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영혼에게 물어라 - 행복을 위한 아포리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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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영혼에게 물어라

 

이 책은?

 

이 책 『당신의 영혼에게 물어라』는 <행복을 위한 아포리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문자 그대로 행복에 관한 아포리즘을 모아 놓았다.

 

저자는 강준만, 저자 강준만 교수에 대하여 굳이 소개는 필요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이 책의 성격에 대하여 이런 말을 한다.

 

<인간이 사회생활을 한 이래로 수많은 현인이 인간의 이모저모에 대해 많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 명언들을 음미해보면서 시공을 초월한 ‘인간 여행’을 나서보는 건 어떤지요.> (9쪽)

 

해서 이 책은 저자가 모아놓은 아포리즘 중에서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하면서, 그 아포리즘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것이다.

 

저자는 다른 이들이 만들어 놓은 아포리즘을 인용하면서, 각각 코멘트를 다는 방법으로 저자의 생각을 덧붙이고, 때로는 정리해간다. 해서 나도, 저자가 뽑아 놓은 아포리즘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을 다시 아포리즘 삼아, 음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진정성 있는 칭찬을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상대방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19쪽)

 

자기계발용 고독 (99쪽)

고독은 훈련이 필요하다.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실천하기 위해선 규칙적으로 고독을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말 정말 약이 된다.

<외로움에 가장 좋은 약은 고독이다.> (100쪽)

 

왜 그럴까? 고독은 우리가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정신상태을 말한다. 반면 외로움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밖에 집중한다. 그러니 견디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외로울 때는 고독해지는, 즐길 수 있는 고독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현금이 많이 들어있는 지갑일수록 잃어버렸을 때 찾기 쉽다. (111쪽)

내가 지갑을 주운 사람이라고 가정하고 생각해보면 수긍이 갈 법하다.

이런 심리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액수가 클수록 분실한 사람에 대한 동정심(이타주의)이 커지거나 도둑으로 보이고 싶지 않다는 압박 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고미숙은 여행을 싫어하며, 여행에 대해 냉소적이라며 그 이유는 “외부자가 낯선 땅을 '흘깃' 바라보고서 자신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허상을 경계하기 때문”이라 하는데(125쪽), 여행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행객의 이런 행태는 싫어하기에, 고미숙의 생각에 공감한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무엇보다도 영혼 때문에 몸을 단련할 필요가 있다. - 장 자크 루소 (115쪽)

 

산책은 위대한 예술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118쪽)

 

단지 물가에 서서 바라보는 것만으론 바다를 건널 수 없다. - 타고르 (173쪽)

 

이상은 별과 같다. 우리는 결코 별에 도달하지 못하지만 바다의 항해사처럼 그걸 보고 우리의 나아갈 길을 결정한다. - 칼 슈츠 (180쪽)

 

처음 보는 말도 있다.

 

다음 문장에서 만나게 되는 말 ‘씨즐감’이 무슨 뜻인가?

 

“푸드 포르노의 수준을 결정짓는 건 영상의 씨즐감과 먹는 이의 연기력이다.” (129쪽)

 

이 문장에서 ‘씨즐감’이란 말이 생소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사전에는 없는 말이었다.

해서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sizzle이란 영어 단어, ‘지글지글’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음식을 할 때 나는 소리를 나타내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다시, 이 책은?

 

일단 이 책은 50개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저명인사들의 발언을 들어볼 수 있다.

그런 발언들을 일차적으로 읽고, 나의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책 뒤편에 주석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저자의 지식의 양과 질이 어디 보통인가? 그런 독서를 통해서 수집해 놓은 저명인사들의 아포리즘을 얻어 듣는다는 게, 먼저 기쁜 일이다.

 

그 다음으로는 그런 아포리즘에 대하여 저자가 코멘트 한 것, 그것도 보통일이 아니니, 그걸 읽는 독자로서는 저명인사들의 아포리즘을 체로 걸러듣는 것이다. 그런 말들을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식견으로 정리해가면서 듣는 것이니, 저자가 말한 바 ‘인간 여행’을 제대로 한 번 해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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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스티븐 리콕 지음, 허윤정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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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이 책은?

 

이 책 『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은 캐나다 마리포사라는 조그만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스케치한 소설이다. 원제는 <Sunshine Sketches of a Little Town>이다.

