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향기 - 좋은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고영건 지음 / 피와이메이트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의 향기

 

이 책은?

 

이 책은 심리학을 기반으로 하여 인생을 알아가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심리 기제를 동원하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의 삶을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고영건,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특별시 교육연수원 그리고 주요 대기업의 다양한 심리학 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사로 활약 중이다. 저서로는 『삶에 단비가 필요하다면: 인디언 기우제 이야기』, 『행복의 품격(공저)』, 『플로리시: 삶을 밝히는 마음의 빛』, 『심리학적인 연금술(공저)』, 『멘탈휘트니스 긍정심리 프로그램(공저)』 등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을 ‘심리분석 전기’라는 기법으로 살펴보고 있다. 심리분석 기법은 개인의 생애사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재구성한 것을 말한다. (4쪽)

 

이러한 심리적 분석 작업에서는 ‘보이는 세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14쪽)

 

적응기제와 방어기제

 

이 책은 심리분석 작업을 위해 하버드대학의 성인발달연구에서 사용한 ‘적응기제(adaptive mechanism)’를 가지고 인물들을 분석하고 있다.

 

‘적응기제’라는 개념은 ‘우리가 중요한 문제 상황에서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거나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책략’을 말한다. 적응기제는 기본적으로 프로이트의 ‘방어기제’와 바꾸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용어이지만 하버드대학의 성인발달연구진은 방어기제가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방어기제라는 용어 대신에 적응기제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7쪽)

 

적응기제의 3가지 종류

 

성숙한 적응 기제

- 문제 상황에서 ‘나도 행복해지고 다른 사람도 행복해지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신경증적인 적응 기제

- 문제 상황에서 스스로 불편하거나 고통스러운 것을 참아내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미성숙한 적응 기제

- 문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감을 유발하거나 고통을 주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중 몇 개만 정리해 본다.

 

투사 :

투사는 미성숙한 기제 중 하나로, 객관적인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 사람들보다 타인의 의도와 행동에 대해 심한 불신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18쪽)

 

이지화 :

신경증적인 기제 중 하나, 문제 상황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서 이면의 불편한 감정은 빼고 주로 어색하거나 경직된 논리만을 내세우는 것을 말한다. (24쪽)

 

수동 공격성 :

미성숙한 기제 중 하나로서, 불만을 갖고 있는 대상에게 자신의 분노감을 직접 표현하지 않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수동공격성은 주로 상대방에게 직접 폭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언어적인 공격을 일삼거나 반항적으로 행동하는 방식으로 표출된다. (38쪽)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적응기제

 

오드리 헵번의 투사 / 버나드 쇼의 공상

추사 김정희의 신체화 / 혼다의 행동화

마리 퀴리의 수동공격성/ 로빈 윌리엄스의 해리

생텍쥐페리의 반동형성 / 찰스 다윈의 억압

페라가모의 전위/ 앙드레 김의 이지화

마더 테레사의 이타주의 / 마크 트웨인의 유머

주광치앤의 억제 /박태준의 승화 /아이젠하워의 예상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이지만, 저자가 제시한 ‘심리분석 전기’라는 방법으로, 적응기제라는 개념을 가지고 살펴보니 다른 모습들이 보인다. 다시 말하면 그러한 인물들의 실제 모습을 한 걸음 더 깊숙하게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우리는 거울을 통하여 우리의 얼굴을 보지만, 예술 작품을 통해서는 우리의 영혼을 본다.” (48쪽) - 버나드 쇼 

 

희망(hope)은 소원(wish)과는 다른 것이다.

소원은 사람들이 삶에서 일이 성사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을 말한다. 불행한 사람들은 자신이 불행해진 이유가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아서라고 믿는다. 하지만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인생에서 소원은 이루어지기보다는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13-14쪽)

 

그 밖에 얻은 수확들

 

이 책의 장점을 하나 꼽는다면 읽을거리가 많다는 점이다. 그것도 의미 있는 읽을거리가 무척 많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 1권에, 그 책이 출간된 이후 인구에 회자되게 된 말이 하나 소개되고 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그런데 유홍준 교수는 그 말의 출처를 '조선 시대 한 문인의 글 속'에서라고만 밝히고 있어 (유홍준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제 1권, <책을 펴내면서>) 정확한 출처가 무척 궁금했었다. 그런데 그 출처를 이 책에서 만났다.

