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 인류세 - 인간과 생태계를 잇는, 인류학의 새로운 자연사
애나 로웬하웁트 칭 외 지음, 김희정 옮김 / 해나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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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 인류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먼저 개념을 정확하게 잡고 가자

 

이 책 제목은 <패치 인류세 Patchy Anthropocene>인데, 무슨 의미일까?

 

‘인류세’라는 말은 알겠는데, 그 앞에 패치라는 말이 붙어있는데, 어떤 의미일까?

‘패치’와 ‘인류세’를 분리해서 살펴보자.

 

패치 Patchy : 덧대는 데 쓰이는 조각

인류세 Anthropocene

(人類世)((인류가 지질학과 생태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한 이후의 시대)

 

이렇게 분리해보니 각각의 의미는 알겠는데, 그 둘을 합해 놓은 말의 의미는?

저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인류세 현상이 실제로는 조각보처럼

지구 곳곳 분리된 지역에서 나타남을 보여주는 개념.



 

이 책은?

 

이 책은 인류세를 기정사실로 간주한다.

 

이 말이 그런 것을 방증한다.

인간의 행위가 지구를 바꿔놓았다. (5쪽)

그게 바로 인류세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지구의 기후, 생명체부터 수문학과 화학적 구성까지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렇게 인간에 의해 환경이 변화한 시대라는 의미에서 인류세라는 표현이 쓰이게 됐다. (5쪽)

 

그다음 저자는 이런 말로, 인류세 현상이 보편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인류세는 전 지구적인 현상인 동시에 매우 가까이에서 벌어지는 개인적인 일이다.

 

전 지구적인 현상인 동시에, 매우 가까이에서 벌어진다.

이게 바로 ‘패치’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이다.

 

매우 가까이에서 벌어진다.

 

이런 인류세를 상징하는 현상들이 전 지구적으로 나타나긴 하지만, 저자는 이에 패치라는 용어를 덧붙임으로 인류세 현상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이다.

 

막연하게 전 지구적이라는 용어로는 아직 인류세가 인정받을 수 없기에, 패치, 즉 조각보처럼 분리된 채 여기저기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새로운 자연, 즉 이탈의 성격을 가진 자연이 나타난다.

 

저자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논의를 시작한다.

그게 바로 ‘새로운 자연’이다.

 

새로운 자연이란 지금까지와는 달리 이탈의 성격을 띈다.


저자는 그 사례로 붉은송진나무좀을 든다. (6쪽)

 

붉은송진나무좀은 결국 나무를 죽게 하는데, 붉은송진나무좀은 원산지인 북아메리카에서는 그다지 큰 피해를 입히지 않았는데, 중국으로 간 후 나무들을 몰살시키기 시작한다.

 

저자는 이 사례를 통해서 몇 가지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한다.

 

첫째.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은 전적으로 인간의 활동 때문이다. 북아메리카에 있는 목재를 중국으로 옮겨간 것 때문에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저자는 이탈생물이라 칭한다. 인간의 인프라에 의해 변형되었지만 더 이상 인간의 통제를 받지 않는 상태가 된 것이다.

 

둘째, 특정지역이 문제다.

이 벌레와 새로운 진균이 중국, 즉 특정지역에서 만나 협력하게 되었다는 성격을 강조한다. 그래서 패치적이다.


저자는 이렇게 묘사한다.

나무가 죽는 현상이 벌어진 것은 해충과 진균이 특정지역에 함께. 다시 말해 패치적으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8쪽)

 

다른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바로 황소개구리.

 

황소개구리의 확산을 예로 들어보자. 

황소개구리는 전 세계에 걸쳐 다양한 곳에 도입되었다. 맛은 별로 없어도 값이 저렴한 육류를 빈곤층에 제공하는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된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 특히 많이 수입했다. 하지만 지략이 뛰어난 황소개구리를 사육장 안에서만 키우는 데 성공한 곳은 거의 없었다. 황소개구리들은 사육장 울타리를 뛰어넘어 시골 전역에 퍼져나가서 원래 그곳에 서식하던 개구리를 잡아먹고, 토종 개구리 종 전체를 몰살시키는 질병을 퍼뜨렸다. 정작 황소개구리는 거의 피해를 입지 않은 채 말이다. (81쪽)

 

이런 문제점을 파악한 학자들은 그 피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바, 그 중의 하나가 황소개구리들이 어떻게 서식지를 빠져나가는가 그 모습을 사진으로 포착하여 그 영향을 설명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다시. 이 책은?

