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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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이 책은?

 

이 책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는 삼국지를 심리학 차원으로 읽어내어삼국지를 새롭게 보게 해줌은 물론, 등장인물들이 어떠한 인물들인지, 새롭게 알게 해준다.

 

이 책의 내용은?

 

삼국지,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른다.

삼국지를 몇 개의 다른 번역본으로 읽기도 하고, 삼국지를 기본으로 한 2차 저작물도 여러 권 읽었다. 경영이라든지, 리더십이라든지 다른 아이템과 접목해서 삼국지를 요리(?) 한 책들이다.

이 책은 그런 견지에서 보면, 삼국지를 응용한 2차 저작물이다,

이번에는 심리학과 삼국지를 연결한 융합형 작품이다.

 

먼저 이런 용어 들어보자. 집단동일시.

저자는 유비, 관우, 장비의 관계를 집단 동일시라는 개념으로 분석한다. (12-16)

그들 간에 집단 동일시가 일어나고, 그 집단 동일시가 동심원이 되어 점차 확장되었다는 것. 그 삼인을 중심으로 하여 사람들이 모여들고, 결국은 한 나라를 세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집단동일시가 강할수록 성원간 응집력은 강해진다. 그러나 그 만큼 배타성도 강해져 그 집단은 확장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니기도 한다.

 

집단 동일시를 조직의 경우로 생각해보자면, 집단이 태동할 시기에는 강한 동일시가 필요하지만, 집단의 성장기에는 동일시가 집단 가치게 대한 공감으로 발전해나가야 한다.

 

 3인간에 집단 동일시가 문제가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유비가 의형제인 관우의 복수전을 무리하게 감행하다가 종말을 맞이한 것이 그 극명한 사례다.

 

이러한 개념, 집단 동일시를 키워드로 하여 삼국지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삼국지를 새롭게 볼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또 이런 것, 한 사람의 성격과 행동에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성격심리학자 레이몬드 카텔은 이런 공식을 제시한다. (120)

R = f (P, S)

R은 반응(response)

P는 성격 (Personality)

S는 상황과 자극 (situation and reaction stimulation)

 

따라서 성격이란 어떤 환경이 주어졌을 때 무엇을 할지를 결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위의 공식은 인간의 행동이란 주어진 상황과 성격이 만드는 함수관계라는 것이다.

 

이 함수를 가지고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분석해보면, 그 사람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예컨대, 조조에게 있어서 환관 가문이란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주어진 상황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조조는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 이야기가 진척이 될 때마다 이 공식을 가지고 조조의 행동을 예측해 보는 것, 행동을 분석해 보는 것도, 삼국지를 흥미롭게 읽게 되는 방법이 된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삼국지 전편을 하나 하나 분석해 가고 있는데, 어떤 항목들이 있는지 목차를 잠깐 살펴보자.

 

01 황건적의 난과 유비의 비상 - 400년 한나라의 집단 퇴행

· 인트로: 황건적의 난, 도원결의

02 십상시의 난과 어부지리 - 권력을 업은 사디즘

· 인트로: 당고의 금, 십상시의 난

03 반동탁 연합군이 만들어낸 영웅들 - 열등감과 자존감에 울고 웃다

· 인트로: 동탁 토벌전, 반동탁 연합군의 핵심 인물

04 스캔들에 휩싸인 동탁과 여포 부자 - 쾌락원칙과 과시욕

· 인트로: 중국의 4대 미인 초선, 흑산적의 반란

05 도겸 위에 선 유비, 유요 위에 선 손책 - 성자 콤플렉스와 현혹

· 인트로: 조조의 서주 침공, 복양성 전투

06 황제 쟁탈전의 승자 조조, 두 호랑이를 잘 다스린 유비 - 다혈질과 긍정심리학

· 인트로: 낙양을 되찾는 헌제

07 오뚜기 유비, 침몰하는 원술과 여포 - 자기도취와 심리의 항상성

· 인트로: 계교전투, 삼보의 난

08 관도대전에서 적벽대전까지 - 책략보다 리더들의 멘탈 싸움

· 인트로: 백마전투, 관도대전

09 제갈량의 창과 사마의의 방패 - 불확실성을 견디는 힘

· 인트로: 이릉대전, 자오곡 계책

 

이정도면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사건들을 거의 망라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니, 이 책 한 권으로도 삼국지 - 우리말 번역본은 대개 10~ 12 -를 독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브르디외가 주장한 것으로 사회적 공간이란 것이 있다.

간단하게 소개하지면 이렇다.

.

사회적 공간(social space)에는 경제자본(economic capital), 문화자본(cultural capital), 사회자본(social capital), 상징자본(symbolic capital)이 있다.

지식, 교양, 취향, 감성 등은 문화자본, 인맥 등은 사회자본, 위신, 명성, 간판, 학벌 등은 상징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다. (71)

상징자본은 경제자본을 비롯한 다른 자본들과는 위치가 다르지만, 마치 그것들과 동등한 자본인 것처럼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상징자본의 그런 영향력을 상징폭력(symbolic violence)이라고 한다.

상징폭력은 기존의 지배 유형을 물리적 강제가 아닌, 자연스러운 질서로 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상징자본의 폭력에 속지 않아야 지배 집단의 질서에 메이지 않을 수 있다. (71-72)

 

저자는 위의 개념을 원소라는 인물을 분석할 때 사용하고 있다.

원소는 삼국지에서 중요인물로 취급받지 않기에, 관심 밖의 인물이었는데 상징자본이란 개념을 가지고 분석이 되는 인물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밖에 새겨 놓은 말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시대정신에 부합하거나, 시대 정신을 아울러야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달리 말해, 시대정신 중 대표적인 하나의 흐름을 타고 대표성을 획득할 때 그 시대를 주도하는 인물이 될 수 있다.> (13)

 

<죄책감이 양심에 지배받는 감정이라면 수치심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수치심은 자기 잘못이 아닌 출신 외모 등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자존감이 충분히 높은 사람은 수치심에 휘둘리는 법이 없다.> (70)

 

다시, 이 책은?

 

이밖에도 저자는 한 개의 항목이 끝날 때마다, 그 내용을 정리하여 <삼국지 인물의 성공심리>라는 항목으로 요약 정리해 놓고 있다.

예컨대, 유관장의 매력 포인트(17), 심리전에 흔들림 없던 조조(123) .

 

이 책의 저자는 이동연이다.

<전문 작가, 본명과 필명으로 융합형 작품을 내놓고 있다.>라는 저자 소개를 읽다가 그의 필명이 석산인 것을 알게 되었다. 석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해서, 찾아보니 석산이 지은 책 몇 권이 내 서재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니 저자와는 구면인 셈이다.

 

저자가 쓴 심리학으로 풀어낸 고려왕 34, 고구려에서 배우는 경영전략, 돌도끼에서 4차 산업을 보다를 읽었다. 그 책들을 읽을 때에도 책 내용이 무언가 심상치 않게 다가왔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 심리학이 삼국지 같은 작품을 어떻게 새롭게 보게 만들어주는가 하는 것, 새삼 융합이라는 말의 의미도 깨닫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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