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진심 - 언어의 마음을 알려주는 40가지 심리학
최정우 지음 / 밀리언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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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진심

 

정말이지, 말에 진심을 담아 말하고 싶다.

내 마음과 말이 하나가 되는, 그래서 내 마음을 말로 그대로 전하고 싶다.

이런 나의 마음을 상대방이 알아주면 좋겠다.

그러니 상대방도 나와 같은 생각으로, 나에게 하는 말에 진심을 담아 전해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은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는 속담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니 그런 세상 만들기 위해, 이런 운동 한번 해보면 어떨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는 속담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 만들기 운동>

 

어떤가? 이런 운동이 제대로 되어서 말에 진심은 언제나 담기고, 그 말이 또 그대로 먹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그러나 그런 운동이 아무래도 탁상공론 같기에, 그건 나중으로 마루고 우선 탁상에 이 책을 놓고 그런 세상이 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말에 들어있는 진심을 어떻게 찾아 읽을 수 있는가, 가 이 책의 주제다.

<언어 속 마음을 알려주는 40가지 심리학>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그러니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 안에 들어있는 진심을 찾아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개미가 페르몬과 더듬이를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정확하게 하듯이 이 40 가지만 제대로 알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상대방의 진심을 알게 되니, 거기에 맞춰 내 진심도 내 말에 담아 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인사 치레와 진심을 구분하는 법.> (95쪽 이하)

 

누군가 어려움에 처했던 이야기를 뒤늦게 알았다면 어떻게 대할까?

 

대부분 이런 말이 나올 것이다.

“나한테 왜 말 안 했어? 알았다면 도와줬을 텐데. 내가 그쪽에 아는 사람이 많거든.”

나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으니, 이렇게 응대하는 것이 아마 대부분이 아닐까?

 

그런데 그 말이 과연 진심일까?

아닐 경우가 많다. 나부터도 그랬으니까. 그냥 인사 치레로 해본 말이다. (나만 그런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심리는 저자가 말하길, 이렇다는 것이다.

 

여기 인지부조화의 심리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평소 자신의 평소 신념과 일치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때, 불편을 느낀다.

평소에 나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는다, 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데, 그만 어찌되어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못했으니 마음이 불편한 것이다.

해서 그런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덜 느끼려고 말로라도 “알았더라면 도와주었을 것이다”라고 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종의 자기 합리화이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오고 가는 대화 속에 들어있는 의미를 알게 되면,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진심을 이해하게 될 것인데, 나는 그런 말을 들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가 제시하는 말은 이것이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많이 힘들었겠다. 그래도 잘 이겨낸 것 같아 다행이다.“(98쪽)

”말했으면 도와주었을 텐데“ 같은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 항목의 결론은 이것이다.

때때로 사람들이 원하는 전부는 공감하며 들어주는 귀이다. (99쪽)

 

또 있다. “내가 하는 말이 아니고, 누가 그러는데 말이야…….”

 

이런 말 자주 듣고 또 하기도 한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듣는 상대방은 어떤 생각을 할까?

 

상대를 위한답시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정작 듣는 사람들은 기분이 유쾌하지 않다. (100쪽)

 

듣는 상대방은 유쾌하지 않다니, 지금까지 나도 그런 말을 한 적이 많은데, 결국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리지 못하고 기분 상하게 했던 것이다. 안타깝지만 말이다.

 

그럼, 그렇게 말하는 심리는 무엇일까?

 

내 생각이 그렇다고 하면 관계가 틀어질 것 같으니 제삼자를 끌어와서 대신 말하는 것처럼 포장한다.

 

아, 그렇구나. 그런 심리를 모르고 사용했던 대화법, 이제라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걸 깨닫는다.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상대방의 형편에 따라 나의 마음에 진심을 담아 전하는 방법이 여기 모두 40가지 제시되고 있다.

 

다시, 이 책은?

 

해서 이 책은 대화, 의사소통을 진실되게 하는 방법들을 보여주는데, 이런 방법을 알고 상황에 맞춰 사용한다면, 위에 말한 것처럼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는 속담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 만들기 운동>이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정말, 나는 내 말에 진심을 담아 말하고 싶으니, 그대여! 

그대도 나에게 진심을 담아 말해다오,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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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대로 낭만적인 - 스물여섯, 그림으로 남긴 207일의 세계여행
황찬주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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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대로 낭만적인

 

여행기다.