 

여러 자료를 통해 살펴보니. 지금까지 ‘인류세’라는 개념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 개념이 학문적으로 인정받고 안받고를 떠나 패치적으로 인류세라 이름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지구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은 사실이다. 또한 이런 현상을 우리를 우리 주변에서 목도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가 서두에서 붉은송진나무좀을 통해 말하려고 했던 세 번째 사항을 다시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저자는 이 균을 통해, 저자는 독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주변을 살펴보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런 인류세를 증명할 수 있는 패치적 현상들을 확인하고, 이를 통하여 지구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를 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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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적 인간 - 잘 알지 못해도 괜찮은 국내 미술관 여행
문하연 지음 / 동아엠앤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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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적 인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저자 문하연의 책이 두 번째다.

첫 번째 책은 <다락방 미술관>인데. 다른 분들, 특히 전공을 한 전문가의 책들을 보다가 저자의 책을 보니 오히려 그림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더 큰 울림과 영감을 주고 있었다.

게다가 다른 전문가들이 언급하지 않은 자료도 있어서,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는데, 예컨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가지고 만든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은 저자로부터 처음 들었다. 그만큼 배운 것이 많았던 책이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의 미술관에 대하여 이렇게 자세하게 쓴 책은 처음 만나는지라, 국내 미술관에 대한 생각을 정립할 수 있어 좋았다.

 

미술관에 가는 목적은 무엇일까?

 

미술관은 예술작품을 수집하고 전시하는 공간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문화를 창조하고 육성하는 시민사회의 소중한 장소이기도 하다.

 

요하네스 아트 갤러리를 세운 플로렌스 필립스의 말이다.

미술관이 무엇 하는 곳인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그림을 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책을 추천한 구정순 (구하우스미술관 관장)의 추천사를 읽어보자.

 

미술관은 단순히 그림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다. 인간의 오랜 숨결과 생의 흔적이 만나는, 영혼의 쉼터이자 내밀한 극장이다. 저자는 발길이 닿는 국내 여러 미술관에서 거창한 미학적 이론 대신 삶의 파고를 견뎌낸 인간의 온기와 선함, 그리고 상실의 흔적을 짚어낸다. 화가의 눈을 빌려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내가 가진 완고한 편견의 세계에 기분 좋은 균열을 내는 일과 같다. ‘미술적 인간’이란 결국, 타인의 고통과 지나간 시간에 깊이 공감할 줄 아는 성숙한 존재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뒷표지에서)

 

<화가의 눈을 빌려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내가 가진 완고한 편견의 세계에 기분 좋은 균열을 내는 일과 같다.>


이 말, 밑줄 긋고 앞으로 그림을 보는데 명심해야 할 글이다.



 

좋아하는 화가들을 만나러 간다.

 

박수근,

박완서의 소설 <나목>에 등장하는 박수근 화백을 만나려면 <박수근 미술관>에 가면 된다.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양구읍에 위치하고 있는데 거기 가면 어떤 것을 볼 수 있을까?

이런 것 먼저 만날 수 있다.

박수근 화백이 부인이 되는 김복순 여사에게 쓴 편지를 만날 수 있다.

읽어보자.



 

박수근 화백이 백내장으로 고생했다는데(38쪽), 클로드 모네도 같은 증세로 어려움을 겪었으니 백내장은 화가의 지병이 아닌가싶다.

 

국내 미술관에서도 외국 화가들 작품 역시 볼 수 있다.

<구하우스미술관>에 가보자.

데이비드 호크니. 제프 쿤스. 파블로 피카소, 르네 마그리트,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이정도면 외국의 여느 미술관 못지 않다.

이 곳에는 세계 최고 작가의 작품이 무려 600점이나 있다한다.

 

막스 에른스트의 설치 작품도 볼 수 있다. (50쪽)

막스 에른스트에 대하여는 172쪽 이하에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있어 그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그와 페기 구겐하임의 흥미로운 만남도 살펴볼 수 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페기 구겐하임은 에른스트뿐만 아니라, 마르크 샤갈, 이브 탕기, 앙드래 마숑 등 많은 예술가가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왔는데, 이는 역사적으로 어마어마한 의미가 있다. 예술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179쪽)

 

이 책에는 언급이 되어있지 않지만, 나치 치하의 예술가들을 구해내는데 한몫을 한 미술관이 있으니, 바로 뉴욕의 현대미술관이다.


