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 - 350만 원 들고 떠난 141일간의 고군분투 여행기
안시내 지음 / 처음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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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

 

이 책은?

 

이 책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은 <350만원 들고 떠난 141일간의 고군분투 여행기>다.

 

저자는 안시내, 키 155 cm, 스물 하고도 두 살 때 여행을 시작해서 지금도 꾸준히 여행 중이며, 일 년 중 6개월 정도는 한국에 있다는 저자는 여행을 다녀와 이 책 포함 모두 세권을 펴냈다.

 

이 책의 내용은?

 

여행기다. 여행을 다녀온 기록이다.

이 책은 먼저 저자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발언 들어보자.

<여행은, 모든 배경을 내려놓고 온전한 나를 보일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해주었다.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아감에 힘을 주는 존재인 것을 알게 해주었다. 사랑은, 내가 살아있는 존재임을 알게 해주었다.> (327쪽)

 

그래서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이 저자를 변화시킨 것처럼, 여행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가 처음 여행을 시작하면서 보여주는 모습과 여행 끝머리의 모습을 보면 그게 확연히 드러난다. 그게 여행의 힘인가 보다.

 

저자가 여행을 시작한 곳은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의 이야기는 몇 줄로 요약되는데, 그중 인용할 만한 글은?

<세상은 아름다웠고, 다가올 고생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22쪽)

 

그렇게 시작한 여행, 말레이시아를 떠나 인도로 간다.

인도에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는 작은 과도를 사서 들고 다닐 정도로 낯선 나라 사람들을 경계했지만 (39쪽)

달라붙는 아이들은 모두 곧장 돈을 요구하곤 했다. (55쪽)

스페인에서 휴대폰을 소매치기 당하다. (239쪽)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 서있으며 이곳에서는 나를 지켜줄 어떠한 것도 없다. 오로지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 (110쪽)

 

틈만 나면 사기 치려는 인도인이 싫었고 틈만 나면 성희롱과 조롱을 하려 드는 인도인을 방어하려고 같잖은 주먹을 꺼내 드는 나 자신이 불쌍했다. (123쪽)

 

모로코 : 

바가지를 씌워볼까 하다가도 조금만 친해지면 속을 훤히 보여주는 순수한 그들이 무척 좋아. (204쪽)

 

돈이 없었기 때문에 더 많은 이야기가 생겼다. (233쪽)

 

이집트 :

짓궂은 상인들, 틈만 나면 만지려 드는 이집트인의 손길을 피하느라 세상을 맑게 바라보던 나의 시선은 거둔 지 오래였다. (278쪽)

 

사기의 천국 이집트답게 마차에서 한 번 속고, 택시에서 또 한 번 속고, 그렇게 자꾸 이상한 데 내려주는 이집트인들에게 지친 우리는 ....(289쪽)

 

저자의 발언, 몇 가지 기억할 만한 사항 기록해둔다. 이런 글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저자가 어떠한 모습으로 여행을 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의 목적

 

대체 왜 사람들은 여행을 하는 것일까? 왜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에 대한 몇 가지 발언을 남긴다.

 

<여행을 와서야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비로소 진짜 내가 될 수 있었다.> (58쪽)

 

<이번 여행의 테마는 사람 냄새 나는 여행이었기에 그동안 지독하게 사람 냄새가 풍기는 곳들을 누벼왔다.> (224쪽)

 

그래서 저자는 여행 중 만난 사람들을 기록한다. 눈으로 보는 여행지의 풍광이 아니라, 여행 중 만난 현지 사람들,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과의 교류, 소통에 의미를 두고 만나면서, 사람 냄새를 기록하고 있다.

 

새로운 것도 알게 된다.

<나쓰메 소세끼는 ‘달이 참 아름다워요’를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뜻이라고 자신의 어린 학생에게 알려줬다고 한다.> (272쪽)

이집트의 다합에서 만난 일본인 여행자가 건네 준 말이다.

 

그러니, 이것 명심하자.

 

저자의 여행길이 힘들긴 해도 큰 탈 없이 끝이 났지만, 그건 물 위에 떠있는 백조와 같다는 것.