저자는 스물 여섯에 270일간의 세계여행을 했다. 그 기록을 글과 그림으로 남겼다.

저자가 다녀온 곳이 모두 48 곳이 넘는데, 다음과 같다.

 

아시아 : 란저우, 타이위안, 주자이거우, 상그릴라, 리장,

라오파이, 하노이, 다낭, 호이안, 하롱베이, 시엠립, 방콕, 아그라, 뉴델리, 이스탄불, 괴레메.

 

아프리카 : 카이로.,

 

유럽 : 암스테르담, 파리 안시, 아미뇽, 아를,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쾰른, 잘츠부르크, 할슈타인, 베네치아, 피렌체, 바리, 로마, 나폴리,

아테네, 자킨토스.

 

남아메리카 :

우아라스, 리마, 와카치나, 맞추픽추, 쿠스코, 코파카바나,

산타크루즈, 수크레, 우유니, 아순ㄱ시온, 아구아수.

 

그런 도시들을 저자 뒤를 따라다니며 같이 여행을 했다,

가본 곳은 추억을 되새기고, 안 가본 곳은 지리를 공부하고

가보고 싶은 곳은 미리 알아둔다는 차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마음으로 따라다녔다.

 

가본 곳이 몇 군데 된다.

 

저자처럼 낭만적이 아니라 되는 대로 가본 곳들이니. 저자처럼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다시 한번 추억을 되새기는 심정으로 읽었다.

내가 그때 그냥 스치고 지나온 것이 분명 있을 것이니, 저자의 뒤를 부지런하 따라다니며 꼼꼼히 살펴보는 심정도 있었다.

 

얼마 전에 다녀온 베트남은 더욱더 새롭다. 다낭과 그 옆의 도시 호이안.

 

베트남 여행을 하면서 이상하게 여긴 것은 집의 구조였다. 여행하면서 집들의 모습이 신기하게 보여 사진도 찍어두었던 것인데, 그렇게 만들어놓은 이유가 무척 궁금했었다.

저자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겼던지, 예리하게 포착해서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107쪽 이하)

 

베트남의 좁은 집, 영어로 하자면 Tube house라 불리는 집이다.

 

튜브 하우스의 폭은 3~4미터 정도로 좁지만 내부는 깊숙이 들어가는 기다란 형태의 건축 양식인데, 기다란 통을 닮았기에 튜브라 부르는 모양이다.

그렇게 건물을 짓게 된 이유는 바로 세금때문이라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세금을 부과할 때에 건물이 도로에 면한 폭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게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 째 이유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혼재하면서 생긴 모순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108쪽을 참조하시라)

 

베트남의 하노이와 하롱베이 (88쪽)

태국의 방콕 (140쪽)

로마의 바티칸과 콜로세움 (248, 257쪽)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275쪽)

프랑스의 파리 (345쪽)

 

하롱베이 여행은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저자가 투어 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기에, 다음에 갈 때에는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그러니 이 책을 먼저 접하고 거길 갔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조차 들었다.

 

파리에서는, 그 때 파리 여행 때 맨처음 간 곳이 에펠탑이었는데,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파리에 도착한 후 짐을 풀고 낮잠을 잔 후 시내로 나와 첫 목적지가 에펠탑이었다. (345쪽)

 

못 가본 곳이 더 많다.

 

못 가본 곳이 더 많으니 이제 공부할 것만 남았다.

특별히 공부할 곳은 그리스 아테네이다.

 

파르테논 신전은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인데, 저자는 그 앞에서 며칠간 그림을 그렸다 한다.

 

그리고 프랑스의 아를, 네델란드의 화가 고흐의 흔적이 묻어있는 곳이다.

저자는 고흐에게 이런 글을 편지에 남긴다. 미리 읽어놓자, 나중에 갈 수도 있으니까. ‘

 

고흐 선생님의 그림은,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저를 매료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래 계획에도 없던 아비뇽을 거쳐 아를까지 왔습니다. 이 프랑스 남쪽의 작은 시골 마을에, 선생님이 그렸던 카페에 앉아 있어요. … 그래서 선생님이 그렸던 카페를 저도 한번 그려봤습니다. 여기는 이제는 유명해져서 테이블도 훨씬 많아졌고 사람들도 많아요. 카페 여기저기에 반 고흐라는 이름도 쓰여 있고, 카페 앞에는 선생님 동상도 있고요. 아스팔트 도로도 깔리고 초록색 문이 달려 있던 맞은편 건물에는 호텔이 생겼습니다. 이 카페에 앉아 계실 때도 선생님의 눈은 소용돌이쳤을까 궁금하네요. 앞으로도 선생님의 그림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감사한 마음으로 감상하겠습니다. (378쪽)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저자가 다 했다.

