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과 반려동물의 사생활 에프 그래픽 컬렉션
캐슬린 크럴 지음, 바이올렛 르메이 그림,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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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들과 반려동물의 사생활

 

이 책은?

 

이 책 작가들과 반려동물의 사생활은 반려동물과 함께한 유명 작가들의 사연을 모아 놓은 책으로, 원제는 <Writers and Their Pets: True Stories of Famous Authors and Their Animal Friends>이다.

 

저자는 캐슬린 크럴, <미국 포르 레오나르드 우드에서 태어났다. 로렌스대학을 졸업한 뒤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마침내 작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획기적인 논픽션 작품을 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의 내용은?

 

요즘 반려동물들의 존재감이 장난이 아니다.

각종 매스컴에 등장하는 것을 비롯하여,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관계를 조명하는 작업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것, 해서 반려동물들의 위치가 날로 격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도 반려동물들의 그런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일환이 아닐까?

유명 작가들과 반려동물은 어떤 관계, 어떤 모습일까.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먼저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들 중 낯이 익은 인물들이 많다는 점, 기분 좋은 일이다.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 에드거 앨런 포 , 찰스 디킨스

마크 트웨인, 거트루드 스타인, 버지니아 울프

도로시 파커, 윌리엄 포크너, E. B. 화이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존 스타인벡, 파블로 네루다, J. K. 롤링

 

이런 작가들이 반려동물과 같이 지내며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그들을 보다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등장인물 간의 관계도 흥미를 끄는 요인이 된다.

 

에드가 앨런 포는 찰스 디킨스를 존경한다. (23)

 

거투르드 스타인, 그녀의 살롱은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랄드 등이 출입하던 명소였다. (66)

헤밍웨이 편에서도 같은 기록에도 보인다. (106)

 

헤밍웨이가 가장 좋아한 작가는 고양이 애호가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이다. (107)

스타인 벡이 좋아한 작가는 헤밍웨이, 포크너, 잭 런던이었다. (115)

 

애완동물과 작가들의 사연

 

스튜어드 리틀샬롯의 거미줄』.

두 작품 모두 영화로 보았는데, 두 작품이 동일한 작가에 의해 쓰였다는 것,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E.B. 화이트(93)의 작품이다.

 

스타인벡이 키우던 개 토비가 그가 막 완성한 소설의 초고를 갈기갈기 찢어 반도 넘게 먹어치웠다. 스타인벡은 결국 처음부터 다시 써야 했다. (114)

 

파블로 네루다는 사고를 당했을 때, 반려견이 그 생명을 구했다.(131)

반면에 개 때문에 화를 당한 작가도 있다.

커니 보니것은 개 플라워를 데리고 산책을 하러 나갔다가 개 목줄에 걸려 넘어진 뒤 얼마후 세상을 떠났다. (139)

 

컬러 퍼플을 쓴 작가 앨리스 워커는 닭을 애완동물로 키웠는데, 그 닭들이 낳은 달걀을 먹는데는 주저하지 않았다. (165)

 

반려동물들의 이름 짓기.

 

마크 트웨인이 세 딸에게 선물한 반려견의 이름은 각각 나는 안다.(I know)’, ‘너는 안다(You know)’, ‘모른다(Don't know)’이. (42)

 

모리스 센닥의 개 이름은 아가멤논이다.(154)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 당시 그리스 군을 이끌었던 왕이자 장군 이름이다.

 

컬러 퍼플의 앨리스 워커는 닭의 이름을 거트루드 스타인의 이름을 따서 거트루드라 지었다. (163)

 

기록할 만한 사항도 여기 저기 눈에 뜨인다.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편에 보면, 런던의 부유한 집안들은 종종 키우던 개를 납치당해 곤욕을 치르곤 했다(15)고 하는데, 이런 사실을 다른 작품에서 접한 적이 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 헤라클레스의 모험<네메아의 사자>편에도 개를 납치해서 돈을 요구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오늘날 크리스마스가 있게 한 커다란 공헌을 한 작품이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이다. 그 이전까지 그저 종교적인 한 날짜에 불과했던 크리스마스는 이 소설을 통해 비로소 베풂을 실천하는 가족 중심의 큰 명절로 거듭날 수 있었다. (31)

 

에드가 앨런 포는 미국의 유명 작가들 중 처음으로 창작활동만을 통해 생계유지를 시도한 작가다. (21)

 

다시, 이 책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살펴보니, 모두다 유명작가들이다. 그런 유명작가들이 시간과 공간을 반려동물들과 같이 한 사연들이 담겨 있는데, 반려동물들의 역할이 다만 애완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애완의 대상을 넘어,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작품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는 것은 반려동물이 그만큼 의미 있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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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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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스트

 

이 책은?