백조가 물 위에서 떠있기 위해서는 수면 아래에서 얼마나 발을 움직이는지, 그걸 알아야 한다. 저자는 ‘여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심정’(20쪽)으로 그야말로 열심을 다해 준비를 했다는 것, 기억해야 한다.

 

더하여, <같은 곳이라도 100명이 여향하면 100개의 다른 장소가 그려지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을 하겠다면 자신만의 여행, 자신의 색깔이 있는 여행을 하라> (149쪽) 는 저자의 발언을 꼭 새겨 두자.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고 나니, 저자에 대한 관심이 생겨, 여기저기 찾아보았다. 인터넷 검색을 하니, 저자에 관한 자료가 뜻밖에 많이 보인다. 그 중에 하나, 예스 24의 문화웹진에 인터뷰 기사가 실렸는데, 그 중 한 토막 인용해 본다.

 

<이런 얘기들은 진짜 몸으로 겪은 이야기를 적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을 쓰면서 세운 어떤 원칙이 있었나요?>라는 질문에 저자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감정 하나, 세포 하나까지 다 담아내려고 그 순간에 글을 썼어요. 너무 힘들고, 풀 데가 없기도 했고요. 너무 지치고, 짜증나고, 집에 가고 싶은 감정을 글로라도 풀어내면 속이 풀리더라고요. 엉켜있는 실타래 같던 생각도 글로 쓰면 어떤 부분에서 짜증이 났었는지 알게 되고 풀렸어요. 그게 좋기도 했고요. 진짜 날 것 그대로를 드러내고 싶었어요. 힘든 일이 있을 때는 항상 그 당시, 일을 겪자마자 썼던 것 같아요. 나중에 쓴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런 부분들은 아무리 힘들었어도 미화가 되거든요. 그게 싫었어요. 그대로 드러내려고 했어요. 미화된 감정으로 책을 썼다간 그것대로 오해를 낳을 수도 있으니까요.>

(http://ch.yes24.com/Article/View/29826)

 

물론 이 대담은 저자의 다른 책에 관한 것이지만, 이 책 또한 마찬가지 방법으로 썼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니, 이 책 제대로 된 여행기라 생각된다. 이 책은 여행기로서는 특이하게 개정판이다. 개정판이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이 책이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말이다. 읽을 만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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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 죽음, 삶에 답하다
김봉현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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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이 책은?

 

이 책 『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는 <죽음, 삶에 답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부제가 이 책을 보다 더 잘 설명해주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죽음에 질문을 던져 삶에 답을 얻는 것이다.’ (39쪽)

 

먼저 저자에 대하여.

 

저자는 김봉현,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이런 말이 나온다.

<저자는 자신을 ‘내면의 정리수납지도사’라고 생각한다.>

 

무슨 말인가 살펴보니 이렇게 정리가 된다.

<내면을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좋은 내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내면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정리만 잘하더라도 많은 것이 달라진다. 내면의 쓰레기가 사라진 사람의 마음은 깨끗하고, 있어야 할 감정과 생각이 제자리에 있는 사람의 마음은 안정감을 준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에게 내면을 정리하는 법을 가르쳐왔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영혼에 필요한 것을 이미 자기 안에 가지고 있다. 정리하는 법만 좀 알고 있다면 스스로 자기 자신을 누릴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저자의 이런 모습에 먼저 공감이 간다.

그렇다. 내면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종교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저자가 의도하는 것처럼 내면을 들여다보고, 정리를 해보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 용어 하나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자. 이 개념은 비단 종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적용할 수 있다. 그게 ‘영역 오류’라는 말이다.

 

영역 오류,

<A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A 라는 영역의 논리로 이해해야 하는데, B라는 영역의 논리로 A를 이해하려고 할 때 생기는 왜곡을 말한다.>(24쪽)

 

그래서 자신에게 익숙한 하나의 논리를 가지고 모든 영역을 일괄적으로 해석하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현상이 바로 영역 오류 때문에 발생한다.

