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어머니
데일 살왁 지음, 정미현 옮김 / 빅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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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어머니

 

이 책은?

 

이 책 작가의 어머니는 원제 <Writers and Their Mothers >이다.

작가와 그들의 어머니들을 살펴보고 있다.

 

먼저 이것부터 소개하자.

'작가'와 '저자'의 차이를 아시는지?

 

책의 저자가 작가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예컨대 조정래가 책을 썼으면, 책의 저자가 조정래인데, 그는 작가다.

내가 책을 펴내면? 그 책의 저자는 오세용이지만, 작가는 아니다.

그래서 저자와 작가는 다른 것이다.

이 책, 351쪽에서 편집자는 그것을 밝혀 놓았다.

 

'저자'라는 지칭어는 책을 내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해당되는 반면, '작가'라는 지칭어에는 가치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해서 이 책의 제목 작가의 어머니에서 작가의 개념은 그렇게 정의된다.

 

이 책의 내용은?

 

그럼 이 책에서 작가라고 지칭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셰익스피어, 존 러스킨, 루이자 메이 올컷, 월트 휘트먼.

사무엘 베케트, 실비아 플라스, 필립 라킨, 로버트 로웰.

 

이중 셰익스피어, 사무엘 베케트, 루이자 메이 올컷은 이름을 들어봤는데 나머지는 잘 모르는 이름들이었다. 

실비아 플라스는 미국의 시인이며 단편 소설 작가다

필립 라킨은 영국의 시인이며 소설가. 로버트 로웰은 미국의 시인이다.

 

1부에서는 그러한 작가들과 어머니와의 관계를 에세이로 서술해 나간다.

각각의 필자들이 각각의 작가들을 어머니와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2부에서는 작가의 회고, 작가 11명이 각각 그들의 어머니를 회상하고 있다.

 

기록할만한 인물

 

이러한 작가들 중에서 특히 루이자 메이 올컷이 특기할 만하다.

루이자 메이 올컷은 아버지가 전쟁터에 나간 사이 네 자매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해 나간다는 줄거리의 소설로, 어릴 적 감명 깊게 읽은 작은 아씨들의 작가이다.

이 작가 이름을 들으니, 예전 일이 생각나서 작가와 어머니 이야기를 더 유심히 읽었다.

 

이 모녀는 미국 문화사에서 아마 가장 유명한 모녀일 것이라는 평을 듣는다. 둘의 관계는 마치 풍성히 받은 선물과 아낌 없는 보답으로 균형을 이룬 저울과도 같다고 평가된다.

또한 루이자의 출간된 일기나 편지들을 검토해 본 결과, 어머니에 대해서는 어떤 부정적인 내용도 없다고 하니 그 둘의 관계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그래서 이런 평으로 결론을 내린다.

<루이자는 가족을 돌보며 어머니에게 보답하는 삶을 선택했다. 어머니는 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을 주었고, 즉 딸이 자신의 목소리를 지켜 나가도록 도와주며 딸이 진짜 모습을 찾아가는 동안 보호막이 되어 주었고, 딸은 그 선물에 보답하는 길을 걷기로 선택했던 것이다.>(59)

 

여기에 언급된 다른 작가들 모두,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어떤 작가는 애증의 관계로, 어떤 작가는 부담의 관계로, 서로 작용하면서, 문학사에 그 족적을 남기고 있다는 것 알 수 있었다.

 

그러한 기록을 읽으면서 특별히 어머니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다시, 이 책은?

 

다른 작가들의 경우는 실제 어머니를 그 작가와 연결시켜 다루고 있는 반면에 셰익스피어의 경우는 그런 예를 따르지 않고, 셰익스피어 작품 속의 어머니 역할을 맡은 작중 인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작품 속의 인물을 통해서 실제 어머니가 어땠을까를 추론하는 식으로 어머니를 언급하고 있어,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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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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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이 책은?

 

궁금했었다. <여러 가지 문제연구소> 소장 김정운 박사의 최근 행보가.

일본 유학중에 펴낸 책은 읽었지만 그 뒤 소식이 궁금했는데. 이 책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로 해결이 되었다.

 

여수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것, 이 책을 펴낸 것 보니 저술 활동도 여전하시다.

