남을 빛나는 투구를 함으로써 한국 팬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선사했다. 내가 본 건 5회 한이닝밖에 안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텍사스 포수가 "놀랍다"고 표현할 정도로 그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스피드는 91마일 언저리였지만, 공끝의 변화가 TV로도 확연할만큼 심했다. 처음 66개의 공을 던질 때까지 스트라이크가 51개일 정도로 제구력도 일품이었다. 그가 잡은 삼진 8개 중 삼구삼진이 다섯개인가 될 정도.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박찬호 얘기를 하지 않았다. 얘기를 꺼내면 "짜증난다"는 반응이 나오기 일수였다. 한때 "찬호는 내 아들이다!"고 말했던 나 역시 그런 반응을 보인 사람들 중 하나였지만 말이다. 심지어 탤런트 누구랑 그렇고 그런 관계니 하는 말도 들렸다. 하지만 팬들이란 기본적으로 약삭빠른 존재, 그 한경기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는 다시 우리의 영웅으로 돌아왔다.
그가 올해 몇승을 올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온갖 풍상을 이겨내고 다시금 마운드에 우뚝 선 그 자체만으로도 그는 찬사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했던 수많은 욕들, 그의 재기 여부에 대해 내가 했던 냉소적인 말들을 이자리에서 사과드린다. 하지만 이 사죄는, 제목에서 했던 것처럼 즐거운 사과다. 한창 때 그랬던 것처럼, 닷새마다 그가 기쁜 소식을 전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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