저자는 스티븐 리콕, <영국 출생으로 캐나다 온타리오주로 이민을 갔다. 토론토 대학교에서 언어학과 문학을 공부하였고, 미국의 [Truth]와 [Life], 토론토에서 발행되는 [Grip] 같은 잡지에 글이 실리면서 유머 작가로 명성을 얻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소설의 배경은 캐나다 마리포사라는 조그만 도시.

이 도시를 배경으로 유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화자는 맨 먼저 마리포사의 지리적 배경을 소개하는 것으로 소설을 시작한다. 이곳에 호수 하나가 있는데 이 호수도 이야기 거리가 되니, 기억해 둘 일이다.

그 호수 이름은 위사노티 호수, 그 호수로 흘러드는 강은 오사위피강.

 

중심가는 미시나바가(街)인데, 거기에 스미스 호텔, 콘티넨탈 호텔, 마리포사 하우스, 그리고 은행 두곳 - 상업은행과 외환은행- 이 있다.

 

먼저 사건이 일어나는 곳은 스미스 호텔이다. 그곳의 사장인 스미스씨에게 일어난 사건이다.

호텔에서 영업시간 외에 술을 판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래서 재판이 벌어지고, 판결은 ‘스미스에게 폐업까지 3개월 유예 기간을 준다’는 것이었다,

스미스, 거구인 스미스씨는 과연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그러나 걱정마시라, 결론은 해피엔딩이다. 참고로 이 소설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그러니 책을 읽으면서 마음 졸일 필요 없다.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기대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면 된다.

 

저자는 졸깃졸깃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재주가 있다.

예컨대 은행원 피터 펍킨이 은행에 들어온 강도를 만나 죽게 되는 일이 벌어지는데, 저자가 어떻게 사건을 끌고 가는지 살펴보자.

 

<이튿날 아침 7시 반 외환은행의 창구 직원인 피터 펍킨이 은행 건물 보관실에서 은행 강도의 총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이 온 사방에 알려졌다.> (212쪽)

 

그쯤 되면 독자들은 ‘아, 이런 이 친구 죽으면 안 되는데. 그러면 제나 페퍼리하고의 연애는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안타까움에 잠시 가슴이 아파지려는 순간, 저자는 이렇게 말을 덧붙인다.

 

<7시 반에 알려진 소식은 그런 내용이었다. 물론 사람들은 더 많은 내용을 알게 되었다. 8시에는 펍킨이 죽지는 않았지만, 가슴에 중상을 입어 위독하다고 전해졌다. 8시 30분에는 그가 가슴에 총을 맞은 게 아니라 총알이 배를 뚫었다고 전해졌다.> (212쪽)

 

그렇게 독자들의 애간장을 태운 저자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9시에는 펍킨의 배는 멀쩡한데 오른 쪽 귀에 총알을 맞아 귀가 떨어져 나갔다고 알려졌다.>(213쪽)

 

아, 이것도 완전한 마무리는 아니다.

<최종적으로는 정확히 귀가 떨어져 날아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다시 말해 총알이 명중해서 귀가 날아가지는 않았지만 머리를 가볍게 스치는 바람에 그가 기절한 것이라고 했다.>라는 게 최종 마무리다.

 

그제야 휴, 하는 소리로 한숨 돌리게 된다. 이제 남은 일은 펍킨과 페퍼리 판사의 딸 제나 페퍼리와의 연애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 되는가, 하는 점이다.

 

그런 이야기를 비롯하여, 아기자기하고, 가슴 졸이지만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는 이야기들이 다음과 같이 담뿍 담겨 있다.

 

1장. 스미스 호텔

2장. 제퍼슨 소프의 투기

3장. 우애 공제회의 유람선 나들이

4장. 드론 사제의 목회

5장. 마리포사 회오리 캠페인

6장. 언덕 위의 횃불

7장. 펍킨 씨의 특별한 연애 관계

8장. 제나 페퍼리와 피터 펍킨의 운명적 사랑

9장. 마리포사 은행의 미스터리

10장. 미시나바주 총선

11장. 스미스 씨의 출마

 

다시, 이 책은?

 

그런 이야기 중에서 독자들 가슴을 가장 졸이게 하는 이야기는 뭐니뭐니 해도 마리포사벨 호(號)의 조난 사건이다. 서두에 그 도시에 위사노티 호수가 있다고 소개한 이유가 바로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이다. 우애 공제회 회원들이 배를 타고 나들이 가는데, 그만 배가 사고가 난 것이다. 이 조그만 도시의 주민들을 잔뜩 태운 배가 그만 사고가 났으니! 어쩐담?