현대미술관과 관련해서는 이 책에서 로버트 인디애나의 레터링 작품을 언급하고 있다.

 

인디애나는 뉴욕현대미술관에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의뢰받아 처음 ‘LOVE’ 레터링을 만들었고 그게 성공을 거두었다. (83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에는 저자가 국내에 있는 미술관을 직접 발로 누비며, 살펴보고 정리한 미술관 20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미술관 옆의 주소는 다른 자료에서 찾아 적었다.

 

부소갤러리|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부소로 15.

이상원미술관|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 587

박수근미술관|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양구읍

구하우스미술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무내미길 49-12

석파정 서울미술관|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의문로11길 4-1

제주현대미술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저지14길 35

본태박물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762번길 69

삼탄아트마인|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93

이응노미술관|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117번길 157

서울시립미술관|

환기미술관|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40길 63

알천미술관| 경상북도 경주시 황성동 알천북로 1

이우환 공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APEC로 58

리움미술관|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55길 60-16

뮤지엄산|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이런 리스트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을 토대로 하여, 이제 길 떠나는 일이 남았다.

그림을 보러, 화가를 만나러, 그런 화가와 그림을 같이 볼 수 있는 미술관 가는 길, 얼마나 기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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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필독서 15 - 프리드먼부터 버냉키까지 노벨경제학상 명저를 한 권에 ㅣ 필독서 시리즈 34
홍기훈.김동호 지음 / 센시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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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필독서 1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저자는 말하기를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하여 석학들의 사유를 체험하는 동시에 경제학이 자유, 정의, 번영이라는 가치와 어떻게 맞닿고 연결되는지에 대한 지적 지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한다. (8쪽)

 

자유, 그 자유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어떻게 이해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제도와 정책을 제안했는지 살펴보는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모두 3개의 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음과 같다.

 

제1부 자유: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힘에 대하여

제2부 시장: 공존하는 기회와 위험을 현명하게 다루려면

제3부 국가와 제도: 거대한 딜레마를 함께 넘어서기 위한 강력한 엔진

 

이를 다시 자유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풀어보자.

 

1부에서는 자유의 물적 토대를 살펴보고 있다.

물적인 뒷받침이 없다면 그 누구도 (경제적인) 자유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돈이 없다면 이동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다시, 돈이 없다면 시장에 가서 음식을 살 수 없으니 아무리 시장을 운영하는 제도가 잘 되어있더라도 그저 그림 속의 떡일뿐이다.

 

그 다음 2부는 그 역량을 펼칠 시장이라는 무대를 점검한다.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장 자율에 맡기면 될까. 아니면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게 자유를 기본으로 하는 시장의 규칙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제3부에서는 경제적 자유를 펼치는 공간인 시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제도를 살펴보고 있다. 여기에서 제도와 관련해서 결국 사회적, 나아가 지구적 차원의 조정문제가 대두된다. (6쪽)

 

여기 소개되는 책들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15권의 필독서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쓴 책이다.

거기에 특징을 하나 언급한다면, 그 책들은 일반 독자들을 위해 쉽고 친절하게 집필한 대중서들이라는 점이다.

 

더하나, 그 책들이 소개하고 있는 내용들은 한결같이 실제적이다. 이론만을 위한 책은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첫 번째 주자다. 클라우디아 골딘이다.

그녀가 펴낸 책 <커리어 그리고 가정>에는 매우 실질적인 사례들이 등장한다.

이 책을 쓴 저자가 우리나라 사람이니, 사례를 우리나라 사람 이름으로 해서 소개한다.


영호와 영희부부,

그들은 고학력 종사자들인데,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 커리어를 병행해야 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즉 그 부부의 커리어와 아이를 돌보는 문제가 충돌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또 있다. 아주 실제적인 사례다.

가치약탈과 지대추구를 말하고 있는 조지프 스타글리치의 <불평등의 대가>을 살펴보자.

그런데 굳이 이론과 복잡한 사례 대신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있는 다음 사례를 들어보자.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기획서를 쓴 사원의 공을 팀장이 가로채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이제 그 직원은 더 이상 아이디어를 내놓지 않을 것이고, 일할 의욕도 잃으며, 삶의 만족감도 줄어든다. 이는 개인의 행복은 물론 노동력의 잠재적 역량까지 위축시킨다. 더 중요한 측면은, 유능한 인재들마저 지대추구가 만연한 곳에서는 한몫 챙기려는 동기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엉뚱한 곳에서 능력을 소모하며, 결국 사회 전체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40쪽)

 

그다음 언젠가 우리나라의 정치권에서 회자되었던 책이다. 살펴보자.

