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태극기>를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니면 다음주 쯤에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를 안보니까 불편한 것이, 다른 분들이 쓴 <태극기> 감상문을 읽을 수가 없더군요. 내용을 미리 알면 영화 보는데 감동이 덜하잖아요? (사실 제가 영화정보 프로그램을 절대로 안보는 이유가 바로 그거죠). 아무튼....독립신문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 옛날의 독립신문과는 전혀 다른, 극우 이데올로기를 가진 분들이 모여있는 곳이죠. 거기 올라온 <태극기 휘두르며>라는 글을 퍼왔습니다. 이 글을 읽으니 <태극기>를 더더욱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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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39세인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어제 친구와 함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았습니다.
요즘과 같은 절박한 안보시국에 6.25영화가 나왔다는 사실에 큰 기대를 걸고 보았습니다. 사람들의 안보의식을 일깨워 줄 수 있는 그런 영화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보고나서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제목과는 정 반대로 오히려 대한민국과 태극기와 우리 국군의 명예를 무참히 짓밟는 사악한 영화였습니다.
어쩌면 그렇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교묘하게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있는지....
집에 와서 잠을 자려고 해도 너무 기가 막히고 분통이 터져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만든 강제규 감독에 대해서 별로 아는게 없습니다.
그러나 영화내용으로 보아서는 정말 사상을 의심치 않을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됩니다.

표면적으로는 전쟁에 휘말린 두 형제와 가족들이 겪는 비극을 감동적으로 그린영화로 보입니다. 그러나 영화의 행간을 보기 시작하면 이 영화는 분명히 어떤 일관된 목적하에 의도적으로 제작된 불순한 영화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에 주인공 형제와 가족들의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비추어주다가 뜬금없이 전쟁이 일어났다고 사람들이 아우성치는 장면이 나오면서 주인공 가족도 피난을 떠나게 됩니다.
즉 전쟁을 누가 왜 일으켰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영화가 끝날 때 까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초점이 없습니다. 참으로 모호합니다.
전쟁영화인데도 도대체 누가 왜 전쟁을 일으켰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요즘 초등학교 교과서엔 6.25를 누가 일으켰는지 나오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런 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들이 이 영화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그리고 피난처에서(아마 대구로 기억됩니다.) 갑자기 국군이 들이닥치면서 일정 나이에 이른 남자들만 따로 모이게 한 다음 기차에 태우고 강제로 데려갑니다. 강제징집이죠. 여기에 주인공 형제중 동생(진석)도 끌려가게됩니다.
자리를 비웠다가 뒤늦게 온 형(진태)이 이 사실을 알고 출발하려는 기차에 올라타서 동생을 데리고 나오려고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군과 육탄전을 벌이다 군인들에게 얻어맞고 결국 진태 마저 동생과 함께 강제로 끌려가게 됩니다. 진태와 진석은 차창밖에서 울부짖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이별을 하게 됩니다.

이 가슴찢어지는 생이별의 원인이 마치 남한 정부와 군인들인 것처럼 보입니다.
전쟁을 누가 왜 일으켰는지 보여주지도 않고 갑자기 군인들이 나타나서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끌고가는 상황을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그당시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고자 분연히 일어나 자원입대한 용맹스런 학도의용군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조국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원입대하여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맹렬하게 싸우다 이 땅에서 산화해갔습니다. 왜 그런 장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강제로 끌려가서 전쟁터에 내몰리게 되는 모습만 부각시켰을까요?

영화에서 묘사되고 있는 국군의 모습도 참으로 기가막힙니다.
가족과 조국을 지키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이 산하를 지키며 죽어가던 우리 국군들의 장렬한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한결같이 입에 담지도 못할 온갖 더러운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는 불량배 떨거지 같은 이상한 모습들로 계속 비춰줍니다.

