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 죽음, 삶에 답하다
김봉현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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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이 책은?

 

이 책 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죽음, 삶에 답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부제가 이 책을 보다 더 잘 설명해주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죽음에 질문을 던져 삶에 답을 얻는 것이다.’ (39)

 

먼저 저자에 대하여.

 

저자는 김봉현,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이런 말이 나온다.

<저자는 자신을 내면의 정리수납지도사라고 생각한다.>

 

무슨 말인가 살펴보니 이렇게 정리가 된다.

<내면을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좋은 내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내면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정리만 잘하더라도 많은 것이 달라진다. 내면의 쓰레기가 사라진 사람의 마음은 깨끗하고, 있어야 할 감정과 생각이 제자리에 있는 사람의 마음은 안정감을 준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에게 내면을 정리하는 법을 가르쳐왔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영혼에 필요한 것을 이미 자기 안에 가지고 있다. 정리하는 법만 좀 알고 있다면 스스로 자기 자신을 누릴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저자의 이런 모습에 먼저 공감이 간다.

그렇다. 내면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종교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저자가 의도하는 것처럼 내면을 들여다보고, 정리를 해보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 용어 하나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자. 이 개념은 비단 종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적용할 수 있다. 그게 영역 오류라는 말이다.

 

영역 오류,

<A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A 라는 영역의 논리로 이해해야 하는데, B라는 영역의 논리로 A를 이해하려고 할 때 생기는 왜곡을 말한다.>(24)

 

그래서 자신에게 익숙한 하나의 논리를 가지고 모든 영역을 일괄적으로 해석하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현상이 바로 영역 오류 때문에 발생한다.

 

이는 개인적인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 문제를 더욱 확대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컨대 의료를 상품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의료는 생명의 시각으로 봐야 하는데, 상품의 개념으로 볼 때, 여러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것처럼, 종교를 자기가 알고 있는 영역의 한도에서 바라보는 것, 역시 오류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책 저자의 발언, 처음부터 차분히 들어보면서, 이 기회에 종교라는 것에 대한 생각, 새롭게 해보자.

 

그러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 저자의 이런 발언, 명심해 두자.

<대부분의 사람은 과학적 정보가 없을 때, 나는 과학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한다. 또 역사적 정보가 없을 때, 나는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종교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서도 자신은 종교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관점을 이야기한다. 그러지 않아야 한다.> (27)

 

우유의 부패와 종교의 부패

 

저자는 우유가 변질되면 먹지 못하는 것처럼, 종교도 부패하면 해로운 존재가 된다면서, 그 종교가 부패할 때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 분쟁, 권력화, 세속화, 교조화.

 

부패한 종교의 모습. (30-32)

종교가 부패하면 서로를 악으로 규정한다. 상대를 제거하는 것이 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종교가 부패하면 권력화 된다. 종교가 권력화 되면 정치, 사회, 문화를 장악하여 그것을 종교의 이익만을 위해서만 사용하려한다.

종교가 세속화하면 신의 도움으로 더 좋은 환경을 얻는 것이 종교라고 가르친다.

종교가 교조화하면, 이해되지 않는 문장을 무조건 외우도록 하고, 이해되지 않는 규칙을 강제로 지키게 한다.

 

따라서 이런 시각 분명히 해두자.

어떤 종교가 권력화, 세속화, 교조화 되어 다른 종교와 폭력적인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면, 그것은 부패했을 확률이 높다. (33)

 

이런 것을 전제로 하고, 마음을 비우고, 이 책을 읽어보자.

 

다섯 친구가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죽는다. 그러면?

 

다섯 명의 친구가 있었다. 그중 한 명이 젊어서 죽는다. 그의 죽음은 남은 네 명의 친구에게 죽음은 무엇인가, 죽음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하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그런 상황에 던져진 네 명의 사람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종교를 살펴보기 시작한다. 따라서 이런 명제가 성립한다.

종교는 죽음에 질문을 던져 삶에 답을 얻는 것이다.’ (39)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죽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삶의 일부이다.

그러니 죽음이 없는 것처럼 살아가기 보다는 죽음이 무엇인지를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이 답은 당연히 삶에 일정한 영향을 줄 것이다. 이렇게 죽음에 질문을 던져 삶에 답을 찾아가는 것이 종교다. 그래서 종교는 신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죽음에 대한 것이라고 해야 맞다.

 

친구의 죽음을 경험한 남은 네 명 친구의 모습을 대략 이런 식으로 나눌 수 있겠다.

 

<죽음을 무시하고 오늘을 소중히 여기는 것을 세속주의라고 한다. 인간을 단지 육체로 규정하고 죽음을 소멸로 받아들이는 것을 과학주의라고 한다. 인간을 정신으로 규정하고 죽음 이후에도 남아 있는 진정한 나로 생각하는 것을 명상종교라고 한다. 불교, 힌두교와 같은 조직종교가 여기에 속한다. 인간을 영혼으로 규정하고 죽음 이후에도 남아 있는 진정한 나로 생각하는 것을 계시종교라고 한다. 기독교, 이슬람교가 여기에 속한 조직종교이다.> (42)

 

네 친구가 아니라, 우리 모두는 위의 네 가지 중 어느 하나에 해당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종교를 명시적으로 갖고 있지 않더라도, 다음과 같은 식으로 종교를 사용한다.

 

<평소에는 세속주의자이다. 그래서 죽음을 무시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종교에 대해서 논쟁할 때는 과학주의자가 된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장례식장에서는 계시종교를 믿는다. 돌아가신 고인이 지금 좋은 곳에 가셔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다고 말이다. 사회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명상종교를 믿는다.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렇지 않은 사람을 향해 비판한다. 이처럼 우리는 모순된 답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러한 삶은 어떠한 답도 그 안에 깊이 스며들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행처럼 적용된 종교는 그 사람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 (43)

 

그래서 저자는 이런 제안을 한다.

<우리는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죽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사실이며, 답해야 하는 질문이다. 내가 이 질문에 대해서 주체적인 선택을 해나갈 때 그것은 나의 종교가 된다.> (43)

 

다시, 이 책은?

 

저자가 말하는 종교의 개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종교가 무엇인지 알려면, 먼저 그 개념 설정이 명확해야 하는데, 저자가 시도하는 종교에 대한 접근법, 신선해서 좋다. 그렇게 죽음에 대하여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대답을 찾아가면서, 종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는, 수준 높은 종교 입문서가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어떤 특정 종교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종교의 개념, 역할 그리고 왜 사람에겐 종교가 필요한가를 차분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지금껏 종교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잘 못 보여준 것이다. 해서 우리들은 종교에 대하여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종교란 대체 무엇인가? 보다 더 정확한 모습을 보려면, 이 책 읽으면 된다. 지금껏 진정한 종교 위에 덧칠해 놓은 부패한 종교때문에 종교의 진정한 얼굴을 보지 못한 사람에게, 이 책은 아주 귀한 가르침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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