게다가 슈필라움이란 공간까지 잘 마련해서 활용하고 있는데 이 책 부제가 <슈필라움의 심리학>이다.

 

저자는 김정운, 소개할 필요가 전혀 없지?

 

이 책의 내용은?

 

먼저 부제에 들어있는 개념 슈필라움이란 말, 짚고 가자.

 

독일어에만 있는 개념인 슈필라움(Spielraum).

놀이(Spiel)’공간(Raum)’의 합성어인데, 굳이 번역해 보자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공간을 말한다. 여기에는 물리적 공간은 물론 심리적 여유까지 포함된다. (6)

 

이 책에는 그러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저자의 노력이 펼쳐지는 한편, 공간을 화두로 하여 펼쳐지는 저자의 화려한 입담이 펼쳐진다.

 

일단 저자의 글을 읽으면, 속이 시원해진다.

그의 문장은 단언적이다. 또 하나 그의 글은 추상적인 개념을 관운장의 언월도처럼 휘두르는데, 어찌된 셈인지 추상이 구체적으로 내 머릿속으로 들어와 박히니, 그것도 신기한 일이다. 그러니 단언적인 그의 문장이 머릿속으로 구체적으로 들어와 꽉 박히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말 들어보자.

 

<‘침 바르기존재 확인의 숭고한 행위다. 우리는 귀한 것에 꼭 침을 바른다. 뭉칫돈이 생기면 우리는 한 장 한 장 침을 발라가며 돈을 센다. 사랑하는 이가 생기면 어떻게 해서든 그에게 혹은 그녀에게 침을 바르고 싶어 안달 난다. 책도 마찬가지다. 전자책이 아무리 효율적이어도 아날로그 책 읽는 재미를 따라갈 수 없다. 침을 바를 수 없기 때문이다.> (126)

 

침 바르기에 이런 고차원적 의미가 있었다니!

그의 글에서 존재 확인이라는 추상적이고 고매한 용어가 침 바르기라는 생물학적인 설명을 타고 넘어오면, 어느새 머릿속으로 세 가지 침 바르기 행동이 번개처럼 떠오르는 것이다. 

책 읽는 것도, 지폐를 세는 것도, 또한 사랑을 하는 것도 침 바르기라는 행동을 통해 고귀한 존재 확인이 이루어진다는 것, 새삼 깨닫게 된다.

 

<인간이 세상을 보는 기준은 항상 자기 몸이다. 어릴 적 그렇게 컸던 학교 운동장이 나이가 들어 찾아가보면 그렇게 작을 수가 없다. 그 넓었던 집 앞 신작로가 그렇게 좁을 수가 없다. 내 몸을 기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의 작은 몸으로 본 세상은 크고 놀라웠다. 호기심에 가득 차 세상을 올려다봤다. 그러나 성인의 몸을 기준으로 보면 죄다 시시하고, 볼품없다.>

(220)

 

어라, 이게 내 얘기인데. 맞다, 맞어.

어릴 적 살던 곳을 지나쳐가다가 몇 번이나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른다.

지나다니던 그 골목은 이제 내 어깨가 닿을 듯 느껴지고, 친구들과 같이 뛰놀았던 학교 운동장은 걸리버 소인국의 왕궁 뜰처럼 보이니, 이거 신기한데, 저자가 나서서 맥을 짚어주니, 이제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승화되는 것이다. 저자의 통찰, 들어보자,

 

<지금 내 삶이 지루하고 형편없이 느껴진다면, 지금의 내 관점을 기준으로 하는 인지 체계가 그 시효를 다했다는 뜻이다. 내 삶에 그 어떤 감탄도 없이, 그저 한탄만 나온다면 내 관점을 아주 긴급하게 상대화시킬 때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221)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해서, 이 책에서는 밑줄 긋고 새겨볼 말이 지천이다. 그 중에 몇 개만 옮겨본다.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서 주고받기. 타인의 순서를 기다릴 수 있어야 진정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105)

 

에드워드의 공간학에 따르면 45센티미터가 기준이 된다.

낯선 이가 이 거리 안으로 침입하면 몹시 불편해진다. (194)

 

이런 19금도 소개 해본다.

 

배에서 해 봤어요?”