 

이 책 테라피스트는 소설이다. 추리소설.

 

저자는 헬레네 플루드, <1982년생으로 심리학자다. 2016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전문 분야는 폭력성, 재피해자화, 트라우마와 연관된 수치심과 죄의식이다. 이 책 테라피스트가 첫 소설이다. 2019년 런던 도서전에서 각국 관계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28개 언어 판권이 계약된 테라피스트로 북유럽 스릴러의 세대교체를 알렸다.>

 

이 책의 내용은?

 

추리소설로 소재는 살인사건이다.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주변인물들, 특히 피살자의 아내가 의심을 받는 상황에 몰린다.

과연 누가 살인자일까?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피살자 주변의 인물들만 소개한다.

 

시구르 토르프 : 건축사. 피살자

사라 라투스 : 그의 부인, 심리상담사

인니카 라투스 : 사라의 언니, 변호사

베가르 지네르만 : 사라와 인니카의 아버지.

베라, 크리스토페르, 트뤼그베 : 사라의 상담 환자들

 

이야기는 금요일 아침, 사라의 남편인 시구르가 친구들과의 모임에 간다며 집을 나서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가 떠날 때 밖은 어두웠다. 나는 그가 몸을 숙여 이마에 입을 맞출 때 잠에서 깼다.

나 갈게.” 그가 속삭였다. (7)

 

그후로는 남편으로부터 전화 한통, 그리고 그는 실종된다. 결국은 살해된 것으로 드러난다.

과연 누가 그를 살해한 것일까?

 

저자는 독자들에게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살인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한편 독자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인한다. 살인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들이 등장하여 계속하여 독자의 시선을 사라에게 묶어두려고 하는 것이다.

해서 독자들은 흔들린다. 혹시 사라가?

 

독자들에게 감추고 있는 것은 없는가? 이는 역시 경찰 군데르센 마찬가지다. 혹시라도 사라의 진술에 빠진 것은 없는지 집요하게 그녀의 주변을 맴돈다. 그래서 독자들의 시선은 그녀에게 묶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추리소설의 백미는, 바로 그런 속임수!

그런 속임수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독자와 저자와의 대결, 결투는 작품 속의 사라와 군데르센의 밀고 당기기보다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저자는 용의선상에 오른 주인공 사라의 모든 행적을 자세히 보여주는 것, 잊지 않는다.

남편이 실종된 상태에서 그녀는 언니의 집, 아버지의 집을 방문하여 위로를 받으려 한다.

또한 남편의 생전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남편의 회사, 남편 고객의 집을 방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별 무소득, 그녀의 그런 행적은 오히려 경찰의 의심을 사게 된다.

 

그렇게 저자는 모든 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실종된 남편, 결국은 살해된 사건,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시라!

이 정도 알려줬으니, 알아내실 수 있겠지? 하는 식이다.

 

다시, 이 책은?

 

범인이 누구인지, 서평에 밝히는 것은 금기중의 금기. 스포일러는 작품을 망치는 첩경이니 줄거리는 이 정도에서 그치자.

 

다만, 나의 경우, 저자와의 싸움에서 지고 말았다는 사실, 밝힌다. 해서 이 소설 좋다. 우수한 작품이다.

 

저자가 제공한 모든 정보, 그중에 분명 페이크 모션 동작이 있다는 것 명심했건만, 지고 말았다. 저자가 보여준 자료, 알고보니 그게 그것이었구나, 고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나는 헛다리를 짚었고, 사건은 해결되고 말았으니, 나로서는 아쉽지만, 성공한 작품이 분명하다.

 

이것 하나만은 밝혀도 좋을 듯하다.

범인은 사라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사라가 방문한 곳이 여럿 있는데, 그중에 범인은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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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파도 속으로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황세연 지음 / 들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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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파도 속으로

 

이 책은?

 

이 책 삼각파도 속으로는 소설이다.

해양을 무대로 하여 바닷속에 빠진 금괴를 찾아 해저를 탐험하는 이야기, 거기에 다른 흥미 요소를 첨가한...소설이다.

