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xx고시 합격자 발표날이었다. 오늘을 기다리면서 난 사실 초조했다. 내가 지도하는 4명의 재수생 중 과연 몇명이나 합격을 했을까? 4명 다 붙는다면 학장님한테 큰소리를 칠 수 있을테고, 3명이면 그래도 체면치례는 했다고 할 수 있겠지. 두명은 괜찮겠지만 나머지 둘이 문젠데.... 갖가지 상념이 머리속에서 교차해, 요 며칠 그다지 편한 잠을 자지 못했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고장나 뛰어가는 꿈을 꾸질 않나-이런 꿈을 꾸면 진짜로 다리가 아프고 피곤하다-기억이 안나는 무시무시한 악몽에 시달리지 않나...

어젯밤 12시, 잠깐 잠이 들었는데 전화가 왔다.
"선생님, 저 붙었어요! xx두요"
자다가 들은 낭보 때문이기도 했지만, 난 그가 그 소식을 듣자마자 내게 전화해준 것이 기뻤다. 일년간 성심성의껏 지도(?)를 한 보람이랄까. 내가 공부를 가르쳐 줄 수는 없다해도, 난 시험 실패로 실의에 빠져있던 그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아 주기 위해 노력했고, 이따금씩 불러내 맛있는 음식과 술을 사줬다. 후자에 대해서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내 변은 이거였다. "시험 합격 이후의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고자 했다"

오늘 출근하는 도중 또 한명으로부터 합격했다는 전화가 왔고, 학장실에 가서 확인한 결과 다른 한명마저 합격해 날 기쁘게 해줬다. 4명 지도에 4명 합격, 의욕적으로 만들어진 '100% 위원회'는 제 기능을 다한 것이다. 시험 후에는 걱정을 좀 했지만, 난 그들을 믿었고, 그들은 내 신뢰에 보답해 줬다. 애들이 너무 고마워, 어떻게 애들을 즐겁게 해줄까 벌써부터 고민스럽다. 그들과 돈독한 유대관계를 맺음으로써 인생에서 믿고 의지할 친구가 생긴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학장님은 내게 "축하한다"고 했다. 사실 그 축하는 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하지만, 나도 조금은 노력했으니 그 축하가 전혀 턱없는 것은 아니리라. 몇명이나 될지 모르겠지만 올해 역시 탈락자가 있을 거구, 난 그들과 새로운 인연을 맺어야 한다. 그들과도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내년 이맘때도 지금처럼 밝게 웃을 수 있을까. 그랬으면...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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쎈연필 2004-01-16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마태우스 2004-01-16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