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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의학 - 의학 상식의 치명적 오류와 맹점을 고발한다
크리스토퍼 완제크 지음, 박은영 옮김, 허정 감수 / 열대림 / 2006년 11월
평점 :
한때 자석요가 유행한 적이 있다. 한물가긴 했지만 자력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는 가시지 않아, 훌라후프 같은 곳에도 자력을 띈 물질이 삽입되곤 한다. 물론 여기엔 그럴듯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 혈액을 운반하는 적혈구에 철이 들어 있는데, 자력을 알맞게 걸어주면 혈액순환이 아주 잘 된단다. 혈전이 생기는 게 혈액순환이 잘 안된 탓이라는 걸 감안하면, 사람들이 자석을 좋아할 만하지 않는가? <불량의학>의 저자는 여기에 대해 이렇게 일침을 놓는다.
“의료용으로 파는 자석을 구입해 사용해 보면...힘이 너무 약해서 자력이 피부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237쪽)”
피부도 뚫지 못하는데 어떻게 몸 깊숙이 위치한 혈관에 영향을 미치겠는가. 그럼에도 사람들은 업체의 사탕발림에 넘어가 “동물의 똥과 오줌을 재료로 한” 약들을 비싼 돈을 주고 사는데, 크리스토퍼 완제크가 <불량의학>을 쓴 건 이런 게 안타까워서다.
이렇게 그럴 듯한 논리에 속아 넘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연구 결과를 지나치게 맹신하는 것 역시 문제다. 예컨대 뭐가 몸에 좋다고 언론에 발표되면 그게 불티나게 팔리는데, 심혈관계에 좋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간 후 판매량이 급상승한 카카오가 그 예다. “커피가 심장에 좋다는 연구는...커피회사에서 돈을 받아(305쪽)” 이루어지듯이, 카카오 열풍의 근원지에 무엇이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연구라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를 말하는 것도 아니며, 쥐 몇 마리 가지고 해보니까 이러이러한 결과를 얻었다는 경험담에 불과할 수도 있다. 다음 말을 보자.
“연구자들이 개인적으로 어떤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면 그들 자신의 선입견이 개입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라이너스 폴링 연구소가 다른 과학자들이 증명하지 못하는 비타민 C의 이점을 끊임없이 발표할 수 있는 이유다(309쪽).”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불량의학에 넘어가는 이유는 현대의학에 명백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많은 병을 정복한 건 사실이지만, 그건 불과 몇%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량의학에 몸을 맡기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는다. 옆에서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을 한다해도, 편견이라는 건 네이버에서 정의한 것처럼 “논리적인 비판이나 구체적인 사실의 반증에 의해서도 바꾸기가 어려”운 법이다. 이런 책이 아무리 나온들, 불량의학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