 

<조선 정조 때 문인 유한준이 김광국의 화첩 <석농화원(石農畵苑)>에 부친 발문에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글이 나온다.

“알게 되면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진정으로 보게 되며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이것은 단순히 모으기만 하는 것과는 다르다.” (石農畵苑跋,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이 글이 보여주는 것처럼,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반드시 배워야만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되는 세계에 눈을 뜨는 것이 중요하다.> (255,286쪽)

 

또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접하게 된다.

 

<생텍쥐페리는 아내 콩쉬엘로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린 왕자』가 그녀를 위해 쓰여졌으며 그 작품 속 어린왕자가 아끼고 사랑했던 단 하나의 장미꽃이 바로 콩쉬엘로였다고 고백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에서 묘사한 꽃의 모습, 즉 콩쉬엘로의 모습이 그다지 긍정적인 인상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110쪽)

 

다시 이 책은?

 

읽을 게 많고, 배울 게 많은 책이다.

적응기제라는 개념을 새로 알게 된 것도 이 책을 읽은 수확 중의 하나이지만, 더하여 소개되는 인물들의 몰랐던 면면을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더 큰 수확이라 하겠다.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여러 심리 기제들, 잘 배울 수 있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한나 아렌트 - 세계 사랑으로 어둠을 밝힌 정치철학자의 삶,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ㅣ 누구나 인간 시리즈 1
알로이스 프린츠 지음, 김경연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한나 아렌트 -  세계 사랑으로 어둠을 밝힌 정치철학자의 삶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전기다.

그동안 한나 아렌트의 사상에 관한 책은 몇 권 읽었지만, 전기 스타일로 쓴 책은 처음이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삶을 시대순으로 기록하면서 그녀의 사상도 같이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알로이스 프린츠, <독일에서 태어나 뮌헨 대학에서 문예학과 철학, 정치학, 언론학을 공부했다. 문제적 인물을 날카롭게 들여다 본 전기로 각종 저술상을 수상한 독일의 대표 전기 작가이다.>

 

이 책의 내용은?

 

한나 아렌트의 일대기가 그려지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한나 아렌트의 일생을 간략히 정리해 본다.

 

한나 아렌트 (1906.10.14. ~ 1975.12.4.)

독일의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아버지 파울 아렌트와 어머니 마르타 콘 사이에서 태어났다.

쾨니히스베르크는 칸트(1724 ~ 1804)가 평생을 보냈던 도시다.

 

루이제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한 젊은 교사에게 모욕을 느끼고, 보이콧을 부추기다가 퇴학당했지만(41쪽), 1924년에는 마르부르크 대학교에 진학했다. (46쪽)

그곳에는 명성이 자자했던 마르틴 하이데거가 강의하고 있었다.

 

18세의 한나와 기혼자였던 35세의 하이데거는 가까워졌고, 결국 하이데거는 아렌트의 스승이자 연인이 되었다. 아렌트는 이어서 야스퍼스 등에게서 두루 배웠지만 하이데거는 그녀의 사상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1928년, 22세에 아렌트는 박사학위를 받고, 그 후 귄터 슈테른과 결혼했다. (70,72쪽)

 

이후 아렌트는 1941년까지 프랑스에 머물며 반나치 운동에 참여하고, 슈테른과의 이혼한 후에 하인리히 블뤼허와의 재혼한다.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게 되자, 한때 수용소에 갇히기도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벗어나서 미국으로 갈 수 있었다.

 

미국에 정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점차 정착하게 되고 본격적으로 학술 연구에 몰두하여 여러 저서를 출간한다.

 

1951년 『전체주의의 기원』

1958년 『인간의 조건』.

1963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1970년에는 남편 블뤼허가 죽었다.

1975년 12월 4일, 그녀는 『정신의 삶』이라는 책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에서 찾아온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쓰러져 심근경색으로 결국 숨을 거두었다.(290쪽) 그녀는 바드 칼리지에 묻힌 남편 블뤼허의 묘지 곁에 묻혔다. (291쪽).