 

이는 개인적인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 문제를 더욱 확대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컨대 의료를 상품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의료는 생명의 시각으로 봐야 하는데, 상품의 개념으로 볼 때, 여러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것처럼, 종교를 자기가 알고 있는 영역의 한도에서 바라보는 것, 역시 오류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책 저자의 발언, 처음부터 차분히 들어보면서, 이 기회에 종교라는 것에 대한 생각, 새롭게 해보자.

 

그러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 저자의 이런 발언, 명심해 두자.

<대부분의 사람은 과학적 정보가 없을 때, 나는 과학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한다. 또 역사적 정보가 없을 때, 나는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종교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서도 자신은 종교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관점을 이야기한다. 그러지 않아야 한다.> (27쪽)

 

우유의 부패와 종교의 부패

 

저자는 우유가 변질되면 먹지 못하는 것처럼, 종교도 부패하면 해로운 존재가 된다면서, 그 종교가 부패할 때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 분쟁, 권력화, 세속화, 교조화.

 

부패한 종교의 모습. (30-32쪽)

종교가 부패하면 서로를 악으로 규정한다. 상대를 제거하는 것이 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종교가 부패하면 권력화 된다. 종교가 권력화 되면 정치, 사회, 문화를 장악하여 그것을 종교의 이익만을 위해서만 사용하려한다.

종교가 세속화하면 신의 도움으로 더 좋은 환경을 얻는 것이 종교라고 가르친다.

종교가 교조화하면, 이해되지 않는 문장을 무조건 외우도록 하고, 이해되지 않는 규칙을 강제로 지키게 한다.

 

따라서 이런 시각 분명히 해두자.

어떤 종교가 권력화, 세속화, 교조화 되어 다른 종교와 폭력적인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면, 그것은 부패했을 확률이 높다. (33쪽)

 

이런 것을 전제로 하고, 마음을 비우고, 이 책을 읽어보자.

 

다섯 친구가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죽는다. 그러면?

 

다섯 명의 친구가 있었다. 그중 한 명이 젊어서 죽는다. 그의 죽음은 남은 네 명의 친구에게 ‘죽음은 무엇인가, 죽음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하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그런 상황에 던져진 네 명의 사람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종교를 살펴보기 시작한다. 따라서 이런 명제가 성립한다.

종교는 ‘죽음에 질문을 던져 삶에 답을 얻는 것이다.’ (39쪽)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죽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삶의 일부이다.

그러니 죽음이 없는 것처럼 살아가기 보다는 죽음이 무엇인지를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이 답은 당연히 삶에 일정한 영향을 줄 것이다. 이렇게 죽음에 질문을 던져 삶에 답을 찾아가는 것이 종교다. 그래서 종교는 신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죽음에 대한 것이라고 해야 맞다.

 

친구의 죽음을 경험한 남은 네 명 친구의 모습을 대략 이런 식으로 나눌 수 있겠다.

 

<죽음을 무시하고 오늘을 소중히 여기는 것을 ‘세속주의’라고 한다. 인간을 단지 육체로 규정하고 죽음을 소멸로 받아들이는 것을 ‘과학주의’라고 한다. 인간을 정신으로 규정하고 죽음 이후에도 남아 있는 진정한 나로 생각하는 것을 ‘명상종교’라고 한다. 불교, 힌두교와 같은 조직종교가 여기에 속한다. 인간을 영혼으로 규정하고 죽음 이후에도 남아 있는 진정한 나로 생각하는 것을 ‘계시종교’라고 한다. 기독교, 이슬람교가 여기에 속한 조직종교이다.> (42쪽)

 

네 친구가 아니라, 우리 모두는 위의 네 가지 중 어느 하나에 해당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종교를 명시적으로 갖고 있지 않더라도, 다음과 같은 식으로 종교를 사용한다.

 

<평소에는 세속주의자이다. 그래서 죽음을 무시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종교에 대해서 논쟁할 때는 과학주의자가 된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장례식장에서는 계시종교를 믿는다. 돌아가신 고인이 지금 좋은 곳에 가셔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다고 말이다. 사회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명상종교를 믿는다.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렇지 않은 사람을 향해 비판한다. 이처럼 우리는 모순된 답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러한 삶은 어떠한 답도 그 안에 깊이 스며들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행처럼 적용된 종교는 그 사람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 (43쪽)

 

그래서 저자는 이런 제안을 한다.