 

저자는 황세연, <26세에 단편 추리소설 염화나트륨[스포츠서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전업작가가 되었다. 소설 몇 권을 출간한 뒤 (……) 출판사에서 꽤 오래 편집기획자로 일했다. (… …) 다니던 회사가 대기업 계열사에 합병되며 잘린 것을 기회 삼아 다시 열심히 소설을 쓰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작가의 말에 의하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초잔마루호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2차 대전 말기 중국에서 약탈한 29톤의 금괴를 싣고 일본으로 가던 위장 병원선이 군산 앞바다 어딘가에서 미군기의 폭격을 받고 침몰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494)

 

저자가 이 배 초잔마루호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그 배가 금괴를 싣고 갔다가 침몰한 것 외에 다른 흥미를 끄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배가 생체실험으로 악명이 높은 731부대의 위장병원선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초진마루호에 싣고 가던 금괴를 찾아 나서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하나 색다른 점이 첨가된다.

 

단순히 바다 속으로 침몰한 배의 금괴를 찾아다니는 이야기 정도면, 소설의 소재로서는 이제 식상한데, 거기에 생체실험을 했다는 일본군 부대 이야기가 첨가되어괴물이 되는 기생충 이야기가 덧붙여진 점, 이 작품의 특징이다.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최순석, 박판돌, 모두 머구리 즉 잠수사다.

보물선의 위치를 알아낸 최동곤, 그는 누군가에게 살해된다.

최동곤의 전 부인 박미경, 최순석과 군대 동기인 이상홍,

거의 한평생을 보물찾기에 바쳤다시피 한 마린보이호의 소유주 이동형,

이윤정은 약사인데바다에 빠져 익사한 그녀의 아버지 시신을 최순석이 건져낸 인연으로, 이 작품의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된다.

그 외에 잠수사 등이 모여, 보물 탐사선 마린보이호에 승선하여 보물을 찾아나서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떤 이야기가 덧붙여지는가?

 

금괴를 싣고 가다가 침몰되었다는 초진마루호, 최순석 일행은 드디어 그 배를 발견하여 금괴 인양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그래서 건져낸 것은 금괴로 오해했던 납덩어리와 무언가 정체모를 것들이 들어있는 사기 항아리들이다.

 

문제는 그 사기 항아리다.

거기에서는 뿌연 물과 함께 개구리 알처럼 생긴 검은 색 작은 알갱이들이 쏟아져 나온다. (91)

 

바로 그거다. 그게 기생충 알이다.

그 기생충 알은 일본군 731부대에서 생체실험을 위하여 배양하던 것인데,

그것들이 항아리 속에서 나오는 순간.....

 

인간은 약하다. 기생충의 조종을 받는 괴물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아주 본능에 충실한 괴물.......

 

다시, 이 책은? - 황금 앞에서 작아지는 사람들

 

이 소설의 백미는 황금 앞에서 작아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는 점이다.

사람들은 왜 황금을 보면 이성 상실의 지경에 이르게 되는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의리도, 우정도, 윤리도 모두다 팽개친 채 그야말로 황금 앞에서 본능에 충실한 역할을 다한다. 황금의 위대한 힘을 숭배하는 자, 모두 괴물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래도 남주와 여주는 충실하게 자기들의 본분을 다한다. 갖은 고생을 다 하면서.  감정이입이 되는 주인공들이다.

 

해양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해양에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사람에겐 황금보다 더 귀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점, 이 작품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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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솔로 - 유리의 지평선
라인홀드 메스너 지음, 김희상 옮김, 김동수 감수 / 리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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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솔로 _ 유리의 지평선

 

이 책은?

 

이 책 에베레스트 솔로는 에베레스트 산 등정기다.

저자는 라인홀트 메스너, <이탈리아 남티롤 출신의 산악인인 그는 1970년 낭가파르바트를 시작으로 16년간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면서 1986년 로체 등반까지 성공,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완등한 인류 최초의 산악인이 되었다. >

 

기록적인 기록 두 가지가 그의 이력에 첨가된다.

19785, 페터 하벨러와 함께 이루어낸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과 바로 이 책에 담긴 1980, ‘에베레스트 무산소 단독 등반이다.

 

이 책의 내용은?