고흐를 만나고, 고흐의 그림에 빠져들면서 나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저자가 이끌어가는 여행, 진짜 여행이다.

 

저자는 여행을 잘 이끌어간다. 그냥 눈으로 보고 온 게 아니라, 그 안에 스며들어가 조금 더 진한 현지의 냄새를 맡고 온 것이다.

 

베트남의 거리 풍경은 특징이 수많은 오토바이로 넘실댄다는 것, 그런데 그 물결 속에 아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저자는 여행사 직원과 말을 나누면서 현지인을 알게 되어, 식사도 하고 같이 시간도 보낸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남긴다.

 

응우웬은 능숙하게 오토바이에 올라 헬멧을 쓰고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곧 손을 흔들며 오토바이의 물결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저 물결 속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 있다. (90쪽)

 

다시, 이 책은?

 

책이 두툼하다. 두껍다. 무려 490쪽이니 여행기치고는 쪽수가 많은 편이다.

물론 저자가 다닌 곳이 여러곳이니 그러기도 하겠지만, 저자의 입담이 보통이 아니기에 그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오히려 다 담지 못했을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자세하기도 하고, 또 여러 가지로 정보도 친절하게 담아놓았다.

그래서 정보와 여행 에피소드가 같이 잘 어울어진 책이라, 다른 여행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할 것이다. 다음 여행을 떠날 때에는 필히 지참할 것, 이라는 메모를 남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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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배기성 지음 / 왕의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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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우리는 어떤 역사를 배웠던가?

 

이 책을 잡고, 다 읽고나니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학창 시절에 배운 역사는 어떤 역사지?

내가 대체 어떤 역사를 배웠기에, 이책에는 내가 듣지도보지도 못한 이야기들이 허다한 것인가?

내가 배운 것은 정사고 이 책은 야사를 기록한 것인가?

분명 그렇지는 않은데, 역사를 반절만 배운 것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책으로 우리나라 역사의 빈틈을,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나머지 빈틈을 찾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1부 일본의 야욕, 무기력한 조선

2부 처절하게 살아남는 메이지 일본

3부 도탄에 빠진 민중, 탐욕에 눈먼 지배층

4부. 독립운동과 제주 비극의 시작

5부 미국 손아귀의 해방 직후 한반도

6부 슬픈 땅 제주 그리고 여순

7부 이승만 정권의 제1 공화국

8부 깨시민의 혁명 4·19

9부 불행하거나 잔혹한 군인 대통령

 

모든 부분이 밑줄 긋고 새겨야 할 것들이지만, 특히 요즘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느닷없이 벌어지고 있는 역사 논쟁들에 대한 기본 지식도 새겨놓을 필요가 있다.

 

<4부>에서 이런 항목들이다.

 

<최운산, 홍범도 장군 - 역사 전쟁은 없다.>

<백선엽과 민주 독립운동 -  역사 전쟁은 없다.>

 

이런 항목들이 장관이 장관직을 걸겠다고 나선 판이라 귀추가 주목되는 건들이니,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그게 국민된 도리가 아니겠는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들

 

2차 대전이 끝나자 미국은 서유럽국가들에게 마샬플랜이란 재정 원조 정책을 시행한다.

 

영국, 아이슬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그리스, 튀르키예, 스웨덴, 스위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이런 나라들에게 많게는 32억 달러, 적게는 4,300만 달러를 지원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그 재정원조로 들어간 돈은 물론 자기 나라를 부흥시키는 데 쓰였지만, 다른 용도로 쓰였음직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바로 2차대전 전에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식민지로 갖고 있던 서유럽의 국가들이 2차 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끝난 것을 기화로 다시 동남아시아에 종주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영국은 버마와 말레이시아에,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

프랑스는 라오스와 베트남 그리고 캄보디아를 다시 식민지배하려고 했다.

그결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다시 한번 강대국들과 치열한 투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오죽 했으면 인도네시아의 독립운동 지도자 수카르노는 미국의 트루먼을 만나 마샬 플랜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을까? 마샬 풀랜 때문에 서구 열강들이 다시금 식민통치를 하려고 오지 않느냐고 항변했던 것이다. (172쪽)

 

이런 내용 기록해두고 싶다.