 

그러나, 울음소리로 이야기를 끝맺음하는 건 저자의 성격에 맞지 않다. 배에서 구명보트로 분주하게 사람들이 대피하고 난리 법석이 일어나는 와중에, 조용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하여간 읽어보시라. 저자의 반전 매력이 한껏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런 작품들로 가득찬, 유쾌한 이야기들이 독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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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0-03-02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팎으로 유머가 필요한 시기, 그런 좋은 작가와 작품 소개, 감사합니다. 우선 책표지가 참 마음에 들어요. 담아갑니다. 오늘도 건강히 지내시길요.
 
새해
율리 체 지음, 이기숙 옮김 / 그러나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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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이 책은?

 

이 책 『새해』는 소설이다. 독일 소설가 율리 체의 작품이다.

 

이 책의 내용은?

 

‘다리가 아프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 시작이 이채롭다.

주인공 헤닝은 지금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는 중이다.

어딘가가 목적이 아니라, 운동을 하기 위해 자전거 타고 그냥 어딘가로 가고 있는데, 다리가 아프다.

 

그 시각은?

1월 1일이다. 해서 소설의 제목이 ‘새해’다.

새해 아침, 주인공 헤닝은 자전거에 몸을 싣고 어딘가로 가는 중이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내내, 그는 생각을 떠올린다. 아니 생각이 떠오른다.

그렇게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 내려간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여기서 저자는 하나의 복선을 위한 힌트 하나를 넌지시 깔아놓는다.

바로 기억에 관한 것이다.

<그가 아는 한, 인간의 기억은 보통 다섯 살이나 여섯 살이 돼서야 시작된다. 언젠가 그는 출판사에서 인간의 기억을 다룬 책을 편집한 적이 있다. 거기엔 어릴 적 기억이 사실은 사진이나 남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생성되는 경우가 많다고 적혀 있었다. 심지어 성인에게 조작된 과거 사진을 보여주면 기억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14쪽)

 

기억, 지금 주인공 헤닝은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이것, 저것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기억은 언제적의 기억부터 남아있지? 보통 다섯 살이나 여섯 살이 돼서부터!

그는 그런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 길을 줄인다.

 

<오늘은 페메스에 오르기 좋은 날이다. 간밤이 엉망진창으로 지나갔어도 푹 쉰 기분이다. 1월 1일. 도전하기에 안성맞춤인 날. 헤닝은 곧 새해에 대고 마음속 말을 다 풀어낼 것이다. > (26쪽)

 

‘새해에 대고 마음속 말을 다 풀어낸 것’이 이 소설이다.

해서 헤닝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자전거 안장위에 앉아 있는 그에게 끝없이 떠오른다.

그런 일을 기억 속에 떠올리면서, 헤닝은 새해에 대고 말한다.

 

그런데 그렇게 그의 기억을 따라 읽어가다 문득 걸리는 게 하나 등장한다.

바로 ‘그것’이란 말. ‘그것’이라 말하는데 구체적인 언급이 바로 나오질 않는다. 해서 궁금증이 인다. ‘그것’이란 게 대체 무어지?

 

‘그것’의 정체는 드디어 독자들에게 알려진다. 공황발작과 범불안 장애.(45쪽)

헤닝에게 일어난 ‘그것’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새해 아침 열 시다. 밖에 나온 지 겨우 두 시간밖에 안되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제는 산을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71쪽)

<헤닝은 산꼭대기에 도달한다.> (81쪽)

 

그곳에 페메스가 있다. 그리고 환상처럼 만난 한 여인, 리자.

리자의 집에서 헤닝은 어릴 적 사건 하나를 떠올린다.

그리고 ......

 

다시, 이 책은?

 

소설을 읽고 리뷰를 쓸 때 가장 망설여지는 부분이 줄거리를 소개하느냐 마느냐이다. 리뷰를 쓰기 위해서는 줄거리를 언급해야 하는데, 그 줄거리가 나중에 소설을 읽을 독자들에게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그게 문제다. 줄거리를 언급하면서 리뷰를 쓰자니 스포일러, 줄거리를 말하지 않고 리뷰를 쓰자니 두루뭉술 그 자체니, 그게 문제다.

 

이 소설은 그런 작품이다. 줄거리를 말하기 어렵다. 중반과 후반의 줄거리를 요약이라도 하는 순간, 나중에 읽는 독자들에게 치명적이다. 김이 새는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소개할 수밖에. 이야기의 초반에는 약간 지루하게 이것 저것 기억을 꺼집어내더니, 중반부터는 그 기억중 하나를 꺼집어내어 주인공의 실상을 다 보여준다. 그가 왜 그것에 휘둘리고 있는지를.