인민군의 잔학상은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채 국군들의 입에서는 입에 담지 못할
온갖 더러운 욕설과, 끊임없이 "빨갱이 새끼들 다죽여돼. 빨갱이 새끼들이 인간이야....."등과 같은 대사가 계속 나옵니다. 젊은이들이 이런 장면들 보면서 어떻게 느끼게 될까요? 적에 대한 적개심의 이유를 알수 없게 해놓고 이런 장면들을 계속 보여 주면 국군이 미친집단으로 비치게 되지않을까요?

인민군과 그 앞잡이들에 의해 자행되었던 온갖 끔찍한 만행은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국군만이 그런 잔인한 짓과 만행을 저지르는 미친 집단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민간인들을 목매달아 놓은 처참한 장면을 보여준 후 그 부근에서 인민군을 생포하게 됩니다. 격앙된 국군들이 인민군을 모조리 죽이려고 합니다.
그러나 인민군들은 한사코 자기네가 죽이지 않았고 처음 올때 부터 그렇게 죽어있었다고 하며 살려달라고 애원합니다.
그런데 인민군 중에 주인공 형제와 이웃에서 살면서 진태와 진석을 형으로 따랐던 어린 친구가 끼어있었습니다. 징집되어서 전쟁터에 오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진태와 동료들은 "빨갱이 새끼를 어떻게 믿어 데려가면 짐만 돼..."하면서 모두 사살하려 합니다. 진석이 혼자 필사적으로 말려서 간신히 인민군들을 포로로 데려가게 됩니다.
이 장면에서 결국 민간인들을 처참하게 목매달아 죽인 자들이 누구인지 영화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군들이 한동네 이웃에 살던 친동생 같은 어린 아이를 빨갱이라는 이유로 미련없이 죽이려는 피도 눈물도 인정도 없는 잔인한 집단으로 보이게 합니다.

이후 행군중에도 인민군 포로들을 끌고 다니며 잔인하게 다루는 국군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강제노동과 굶주림에 지치게 마들고, 인민군 두사람을 싸움 붙여놓고 즐기는 국군들, 제대로 안싸운다고 목숨을 위협하며 협박하는 국군들....
나중에 결국 인민군 포로들을 무참히 사살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이웃에 살았던 어린 인민군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국군을 완전히 미친 집단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또 서울이 수복되었을 때 완장을 차고 죽창을 든 괴청년들이 나타나서 진태의 약혼녀(동거녀?)를 끌고갑니다. 끌려간 장소에는 국군이 총을 겨누고 있는 가운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끌려와 있었습니다. 청년들은 진태의 약혼녀도 빨갱이 짓을 했다는 이유로 이들과 함께 공개처형하려고 합니다. 빨갱이짓 한 적 없다는 말에 청년들은 전쟁전의 기록을 들이밀며 과거에 보도연맹에 가입하지 않았느냐고 묻습니다. "쌀 준다기에 보도연맹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이름만 올렸어요. 굶어 죽을 순 없잖아요. 언제 정부에서 쌀 준적 있나요?...."라고 항변합니다. 그러나 청년들과 군인들은 전혀 정상참작을 하지 않고 무조건 빨갱이로 몰아 무참히 총살시킵니다.

인민군과 빨갱이 앞잡이들이 저지른 온갖 끔찍한 만행을 오히려 우리 국군과 애국청년들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습니다. 인민재판과 공개처형은 인민군과 그 앞잡이들이 저지른 천인공노할 만행임을 우리는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교묘하게도 이런 역사적 사실을 우리 국군과 애국청년들이 저지른 만행으로 뒤집어 씌우고 있습니다. 인민군과 그 앞잡이들이 저지른 만행은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채 말입니다.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그리고 너무 분합니다.

물론 빨갱이 소탕작전에서 불가피하게 억울하게 희생된 영혼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찌 그것을 인민군이 저지른 저 엄청난 만행에 비하겠습니까.