 

1948년 9월 1일, 대한민국의 모든 공직사회의 뉴스를 전하는 대한민국 관보 제 1호에 [대한민국 30년]이란 연호를 쓰며 이를 증명했다. (174쪽)

 

저자가 <건국절은 언제인가?>라는 항목 맨 첫머리에 기록해 둔 말이다.

우리 나라인 대한민국의 건국은 그러므로 48년이 아니라, 그보다 30년전인 1919년 4월 11일부터라는 것이다. 그때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정식으로 쓰고 있었으니 말이다.

 

제주도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며칠 전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2023년 11월 9일(현지시각) 프랑스의 저명한 문학상인 ‘올해의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에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이번에 상을 받은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1년 나온 장편 소설로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냈다는데, 제주 4.3의 비극은 무엇이고, 왜 제주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궁금증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잘 살펴볼 수 있다. 이 책 146쪽 이하를 읽어보시기를.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역사는 반복된다』 이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이 책 제목은 이렇게 읽히게 된다.

<역사를 알지 못하면 역사는 반복된다.>

 

이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좀 더 심도있게 생각한다면 이 책 제목은 다시 이렇게 읽힌다.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역사는 반복된다.>

 

이 책은 불행한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귀한 가르침을 주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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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 - 중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와 독일 형사법 박사가 직접 겪고 정리한 명예훼손, 모욕, 스토킹범죄의 모든 것
류여해.정준길 지음 / 실레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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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

 

먼저 이 책의 제목인 『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에서 ‘손가락 살인’이란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보자.

 

이 말은 저자가 작명한 것이다.

구체적인 개념 정리는 안 하고 있지만, 저자가 <프롤로그1>에 말한 것을 간추려본다면, 이런 의미가 아닐까?

 

인터넷 상에서 반복되어 온 손가락 총 :

이는 인터넷 SNS에 올리는 데 필요한 키보드 작업을 말하는 것.

사이버 상의 허위와 비방으로 얼룩진 글을 올리는 것을 말하고, 결국 이런 허위의 글에 대항하지 못하고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기에, 이를 저자는 ‘열 손가락 살인’이라고 부른다. (5쪽)

 

그 피해를 생각해보자.

 

가해자는 허위와 비방에 가득한 내용을 쓰는데 30초면 충분하다.

그러나 피해자는 그것이 허위임을 알지만, 그것을 바로잡을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바람처럼 퍼지는 사이버 공간에서 그 말이 전파되는 데는 그야말로 순식간인데, 그걸 일일이 따라다니며 바로 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 허위의 글을 읽은 사람이 사이버 공간에만 퍼트리라는 법이 없으니, 글을 읽은 것을 말로 퍼트릴 경우, 어떻게 대처할 수 있다는 말인가?

 

다행하게도 이런 경우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법이 있다. 형법에 관련법이 있다.

바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가 있다.

 

이 책은 SNS에서 열손가락으로 무자비한 비방으로 인해 아픔과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 법조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저자들이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 놓은 것이다.

 

특별히 그들이 법조인임에도 그런 경험을 했기에 그에 대처하는 방법은 그저 책상머리 글이 아니라, 실전에서 사용하고 검증하기까지 한 것들이어서, 아주 구체적이다.

 

손가락 살인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다. 사실상 모욕이나 명예훼손 그리고 스토킹이 최근 들어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모욕과 명예훼손은 논란을 거쳐 형법상 폐지를 한 뒤 민사상 보상을 하는 추세로 흘러가고 있고, 스토킹은 2020년 초 이미 많은 논의를 거쳐 처벌법들이 정비되었다. (24쪽)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부 손가락 살인의 시대

2부 사례로 알아보는 명예훼손과 모욕의 모든 것

3부 명예훼손과 모욕이 스토킹범죄와 보복범죄로 이어질 때

4부 내가 피해자일 때 혹은 내가 가해자일 때 대응방법

 

특히 법에 대하여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책 말미에 <부록: 어려운 법률 용어 풀이>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도 적어둔다.