 

이런 말,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말하는 게 아닐까?

<헤닝과 루나는 오래도록 인간의 기억과 의식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현실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직접 주고받는 모든 이야기들의 합 이상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205쪽)

 

다리가 아프다, 라고 시작한 이 소설, 그게 다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다리가 아프다, 라는 말을 시작으로 한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정작 아픈 데가 어딘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그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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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질문하고 삶이 대답하다 - 책을 통해 나를 찾는 시간들
심현아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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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질문하고 삶이 대답하다

 

이 책은?

 

이 책 『책이 질문하고 삶이 대답하다』는 <책을 통해 나를 찾는 시간들>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책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심현아, <現) 북돋움 대표, 작가, 강연가, 동기부여가, 그리고 독자>라는 소개글이 있다. 더 살펴보면, <‘꿈’과 ‘책’을 매개체로 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삶을 실천하는 중이다. 여덟 살, 네 살 두 아이의 엄마이자, 십 년 동안 청소년지도사로 근무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저자의 ‘삶과 직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저자에게, 책은 그래서 삶이기도 하고, 직업이기도 하다. 삶과 직업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그런만큼 이 책에 담겨 있는 글들은 구체적이고 절실하기도 하다.

 

이 책에는 저자의 삶이 담겨 있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를 거쳐 직업인 청소년 지도사가 되기까지, 또한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느꼈던, 겪었던 일들이 담겨있다.

 

그러한 과정, 과정마다 저자는 책을 찾았다. 책에서 묻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삶에서 찾고 있다.

그러니 보통의 다른 경로 - 삶에서 만나게 되는 물음을 책에서 찾는 - 와는 다른 것이다.

 

저자가 묻고 찾은 내용들을 이 책에 어떻게 담아 놓았을까?

목차를 살펴보면, 저자는 몇 가지 항목으로 분류해 담아 놓았음을 알 수 있다.

이 목차의 항목을 보면, 우리가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다.

 

1. 나를 찾는 시간들

2. 불안하고 두려울 때 힘이 되어준 책

3. 진짜 휴식을 갖다

4. 여자, 그리고 사랑

5. 배우고 성장하다

 

그래서 이 책은 책을 소개하고 있긴 하지만, 책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저자에서 책은 중요하지만, 그 책을 통해 삶을 살펴봄이 더 중요하기에, 그 책에서 비롯된 통찰이 어떻게 저자의 삶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풀어가고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나는 요시타케 신스케 『결국 못하고 끝난 일』을 읽고, 내가 결국 못하고 끝난 일을 적어 보았다.> (143쪽)

 

저자가 결국 못하고 끝난 일은 모두 여덟 가지, 그것도 항목만 적어놓은 게 아니라, 자세히 아주 자세하게 무려 4쪽에 걸쳐 적어 놓았으니, 저자가 자기의 삶에 대한 성찰을 얼마나 지독히(?)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해서 혹시 소개된 책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은 실망을 할 수도 있다는 점, 알려둔다.

 

이런 식이다.

<김수영 작가의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를 출간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행사가 진행되었다.> (167쪽)

 

김수영이란 작가의 책을 이야기하는데, 저자가 누구인지, 책이 어떤 내용인지 아무런 말이 없다. 그 다음에 행사가 진행되었다는데, 그 행사가 출판기념회인지 어떤 것인지도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 책을 매개로 한 어떤 행사인 것으로 추정이 될 뿐이다. 김수영이 어떤 사람인지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었다. 참고로, 김수영은 다시 등장한다.

<2011년, 청소년지도사로 근무하던 중 김수영의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를 읽고, 꿈을 종이 위에 적는 활동에 관심이 생겼었다.>(203쪽)

 

그런 책, 책을 향한 저자의 태도를 보자.

<한때는 책을 아무리 읽어도 변화하지 않은 상황이나 환경을 탓한 적이 있었다. 그 와중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5쪽)

 

<모든 성장의 원동력은 ‘결핍’이다. 결핍을 해결하고자 하는 간절함을 채울 수 있는 것은 결국 독서뿐이다.>(5쪽)

 

해서, 저자는 독서란 어떤 존재인가, 하는 질문에 ‘나에게는 독서란 생활이다’라고 답했다 한다. (192쪽)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평소에 어떤 표정을 짓고 사는지, 어떤 단어를 주로 사용하는지 보면 사람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기분 좋은 얼굴빛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책은 나의 얼굴이 된다. 나의 모습이 된다. 내가 들고 있는 책이 나를 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라는 뻔한 말보다는 어떤 질문을 통해 책을 읽는지 초점을 맞추고 싶다.> (231쪽)

 

<내가 공감하는 곳에 긋는 밑줄은 의미가 없다. 잘 몰랐던 부분, 그래서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되는 부분에 질문을 그어야 한다. 질문이 곧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이다.> (231쪽)

 

다시, 이 책은?

