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문학 산책
조성면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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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문학 산책

 

이 책은?

 

일단 ‘장르문학’이라는 개념부터 짚어보았다.

저자는 장르문학의 개념을 이렇게 정의한다.

 

<장르문학은 추리소설, 무협소설, SF, 판타지, 호러, 로맨스 등의 작품을 가리키며, 고유한 장르 규칙을 따른다는 특징이 있다.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작품의 내용과 성격을 알 수 있는 대중적 작품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이들 작품은 아주 같지도 않으면서 전혀 다르지도 않은 이야기에 권선징악, 삼각관계, 행복한 끝내기, 반전, 출생의 비밀 같은 공식을 반복한다. 그래서 장르문학을 공식문학(formula literature)으로 규정하는 학자도 있다.>(28쪽)

 

그렇게 정의를 내려주니, 장르문학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할 수 있었다.

 

이왕에 문학이라는 주제를 읽는김에 장르문학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고 그 상대적인 개념 순수문학, 순문학에 대한 자료도 찾아가면서 읽었다. 그러니 ‘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책이라고 할 수도 있다.

 

더하여 저자에게 중요한 것은 장르문학의 의미일 것이다.

저자는 장르문학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찾아내고 있다.

 

<장르문학은 본격 문학과 함께 문학이라는 언어예술이 지닌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으며 동시대의 아픔과 욕망과 희구를 날카롭게 반영하고 있는 동시에 우리와 늘 함께 하는 반려문학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9쪽)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장르문학의 어떤 면들을 살펴보고 있을까, 목차를 통하여 알아보자.

 

제1장 장르문학의 법칙

제2장 유희적 공상과 SF의 정치적 무의식

제3장 판타지, 공상에서 문학으로

제4장 무협소설

제5장 외설문학과 연애소설

제6장 마조히즘적 쾌락과 공포문학

제7장 『삼국지』라는 서사의 제국

제8장 추리소설의 미학과 사회학

제9장 미디어와 장르문학

제10장 북한의 대중문학

제11장 일본의 대중소설, 그토록 경쾌하고 대중친화적인

제12장 한국의 대중소설과 작가

제13장 문학과 장르문학의 사이와 차이

제14장 장르문학을 바라보는 다섯 개의 시선

제15장 장르문학에 길을 묻다

 

장르문학을 다양한 ‘장르’로 구분하여 살펴보고 있다.

무협지로부터 베르베르의 『뇌』, 『장미의 이름』, 연애소설 『안나 카레니나』까지. 

그러면, 그런 다양함과는 별도로 깊이는 어느 정도일까?

제 7장 삼국지를 다룬 부분에서, 어떠한 것들이 어느 정도인가 알아보자.

 

『삼국지』들의 역사 / 『삼국지』의 진실과 거짓 / 『삼국지』의 명품들/

『삼국지』를 뒤흔든 5대 전투/ 촉한정통론과 『삼국지』 정치학/ 관우, 신이 되다 /

『삼국지』, 게임이 되다 / 일본의 『삼국지』 / [고우영 삼국지] /

『삼국지』의 이모저모

 

『삼국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실제 역사로부터 만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삼국지』하면 나올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나온다. 그러니 깊이 또한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은 그저 덤이다.

<독화살을 맞은 관우를 당대의 명의 화타가 치료해주는 장면이 삼국지에 등장하는데, 이 때는 서기 219년의 일로 화타는 서기 208년에 이미 죽고 세상에 없었다.> (171쪽)

 

정리하고 또 정리하기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순수, 장르를 가르지 않고 문학에 관한 용어부터 시작하여 여러 작가, 여럿인 작중 인물들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맛볼 수 있었다.