 

그의 이력에 추가된 기적과도 같은 기록, ‘에베레스트 무산소 단독 등반

기계로 잔뜩 무장하고, 텐트 등 기본적인 장비조차 남에게 맡긴 채 정상을 등정하는 것, 저자는 기피하고, 무산소에다 홀로 - ‘홀로라는 말을 그냥 혼자라는 말로 듣지 않기를, 어디 뒷산에 홀로 걸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 -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다. (그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이말 하니, 쉽다 어렵다는 말조차 너무 쉽게 해버린 듯하다.)

 

정상에 올라가는 순간의 저자 모습을 복기해 본다.

 

이제 갈수록 더 짧은 간격을 두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가다 서다의 반복, 피로감과 에너지 회복의 반복이 내 걷는 속도를 결정한다.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온몸의 힘을 쥐어짜야만 간신히 한 발자국씩 전진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 이르면 등반은 전적으로 의지의 문제다. (223)

 

해발고도 7000 미터 이상은 모든 지점들이 위험하다. (241)

해발고도 8000 미터에서 배낭을 메는 것은 쉴 때조차 고역이다. (250)

 

고도를 1미터 올라갈 때마다 걷는 것과 쉬는 휴식 사이의 간격은 어쩔 수 없이 더 짧아진다.

 

정상을 오르는 그 1미터!

그 순간 순간에 그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오고 갔을까?

 

위를 올려다 보아서는 안 된다. 오로지 한 발자국씩 집중해 올라가야만 한다. (157)

 

걷는 것은 이제 힘듦을 넘어서 최악의 고통이 된다. (252)  

 

그는 왜 산이 필요한가?

 

그는 상업적인 등반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기계의 도움으로, 다른 사람 손을 빌리고 다른 사람 발을 빌려 정상에 오른 다음, 사진을 남겨 상업적 이익을 꾀하는 무수한 등반가들, 그에겐 혐오의 대상이다. 그런 부류와는 다르게, 산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그에게 다가온다.

 

<기술과 시멘트 사막이 지배하는 시대, 무엇이든 공장에서 만들고 관리만 잘해주면 되는 시대에서 인간은 갈수록 소외를 겪는다. 이런 소외를 이겨낼 수 있는 대항마로 나는 산을 필요로 한다.> (40)

 

<산에 오르며 인간은 자기 자신과 더 가까워진다고 한다. 아마도 그동안 살아온 기억들이 하나로 압축되어 그런 게 아닐까?> (193)

 

<나는 등반을 할 때면 늘 마음이 편안해진다. 일정한 리듬으로 걷는 것이 내 몸의 생리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221)

 

그가 보여주는 에베레스트, 그래서 다르다.

 

<지평선의 높은 정상은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것처럼 가까워 보이지만, 이는 티베트에서 흔히 겪는 착각이다. 티베트 공기는 세상의 그 어떤 곳보다도 맑아 이런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129)

 

<날씨가 아름답다, 초모룽마는 계곡 깊숙한 곳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바람벽처럼 서 있다. 늘 그랬듯, 에베레스트가 하나가 아니라 두 개의 산으로 느껴지는 게 흥미롭기만 하다.> (142)

 

몸은 홀로 가지만, 그는 연결된 끈이 있다.

 

홀로 간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그는 이렇게 표현한다.

 

홀로 간다는 것은 홀로 버려졌다는 느낌, 상실감, 느린 전진 속도와 함께 커져만 가는 고독과 맞물린다. 이제 마치 내가 나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것만 같다. 행동하는 사람과 관찰자를 전제로 하는 이런 상상은 세상의 꼭대기 끝에서 겪는 극한의 상실감을 한때나마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는 일종의 의식분열을 일으킨다. 이 상상은 악몽과 공포를, 심지어 죽음의 공포를 막아준다. 나로부터 멀리 떨어져나간 나, 갖은 고통과 씨름하는 나를 지켜보는 느낌이랄까.

(277)

 

그래서 그는 무전기조차 거절한다. 베이스 캠프와의 교신조차 그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베이스 캠프에 홀로- 이 역시 홀로 남아있다. - 남아있는 그의 여자친구 니나와의 소통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다음은 그의 여자친구가 베이스 캠프에 남아있으면서 남긴 기록이다.