 

저자의 소개글에 이런 대목이 있다.

<‘꿈’과 ‘책’을 매개체로 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삶을 실천하는 중이다. 여덟 살, 네 살 두 아이의 엄마이자, 십 년 동안 청소년지도사로 근무했다. 누구보다 욕심이 많아 쉼없이 일했고 학업까지 병행했다. 그만큼 소진이 빨리 왔다. ‘열심히 하는데 왜 인정받지 못할까’라는 회의에 결국 조직을 나왔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사람에 대한 불신은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래도 놓지 않은 것이 바로 ‘책’이었다. 읽는 행위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삶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독자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그래도 놓지 않은 것이 바로 ‘책’이었다. 읽는 행위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삶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독자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라는 대목이 이 책을 웅변하고 있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어떻게 책과 밀착된 삶을 살 수 있을까? 그것도 일과 병행하면서!

책의 곳곳마다 경이와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그것은 책의 힘인가, 저자의 힘인가?

 

저자의 이런 말,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독서가 단순히 글을 읽는 행위가 아니라 사색하고 자기만의 경험과 연결함으로써 인생이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나누고 싶다.>(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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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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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이 책은?

 

이 책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는 『삼국지』를 심리학 차원으로 읽어내어, 『삼국지』를 새롭게 보게 해줌은 물론, 등장인물들이 어떠한 인물들인지, 새롭게 알게 해준다.

 

이 책의 내용은?

 

『삼국지』,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른다.

『삼국지』를 몇 개의 다른 번역본으로 읽기도 하고, 『삼국지』를 기본으로 한 2차 저작물도 여러 권 읽었다. 경영이라든지, 리더십이라든지 다른 아이템과 접목해서 『삼국지』를 요리(?) 한 책들이다.

이 책은 그런 견지에서 보면, 『삼국지』를 응용한 2차 저작물이다,

이번에는 심리학과 『삼국지』를 연결한 ‘융합형 작품’이다.

 

먼저 이런 용어 들어보자. 집단동일시.

저자는 유비, 관우, 장비의 관계를 집단 동일시라는 개념으로 분석한다. (12-16쪽)

그들 간에 집단 동일시가 일어나고, 그 집단 동일시가 동심원이 되어 점차 확장되었다는 것. 그 삼인을 중심으로 하여 사람들이 모여들고, 결국은 한 나라를 세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집단동일시가 강할수록 성원간 응집력은 강해진다. 그러나 그 만큼 배타성도 강해져 그 집단은 확장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니기도 한다.

 

집단 동일시를 조직의 경우로 생각해보자면, 집단이 태동할 시기에는 강한 동일시가 필요하지만, 집단의 성장기에는 동일시가 집단 가치게 대한 공감으로 발전해나가야 한다.

 

그 3인간에 집단 동일시가 문제가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유비가 의형제인 관우의 복수전을 무리하게 감행하다가 종말을 맞이한 것이 그 극명한 사례다.

 

이러한 개념, 집단 동일시를 키워드로 하여 『삼국지』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삼국지』를 새롭게 볼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또 이런 것, 한 사람의 성격과 행동에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성격심리학자 레이몬드 카텔은 이런 공식을 제시한다. (120쪽)

R = f (P, S)

R은 반응(response)

P는 성격 (Personality)

S는 상황과 자극 (situation and reaction stimulation)

 

따라서 성격이란 어떤 환경이 주어졌을 때 무엇을 할지를 결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위의 공식은 인간의 행동이란 주어진 상황과 성격이 만드는 함수관계라는 것이다.

 

이 함수를 가지고,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분석해보면, 그 사람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예컨대, 조조에게 있어서 환관 가문이란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주어진 상황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조조는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 이야기가 진척이 될 때마다 이 공식을 가지고 조조의 행동을 예측해 보는 것, 행동을 분석해 보는 것도, 『삼국지』를 흥미롭게 읽게 되는 방법이 된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삼국지』 전편을 하나 하나 분석해 가고 있는데, 어떤 항목들이 있는지 목차를 잠깐 살펴보자.