광선이 형은 잠시 멈칫하더니 아니, 아직 못 해봤어. 근데많이 달라?”하며 아주 궁금한 표정으로 물어보는 것이었다. ( …… )

, 띄어쓰기만 잘 못해도 사람을 아주 쉽게 음탕해진다. (45)

 

이런 것 소개하는 것은 우리말 띄어쓰기를 잘 하자는 취지에서다, 결단코!

 

다시, 이 책은?

 

역시 김정운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읽고 나니, 그는 녹슬지 않았다는 느낌이 물씬 든다.

하기야 그의 책장 뒤쪽으로는 습기가 침투 못하도록 칸마다 석고 보드를 쳤‘(268)다니 그의 글 솜씨 역시도 어디 녹 슬을 리 있겠는가?

 

, 그가 만들었다는, 아니 만들고 있다는 창고 서재 작업실, 이름이 무엇이든지,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그저 부럽다. 부러워.. 책을 읽으면서 이런 부러움, 느껴보기는 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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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서커스 - 2,000년을 견뎌낸 로마 유산의 증언
나카가와 요시타카 지음, 임해성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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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서커스

 

이 책은?

 

이 책 제목은 언뜻 들으면, 어떤 엔터테인먼트 관련 책이라 생각이 들겠지만, 이 말을 역사와 관련지어 생각해 보라 하면, 바로 로마가 떠오를 것이다.

이 책 빵과 서커스는 로마 역사를 살펴보고 있는데, 2,000년을 견뎌낸 로마 역사를 유산을 통해 증언을 들어보는 것이다.

 

저자는 일본인 나카가와 요시타카, <자신의 전공을 살려 고대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를 기존 역사학계의 시각이 아닌 건축·토목 엔지니어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분석하는 연구를 오랫동안 수행해왔다.>

이 책에도 그런 저자의 경륜이 묻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우선 빵과 서커스에 대하여, 이런 기록이 보인다.

<고대 로마는 기원전 123년 전부터 시민들에게 저가 또는 무상으로 식량()과 오락거리를 제공했다. 이른바 빵과 서커스.>(122)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빵과 서커스는 로마를 상징하는 것이 되었는데, 그 말 속에는 다음과 같은 한탄이 숨어 있다.

 

시민들은 로마가 제정이 되면서 투표권이 사라지자 국정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 과거에는 정치와 군사의 모든 영역에서 권위의 원천이었던 시민들이 이제는 오매불망 오직 두 가지만 기다린다. 빵과 서커스를.” (24, 123)

로마 시인 유웨날리스60~130)의 말이다.

 

물론 이 책이 빵과 서커스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목차를 통해서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1장 로마제국이 남긴 유산들

2장 도시의 완성, 장벽과 상하수도

3장 모든 길을 통하게 만든 로마 가도

4장 빵과 서커스 : 식량과 바닷길

5장 빵과 서커스 : 오락과 휴식

6장 만신전에서 유일신전으로

7장 시민의 교양

 

8장은 로마 제국의 멸망을 다루고 있으니 제외한다면, 위에 인용한 것처럼, 이 책은 로마의 성, 상수도, 도로, 다리를 다루고 있고, 더하여 로마시민을 위해 제공된 오락거리로 목욕탕 문화, 검투사 이야기, 전차 경주 등을, 그리고 신전과 도서관 역시 살펴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처럼 <2,000년을 견뎌낸 로마 유산의 증언> 이 되는 것이다.

 

특기할 사항 몇 가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을 한 사람은?

나는 이 말이, 로마의 도로가 그저 세계사에서 워낙 유명한 것이어서 그런 말로 표현했는가 보다 생각했는데, 그 말의 원작자가 있다는 것, 처음 알았다. (92)

 

바로 프랑스의 작가 라 퐁텐 (1621- 1695).

 

이탈리아의 베로나(Verona) (98)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베로나는 아디제(Adige) 강의 도하지점이며, 로마의 북방 동방 속주로의 연결지점으로서 포스투미아 가도와 클라우디아 아우구스타 가도 등 로마 가도가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종종 로마 패권을 다투는 싸움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기원전 100년 경 건설된 도로교 피에트라(Pietra) 다리는 길이 120 미터에 5 경간(徑間)으로 지금도 현역이다.> 

 

경간(徑間) - 교각과 교각 사이의 거리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다리를 지지하는 교각이 5개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역자 주)

 

콜로세움 해체 (256)

콜로세움은 상당부분이 뜯겨져 산 피에르 대성당 등으로 전용됐다. 너무 많은 부분을 뜯어내 미적 가치가 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교황 베네딕토 14세가 수많은 기독교인의 순교로 신성한 곳임을 선언해서 더 훼손되는 것을 막았다.