 

불신의 자발적 중지 (49, 163쪽)

 

후던잇, 와이더닛(whydunit) (230쪽)

 

요즘 세태를 반영한 최신 용어를 만난다. : 절단신공 (切斷神功)

웹소설들이 자주 사용하는 이른바 절단신공은 결정적 대목(장면)에서 이야기를 중단하는 신문연재소설의 단절기법의 변용이다. (256쪽)

 

탐정소설의 본질

한국 추리소설의 신기원을 연 김내성은 「탐정소설의 본질적 요건」(1936년)이란 짧은 논문을 통하여 “탐정소설의 본질은 ‘엉’하고 놀라는 마음과 ‘헉!’하고 놀라는 마음이며, ‘으음!’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심리적 작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356쪽)

 

미스터리

범죄의 이야기와 조사의 이야기라는 두 트랙을 통해 서사가 전개되는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372쪽)

 

두껍게 읽기 (thick description)

역사적 사건이나 작품이 지닌 여러 겹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읽어내는 것을 말한다. (35쪽)

 

에피스테메 (82쪽)

에피스테메 [epist?m?] : 과학적, 기술적, 전문적 지식 등의 지식 일반을 이르는 말

 

우점종 優占種 (93쪽)

식물 군집 안에서 가장 수가 많거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종. 전체의 성격을 결정하며 군집의 분류에도 쓴다.

 

언성 히어로 (120쪽)

언성 (彦聖) : 뛰어나서 사리(事理)에 통달함. 또는 그런 사람.

 

외설과 청소년 문제

근대사회의 성립과 함께 출현한 ‘청소년기’의 탄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생물학적 청소년기는 모든 인간이 거쳐야 하는 과정이겠으나 문화적 청소년기는 근대 사회의 산물이다. (146쪽)

 

아, 이런 후일담도 있구나

 

만화 <라이파이>

<라이파이>캐릭터에 들어간 별이 인공기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작가인 김산호는 돌연 남산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일주일간 심한 고초를 겪는다. 그 뒤 작가는 홀연히 미국으로 떠난다. (85쪽)

 

손창섭 (1922-2010)

 

 

『잉여인간』으로 유명한 소설가 손창섭은 무협소설 『봉술랑』(1978)을 끝으로 절필하고, 그리고 혹독한 정치적 암흑긱 거듭되던 한국의 역사적 현실에 절망, 1984년 문득 일본으로 건너가 귀화하여 우에노 마시루(上野 昌涉)가 됐다. (120쪽)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독서의 가장 큰 장벽은 ‘읽는다’는 것 자체의 괴로움과 읽어야 하는데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선택의 난감함 그리고 지침의 부재이다. (45쪽)

 

여행은 현실에서 지지고 볶고 사는 우리가 꿀 수 있는 최고의 로망이다. (60쪽)

 

고전은 읽는 것도 고전이지만, 읽지 않아도 평생 고전한다. 고전은 내용이 어렵고 진지하여 진입장벽이 높기도 하지만, 내용이 잘 알려져 있어 읽지 않고서 읽었다고 착각 - 사실은 합리화 - 하는 경우가 많다. (75쪽)

 

사랑의 다른 이름은 결핍 (150쪽)

 

다시 이 책은?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제목이 ‘장르문학’이라고 해서, 문학의 수많은 갈래 중 어느 하나인 ‘장르’인줄 알았다.

특정인들이 좋아하는 특이한 장르에 해당하는 장르문학,

그런데 그게 아니라, 모든 장르를 다루고 있으니 문학전반을 아우르는 책이다.

해서 문학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으니 그래서 행운이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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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국가들 - 누가 세계의 지도와 국경을 결정하는가
조슈아 키팅 지음, 오수원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보이지 않는 국가들

 

나라에는 국경과 국경선이 있다.

 

싱가폴에서의 일이다.

싱가폴 북쪽에 말레이시아가 위치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다리 하나가 있다.

싱가폴에서 말레이시아로 건너가려면 그 다리를 건너야 한다.

싱가폴 사람들이야 늘 다니는 길이니 그냥 차를 타고 건너가지만, 관광을 온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그 다리를 걸어 건너간다. 두 나라를 가르는 국경이, 국경선이 눈에 보이니, 신기한 것이다.

그래서 기념으로 그 다리를 발로 건너 국경을 건너는 체험을 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한 나라는 다른 나라와 국경으로 나뉜다.

그렇다면 그런 국경을 누가 정하는 것일까?

국경선이 어떻게 그어지느냐에 따라 국적이 달라지는데, 그 국경선을 정할 때, 그 지역 주민들의 동의는 얻은 것일까?

 

그런 의문들에 답이 이 책에 들어있다.

 

국가의 개념

 

먼저 국경선으로 구분되는, 국가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하여는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논문에서 내린 정의가 유효하다.