<우리는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죽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사실이며, 답해야 하는 질문이다. 내가 이 질문에 대해서 주체적인 선택을 해나갈 때 그것은 나의 종교가 된다.> (43쪽)

 

다시, 이 책은?

 

저자가 말하는 종교의 개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종교가 무엇인지 알려면, 먼저 그 개념 설정이 명확해야 하는데, 저자가 시도하는 종교에 대한 접근법, 신선해서 좋다. 그렇게 죽음에 대하여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대답을 찾아가면서, 종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는, 수준 높은 종교 입문서가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어떤 특정 종교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종교의 개념, 역할 그리고 왜 사람에겐 종교가 필요한가를 차분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지금껏 종교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잘 못 보여준 것이다. 해서 우리들은 종교에 대하여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종교란 대체 무엇인가? 보다 더 정확한 모습을 보려면, 이 책 읽으면 된다. 지금껏 진정한 종교 위에 덧칠해 놓은 ‘부패한 종교’ 때문에 종교의 진정한 얼굴을 보지 못한 사람에게, 이 책은 아주 귀한 가르침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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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의 언어 - 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다
유종민 지음 / 타래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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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의 언어

 

이 책은?

 

이 책 『이낙연의 언어』는 글자 그대로 전 총리 이낙연의 말과 글을 살펴보는 책이다.

부제는 <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다>인데, 이는 볼테르가 한 말로, 군더더기 없는 글을 쓰라는 말이다.

 

저자는 유종민, <현재 경제 전문 케이블 방송 ‘한국경제TV’에서 파트장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SNS 초기 블로그를 전자책으로 변환해주는 ‘블로그북 설립자’이자, ‘깨움연구소’ 소장이다.>

저자의 저서 중에서 『하사비스처럼 알파고하라』를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내용에 대한 저자의 발언, 몇 가지 살펴본다.

 

먼저 이 책은 이낙연 전 총리에 대한 책이 아니다. 이낙연의 인생을 살펴보는 책이 아니라 - 요즘 선거철이 되어서 출마자에 대한 책이 많이 보이지만 - 20년 넘게 기자로서 글을 다듬은 자와 20년 넘게 정치가로서 말을 구사한 자에 대한 기록이다. (서문)

 

저자는 특별히 글을 쓸 때 유의할 점으로, 볼테르와 스티븐 킹의 발언을 제시한다.

볼테르는 '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다', 스티븐킹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로 뒤덮여 있다'고 말했다 한다. 모두 다 글을 쓸 때 군더더기 없게 하라는 말이다. 저자는 이낙연의 글을 군더더기 없는 글의 모범으로 삼아, 분석해 놓고 있다.

 

이 책은 이낙연의 말과 글을 살펴보는데 이순신, 볼테르, 한비자를 비교대상으로 한다. 해서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이낙연과 더불어 이순신, 볼테르, 한비자를 같이 읽게 되니, 일석사조라 할 수 있다.

 

그럼 이낙연의 글을 살펴보자. 그 특징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간결하고, 생동감이 있게 쓴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이 전 총리의 문체는 간결체(簡潔體)다. 간결체는 짧고 간결하고 명쾌하게 내용을 표현하는 문체이다. 외형적으로 만연체보다 말이 적고 문장이 짧으며 구조도 단순하다.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체적으로 서술해 세부적인 부분을 상상하게 만들거나 내용의 일부만 서술해 전체를 상상하게 만들기고 하는데, 반복이나 세부적인 설명은 하지 않는다.> (45쪽)

 

<그는 연설 담당 비서관에게 세 가지 주문했다고 한다. 우선 행사의 헤드테이블에 앉는 귀빈들과 충실히 교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담겨 있어야 한다. 둘째, 현안 중심이다. 신문기자 출신답게 뉴스성이 담기는 게 연설문의 최우선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당일 행사장 분위기와 동떨어지지 않도록 글에 생동감을 가미해야 한다.> (118쪽)

 

말은 어떻게 하나?

 

이낙연은 공직자에게 이런 부탁을 했다한다.