 

먼저 우리나라 형법상 관련 법조문을 확인해두자

 

명예훼손죄(名譽毁損罪)는 다른 사람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공공연히 지적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말하는데, 이에 대하여는 우리 형법 307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①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0조 (위법성의 조각)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이나 서유럽 각국에서는 모욕죄는 물론 명예훼손죄도 형법상의 범죄가 아니다. 다만, 민사상의 불법행위로 위자료 청구의 대상이 된다.

 

모욕죄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모욕죄는 친고죄라는 차이점이 있다.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단순하게 법조문만 가지고는 다양한 사건 속에 들어있는 명예훼손과 모욕의 경우를 다 설명할 수가 없는데, 그래서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와 판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카톡방의 경우

 

다양한 사례들이 있지만, 특히 누구나 사용하는 카톡방에 관한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카톡방에서 이뤄지는 대화중에서 특히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는데, 몇 가지 추려본다.

 

공연성과 관련하여 :

공연성(公然性)이란 세상에서 다 알만큼 떳땃하게, 숨김이나 거리낌 없이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의미이다.

 

불특정한 소수인인 경우, 특히 카톡방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더하여 전파성 이론과 결부되어, 이런 기록도 있기에 옮겨놓는다.

 

피해자의 가족이나 친인척, 매우 친한 사람 등 특정인에게 피해자의 비방을 한 경우에는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지만,

‘명예를 지켜줄 만한 친분관계가 없는 특정인’이라면 전파성 이론과 결합하여 공연성이 인정된다. (63쪽)

 

해서, 전파성과 관련하여, 내가 할 이야기들의 비밀을 지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없는 사이라면 전파성이 인정된다. (70쪽)

 

명예훼손과 모욕죄의 구분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제3자가 고발할 수 있으나

모욕죄는 친고죄이므로 피해자만이 고소할 수 있다. 또한 친고죄인 모욕죄는 고소 기간에 제한이 있어 범인을 안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할 수 없다. (79쪽)

 

<4부 내가 피해자일 때 혹은 내가 가해자일 때 대응방법>

 

인간사는 알 수 없다. 명예훼손 또는 모욕죄와 관련하여 졸지에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본의아니게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일은 일어나야 하지 않겠지만, 사건이 발생하여 피해자 또는 가해자의 자리에 서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이 책의 4부에서는 구제 방법인 고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고소를 해야 한다면?

또한 고소를 당했다면, 이란 항목으로 고소장의 양식부터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실무적 차원에 이르도록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더하여 형사고소만 있는 게 아니라, 민사로 처리하여 손해배상청구하는 방법도 있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많은 사례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요즈음 늘어나고 있는 SNS의 활용 추세에 따라 이런 정도의 법 지식은 이제 상식적인 수준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자기가 지켜야 할 권리를 본의아니게 놓치는 일이 없도록, 미리 준비를 한다는 차원에서 이 책은 아주 유용한 지식 창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구급 상비약처럼 곁에 두고 사건이 발생한다면,  참고할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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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장석주 지음 / 나무생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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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요즘

시를 잊었다. 잊고 있었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시를 잊고 있었다.

게다가 시를 읽는 법도 잊었다.

그러니

예전 국어 시절에

다음 시를 읽고 주제를 찾아보라는 문제,

별다른 의식도 없이 시를 문제 지문으로 삼아 읽어보던 때,

힘겨운 첫사랑에 한숨이 저절로 시가 되어 나오던 때로

돌아가 볼까, 하는 생각을 이 가을에 했었다.

그래서 잡은 책이 바로 이 책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이다.

 

이 책은?

 

이 책, 잃었던 시를 되찾게 해준다.

시에서 생각의 줄을 찾아내고, 생각을 완성하게 만든다.

 

내가 이 가을에 기다리는 시는 어떤 시인가?,

저자가 말해준다, 이런 시라고.

 

우리가 기다리는 시는 불행과 격투를 마다하지 않는 시,

낡은 사물이나 생각을 바꾸는 상상력으로 가득 찬 시,

청춘의 착란 속에서 빛나는 미래 비전을 담은 시다. (5쪽)

 

그러한 시가, 이 책을 통해 나에게 찾아온다. 오고 있는 중이다.

 

시를 음미하다, 글을 음미하다.

 

그래서 이런 글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또 씨름한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나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 발원하여 이성복의 <남해 금산>으로 이어지는 우리 서정시의 흐름 안에는 늘 ‘당신’이나 ‘님’이 남아있다. ‘나’의 안에서 ‘님’은 결핍과 부재의 흔적으로 생생하다. (9쪽)

 

우리가 즐겨 읽는 시는 바로 그런 결핍과 부재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그래서 필연적으로 늘 슬픔과 허무로 주저앉는다는 것이다.