밀턴 프리드먼의 <자본주의와 자유>

 

여기에서는 시장과 정부의 개입이 등장한다.

이런 논의다.


우리는 자유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강력한 보호를 원한다. 하지만 국가가 우리의 삶을 대신 결정하기 시작하면, 그 국가는 누가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까? (115쪽)

 

프리드먼은 국가가 개인을 피보호자로 바라보는 관점이 자유를 해친다고 비판한다. (118쪽)

해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자유의 개념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119쪽)

 

이번에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책도 살펴보자.

얼마전 끔찍한 재앙을 일으킨 네팔의 빙하수를 떠올려본다면 이런 논의가 사상누각이 아니라는 것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윌리엄 노드하우스의 <그린의 정신>이다.

 

기후변화처럼 복잡한 문제 앞에서 법과 제도는 언제나 느리게 굴러간다. 그리고 그 굼뜬 속도 탓에 ‘규제 공백’이 생긴다. 지금처럼 탄소 배출에 아무 값을 매기지 않는 상태는, 사실상 기업에게 ‘탄소를 마음껏 뿜을 권리’를 공짜로 부여하는 것과 다름없다. (211쪽)

 

다시. 이 책은?

 

‘자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자유'를 경제학적으로 풀이해보자.

정치학적으로는 어찌어찌해서 풀어볼 수 있겠는데, 경제학적으로 자유를 설명하라면?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이다.

지금까지 나에게 자유는 정치학적 용어였지, 경제학적 용어였던 적이 없었다.

 

해서 이 책의 접근이 무척 신선했다.

우선 개념 정리부터 해 놓자. 자유란?

자유란 단순하게 간섭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삶을 실제로 선택하고 실현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이다. (5쪽)

 

다른 정의를 소개한다면, 자유란 주어진 선택지 앞에서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실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실질적 조건을 의미한다. (14쪽)

 

그렇게 자유의 개념을 경제학적으로 정리해놓으니, 그 다음부터 이 책의 흐름이 잘 이해된다. 자유와 그 자유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경제학적 고찰, 이게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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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자리에서 본 한국 근현대사 ㅣ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최성희 지음, 권용철 옮김 / 사계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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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자리에서 본 한국 근현대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여성의 역할을 세심하게 기록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역사를 history가 아닌 herstory로 기록하고 있다.

 

다루고 있는 시기는?

책 표지에 쓰여있는 것처럼, ‘개화기부터 응원봉 시위’까지다.

개화기인 명성황후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시대와 위치의 여성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1장 근대를 마주한 여성들: 조선의 개항

2장 ‘밖’으로 나오는 여성들: 1910~1930년대 식민지 조선

3장 한반도의 전쟁과 여성들: 동원, 협력, 피해

4장 ‘투쟁하는’ 여성들: 독재 정권을 넘어 민주화로

6장 ‘지금 여기’, 한국의 여성들

 

역사책을 읽어보았는지라, 역사가 무엇을 의미하며 무엇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우리라나 근대에 개항을 맞이할 때 여성은 어떤 모습이었으며 어떤 역할을 했을까. 전혀 상상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책이 필요한 게 아닐까?

 

각 시대마다 여성들을 때로는 주체적으로, 때로는 수동적으로 피해를 보기도 하면서 역사의 일익을 담당해온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 여성의 측면에서 바라본 역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역사의 고비마다 짚어내는 것이 있다.

 

저자는 꼭 말을 해야 할 데를 콕 짚어낸다.

우리가 차마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냥 스쳐 지나간 곳들을 잘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어찌보면 속이 후련한 내용들이 많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청일전쟁, 언뜻 들으면 청나라와 일본이 전쟁을 벌였으니 그 두 나라 어디쯤에서 싸움판이 벌어졌겠다 싶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저자,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전쟁이 발발한 해와 명칭 때문애 은폐되어 있지만, 청일전쟁은 조선 쟁탈이 중심에 있었고, 조선이 그 전쟁터가 되었습니다. (32쪽)

 

이런 사실, 별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지였을 때, 일본이 패망할 즈음에 전쟁 후 처리를 위한 국제회의가 여러 차례 열렸었다. 테헤란, 얄타, 포츠담 회담이 그것이다.