 

한나 아렌트에게 카프카 그리고 카토는?

 

한나 아렌트가 카프카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그녀는 카프카를 높이 평가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그의 텍스트를 주목하게 했다. 당시 미국에서 카프카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127쪽)

 

한나는 복도의 벽에 프란츠 카프카의 대형 사진을 걸어 놓았다.(130쪽)

 

저자는 한나가 카프카에게 공감한 것, 하나를 소개하고 있다.

<한나는 “아름답게 치장된 가정에 떠도는 둔탁하고 유독한, 어린이들을 쇠약케하는 공기”에 대해 탄식한 프란츠 카프카의 말에 공감한다.>(29쪽)

 

그렇게 카프카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나이니, 저자의 다른 저서인 『프란츠 카프카 전기』에서 한나와 카프카를 어떻게 그려놓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그녀의 저서 『인간의 조건』 의 끝을 로마의 정치가인 카토의 말로 장식했다.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가장 활동적이며, 혼자 있을 때 가장 덜 외롭다.”(276쪽)

 

이글을 읽고, 마침 서재에 있는 『인간의 조건』을 꺼내 확인해 보았다.

거기에는 이렇게 번역되어 있었다.

“사람은 그가 아무것도 행하지 않을 때보다 활동적인 적이 없으며, 그가 혼자 있을 때보다 더 외롭지 않은 적은 없다.”

(『인간의 조건』, 한길사, 394쪽)

 

한나 아렌트가 마지막으로 쓰던 글은?

 

그녀가 마지막으로 쓰던 『정신의 삶』에 적어 넣던 글은,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구절이었다.

 

내 인생의 길에서 마술을 멀리 떼어놓고

마법의 주문을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다면,

자연이여, 그대 앞에서 남자로서 홀로 설 수 있으련만,

인간으로 존재하려는 노력은 가치가 있으리니. (289쪽)   

 

다시 이 책은? - 한나 아렌트에 대한 저자의 평가

 

한나 아렌트에 대한 평가는 이 책에 여러 가지로 하고 있지만, 이런 평가가 가장 적절한 게 아닐까?

 

<존경하는 스승 카를 야스퍼스의 생일을 기념하는 글에서 “용기와 감사할 줄 아는 마음과 충실, 이 셋은 겉으로 보기에는 모순되는 미덕이지만 서로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쓰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삶의 마지막에 가서야 우리는 끝까지 충실하는 것만이 참된 일임을 알게 된다.”

그녀는 많은 것에 충실했다. (………) > (6쪽)

 

이 책으로 한나 아렌트의 삶을 살펴보면서, 그녀가 충실했던 모든 것을 함께 알아보는, 또한 그녀가 만난 많은 사람들을 같이 만나게 되는 기회를 만끽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걸리버 여행기

 

이 책은?

 

이 책처럼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책도 드물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걸리버 여행기』를 어릴 적에 동화책으로 읽어왔고, 또한 성인이 된 다음에도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저 동화책으로만 기억하고, 알고 있을 것이다.

해서 걸리버의 여행지는 ‘소인국’과 ‘거인국’ 정도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걸리버 여행기』에 대한 평가

 

저자 조너선 스위프트는 풍자문학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그것은 비단 『걸리버 여행기』 뿐만 아니라, 종교계를 신랄하게 풍자한 『통 이야기』를 통해서도 증명이 되고 남는다.

 

스위프트는 걸리버 여행기를 통해 당시의 사회, 정치, 경제 등 문명사회를 풍자함은 물론이며, 더 나아가서는 인간 자체를 풍자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해서 이 책은 1726년 출판되었을 때부터 내용이 삭제되거나 금서로 지정되는 둥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 뒤, 『걸리버 여행기』는 원작의 거친 표현과 풍자 등을 삭제하고 아동문학으로 탈바꿈했다. 이런 판본들이 지금까지도 많이 읽히고 있으나, 이는 『걸리버 여행기』의 본래 모습은 아닌 것이니, 완전한 판본을 읽어야만 진정으로 스위프트를, 걸리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의 평가 :

“이 책은 아무리 읽어도 지겹지 않으며, 다른 모든 책들을 파괴하고 오로지 여섯 권만 골라야 한다면 그 중의 하나로 이 책을 고를 것이다.”