<국가란 주어진 영토 내에서 정당한 물리적 사용의 독점권을 행사하는 공동체다.> (21쪽)

 

그렇게 정의되는 국가에 누구든지 속하게 되어 있다.

이를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에서 통용되는 보편적인 진실은 우리가 이 지구상의 광활한 땅덩어리 어디에 있건 간에 상관없이 특정 국가 내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국가들 사이에 크고 작은 차이가 있지만 어쨌건 대부분의 ‘공인된 국가들’은 모두 근본적으로 ‘동등한 정치체’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다. 지구에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나라에 태어났든 훗날 귀화했든 특정 국가의 국민으로 정의된다.>(21쪽)

 

보이는 나라, 보이지 않는 나라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바로 보이지 않는 국가, 국가는 분명 존재하는데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다.

 

그런 나라들을 저자는 찾아내 보여주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나라들이다.

 

압하지야, 아크웨사스네, 소말린란드, 이라크령 쿠르디스탄.

그리고 다른 의미의 나라, 곧 수몰되어 보이지 않게 될 우려가 있는 나라, 키리바시.

 

이름만 듣고 그 나라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가?

아마 소말린란드는 조금 감이 올지도 모른다, 이름 소말린란드에서 소말리아가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분명 영토, 주권, 국민이 존재하는데, 나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이유는 다분히 정치적이다.

 

<‘실제’ 국가를 ‘자칭’ 국가와 구별해 주는 것은 다른 나라들의 인정뿐이다.> (145쪽)

이 때 인정이란 법적 행위가 아니라, 정치적 행위이다.

 

저자가 살펴보는 바를 따라 국가가 어떤 경로를 거쳐 인정받아, 국제 사회에서 국가 취급을 받게 되는가에 대하여, 참으로 고려할 사항이 많다는 것, 비로소 알게 된다.

 

이런 것도 고려사항이 된다.

<역사를 기반으로 땅에 대한 권리들을 주장할 때 어떤 권리를 인정해야 할지 판결을 내리기는 불가능할 수 있다. 지구상 대부분의 땅은 하나 이상의 민족 집단에 의해 점령돼왔고 많은 땅이 여러 민족에게 역사적 정치적 종교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유대교도의 성지는 기독교도나 이슬람교도에게도 성지인 것이다.> (41쪽)

 

새롭게 알게 된 것들

 

UN의 회원 자격 (84쪽)

 

최상층 단계 회원 : 회원국

두 번 째 단계 : 옵서버국 - 바티칸 시국 즉 교황청

세 번째 단계 : UN의 일에 옵서버로 참여하라는 초대를 받은 그 외의 독립체 - 몰타 기사단, 적십자, 국제 올림픽 위원회, 국제의원연맹

그 아래 범주 : 비정부 기구들, 유네스코, 국제통화기금

 

테라 눌리우스(terra nullius)

어떤 나라도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 무주지(無主地) (43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일단 국가이면서도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나라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 나라들을 소개하면서, 국가는 어떻게 형성되며, 어떻게 인정되는가를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소개하고 있기에 ‘국가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도 겸하게 된다.

 

더하여 저자가 그런 나라들을 실제로 발로 뛰어다니면서 얻은 정보들을 소개하고 있기에, 이 책은 여행기로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그런 나라들이 일반인들로서는 가볼 기회가 드문 곳이기에 그 가치는 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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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너와의 낯선 기억 - Novel Engine POP
쿠도 유 지음, Tiv 그림, 신우섭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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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너와의 낯선 기억  

 

등장인물

 

나카야마 유키나리 : 유키

후쿠하라 유코

후쿠하라 쇼헤이 : 유코의 아버지

 

이야기의 줄거리

 

유키나리와 유코, 그 둘은 만난 적이 없는데, 둘 만의 공통된 기억을 갖고 있다. (131쪽)

그 기억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같이 보내며 정이 들고 결국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이야기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초등학교 시절, 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대학교 시절.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서장 <세계가 꿈꾸는 하나의 꿈>은 꿈속의 이야기다.

처음 읽을 때에는 서장의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그 다음 장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그게 꿈속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초등학교, 고등학교시절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이어지는데, 독자들은 주인공인 남녀 두 사람을 뒤따라 다니며 그들의 기억을 찾아가면서 이야기 조각을 맞추어 간다.

