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 소주 6잔 + 생맥주 2000cc 정도?
TGI는 생일 +/- 사흘 동안에 오면 서비스를 준다. 그런데 우리나라 식당은? 집에서 미역국을 끓여줄 뿐, 밖에 나가면 생일이라고 뭐하나 주는 게 없다. 어제 친구랑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은 뒤 계산할 때 주민증을 내밀고 이렇게 말했다. "저 오늘 생일인데 할인혜택 없나요?"
주인여자는 아주 냉정하게 돈을 받으며 말했다. "그런 거 없습니다" 웃으면서 말했으면 덜 무안했을텐데,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저녁도 역시 중국집에서 먹었다. 종업원에게 주민증을 보여줬다. "저 오늘 생일인데 뭐 없나요?" 종업원은 한번 알아보겠다고 한 뒤 사라졌는데, 그 뒤로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몰랐다. 그게 그렇게 시간이 걸리는지.
맥주집에 가서 다시 물어봤다. "저...오늘 생일인데, 서비스 같은 거 없나요?" 종업원은 잠시 뒤 나타나 이렇게 답했다. "그런 건 없구, 음악만 틀어준대요" 빠-빠-빠---콩그래출레이션...어쩌고 하는 그 음악, 온갖 시선이 집중되고, 당사자는 쑥스러워 고개를 푹 숙이는 그런 음악. 난 그냥 됐다고 했다. 참 이상하다. 한치라도 한마리 서비스 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왜 우리는 모르는 사람 생일에 그렇게 인색할까? 생일날 쥐꼬리만한 서비스라도 받으면 기분이 더 좋아질테고, 다음에 또 그곳을 찾을텐데.... 혹시 내 생일을 질투하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혹시 내가 소원대로 책방을 하게 된다면, 난 생일을 맞는 사람에겐 매장에 있는 책 한권을 공짜로 고르도록 해야겠다. 혹시 그가 3만원이 넘는 웹스터 사전을 고르면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