“공직자는 국방, 근로, 교육, 납세라는 4대 의무 외에 설명의 의무라는 것이 있다.”(85쪽)

 

공직자가 지니는 설명의무는 그저 적당히 말로 때우라는 것이 아니라 그 바탕에 ‘사회적 감수성, 정성적 정량적 접근의 배합, 질문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것!

 

이낙연의 이런 당부는 우리 평범한 시민들도 새겨놓아야 할 말의 기본자세라 할 수 있다.

 

말도 간명하게 해야 하는데, 말을 길게 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159-161쪽)

첫째, 허점이 생긴다.

둘째, 상대로 하여금 반격할 시간을 준다,

셋째, 다른 길로 빠진다.

 

새롭게 배운다.

 

이순신 장군의 일기가 '난중일기'라는 제목이 붙은 것은?

<정조 때에 이르러 ‘이충무공전서’를 편찬하면서 편의상 ‘난중일기’라고 이름을 붙여 권 5-8에 걸쳐 수록한 후로 그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100쪽)

 

왜 한비자(韓非子)인가?

한비자의 본명은 한비(韓非)다. 따라서 보통은 성만 따서 공자, 맹자 하는 식으로 한자(韓子)라고 해야 하는데, 후에 당의 한유를 한자라고 부르면서 유가가 아닌 법가 사상가인 한비의 우선순위가 낮아져 한비자(韓非子)라고 했다. (211쪽)

 

다시, 이 책은? - 그 무엇보다도 배운다. 많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많이 배운다’는 것이다.

 

시민여상(視民如傷) “백성을 볼 때는 상처를 보듯이 하라.” (310쪽)

 

“민심에 거스르기만 하면 국민에 의해 망할 것이고, 민심에 따르기만 하면 국민과 함께 망할 것이다” - 세네카 (310쪽)

 

알지 못했던 사자성어로부터, 명사들의 발언들도, 말과 글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한 사람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배운다.

또한 사람은 말과 글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언제나 말과 글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더 나아가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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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인문 산책 - 느리게 걷고 깊게 사유하는 길
윤재웅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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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인문 산책

 

이 책은?

 

이 책 『유럽 인문 산책』은 유럽의 길을 <느리게 걷고 깊게 사유하는 길>로 만들어, 걷고 그 길 위에서 새롭게 보여지는 것들을 기록한 인문 기행 에세이다.

저자는 윤재웅,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 책의 내용은?

 

걷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아니 걷는 것은 어떤 점에서 다를까?

이 책에서 저자는 걷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걸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준다.

 

걷기를 시작하면 맨 먼저 무엇이 보일까?

목적지? 주변의 경치? 아니다. 길이다. 길이 먼저 보인다.

 

저자는 길을 나서면서, 먼저 길을 본다. 돌길이다.

로마가 건설한 길,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는 그 길을 걷고 보여준다.

그걸 기록한 것이 <돌길과 신발, 강인한 흙길 위에 피어난 문명>이다.

 

저자는 걷기 시작해, 돌길을 보고, 신발에 생각이 미친다.

그 결과 이런 문장이 된다.

<돌길과 신발, 우리가 가진 것 중 가장 낮은 것을 통해 로마의 문명을 생각합니다.>(16쪽)

 

그렇게 시작한 걸음에 대한 생각은 ‘문득 아기였을 때 발걸음 떼던 집 앞의 마당’을 떠오르게 한다. 저자는 그래서 인류의 고향이기도 한 모든 행인의 출발점이기도 한 길을 걷고, 보는 것이다.

 

이 책 중 가장 와 닿는, 아니 충격적인 글은? 151쪽의 다음과 같은 글이다.

 

독일의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가 겪은 일이다.

그는 1843년 파리에서 오를레앙으로 가는 기차 노선이 개통되었을 때, 무시무시한 경험을 한다. 그 기록 여기에 옮겨본다.

