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국가들 - 누가 세계의 지도와 국경을 결정하는가
조슈아 키팅 지음, 오수원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보이지 않는 국가들

 

나라에는 국경과 국경선이 있다.

 

싱가폴에서의 일이다.

싱가폴 북쪽에 말레이시아가 위치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다리 하나가 있다.

싱가폴에서 말레이시아로 건너가려면 그 다리를 건너야 한다.

싱가폴 사람들이야 늘 다니는 길이니 그냥 차를 타고 건너가지만, 관광을 온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그 다리를 걸어 건너간다. 두 나라를 가르는 국경이, 국경선이 눈에 보이니, 신기한 것이다.

그래서 기념으로 그 다리를 발로 건너 국경을 건너는 체험을 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한 나라는 다른 나라와 국경으로 나뉜다.

그렇다면 그런 국경을 누가 정하는 것일까?

국경선이 어떻게 그어지느냐에 따라 국적이 달라지는데, 그 국경선을 정할 때, 그 지역 주민들의 동의는 얻은 것일까?

 

그런 의문들에 답이 이 책에 들어있다.

 

국가의 개념

 

먼저 국경선으로 구분되는, 국가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하여는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논문에서 내린 정의가 유효하다.

<국가란 주어진 영토 내에서 정당한 물리적 사용의 독점권을 행사하는 공동체다.> (21)

 

그렇게 정의되는 국가에 누구든지 속하게 되어 있다.

이를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에서 통용되는 보편적인 진실은 우리가 이 지구상의 광활한 땅덩어리 어디에 있건 간에 상관없이 특정 국가 내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국가들 사이에 크고 작은 차이가 있지만 어쨌건 대부분의 공인된 국가들은 모두 근본적으로 동등한 정치체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다. 지구에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나라에 태어났든 훗날 귀화했든 특정 국가의 국민으로 정의된다.>(21)

 

보이는 나라, 보이지 않는 나라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바로 보이지 않는 국가, 국가는 분명 존재하는데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다.

 

그런 나라들을 저자는 찾아내 보여주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나라들이다.

 

압하지야, 아크웨사스네, 소말린란드, 이라크령 쿠르디스탄.

그리고 다른 의미의 나라, 곧 수몰되어 보이지 않게 될 우려가 있는 나라, 키리바시.

 

이름만 듣고 그 나라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가?

아마 소말린란드는 조금 감이 올지도 모른다, 이름 소말린란드에서 소말리아가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분명 영토, 주권, 국민이 존재하는데, 나라로 인정되지 못하는 이유는 다분히 정치적이다.

 

<‘실제국가를 자칭국가와 구별해 주는 것은 다른 나라들의 인정뿐이다.> (145)

이 때 인정이란 법적 행위가 아니라, 정치적 행위이다.

 

저자가 살펴보는 바를 따라 국가가 어떤 경로를 거쳐 인정받아, 국제 사회에서 국가 취급을 받게 되는가에 대하여, 참으로 고려할 사항이 많다는 것, 비로소 알게 된다.

 

이런 것도 고려사항이 된다.

<역사를 기반으로 땅에 대한 권리들을 주장할 때 어떤 권리를 인정해야 할지 판결을 내리기는 불가능할 수 있다. 지구상 대부분의 땅은 하나 이상의 민족 집단에 의해 점령돼왔고 많은 땅이 여러 민족에게 역사적 정치적 종교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유대교도의 성지는 기독교도나 이슬람교도에게도 성지인 것이다.> (41)

 

새롭게 알게 된 것들

 

UN의 회원 자격 (84)

 

최상층 단계 회원 : 회원국

두 번 째 단계 : 옵서버국 - 바티칸 시국 즉 교황청

세 번째 단계 : UN의 일에 옵서버로 참여하라는 초대를 받은 그 외의 독립체 - 몰타 기사단, 적십자, 국제 올림픽 위원회, 국제의원연맹

그 아래 범주 : 비정부 기구들, 유네스코, 국제통화기금

 

테라 눌리우스(terra nullius)

어떤 나라도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 무주지(無主地) (43)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일단 국가이면서도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나라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 나라들을 소개하면서, 국가는 어떻게 형성되며, 어떻게 인정되는가를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소개하고 있기에 국가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도 겸하게 된다.

 

더하여 저자가 그런 나라들을 실제로 발로 뛰어다니면서 얻은 정보들을 소개하고 있기에, 이 책은 여행기로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그런 나라들이 일반인들로서는 가볼 기회가 드문 곳이기에 그 가치는 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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