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4월 1일 목요일
장소: 유성 근처에서 소주로 1차--> 유성호텔 스카이라운지서 맥주로 2차
누구와?: 대전에 있는 동창 둘이랑
어려웠던 점:
-대전에 왔다고 술마시자고 했더니 만우절이라며 안믿어서 설득하느라 고생했다.
-그날 저녁에 뷔페를 제공했는데, 약속이 있어서 회만 몇점 먹고 나왔다. 갑자기 배고프다.
-회를 먹으면서 소주 한병을 홀짝홀짝 마셨더니 친구들 만나서 술마실 때 양껏 먹지 못했다.

부제: 고속철 생각

학회에 간 덕분에 고속전철-일명 KTX-를 타봤다. 그게 4월 2일이니 첫날 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한테 문자메시지로 자랑을 했다. "KTX 탔는데, 졸라 빨라요! 집들이 성냥갑만하게 보여요"
이랬더니 대충 이런 답신이 온다.
"좋겠어요!" "부럽습니다" "승무원도 이쁘냐?" 음하하하. 굉장히 뿌듯하다. 그리고 승무원이 이쁜 건 모르겠고, 승객 중에 미인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무궁화에도 미녀는 많다...

KTX의 등장으로 그전까지 특권층의 느낌을 갖게했던 새마을은 졸지에 무궁화가 되어 버렸다. 편수도 많이 줄었지만, 시간도 더 걸린다. 예컨대...
새마을: 출발 15:45, 도착 17:42
KTX: 출발 15:50, 도착 16: 40
무려 한시간의 차이가 난다. 6천원의 힘은 이리도 큰가보다. 원래 새마을은 대전까지 1시간 반쯤 걸렸는데, 20분이 더 걸리는 거다. 과거엔 새마을을 먼저 보내기 위해 무궁화가 선로에 서서 기다렸는데, 이젠 새마을이 기다리는 처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말은 진리다. 천안까지 걸리는 시간도 10분(새마을), 20분(무궁화)씩 늘어나 버려, KTX를 무조건 타라는 강요로 받아들여진다. 정기권을 끊으면 60% 할인이니 그렇게 해버릴까 하는 생각도 슬그머니 든다.

친구들과 즐겁게 술을 마시고 호텔방에 들어갔다. 호텔서 자보는 게 몇 년만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방에는 더블베드 하나와 싱글침대 하나가 덩그러이 놓여있다. 순간 외롭다는 생각을 했다. 실로 오랜만에 맛보는 외로움이다. 책을 좀 보려다, 집중이 안되서 그냥 잤다. 더블베드에 가로로 누운 채, 왔다갔다 하면서.... 간만에 느낀 외로움 때문일까? 그날밤 꿈에 벤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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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4-04-03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KTX가 졸X 빠르긴 빠른가보군요. 그나저나 새마을호등 다른 기차들이 줄어버려서 서민들은 어쩌라는 소린지...(특정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다수를 지칭하는 있는 뜻 그대로 받아들여주시길. 하하) 저도 몸이 좀 나아지면 저걸 한번 타 보려구요. 역방향에 앉아서 괜히 입에 거품물고 실려가는건 아닐까 혹은 열차가 띡 뒤집어지진 않을까 온갖 잡 걱정이 다 되긴 하지만 말입니다.

비로그인 2004-04-03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차로 고속철 외의 기차들은 줄여간다더니 정말인가 보군요...사실 고속철 준공시작 한게 오~래전이라, 과연 언제 개통될까 했더니...어느덧 이곳저곳 쌩쌩 달리고, 정말 세월은 빠르기도 하군요. 빨라서 좋긴한데, 그래도 창밖을 감상하며 가는 정취가 없어질 거 같아, 그건 좀 아쉽네요~

비로그인 2004-04-03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걀도 팔아요?? 기차도 안타본지 오래되서리...

갈대 2004-04-04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로로 누워도 모자라지 않던가요? 겁나게 큰가 봅니다

마태우스 2004-04-05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대님/제가...짧아요^^
플라시보님/역방향도 뭐 그런대로 견딜만 하더군요. 제가 원래 멀미를 안해서...
폭스바겐님/달걀은 셀프!!
앤티크님/속도 때문에 우리는 많은 것을 잃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