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 - 중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와 독일 형사법 박사가 직접 겪고 정리한 명예훼손, 모욕, 스토킹범죄의 모든 것
류여해.정준길 지음 / 실레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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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

 

먼저 이 책의 제목인 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에서 손가락 살인이란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보자.

 

이 말은 저자가 작명한 것이다.

구체적인 개념 정리는 안 하고 있지만저자가 <프롤로그1>에 말한 것을 간추려본다면이런 의미가 아닐까?

 

인터넷 상에서 반복되어 온 손가락 총 :

이는 인터넷 SNS에 올리는 데 필요한 키보드 작업을 말하는 것.

사이버 상의 허위와 비방으로 얼룩진 글을 올리는 것을 말하고결국 이런 허위의 글에 대항하지 못하고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기에이를 저자는 열 손가락 살인이라고 부른다. (5)

 

그 피해를 생각해보자.

 

가해자는 허위와 비방에 가득한 내용을 쓰는데 30초면 충분하다.

그러나 피해자는 그것이 허위임을 알지만그것을 바로잡을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바람처럼 퍼지는 사이버 공간에서 그 말이 전파되는 데는 그야말로 순식간인데그걸 일일이 따라다니며 바로 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 허위의 글을 읽은 사람이 사이버 공간에만 퍼트리라는 법이 없으니글을 읽은 것을 말로 퍼트릴 경우어떻게 대처할 수 있다는 말인가?

 

다행하게도 이런 경우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법이 있다형법에 관련법이 있다.

바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가 있다.

 

이 책은 SNS에서 열손가락으로 무자비한 비방으로 인해 아픔과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 법조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저자들이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 놓은 것이다.

 

특별히 그들이 법조인임에도 그런 경험을 했기에 그에 대처하는 방법은 그저 책상머리 글이 아니라실전에서 사용하고 검증하기까지 한 것들이어서아주 구체적이다.

 

손가락 살인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다사실상 모욕이나 명예훼손 그리고 스토킹이 최근 들어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모욕과 명예훼손은 논란을 거쳐 형법상 폐지를 한 뒤 민사상 보상을 하는 추세로 흘러가고 있고스토킹은 2020년 초 이미 많은 논의를 거쳐 처벌법들이 정비되었다. (24)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부 손가락 살인의 시대

2부 사례로 알아보는 명예훼손과 모욕의 모든 것

3부 명예훼손과 모욕이 스토킹범죄와 보복범죄로 이어질 때

4부 내가 피해자일 때 혹은 내가 가해자일 때 대응방법

 

특히 법에 대하여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책 말미에 <부록어려운 법률 용어 풀이>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도 적어둔다.

 

먼저 우리나라 형법상 관련 법조문을 확인해두자

 

명예훼손죄(名譽毁損罪) 다른 사람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공공연히 지적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말하는데이에 대하여는 우리 형법 307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형법

307(명예훼손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10조 (위법성의 조각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이나 서유럽 각국에서는 모욕죄는 물론 명예훼손죄도 형법상의 범죄가 아니다다만민사상의 불법행위로 위자료 청구의 대상이 된다.

 

모욕죄

311(모욕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모욕죄는 친고죄라는 차이점이 있다.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단순하게 법조문만 가지고는 다양한 사건 속에 들어있는 명예훼손과 모욕의 경우를 다 설명할 수가 없는데그래서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와 판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카톡방의 경우

 

다양한 사례들이 있지만특히 누구나 사용하는 카톡방에 관한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카톡방에서 이뤄지는 대화중에서 특히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조심해야 하는데몇 가지 추려본다.

 

공연성과 관련하여 :

공연성(公然性)이란 세상에서 다 알만큼 떳땃하게숨김이나 거리낌 없이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의미이다.

 

불특정한 소수인인 경우특히 카톡방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더하여 전파성 이론과 결부되어이런 기록도 있기에 옮겨놓는다.

 

피해자의 가족이나 친인척매우 친한 사람 등 특정인에게 피해자의 비방을 한 경우에는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지만,

명예를 지켜줄 만한 친분관계가 없는 특정인이라면 전파성 이론과 결합하여 공연성이 인정된다. (63)

 

해서전파성과 관련하여내가 할 이야기들의 비밀을 지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없는 사이라면 전파성이 인정된다. (70)

 

명예훼손과 모욕죄의 구분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제3자가 고발할 수 있으나

모욕죄는 친고죄이므로 피해자만이 고소할 수 있다또한 친고죄인 모욕죄는 고소 기간에 제한이 있어 범인을 안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할 수 없다. (79)

 

<4부 내가 피해자일 때 혹은 내가 가해자일 때 대응방법>

 

인간사는 알 수 없다명예훼손 또는 모욕죄와 관련하여 졸지에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본의아니게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일은 일어나야 하지 않겠지만사건이 발생하여 피해자 또는 가해자의 자리에 서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이 책의 4부에서는 구제 방법인 고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고소를 해야 한다면?

또한 고소를 당했다면이란 항목으로 고소장의 양식부터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실무적 차원에 이르도록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더하여 형사고소만 있는 게 아니라민사로 처리하여 손해배상청구하는 방법도 있다 

 

다시이 책은?

 

이 책은 많은 사례들을 살펴보고 있는데요즈음 늘어나고 있는 SNS의 활용 추세에 따라 이런 정도의 법 지식은 이제 상식적인 수준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자기가 지켜야 할 권리를 본의아니게 놓치는 일이 없도록미리 준비를 한다는 차원에서 이 책은 아주 유용한 지식 창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구급 상비약처럼 곁에 두고 사건이 발생한다면,  참고할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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