그리고 전투장면에서도 보면 육박전 장면이 장시간 나오는데 대부분 국군의 대검에 처참하게 찔려죽는 인민군의 모습들만 보여줍니다. 영화는 인민군이 어떤 존재인지 전혀 알려주지 않습니다. 적군은 그저 베일에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누가 왜 일으킨 전쟁인지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저들이 저지른 잔학상도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상태에서 국군의 총칼에 무참히 죽어가는 죄없는(?) 인민군들의 모습만 자꾸 자꾸 보여줍니다. 역사적 진실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들이 볼 때 도대체 누가 피해자로 보일까요?

또한 국군이 진석과 민간인들을 가두고 있던 곳을 불질러서 사람들을 처참하게 태워 죽이는 짓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으로 나옵니다. 오직 국군들 만이 온갖 만행을 저지른 원흉인 것으로 보입니다. 끝까지 인민군의 만행은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채 말입니다.

주인공 진태는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태극무공훈장을 받지만 그 모든 것이 동생을 전역시키기 위한 노력일 뿐입니다. 이 영화 어디에도 조국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져 싸우는 장렬한 국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그 끔찍한 전쟁의 참화로 빚어진 모든 비극의 원흉이 남한 정부와 국군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분통이 터집니다.

이 외에도 짚고 넘어가야할 내용이 더 많이 있겠지만 제 좁은 안목과 짧은 문장력으로는 표현이 너무 힘들어서 이정도만 할까 합니다.
혹시 다른 분들 중에 보신 분 계시면 좋은 글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 가 싶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대부분 극찬을 아끼지 않더군요. "너무 감동적이었다. 한국영화 정말 대단하다...."등등.
저 역시 아직 젊은 세대에 속하지만 정말 이 나라의 앞날이 걱정됩니다.

같이 보았던 친구들도 이런 내용을 전혀 캐치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그런 얘기를 해도 심드렁했습니다.
아직 보지 않은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 해도 전혀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더군요.
오히려 저만 이상한 사람으로 비쳐지게 되더군요.

한국 영화감독들 정말 사상이 위험한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한결같이 북한을 미화시키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영화만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아니 어찌 영화뿐이겠습니까.
요즘 사회 전반에서 전국가적인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저 거대한 음모를 보고 있자면 온 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어려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언론 방송 영화 같은 대중 매체를 총 동원하여 전 국민을 상대로 세뇌공작을 펼치고 있는 저 붉은 세력들을 도대체 누가 무슨 힘으로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드디어 북한의 대남공작이 대 성공을 거두고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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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4-02-11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우란 이런 것이군요...

진/우맘 2004-02-11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조갑제씨가 왜 이 영화를 좌익영화라고 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자신이 오른쪽에 치우쳐 있으면, 중간만큼 있는 것도 왼쪽에 있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는 거겠죠?

도서관여행자 2004-02-11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군요. 그래서 리뷰글은 재미있는가 봅니다. "이상한 사람"으로 비쳐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 사람은 착한 사람 같군요. 늘 착하고 가슴이 뜨거운 애국자들이 문제를 일으키죠.

가을산 2004-02-11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과 같은 '걱정'을 하는 사람들을 제 주위에서 봅니다. 다행히 주로 어른들이지만...
우리는 '어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싶지만, 본인들은 심각합니다. --;;

어록 1> "전교조 빨갱이들이 반대해서 자립형 사립교도 못세우게 하고 평준화를 주장한다"
-- 자기 아들을 동네 고등학교에 보내기는 싫고, 그렇다고 특목고에 갈 성적은 안되는 걸 전교조 탓으로 돌립니다.

어록 2> 요즘 젊은 애들은 다 빨갛게 물들었어! 그래서 노무현 그 빨갱이를 찍은거야!
-- 저도 노무현 찍었다는 것을 알고 기절초풍, 현재 반년째 냉담중입니다.

어록 3> 남편이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을 하자, 어떤 어른께서 하시는 말씀:
"너 어디가서 말조심해라. 얼마전에 외무부 관리들 모가지 된거 모르니? 요즘 이 빨갱이들 정권에서 말 잘못했다간 신세 망친다. 우리나라가 왜이리 되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