 

다시, 이 책은?

 

역사를 이런 식으로 살펴볼 수도 있겠다.

남겨진 유산을 토대로 하여 사라진 로마를 본다는 이 책의 목적이 제대로 달성된 것이다.

또한 그런 유산과 더불어 기록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된다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 책 저자가 분명 일본인인데, 일본에서 출간된 게 아니라 저자가 애초에 우리나라에서 출판을 목적으로 하여 집필했단다. 일본인이 쓴 책이 우리나라에서 먼저 출판되었다는 것이 우리나라 출판시장이 제법 커졌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잠시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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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 세계문학으로 읽는 상처 테라피
김세라 지음 / 보아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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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이 책은? 

 

<세계문학으로 읽는 상처 테라피> 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은 독서 치료 분야의 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저자는 김세라, < 현재 그간의 수많은 상처 치유 상담과 강의 경험을 살려 직접 쓰고 체크하면서 스스로 점검하는 상처 워크북을 만들어 상처 치유 프로그램 강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일단 이 책에는 28편의 외국 소설과 12편의 국내 소설, 해서 모두 40편의 소설이 담겨있다. 그 책들을 바탕으로 하여 저자는 그 안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상한 감정들의 실체를 뽑아내고, 치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 포함된 책 목록은 다음과 같다

(한국 소설과 외국 소설로 분류해 보았다.)

 

한국 소설 : 12편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서울, 1964년 겨울, 레디메이드 인생

사막을 건너는 법, 아우와의 만남, 광장, 도둑일기,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먼 그대, 한강, 변경, 밤이여, 나뉘어라 

 

외국 소설 : 28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호밀밭의 파수꾼, 대지, 상실의 시대》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정갈하고 밝은 곳, 등대로, 개선문》 

25,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귀여운 여인, 비계덩어리》 

루이즈, 파리대왕, 테레즈 라캥, 킬리만자로의 눈

무기여 잘 있거라, 인간의 굴레, 술라,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소망 없는 불행, 다섯째 아이, 파우스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자기 앞의 생, 인간의 대지, 대성당 

 

읽은 책도 있고, 읽지 않은 책도 있다. 또한 읽었어도 오래 전에 읽었거나, 기억에 남아있지 않아서, 일단 이런 책들을 읽어본다는 차원에서 읽기 시작했다. 그러니 우선 다양한 책을 읽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책속의 책들을 읽어가면서, 내가 읽을 때에는 신경쓰지 못한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 또한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었다.

 

예컨대, 인간의 굴레, 읽은 지 오래 되어서 - 어릴 때 읽었으니까 - 그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그것이 시사하는 바를 모르고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으로 인생은 양탄자에 비유할 수 있으며, 우리가 겪는 불행이란 인생이라는 전체 양탄자에서 정교하고 아름다운 장식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에 그것조차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다시 새겨볼 수 있었다. (215) 

 

또한 저자는 책속의 책들을 통해서 우리가 겪는 수많은 상처의 모습들을 뽑아내고, 각각의 상처에 적당한 치유방법을 제시해 준다 

 

그래서 이런 말들은 밑줄 긋고 새겨볼 만하다 

 

우리는 누구나 삶에서 결핍을 겪게 된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멈추고 포기해버린다면 삶은 늘 힘겹고 우울할 수밖에 없다. (21) 

 

사랑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집착이다. (25) 

 

자신의 결핍은 남과 공유할 수 없다. (39) 

 

상처가 있는 사람은 남의 상처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 (162)

 

또한 저자는 각각의 작품 소개에만 그치지 않고, 그에 걸맞는 실제 인물의 이야기도 덧붙인다

술라 모리슨의 소설 <술라>를 이야기하면서 작품 해설 끝에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사람으로 찰스 디킨스와 오프라 윈프리를 덧붙이는 게 그런 예이다 

 

다시, 이 책은? 