 

먼저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 이건 꿈속의 사건들이다.

유키나리와 유코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학원에서 처음 만난다. 둘은 수업이 끝나면 함께 시간을 보냈고, 여름방학에는 워터파크에 놀러가기도 한다, 그런 기억들이 존재한다.

 

그 다음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제 유키나리는 고등학교 3학년이다. 육상부원이다.

그런 그에게 묘한 일이 일어난다, 길을 걷다보면 언젠가 와 본 기억이 있다. 기시감이 든다.

어느 날, 유키나리는 유코를 만난다. 꿈 속에서 보았던 소녀다. 유코 또한 마찬가지다.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유키나리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은 그 기억들을 찾아내는 ‘기억의 조각 모으기’를 하기로 한다.

이제 대학생이 된 두 사람, 몇 번을 만나 어느덧 둘은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렇게 대학 생활을 마치고 졸업을 앞 둔 어느 날, 유코에게 사건이 일어나는데..

 

기억에 관한 통찰들

 

이 소설에는 기억을 둘러싼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그래서 기억에 관한 통찰이 돋보인다.

 

예컨대, 이런 문장 읽어보자.

‘나에게는 분명히 경험한 적이 없는 일의 기억이 있다.'(61쪽)

 

이런 말도 안 되는 말이 있나?

자신이 경험하지 않았는데도 그런 일이 기억으로 남게 되다니? 말도 안된다.

물론 기시감이란 게 있긴 하지만, 같은 기억을 두 사람이 동시에 갖고 있다면?

 

그런 의문 제기에 새삼 기억이란 무엇인가를 묻게 된다.

 

해서 저자는 기억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사람의 기억이란 (……) 그것을 떠올리려고 할 때에, 그것이 직접 있는 그대로의 형태로 재현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이미지가 새롭게 재구성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것은 고정적인 것이 아닌 유동적이고 애매한 것이라 타인으로부터의 유도에 의해 왜곡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65쪽)

 

뇌는 수면 중에 기억을 정리한다. (305쪽)

 

지금이라는 것도 한순간 후에는 환영이 된다. 시간이 흐르면 체험한 것은 실체 없는 기억이 된다. 되풀이하여 떠올리는 소중한 기억은 떠올릴 때마다 강화되고,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 것은 희미해져 간다. (334쪽)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받음으로써 뇌는 활성화된다. (342쪽)

 

SF적 요소가 있다.

 

유코에게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노심초사 하고 있는 유키나리에게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한다. 열어보니, 첫 문장이 이렇다.

<저는 당신의 세계와 지극히 가까운 평행 세계에 있는 나카야마 유키나리입니다.>(273쪽)

 

자신이 자신에게 보낸 메일이다. 다만 또다른 자신은 여기 세계가 아닌 평행세계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 지금 시점으로는 그저 SF 적 요소라 할밖에.

 

그렇게 이 작품에서는 유코에게 벌어진 일을 두고 양자컴퓨터 공학, 그리고 평행세계 이론이 펼쳐진다. 해서 공부도 하게 되는 이점이 있는데, 그런 이론이 나름 일리가 있어 보인다. 물론 평행세계 이론은 어디까지나 이론이고 가설이겠지?

 

다시 이 책은?

 

책의 제목 『친한 너와의 낯선 기억』. 묘하지만, 잘 지었다.

말 그대로다. 내용 그대로다.

공상과학적 요소를 가미한 로맨스 소설이다.

특히나 기억에 관한 성찰이 돋보인다.

낯선 기억을 공유한 두 사람, 그로 인해 친해졌는데, 그 기억이 다시 희미해진다면?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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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좀비
슌하오 리우 지음 / 서울셀렉션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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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좀비

 

소설이다, 자전적 요소가 보이는 듯한데, 확실하지는 않다.

일단 그런 자전적 사실들이 많이 보인다,

 

저자 이름이 소설 속에 등장하고, 그가 썼다는 기사도 등장한다.

저자는 이 소설 속에서 작가 겸 신문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등장인물들 :

 

화자인 저자, 슌하오 리우.

그를 둘러싼 여인들, 루시, 샹샹, 채희.

 

그레고리 보내트 : 상이군인, 하반신을 전투에서 잃었다. 루시의 남편,

루시 : 그레고리의 부인.