그런데 거기 회담에 일본 지배하에 있던 중국은 회의에 참석했지만, 우리는 참석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저자는 이에 대하여 이런 기록을 남긴다.

 

대만에서는 연합국 측이 중국의 지배자로 여긴 장제스가 회담에 초청되어 당사자로서 논의에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에서는 누가 지배자라고 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아무도 회담에 초청되지 않았습니다. (138쪽)

 

아,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그런데 우리는 상해에 임시정부가 있었는데도 그걸 인정받지 못했다는 말인가? 중국은 두 세력이 다투고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를 택해서 초청하고, 우리는 그런 다툼도 없었는데 아무도 초청받지 못하다니?

 

인천상륙작전에 대하여

 

맥아더는 1950년 9월 15일, 인천 상륙작전을 결행했다.

인천은 한반도 서부에 있는 항만 도시로, 황해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마주 보고 있지요.

조선 인민군으로서는 중국이 노려보고 있는 한반도 서부로 유엔군이 상륙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맥아더의 상륙작전은 성공했고, 9월 28일에 서울을 탈환합니다. (144쪽)

 

이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땅만 생각하고 있으니 인천이 중국 바로 앞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저자는 외국에서 살고 있으니 그게 보이는 것이다.

 

이제, 여성의 차원에서 살펴보자.

 

다른 것들도 언급할 게 많지만, 특히 이 책에는 각 장마다 여성들의 역사를 다룬 드라마, 영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금방 화면이 떠오를만큼 잘 알려진 것들이다.

이는 그만큼 일본에도 우리 작품이 잘 알려진 것이라는 방증이라 할 것이다.

(이 책은 원래 일본어판으로 나왔으니 일본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드라마와 뮤지컬의 주인공이 된 명성황후

투쟁하는 여주인공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

〈덕혜옹주〉, ‘라스트 프린세스’와 식민 지배

『신여성』과 『학생』에 담긴 여학생들의 진심

민주화 운동을 그린 영화 〈1987〉

‘위안부’와 마주하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남과 북의 로미오와 줄리엣 〈사랑의 불시착〉

 

일본과의 관계에 대하여

 

저자는 이런 말을 남긴다.

 

일본에서 한반도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나의 일’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음을 느낍니다. (299쪽)

 

일본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는 저자의 촉각에 잡힌 현황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에 덧붙여 이런 말로 이 책을 마무리한다.

 

한국 그리고 한반도의 근현대사는 일본의 근현대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여성들의 역사를 통해 그 사실을 깨닫고 역사를 ‘나의 일’로 받아들이는 분이 다만 한 분이라도 늘어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299쪽)

 

다시. 이 책은

다 읽고나서 책을 덮으니. 뒷표지가 보인다.

거기에 인상적인 글이 쓰여있다.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

처음 읽는 한국 근현대사 속

여성들의 이야기.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빈칸을 채우자!



 

맞다.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빈칸.

여성들이 있었던 그 자리를 우리가 미처 몰랐다.

미안한 일이다.

 

역사책을 읽는다 했지만 아무래도 읽으면서 놓친 게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가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으니, 보는 시각도, 안목도 바깥에서 바라본 시각이 많이 개재되어 있어, 같은 역사지만 보는 눈이 다르니, 그런 가운데 빠졌던 기록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또한 같은 역사지만 남성 위주로 기록한 것과 여성 위주로 기록한 것이 다르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해서 역사를 같은 시기, 같은 지역을 다루고 있다도 해도, 결코 책은 같은 내용이 될 수 없다는 것,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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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역사문화산책 : 비잔틴에서 오스만을 넘어 튀르키예까지 - 전직 주 튀르키예 대사부부와 함께 떠나는 인류문명과 역사 여행
조윤수.홍나미 지음 / 대부등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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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역사문화산책 : 비잔틴에서 오스만을 넘어 튀르키예까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비잔틴 제국, 오스만 제국, 그리고 터키.

이 세 개의 나라는 항상 혼동이었다. 어느게 어느 것인지 그 구분이 쉽지 않았다.

물론 터키는 현대의 국가이니, 다르지만 그 나라 역시 혼동 부근에서 헤매던 나라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나라 이름이 튀르키예로 바뀌었다니!

하여간 그 세 나라 혼동을 제대로 바로잡기 위해, 때로는 비잔틴 제국 관련 책을 읽기도 하고, 오스만 제국 역시 역사를 읽어보았으나, 난공불락이었다.

 

그러다가 이 책을 만났다.