그런 슬픔과 허무가 시가 되어 나오는 게다. 아, 그게 바로 시라는 것이구나.

 

모두 29편의 시, 읽어보자.

 

시에 대한 흐름을 조금이나마 듣게 되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시를 읽어볼 차례다.

저자는 모두 29편의 시를 보여준다. 나에겐 모두 처음 보는 시들이다.

 

저자는 시를 이렇게 읽어준다.

 

먼저 운을 뗀다. 시를 읽기 전에 은은하게 우리 마음을 덥히는 것이다. 시를 맞이할 준비 운동을 하는 셈이다.

이렇게 말이다.

 

사랑하는 자의 얼굴이 빛나는 것은 사랑이 감히 신의 영역인 무한과 불멸에 기대고 그 불기능성을 욕망하는 일이기에 그렇다. (43쪽)

 

사랑을 말하다니, 기대가 된다. 사랑이라는 단어, 그 자체로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고 기다리게 만든다. 이어지는 말에 무언가 마음을 건드리는 그 무언가가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 것이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진부하지만 ‘사랑한다’는 선언 속에서 그 생명을 얻는다. (43쪽)

 

그 단어, 사랑은 진정 진부한 단어이지만, 그 사랑이 사용될 때는 늘 새로운 게 사랑이 아니던가. 그래서 사랑이란 말만 나와도 사람들은 귀가 번쩍 뜨이는 것이다.

그렇게 사랑에 대한 담론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핀 저자는 이윽고 시를 한편 열어 보인다. <포옹>, 이기성 시인의 시다.

 

비가 수천의 하얀 팔을 뻗어

너를 안는다.

흰 도화지 같은 공중에

너의 입을 예쁘게 그려줄게

주르륵 녹아 흐르는 입을 다시 그려줄게

똑같은 노래를 반복하는 파란 입술 그려줄게

......(이하 생략)

 

저자는 이 시를 이렇게 말한다.

 

처음엔 <포옹>을 사랑의 시로 읽었다. 사랑에 빠진 마음을 보여준다고 믿었던 탓이다. 사랑은 삶을 약동으로 이끌며 메마른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고, 타자를 끌어들여 외로움을 해소하고 정념을 충족시키려는 욕망이 추동한다. (45쪽)

 

그 다음 계속 읽어보자..

 

사랑은 영혼이 고갈되고, 전에 없던 혼란과 위기를 겪는 존재 사건이다. 그런 까닭에 사랑하는 자의 마음은 수시로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45쪽)

 

저자가 시에서 주목하는 것은 ‘너를 안는다’에서의 ‘너’이다.

 

‘너’는 ‘나’의 저편에 있는 대자적 존재이다. ....시인이 ‘너’를 특정하지 않은 까닭은 ‘너’가 멀리 있기 때문이다.........지금 여기에 없는 ‘너’는 헤어진 연인일까? 그렇다면 ‘나’는 마음이 허전하거나 슬프거나 쓸쓸할 것이다. 한때 사랑했던,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너’는 여기에 없다.

 

그다음, 시의 제목 <포옹>에서의 '포옹'이 등장한다.

 

비에서 연상한 ‘하얀 팔’로 누군가를 포옹하는 상상은 그래서 가능했을 테다.

......너를 끌어안는 이 포옹은 환대의 행위이고, 애틋한 다정함의 표현이다. (49쪽)

 

다시, 이 책은?

 

역시 시인은 다르다. 사물을 보는 눈이 다르다.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서 포옹을 떠올리다니.

또한 시인의 시 풀이 역시 다르다. 단 한마디 등장하는 ‘너’를 가지고 포옹을 정의하고 더 나아가 환대와 다정을 확신하다니!

 

그래서 이 책에는 그런 시를 쓴 시인과 그 시를 풀이하며 또다른 세계로 독자를 안내하는 시인이 있다.

 

이 가을에

누군들 시가 필요하지 않을까마는

요즘 시가 필요하다. 시가 필요하다. 절실하게.

그 필요를 충만하게 채워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아, 라는 영탄의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이런 가을날,

시를 쓰는 것도 좋고,

저자가 보여주는 시를 새롭게 읽어보는 것도

가을이니까.....

아니, 가을이어서만 그런 것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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