 

01 황건적의 난과 유비의 비상 - 400년 한나라의 집단 퇴행

· 인트로: 황건적의 난, 도원결의

02 십상시의 난과 어부지리 - 권력을 업은 사디즘

· 인트로: 당고의 금, 십상시의 난

03 반동탁 연합군이 만들어낸 영웅들 - 열등감과 자존감에 울고 웃다

· 인트로: 동탁 토벌전, 반동탁 연합군의 핵심 인물

04 스캔들에 휩싸인 동탁과 여포 부자 - 쾌락원칙과 과시욕

· 인트로: 중국의 4대 미인 초선, 흑산적의 반란

05 도겸 위에 선 유비, 유요 위에 선 손책 - 성자 콤플렉스와 현혹

· 인트로: 조조의 서주 침공, 복양성 전투

06 황제 쟁탈전의 승자 조조, 두 호랑이를 잘 다스린 유비 - 다혈질과 긍정심리학

· 인트로: 낙양을 되찾는 헌제

07 오뚜기 유비, 침몰하는 원술과 여포 - 자기도취와 심리의 항상성

· 인트로: 계교전투, 삼보의 난

08 관도대전에서 적벽대전까지 - 책략보다 리더들의 멘탈 싸움

· 인트로: 백마전투, 관도대전

09 제갈량의 창과 사마의의 방패 - 불확실성을 견디는 힘

· 인트로: 이릉대전, 자오곡 계책

 

이정도면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사건들을 거의 망라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니, 이 책 한 권으로도 『삼국지』 - 우리말 번역본은 대개 10~ 12권 -를 독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브르디외가 주장한 것으로 사회적 공간이란 것이 있다.

간단하게 소개하지면 이렇다.

.

사회적 공간(social space)에는 경제자본(economic capital), 문화자본(cultural capital), 사회자본(social capital), 상징자본(symbolic capital)이 있다.

지식, 교양, 취향, 감성 등은 문화자본, 인맥 등은 사회자본, 위신, 명성, 간판, 학벌 등은 상징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다. (71쪽)

상징자본은 경제자본을 비롯한 다른 자본들과는 위치가 다르지만, 마치 그것들과 동등한 자본인 것처럼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상징자본의 그런 영향력을 상징폭력(symbolic violence)이라고 한다.

상징폭력은 기존의 지배 유형을 물리적 강제가 아닌, 자연스러운 질서로 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상징자본의 폭력에 속지 않아야 지배 집단의 질서에 메이지 않을 수 있다. (71-72쪽)

 

저자는 위의 개념을 원소라는 인물을 분석할 때 사용하고 있다.

원소는 『삼국지』에서 중요인물로 취급받지 않기에, 관심 밖의 인물이었는데 상징자본이란 개념을 가지고 분석이 되는 인물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밖에 새겨 놓은 말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시대정신에 부합하거나, 시대 정신을 아울러야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달리 말해, 시대정신 중 대표적인 하나의 흐름을 타고 대표성을 획득할 때 그 시대를 주도하는 인물이 될 수 있다.> (13쪽)

 

<죄책감이 양심에 지배받는 감정이라면 수치심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수치심은 자기 잘못이 아닌 출신 외모 등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자존감이 충분히 높은 사람은 수치심에 휘둘리는 법이 없다.> (70쪽)

 

다시, 이 책은?

 

이밖에도 저자는 한 개의 항목이 끝날 때마다, 그 내용을 정리하여 <삼국지 인물의 성공심리>라는 항목으로 요약 정리해 놓고 있다.

예컨대, 유관장의 매력 포인트(17쪽), 심리전에 흔들림 없던 조조(123쪽) 등.

 

이 책의 저자는 이동연이다.

<전문 작가, 본명과 필명으로 융합형 작품을 내놓고 있다.>라는 저자 소개를 읽다가 그의 필명이 ‘석산’인 것을 알게 되었다. 석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해서, 찾아보니 석산이 지은 책 몇 권이 내 서재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니 저자와는 구면인 셈이다.

 

저자가 쓴 『심리학으로 풀어낸 고려왕 34인』, 『고구려에서 배우는 경영전략』, 『돌도끼에서 4차 산업을 보다』를 읽었다. 그 책들을 읽을 때에도 책 내용이 무언가 심상치 않게 다가왔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 심리학이 『삼국지』 같은 작품을 어떻게 새롭게 보게 만들어주는가 하는 것, 새삼 ‘융합’이라는 말의 의미도 깨닫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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