 

<많은 사람을 싣고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철도 탑승 체험이 공간에 대한 전통적인 느낌을 무너뜨리는 것이지요. 그는 철도 여행을 통해 공간이 살해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속도가 오를수록 풍경은 시선에서 빠르게 벗어납니다. 길가의 나무들이 비스듬히 기울어지고 창밖의 사람들은 순식간에 날아갑니다. 마침내 사람의 눈은 어떤 대상도 주목하지 못하게 되지요. 눈앞에서 공간이 죽는 놀라운 경험을 하는 겁니다.>(151쪽)

 

속도를 내어 움직이는 것, 어찌보면 문명이 발달한 것처럼 보이나, 인용한 문장에서 보는 것처럼, 눈앞에서 공간은 죽고, 속도만 남는 것이다.

 

그런 반면 걸으면?

길가에 그려진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도 만날 수 있다.

길바닥에서 아마추어 화가가 그려놓은 그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이다.(22쪽)

 

저자는 걷는다.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그렇게 저자는 걸어가면서, 유럽을 보여준다.

그림을 보여주고, 사람을 보여주고, 건물을 보여준다.

 

해서 독자들은 피노키오도 만난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도 생각하게 된다.

네루다도 그 흔적을 볼 수 있으며, 파리에서는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도 들러본다

 

참,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가 나왔으니, 몇 자 더 적어보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서점이다.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Shakespeare & company)다. 그러니 그대로 번역하자면, ‘셰익스피어와 회사’ 라는 말이 되고, 지금껏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가 그 서점과 인연이 있는 작가, 영화들을 소개하면서, ‘그래서 이 서점 이름은 ’셰익스피어와 그 친구들‘로 번역하는 게 더 좋을 듯 합니다’라고 할 때, 나의 생각 역시 바뀌게 된다. 왜 company를 고지식하게 회사라고만 생각했을까? 하는 자책과 함께.

 

또 저자는 몽셀미셸도 보여준다. 노르망디 해변에 서 있는 몽셀미셸. 다시 가고픈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런데 이런 정보도 건네준다.

수도원 바닥 돌들에 새겨진 아라비아 숫자에 비밀이 있다는 것이다.(179쪽)

내가 갔을 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이다. 하기야 그때 바닥, 길을 볼 새가 있었던가? 건물만 보고 걸어갔으니, 길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저자는 건축가 김원의 글,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 체험을 이렇게 전한다.

 

젊은 날, 파르테논 기둥에 어깨를 파묻고 앉아 있었습니다. 아침의 기둥은 황금빛으로 이글거립니다. 점심엔 새파란 창공을 배경으로 백색의 대리석이 눈부실 정도로 빛나지요. 노을 무렵엔 붉은 빛으로 타오르고 달밤에는 푸른색이 흘러내리지요. 시시각각 달라지는 모습에 넋이 빠져 거기서 꼬박 사흘을 보냈습니다. (125쪽)

 

주마간산 격으로 파르테논 신전을 다녀왔노라 하는 여행은 여행도 아니다. 김원처럼 사흘동안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반나절은 거기 머물며, 색이 어떻게 변하는지는 알아야만 그걸 여행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다음 번, 유럽 여행은 저자가 한 것처럼, 걸어서 하자. 걸어보고, 앉아보고, 내려다보고, 올려다보면, 무언가 다른 게 보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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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야나부 아키라 지음, 김옥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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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

 

이 책은?

 

이 책 『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는 일본의 메이지 초기에 서양의 학문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개념어들을 어떻게 번역했는지를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야나부 아키라, 일본의 번역어 연구에 있어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 영어 단어를 한국말로 번역해 보시라.

Society, individual, modern, beauty, love, being,

nature, right, liberty (또는 freedom), he (she).

 

요즘 우리나라의 교육 수준으로, 이런 간단한 영어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각각 사회(社會), 개인(個人), 근대(近代), 미(美), 연애(戀愛), 존재(存在)

자연(自然), 권리(權利), 자유(自由), 그(彼), 그녀(彼女) 로 번역이 된다.

 

그럼 그렇게 외국어가 우리말로 번역이 되는 과정은 어떠했을까?

지금처럼 사전이 있어서, 그리 쉽게 번역이 되고 받아들여졌을까?