영국 문학사가 조지 세인츠베리 :

“스위프트는 세계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하고, 가장 완전한 재미의 원천이다.”

 

이 책의 번역 역사

 

『걸리버 여행기』가 완역으로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것은 다음과 같다.

 

1987년 김영국 역, 중원문화 - 최초의 완역본

1993년 신현철 역, 문학동네

1999년 송낙헌 역,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1년 이동진 역, 해누리

 

이중에서 <신현철 역, 문학동네 판>을 가지고, 읽었다.

이번에 현재지성에서 이종인 역으로 출판(2019년 9월)되었기에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쳤다.

 

이 책의 내용은?

 

온전한 『걸리버 여행기』는 다음과 같이 4부분을 모두 갖춰야 한다.

 

제1부 릴리펏(소인국) 여행기

제2부 브롭딩낵(거인국) 여행기

제3부 라퓨타(날아다니는 섬), 발니바비,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 여행기

제4부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기

 

이중에서 유명한 것으로, 잘 알려진 것들로서는 먼저 소인국이 있다.

영화로도 매우 친숙한, 걸리버가 해안가에서 소인국 병사들의 밧줄에 묶인 모습으로 기억되는 소인국이 매우 유명하고, 그 다음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는 일본 애니메이션 「천공의 섬, 라푸타」로 더 유명하다. 또한 4부에 등장하는 말의 나라에서 인간의 모습을 한 야후는 인터넷 사이트 ‘야후(Yahoo.com)’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완역본으로 위의 4개 나라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또한 새롭게 번역되어, 기대가 크다.

 

번역의 문제, 하나만 짚어본다.

 

『걸리버 여행기』 중, 걸리버가 브루투스를 만나는 장면이 등장한다.

제 3부, 하늘을 나는 섬을 여행하는 도중에 일어난 일이다.

먼저 다른 번역본을 읽어보자.

 

<총독은 내가 바라는 대로 시저와 브루투스를 우리가 있는 쪽으로 오도록 하였다. 나는 가장 완전한 덕, 어디에도 비길 수 없는 용맹, 굳건한 정신, 조국에 대한 애국심 그리고 인류에 대한 전반적인 사랑을 브루투스의 얼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위대한 두 사람이 서로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매우 기뻤다. 시저는 자신의 가장 위대한 업적도 생명을 빼앗은 브루투스의 영광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하였다. 영광스럽게도 나는 브루투스와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선조인 유니우스를 비롯하여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아들 카토, 토마스 모어 그리고 자신 등의 모두가 언제나 함께 있다고 하였다.

이들과 같은 여섯 사람에게 어울릴 만한 일곱째의 사람을 세상은 아직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걸리버 여행기』, 신현철 역, 문학수첩, 244-245쪽)

 

그럼 이 책으로 위의 부분을 읽어보자.

 

<통치자는 내 요청에 카이사르와 브루투스에게 신호를 보내 우리 쪽으로 오게 하였다. 나는 브루투스를 보고 엄청난 존경심을 품게 되었다. 나는 그의 얼굴 전체에서 지극히 완성된 미덕, 초고의 용맹성, 굳은 마음, 조국을 향한 진정한 사랑, 인류를 향한 박애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 두 사람이 저승에서 친하게 보내는 것을 보고 더욱 기뻤다. 카이사르는 그 가 이승에서 거둔 가장 훌륭한 행위도 자신의 목숨을 빼앗는 영광에 비하면 한참 떨어진다고 거침없이 고백했다. 나는 브루투스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영광을 누렸는데, 그는 자신의 선조 유니우스,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소小 카토, 토마스 모어 경과 자신이 영원히 함께 있다고 하면서, 온 세상, 모든 시대를 다 뒤져 보아도 이 여섯 사람의 모임에 일곱 번째로 들어올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걸리버 여행기』, 이종인 역, 현대지성, 240쪽)

 

뭐가 다를까? 어떤 부분이 번역에서 차이가 있는 것일까?