그 세 개의 나라를 제대로 구분해서 알아보리라, 는 내 결심에 이 책의 저자가 응답한 것일까?

 

이 책은?

 

튀르키예의 도시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하여 그 도시를 기반으로 세 나라,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제국, 그리고 튀르키예까지 흥망성쇠를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튀르키예 대사를 지낸 조윤수, 그는 21014년에서 2017년까지 그곳 대사를 역임했다.

그는 그후로도 계속해서 그곳을 방문하면서 그곳의 살아 숨쉬는 역사 등을 살펴보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저자의 기록이다 ,

 

다시. 읽기 전에

 

이 책을 읽기 전에 지금 튀르키에 지도를 하나 옆에 두면 좋은 것이다.

그 지도에서 이스탄불, 앙카라 등 도시를 체크해두자.

그러면 이 책을 읽는 동안 훨씬 이해가 빠르게 될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I. 이스탄불은 어떤 도시인가

II. 이스탄불의 전략적 위치

III. 비잔틴 제국을 돌아보다

IV. 오스만 제국의 흔적을 좇아서

V. 튀르키예 공화국의 발걸음

VI. 정과 환대가 넘치는 미식 여행

VII. 이스탄불에서 반추해 본 인류문명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따로따로 이해하려고 애쓰던 세 나라를 하나로 꿸 수가 있었다.


그리고 덧붙여 미식 여행은 덤이다. 해서 이책은 튀르키예 여행시 미식 가이드도 될 수 있겠다.

 

이 책에서 먼저 가볼 곳은?

 

이스탄불이다.

이스탄불을 주무대로 하여, 그 도시의 역사를 헤아리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스탄불은 현재의 지명인데, 시대에 따라 이름이 바뀐다.

비잔틴 제국에서는 콘스탄티노플

오스만 제국에서는 콘스탄티노플과 이스탄블 혼용.

현재 튀르키예에서는 이스탄불.

 

330년 동로마 제국의 수도가 된 이래 1922년 오스만 제국이 무너질 때까지 무려 1,600년간 이 도시는 세계문명의 축이었다.


이스탄불은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제국에서 1,600년간 수도로서 두 문명이 같은 한 공간에 중첩되어 있다. 해서 이곳 이스탄불에서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제국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으니 그 두 개의 나라 역사를 한꺼번에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1923년 튀르키예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수도가 앙카라로 바뀌었다.

 

로마면 로마지, 서로마 동로마를 구분할 필요가?

 

이 책으로 먼저 나의 지식 중 잘못된 것 하나 바로 잡게 된다.

바로 로마, 동로마와 서로마를 구분하지 못했던 것이 이 책으로 바로잡는다.

 

예를 들면 로마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그는 어디에서 살았을까?

로마, 이스탄불?

나는 지금까지 유스티니아누스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살았던 황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면 로마의 황제면 일단 이탈리아 로마와 연결이 되니까. 당연히 거기에서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서로마는 476년에 멸망한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재위기간이 527~ 565년이니 사라진 서로마 황제가 아니고, 동로마 황제다. 그런데도 ‘로마황제이니 당연히 로마에서’ ......이런 잘못된 지식 하나 바로 잡는다.

 

더해서 이런 비하인드 스트리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나왔으니 관련 이야기 더해보자.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부인 황후 이야기다.

황후 이름은 데오도라.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시절, 반란이 일어났다. 532년의 니카 반란이다.

성난 군중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인데, 그 세력이 커지자 황제를 비롯한 측근들이 궁에서 도망치려 했다. 이 때 황후가 나섰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자세한 이야기는 이 책 69쪽 이하를 참조하시라.

 

다시. 이 책은 - 이스탄불로 가보자.

 

이스탄불의 화려한 모스크 너머에 층층이 쌓인 기독교 역사의 단층을 들여다보는 일, 그것이 바로 이 도시를 온전히 이해하는 방법이다. (61쪽)

 

저자는 그런 식으로 ‘도시를 온전히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비잔틴과 오스만, 그리고 튀르키예를 자세히 알고 싶어한 나 같은 독자들에서는 딱 맞는 교과서가 된다.

 

한나라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또다른 세계를 가슴 속에 들이는 것이다.

그것도 한 지역에 둥지를 틀었던 세 나라를 한꺼번에 알게 될 수 있다면, 이 책을 읽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을 것이다.

 

그런만큼 이 책을 쓰느라, 애쓴 저자의 수고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먹게 되는 책이 흔하지 않은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는 것,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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