 

그렇지 않다. 나름 곡절이 있고, 사연이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그러한 개념어들을 받아들이면서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살펴보고 있는 단어, 10개를 새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이중에 번역을 위해 만들어진 신조어는 사회(社會), 개인(個人), 근대(近代), 미(美), 연애(戀愛), 존재(存在). 원래 일본어에서 일상어로 쓰이던 것들이 나중에 번역어로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 것들은 자연(自然), 권리(權利), 자유(自由), 그(彼), 그녀(彼女)가 있다.

 

역사를 되돌려 우리가 조선 시대에 산다고 생각하고 서양으로부터 이런 단어를 처음 받아들였다 가정해보자. freedom.

 

때는 조선시대, 따라서 백성으로서는 항상 누군가에, 무언가에 매여 있는 신분이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 단어를 지금처럼 '자유'라 번역한다 할지라도 그 말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단어 자체에 대한 이해도 물론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번역어는 원래 하나의 언어 체계, 문화의 의미 체계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단어를 그 체계에서 분리해 끄집어낸 것을 토대로 한다. 따라서 분리된 상태의 번역어만을 보고 본래의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232쪽)

 

따라서 freedom이란 단어를 ‘자유’라고 번역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 의미를 아무리 설명해주어도 이해불가였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 하나 덧붙일 게 있다. 자유라는 단어를 사용하다보면, 그 자유가 허용되는 상황이 어떤 것인지에 생각이 미치게 되고, 그런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따라서 단어는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일본의 개화기에 새로운 개념을 가진 단어들이 들어오면서, 생각의 변화, 상황의 변화, 제도의 변화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각 단어들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사회와 개인이라는 단어 또한 마찬가지다.

society 란 단어와 함께 individual이란 단어가 소게되자, <서구인의 기본 사고방식 중 하나인 society 와 individua의 대립적인 도식을 확인>(41쪽) 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근대 시민의 개념으로 발전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은 모두 10개의 개념어를 역사적으로 추적하여, 그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밝히고 있다.

 

꼭 알아두어야 한 인물,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1835-1901)

 

이 책에서 자주 인용되는 학자이기에, 어떤 인물인지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는 일본의 계몽사상가이자 교육자로서, 에도 막부의 파견으로 미국과 유럽을 세 차례 다녀왔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의 개화에 힘을 쓴 인물이다.

 

<일본 개화기의 계몽사상가, 교육가, 저술가이다. 1860년대부터 개항과 개화를 주장하고 자유주의, 공리주의적인 가치관을 확립, 막부 철폐와 구습 타파 등을 주장하고, 부국강병론과 국가 중심의 평등론을 역설하였다. 1868년 도쿠가와 막부 가문의 지배를 종식시키고 메이지 유신을 세우는데 영향을 미쳤다. 메이지 유신 기간 중 메이지 천황의 입각 제의를 사양하고 학문 연구와 계몽 사상 교육, 토론 교육과 언론 활동 등 정부 밖에서 메이지 유신의 이론적 토대와 개화 청년 양성에 주력하였다. 서구사상과 문물의 일본 도입을 위해 앞장섰다.> (위키 백과)

 

꼭 알아두어야 할 개념, 카세트(cassette) 효과

 

카세트는 작은 보석 상자를 의미하는데, 내용물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매혹하고 끌어당기는 물건이다.

'카세트 효과'는, 갓 만들어진 번역어가 처음에는 내용이 빈약하고 생소해 보이지만, 생소하기에 오히려 사람들을 매혹함으로써 의미가 풍부해지며 적절한 번역어로서 정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 '사회', '개인'과 같은 번역어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가장 적절한 번역어라서가 아니라 그런 '카세트 효과'에 의해서라는 것이다. 즉 '카세트 효과'는 번역어의 성립 과정을 설명하는 저자의 핵심 이론이다. (50, 260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통하여 일본의 지식인들이 서양의 사상을 받아들이면서 그 의미를 적절하게 번역하고 보급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한 고민을 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정착된 번역어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고, 결국 우리가 지금 그런 단어들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수고 덕분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개념어, 그 말들은 과연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가?

이것을 알려면 이 단어들이 처음 만들어질 때로 돌아가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일을 아무나 할 수 없으니, 이런 책의 가치가 돋보인다.

그런 수고를 나대신 이 책의 저자가 해주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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