 

우선 카이사르와 브루투스의 관계

<이 위대한 두 사람이 서로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매우 기뻤다.> (문학수첩)

<나는 이 두 사람이 저승에서 친하게 보내는 것을 보고 더욱 기뻤다.> (현대지성)

 

이정도 차이는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다음 번역의 차이가 크게 보인다.

 

<그는 자신의 선조인 유니우스를 비롯하여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아들 카토, 토마스 모어 그리고 자신 등의 모두가 언제나 함께 있다고 하였다.

이들과 같은 여섯 사람에게 어울릴 만한 일곱째의 사람을 세상은 아직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문학수첩)

 

<그는 자신의 선조 유니우스, 소크라테스, 에파미논다스, 소小 카토, 토마스 모어 경과 자신이 영원히 함께 있다고 하면서, 온 세상, 모든 시대를 다 뒤져 보아도 이 여섯 사람의 모임에 일곱 번째로 들어올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지성)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브루투스가 말한 내용이 다르다.

문학수첩 판은 ‘일곱 번째의 사람’에 관한 언급이 걸리버의 말로 번역이 되었는데 반해, 현대지성 판은 그 말도 브루투스의 말로 번역되어 있다. 어느 게 맞는 것일까?

 

어느 게 잘 된 번역인지는 원문을 찾아 비교해 볼 수밖에 없다.

 

<I had the honour to have much conversation with Brutus; and was told, that his ancestor Junius, Socrates, Epaminondas, Cato the younger, Sir Thomas More, and himself were perpetually together: a sextumvirate, to which all the ages of the world cannot add a seventh.>

 

위 원문을 제대로 번역한 것은 어떤 책일까?

 

다시, 이 책은?

 

그간 동화책으로만 알고 있던 걸리버 여행기가 이 책으로 이제 성인용으로 제 자리를 잡은 것 같이 기쁘다. 또한 새롭게 번역된 것답게 제대로 번역된 부분이 눈에 보여, 『걸리버 여행기』의 본래 모습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더하여 책 말미에 저자의 <해제>는 『걸리버 여행기』에 대해 더 깊고도 새로운 안목을 갖도록 해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야생 속으로 - 홀로 그 땅을 걸어
존 크라카우어 지음, 이순영 옮김 / 리리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야생 속으로

 

이 책은?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소개할 수 있는 미국 청년에 관한 이야기다.

 

크리스 맥캔들리스, 다른 이름은 알렉산더 슈퍼트램프, 또는 알렉산더 맥캔들리스, 애칭 알렉스.

 

1992년 9월 6일, 알라스카 앵커리지 근처 스탬피드 트레일의 숲에서 죽은 지 20여일 지난 시체로 발견된 사람.

 

1990년 5월 에모리 대학을 졸업.(41쪽)

 

죽을 때 일기를 남겼다.

113개의 짤막하고 난해한 글로 그의 마지막 몇 주가 기록되어 있다.(32쪽)

3인칭으로, 자기 자신을 알렉스라 부르는 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다음과 같은 책을 읽거나 좋아했다.

 

알랙스는 고전작품을 좋아했다.

디킨스, H.G. 웰즈, 마크 트웨인, 잭 런던의 작품을 좋아했다. (77쪽)

 

잭 런던 『늑대개』 (25쪽), 『야성의 부름』 (68쪽)

그는 잭 런던에 깊이 매료되었다. 해서 이런 평가를 받는다.

<잭 런던이 그린 판타지에 푹 빠져 무작정 북부로 온 정신 나간 남부 사람은 아닐까?>(17쪽)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잭 런던에 빠져있었다.

책 런던의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맹렬한 비판, 원시 세계에 대한 찬사, 하층민에 대한 옹호, 이 모든 것에 열광했다. (77쪽)

 

레오 톨스토이 『행복』 (33쪽), 『전쟁과 평화』(40쪽), 『크로이체르 소나타』 (113쪽)

 

그는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웨인, 당신은 꼭 『전쟁과 평화』를 읽어야 해요.> (60쪽)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불복종』 (52쪽), 『월든』 (114쪽)

 

니콜라스 고골 『대장 불리바』 (30, 326쪽)

 

<우리는 책 이야기를 몇 시간 동안이나 했어요. 이곳에는 책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답니다. 그 청년은 마크 트웨인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어요.>(117쪽)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이다.