샹샹 : 중국인, 밀입국자. 18세 (28쪽)

채희 : 중국에서 도망쳐 온 여자. 마사지 샵 근무.

 

줄거리

 

이야기의 주축은 화자인 리우와 루시의 관계다.

두 사람이 만나서 관계를 맺고, 또 헤어지고 다시 만나게 되는 큰 줄거리가 있고, 거기에 채희가 덧붙여지고 샹샹이 존재감은 별로지만 여하튼 끼어 있다. 

 

그러니까, 결국은 뉴욕을 무대로 하여 벌어지는 리우와 여성 세 명의 이야기다.

그런데 루시, 채희, 샹샹은 서로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하는 사이인데, 관계에서 갈등구조가 보이지 않는다. 그게 소설적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는데, 이게 자전적 소설이 지니는 소설로서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소설은 줄거리를 따라가는, 그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쫄깃쫄깃한 설렘은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미국의 뉴욕에서 중국 배경을 가진 한국인 리우와 채희, 중국인 샹샹, 그리고 미국인 루시가 보여주는 행동에서 문화적 차이, 또는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행동의 다름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곳곳에서 만들어진다.

 

그게 이 소설을 읽어가는 재미랄까. 아무래도 뉴욕의 냄새가 나는데 그게 흥미를 유발한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릴리스 : 아담(Adam)'과 '릴리스(Lilith)'

이브가 생기기 전에 아담이 좋아했다는 여자. (245쪽)

“현재 기독교인이 사용하고 있는 정경서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몇몇 다른 옛날 자료들에 보면 아담에게는 릴리스(Lilith)라는 첫 부인이 있었다.

 

아담은 릴리스가 너무나 독립적이고 주장이 강해서 도저히 함께 살 수 없어서 신에게 부탁하여 이브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24쪽)

 

국어, 중국어, 영어 새롭게 알게 된 것들

 

저자의 배경이 한국, 중국 그리고 미국에 걸쳐 있기에 언어구사에서 새롭게 배우는 게 많다.

다음은 그러한 것들을 모아 보았다.

 

아닌보살 : 알면서도 능청스럽게 시치미를 떼고 모르는 척한다는 뜻. (136쪽)

우투리 : 하반신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 (138쪽)

진화타겁 (?火打劫) Loot a Burning house. (178쪽)

‘불난 집에 도둑 든다.’

 

Speak of devil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136쪽)

Knock on Wood. 행운을 빈다, 좋은 일이 계속 되기를 빈다. (162쪽)

The sparrow near a school sings the primer.

‘학교 근처 참새는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를 따라 한다.’ (213쪽)

 

He is a fool that cannot conceal his wisdom. - 벤저민 프랭클린 (254쪽)

‘자신의 영악함을 감출 수 없는 사람은 바보.’

God bless the people who suffer from the this condition. (258쪽)

‘하느님은 고통 중에 있는 자를 돕는다.’

 

다시 이 책은?

 

등장인물들이 처해 있는 상황들이 예사롭지 않게 절박한데, 저자는 그 절박감을 잘 활용하여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듯하다. 그런 상황이라면 그 정도 행동은 이해할 수 있지 뭐, 그렇게 말이다.

 

그러니 하반신이 없는 그레고리의 부인인 루시와 리우의 성관계 장면에서는 일반적인 윤리 규범으로 판단하려는 생각이 아예 들어설 여지가 없게 되는 것이다.

 

아니면, 미국 땅이라서 그런가? 게다가 그들의 삶은 좀비를 닮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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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와 세상을 풍미한 사기꾼들
이윤호 지음 / 박영스토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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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와 세상을 풍미한 사기꾼들

 

이 책의 내용은?

 

옛날 조선 시대에 봉이 김선달이라는 사람이 대동강물을 팔아먹었다는데, 서양에서는 에펠탑을 팔아먹은 사람도 있다니, 참 세상은 요지경 속이다.

 

에펠탑을 팔아넘긴 빅토르 뤼스티그 (본명 로버트 밀러) 는 어찌나 교묘하게 속임수를 썼는지 당한 사람은 어디에다 말도 못했다는 것이다.

 

<(사기를 당한) 푸아송은 거액을 사기 당하고도 모멸감 탓에 경찰에 신고조차 못했다.>(22쪽)

 

이 책에 실려 있는 사건들은 그처럼 모두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이다.