 

독서치료에 관심이 있어, 심리 치료에 적당한 작품들을 찾곤 했는데, 이 책은 그런 필요에 아주 적절한 자료가 될 수 있었다 

 

감정 결핍의 여러 경우들, 관계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 특히 친구나 가족으로부터 받는 상처들,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많은 감정들, 그런 다양한 경우에 적절한 해답을 담고 있는 책들이 여기 소개되고 있다 

 

그러니 타인을 위해 공부도 할 겸, 또한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처도 돌볼 겸 해서 이 책은 여러모로 읽을 가치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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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역사특급 - 비단길에서 만나는 재미있는 동서양의 역사 이야기
강응천 지음 / 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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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역사 특급 

 

이 책은? 

 

이 책 실크로드 역사특급<비단길에서 만나는 재미있는 동서양의 역사 이야기>란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강응천, 역사 저술가.  

저자 소개글을 보니, < 한국 또는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 주는 책을 꾸준히 쓰고 만들어 왔다>는데, 이 책도 그러한 소개글에 무색하지 않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는 <푸른 눈의 정복자들 - 실크로드와 고대 그리스>를 비롯하여 모두 18개의 글이 실려 있다. 

 

책이 재미있게 읽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이 책안에 들어 있는 이야기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우리 흔히 말하는 이야기보따리가 들어있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그 한정된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관련되는 이야기들이 줄줄이 달려 나온다관련 이야기가 많을 뿐 아니라, 이야기를 끌고 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말로 치자면 저자의 입심이 대단하다, 고 말할 수 있다 

 

해서 이런 이야기들 열거하자면 끝이 없는데 몇 가지만 소개한다.


이름에 얽힌 사연들 

 

곽거병(去病)이란 인물의 이름 자주 들어왔었다. 그런데 그 이름이 왜 거병(去病)일까, 하는 의문 가져온 것 사실이다. 그런데 그 누구도 그 이름에 얽힌 사연을 말해주지 않았는데, 이 책에서 알게 되었다 

 

<용맹한 장수 곽거병은 뜻밖에도 몸이 약했다. 그의 이름 거병(去病)도 그를 아끼던 한무제가 병을 없애라는 뜻에서 내려 준 것이었다. 그러나 청년 장수 곽거병은 병을 이기지 못하고 스물넷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68) 

 

<전한에 장건이라는 실크로드의 영웅이 있었다면 후한에는 반초가 있었다. 반초는 전한의 역사를 기록한 한서를 쓴 반고의 동생이다.> (70)

 

해서, 반고와 반초, 그렇게 연결이 된다.  

 

역사가 한 줄로 꿰어진다. 

 

예컨대 터키의 역사다.  

우리가 역사 시간에 배웠던 돌궐, 이 돌궐(突厥)은 오늘날의 중국어로 읽으면 투제가 되는데, 옛 말에 이 말은 튀르크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었다.

 

오늘날 터키 사람들이 자기 나라를 일컫는 말이 튀르크이고, ‘터키는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다.(87) 

 

돌궐 가운데 일부가 지금의 터키 지방으로 들어가 나라를 세웠다. 셀주크 튀르크다

십자군 전쟁 때, 예루살렘을 차지한 이슬람 제국이 셀주크 튀르크다.

 

셀주크 튀르크가 망한 뒤, 돌궐의 또다른 부족이 터키에 왕조를 세웠다. 오스만 튀르크다. 

 

오스만 튀르크는 셀주크 튀르크보다 훨씬 더 큰 제국을 이루었다

오늘날 터키는 오스만 튀르크가 힘을 잃어가자 이를 무너뜨리고 새로 세운 공화국이다. (93-94) 

 

이런 설명을 듣고 나니,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 돌궐, 튀르크, 셀주크 튀르크, 오스만 튀르크,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터키의 순으로 한 나라의 역사가 한 줄로 꿰어진다 

 

다시, 이 책은? 

 

이 책, 한마디로 재미있고 유익하다

역사 공부를 하면서 단어로만 알고 있는 실크로드, 이렇게 재미있게 알아가기도 처음이다.

 

쉽고 재미있게 읽어가면서, 역사와 문화를 그리고 실크로드를 오갔던 수많은 인물들을 머리에 새로운 모습으로 새겨놓게 되었다. 

 

새로운 모습으로 새겨놓을 수 있었던 데에는 물론 많은 자료사진 덕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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