 

한눈에 봐도 똑똑한 사람이었어요. 책을 많이 읽었더군요. 어려운 단어도 많이 썼죠. 내가 볼 때 그가 힘들게 사는 건 생각이 너무 많아서이기도 한 것 같아요. (38쪽)

 

소로와 톨스토이의 추종자이며 미국 주류의 속물근성이 배인 겉치레에 경멸만을 느끼는 관념론자. (70쪽)

 

그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지 않았어요. 자신만의 우주에 있는 것 같았어요.(72쪽)

 

얘기를 해도 꼭 나무나 자연, 뭐 그런 이상한 것에 대해서만 얘기했죠. 모두들 그가 나사 몇 개는 빠졌다고 생각했어요. (72쪽)

 

좋은 사람이긴 한데, 내가 볼 때 콤플렉스가 많았어.

잭 런던의 책을 즐겨 읽더군. 절대 말을 하지 않았지. 기분 변화가 심했고 방해받는 걸 싫어했어. 뭔가를 찾는 아이 같아 보이기도 했어.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말이야. (74쪽)

 

소로와 톨스토이의 추종자. (70쪽)

 

그런 다음, 소로와 톨스토이가 봤으면 흡족해 했을 만한 행동을 했다. (53쪽)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현대판 추종자로서 더 높은 차원의 법칙을 따랐으며, 『시민 불복종』을 복음처럼 받아들였기 때문에 주의 법을 무시하는 것을 자신의 도덕적 책임으로 여겼노라 (52쪽)

 

그래서, 그의 삶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야성의 부름』 을 쓴 잭 런던을 좋아했던 크리스 맥캔들리스는 『월든』 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 금욕적인 삶에 대해 많은 글을 써온 톨스토이로부터 영감을 얻어 그렇게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대학 졸업 이후 알라스카로 들어가 그렇게 살아가다가, 짧은 생을 마친다.>

 

이 책의 용도, 그 하나 :

 

알렉스의 일기가 이 책에 전부는 아니지만 소개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자연 속에서 자연과 만나고 교감하는 경험을 기록한 것들도 상당히 있어, 수필로도 읽을 수 있고 종교적 명상자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글들이 특히 그렇다.

<삶의 기쁨은 새로운 경험을 만나는데서 오고 매일매일 새롭고 다른 태양이 떠오르므로 끊임없이 변하는 지평선을 보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은 없어요.> (99쪽)

 

<한 곳에 그대로 머물지 마세요. 움직이고 돌아다니고, 매일을 새로운 지평선으로 만드세요.>(100쪽)

 

<앞으로 얼마 동안은 이렇게 살아가자고 결심했어요. 자유와 단순한 아름다움이 그냥 좋아 버릴 수가 없거든요.> (155쪽)

 

다시, 이 책은?

 

저자의 치열한 저널리스트 정신에 찬사를 보낸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다만 시신이 말할 뿐이다.

저자는 그렇게 시신이 남긴 몇 가지 자료를 가지고 그의 삶을 완벽하게 복원해냈다.

 

어린 시절부터, 대학 졸업 후 알라스카로 가는 길,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의 행적과 생각과 삶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까지, 저널리스트의 예리한 후각을 발휘하여 그가 남기고 간 삶의 자취를 독자들에게 잘 보여주고 있다.

 

자칫했으면, 단순한 행려병자의 모습으로 그냥 사라져 버렸을 알렉스의 모습은 그래서 우리 곁에 살아남게 되었다. 그의 발걸음도, 죽기까지 치열했던 순간순간의 생각까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평면의 역사 - 평평한 세계의 모든 것
B. W. 힉맨 지음, 박우정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면의 역사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평면의 역사』

언뜻 들으면 납득이 되지 않는 제목이다. 평면도 역사가 있나?

평면에 대한 어떤 역사? 인식의 역사? 평면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그리고 그 후의 역사? 그런 역사도 가능한가?

 

그런 여러 의문이 들게 만드는 제목이다.

제목 곁의 부제는 책 이해에 조금 도움이 될까? <평평한 세계의 모든 것>

원제는 그저 <Flatness>이다.