 

<catch me if you can>

 

<catch me if you can> 이란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신출귀몰한 천재 사기꾼으로 등장하는 영화다. 영화가 끝날 무렵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에 자막이 떠오른다. 이 영화는 사실에 근거를 둔 것으로, 실제 인물은 그 후 연방정부를 위해 화폐 위조범을 식별하는 업무를 지도한다던가(?) 그런 내용이 소개된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에서 바로 그 실제 인물을 만난다. 프랭크 애버그네일.

 

그가 비행기 조종사로, 의사로 신분을 위장해가면서 벌이는 사기 행각이 실제였다니. 실로 놀랍기만 하다. 실제 비행기 조종을 하기까지 - 물론 자동비행모드로 - 했다니 정말 간도 크다.

 

그는 체포되어 형기를 마친 후, FBI 요원들을 가르치는 유명 전문강사이자 보안 컨설팅 회사의 최고경영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했다는 점도, 기록해 두고 싶은 점이다. (11쪽)

 

폰지 사기의 원조가 된 찰스 폰지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매스컴을 장식하는 사기, 그중에서도 폰지 사기.

폰지 사기의 원조는 미국의 다단계 투자 사기범 찰스 폰지. 그의 이름을 따서 그후 그런 수법의 사기를 폰지 사기라 부르는 것이다.

 

폰지 사기는 신규 투자자들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을 지급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당시 찰스 폰지는 수익률을 원금의 50 %, 심지어 100% 도 지급하면서 신규 투자자를 유인하여, 결국 수많은 사람들을 패닉으로 몰아 넣었다.

 

그의 사기 행각을 이렇게 표현한다.

‘피터에게 이윤을 지급하기 위해 톰의 돈을 강탈하는 것뿐이다.’ (34쪽)

 

이 책에는 그런 사기꾼들의 사기 행각을 네 가지 종류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01. 세계와 세기를 뒤흔든 사기꾼들

●역사에 남을 '위대한' 거짓말쟁이들

 

02. 아름다움과 능력에 속는 인간의 한계여!

●뛰어난 외모와 능력으로 사람을 홀린 사기꾼들

 

03. 한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이름들까지

●유명인과 얽히고설킨 사기꾼들

 

04. 세상에 이런 걸로도 사기를 치다니!

●독특하고 창의적인 요지경 사기꾼들

 

사람들의 허를 찌르는 사기꾼들의 행각은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있는지, 항상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아 왔다. 그래서 그런 사기꾼들은 심심찮게 영화로 등장한다.

 

앞서 말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catch me if you can> 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또 다른 사기꾼도 영화에 등장한다.

 

저자는 그 영화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True lies>에 찌질이 사기꾼이 한 명 등장한다. 그는 아놀드 슈왈제네거 (Arnold Schwarzenegger)의 아내 역으로 나오는 제이미 리 커티스에게 정보원인 척 접근한다. 실제 직업은? 자동차 판매원이다.

 

이 책에는 그와 똑같은 행각을 벌이는 사기꾼이 있다.

비밀 정보원을 사칭하고 여인들을 사로잡은 자동차 판매원 로버트 헨디 프리가드 (99쪽)

 

다시, 이 책은?

 

“알고도 당한다.”, “알아야 당하지 않는다.”

“눈감으면 코베가는 세상이다.”, “눈뜨고도 당하는 세상이다.”

 

위의 말, 서로 모순되는 말 같지만 모두 맞는 말이다.

속고 속이는 세상이다.

 

이 책은 그렇게 속고 속이는 세상, 어떻게 속고 속이는 일이 벌어지는지 파헤쳐 놓았다.

이런 사기 행각을 알고, 제대로 대처해야 대낮에 번연히 눈뜨고도 당하는 일이 없게 된다.

 

정말로 속고 속이는 일이 비일비재, 빈번하게 일어나는 세상에서 경계의 눈을 번쩍 뜨고 살아가기 위하여 어떻게 사기꾼들이 치고 들어오는지 알아두자. 그런 목적으로는 이 책이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쓰럽다는 생각도 물론 들지만, 이야기가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기까지 하니, 이 책은 재미와 의미 두 가지 모두 지닌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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