 

이 책의 저자는 B.W. 힉맨,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교의 역사학과와 서인도대학교의 명예교수>로 <음식의 역사에 관심이 깊었던 그는 2008년에 『자메이카 음식 : 역사, 생물학, 문화(Jamaican Food: History, Biology, Culture)』를 출간했고 이후에는 노예의 역사를 다룬 책을 썼다.>고 하는데, 이 책과 관련된 부분은 저자 소개에서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

 

이 책의 내용은?

 

제목이 주는 답답함을 풀기위해서, 이 책에 담겨있는 내용들을 살펴보자.

 

제1장 당연한 듯 특별한 평평함의 세계

제2장 평면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제3장 지구는 정말로 둥글까?

제4장 매우 평평한 그곳에 서면

제5장 왜 평평하게 만들어야 할까?

제6장 평평한 운동장이 낳은 것들

제7장 평평한 물질들

제8장 그림은 평면화를 넘어설 수 없을까?

제9장 다가올 평면성의 명암

 

이러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2-4장에서는 이 세상에서 인간이 평면을 인식하게 된 방식을 살펴보고, 5-7장에서는 평면을 창조하게 된 방식, 8장에서는 평면이 재현되는 방식에 대하여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내용, 평면에 대한 접근 방식이 무엇보다도 신기했다.

지금껏 내가 딛고 다니는, 차를 몰고 다니는 그런 땅, 평면이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생각했는데,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게 평면에 대한 이해가 시작되자, 이런 말들이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밟는 모든 평평한 표면은 자연 그대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이러한 표면은 모두 계획되거나 설계된 것이다.> (8쪽)

 

이 책은 서문이나 서장이 없이 바로 1장으로 시작되는데, 그중에 한 구절이다.

그 말을 찬찬히 읽어가다가, 그 말이 사실인 것을, 말이 맞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그 다음 말, '즉 현대사회에서 모든 일상 경험의 중심에는 ‘만들어’지거나 ‘인위적’인 평면이 존재한다'는 말이 현실이 되어, 주변의 평면이 그제야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다양한 평면의 개념 분화

 

5-8 장에서는 평면이 단순히 도형으로서의 평면에 머무르지 않고, 개념이 확대되고, 생각의 차원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 부분은 우리의 시각을 땅위에서 하늘로, 우리의 생각을 현재에서 미래로 인도하기도 한다. 그래서 읽을 가치가 있다.

 

비행기(aeroplane, airplane)라는 말, 이름 자체가 공중을 보통 수평면으로 날 수 있는 능력에서 유래했다. (232쪽)

 

프리드먼은 『세계는 평평하다』라는 책을 펴냈는데, ‘세상의 평평화’는 텔레커뮤니케이션, 인터넷, 아웃소싱과 오프쇼링, 노동의 상품화, 화물의 컨테이너 수송, 그리고 급격하게 감소된 운송비로 세계가 상호 연결됨을 의미한다. (273쪽)

 

역사, 평면의 역사

 

정말 책의 제목처럼, 여기 평면에 관한 역사도 있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의하면 ‘평면성’은 15세기에 처음으로 영어에 등장했고, 납작한 또는 평평한 성질을 지칭했다.(13쪽)

 

최초로 ‘가장 평평한 대륙’이라는 문구를 정확하게 사용했다고 알려진 예는 1954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전용 용수 부족 문제를 논의할 때였다. (123쪽)

 

이밖에도 평면과 관련된 여러 가지에 대한 역사적 기록을 소개하고 있다.

 

다시, 이 책은?

 

『평면의 역사』, 맨 처음 읽기 시작할 때에는 무슨 내용일까, 무척 궁금하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했는데, 이 책이 제시하는 ‘평면’이란 개념을 가지고 주변을 살펴보니, 평면이 차지하는 위치, 평면이 역할을 하는 분야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은 다시 앞으로 돌아와, 결론을 낸다.

“당연한 듯 특별한 평평함의 세계”

 

제 1장의 타이틀이다. 그렇게 평평함, 평면은 우리에게 당연하지만, 특별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또는 당연하다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평면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게 이 책의 키포인트라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