 

라인홀트는 홀로 산에 오르고 나는 홀로 이 아래에 남을 때 모험의 의미가 더 커진다. 물론 그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기는 어려우리라. 아마도 그를 다시는 보기 못할까 두려움이 클 수도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 ……… ) 기다림이 가져다주는 불안이 얼마나 큰지 나는 잘 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참아내야 나 자신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내 감정은 말해준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라인홀트가 홀로 정상에 서서 우리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면, 그가 나에게 품는 감정은 더욱 명확한 형태를 얻으리라. 나는 그게 우리 관계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91)

 

<해발 고도 7000미터가 보인다. 구름이 걷히고 있다. 바람이 불어와 내린 눈을 능선에서 다. 그가 내 외침을 듣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나는 그와 직접 이야기하는 기분이다. “내가 당신 곁에 있어!”> (263)

 

정상에 오른 후에는?

 

우리의 한계를 아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무한함을 깨닫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248)

 

도망가야만 한다. 움직여야만 한다. 나의 피로로부터, 내가 정상에 올랐다는 자부심으로부터 나는 도망가야 한다. (286)

 

다시, 이 책은?

 

그간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반기는 몇 권의 책을 읽고 살펴본 바가 있다.

하지만 이 책처럼 철저하게 혼자, 홀로 산에 올라가면서 남긴 기록은 처음이다.

 

그의 행동은 그의 발을 통해 정상을 밟고, 그의 생각은 오롯이 그의 손을 거쳐 우리에게 전해진다. 저자는 산악인이자, 심리학자다. 더하여 그를 형용하는 모든 단어마다 훌륭한’, ‘위대한이란 수식어를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우뚝 선다.

 

이런 기록, 훌륭하다. 산에 오르면서, 그를 사로잡았던 그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 보자.

 

<머릿속에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런 상념이 어떤 독자적인 생명력을 가진 것처럼 느껴진다. 이리저리 맴돌던 상념은 어느 한 점으로 모아져 나로부터 독립한 에너지가 된다. 이 에너지는 내 것이기는 하지만, 내 마음대로 어쩔 수가 없는, 내 의지로 다스릴 수 없는 독자적인 생명체다.> (237)

 

생각의 흐름을 냉철하게 포착한 기록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빛나는 아포리즘 또한 남긴다. 그러니 이 책 읽으면에베레스트 산길을 걸어보지 않았어도일상을 살아가며 걷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걸음 더, 그 정도는 갈 수 있다.”

나는 자신만 들으라는 듯 작은 소리로 이렇게 다짐했다.

오늘 네가 걷는 걸음은 내일을 더 오르지 않아도 돼.”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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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요시미 슌야 지음, 서의동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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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잃어버린 30

 

이 책은?

 

이 책 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잃어버린 30은 일본의 아키히토 (明仁) 일왕 재위시의 일본 사회를 분석해 놓은 책으로, 일본의 최근 역사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요시미 슌야, <도쿄대학 정보학환(情報學環) 교수로 사회학, 문화연구의 전공을 토대로 집필활동을 펼치고 있으면 이 책을 비롯한 여러 저서가 있다. >

 

이 책의 내용은?

 

우리나라는 시대 구분을 정권을 기점으로 하는데, 일본은 일왕의 재위를 기점으로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지금은 레이와(令和) 시대다.

 

히로히토 일와의 쇼와 (昭和) 시대 - 아키히토 일왕의 헤이세이(平成) 시대 - 나루히토 일왕의 레이와 (令和) 시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헤이세이 (平成) 시대는 일왕 아키히토( Akihito, 明仁)가 즉위한 1989년부터 퇴위한 2019년까지를 말한다.

 

일왕 아키히토( Akihito, 明仁) :  

<일본 제125대 일왕. 1953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의 대관식 참석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을 순방하였다. 1989년 히로히토의 죽음으로 왕위를 계승하고 연호를 헤이세이(平成)로 고쳤다.>

 

저자는 헤이세이 30년간을 실패의 시대로 규정하고, 그 기간을 실패박물관을 만들듯이, 실패원인을 찾아내어 전시(?)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일본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1- 1을 보면, 세계 기업 시가 총액을 알려주는 표 1-1을 살펴보면 단적인 예를 알 수 있다.

 

세계 기업 시가 총액을 비교하는 자료인데, 1989년과 2018년 변화에 주목해보자.

 

1989년에는 50위 안에 들어가는 기업 중 32개가 일본기업이었다. (41)

잘 알려진 기업 이름을 열거해보자.

NTT, 일본흥업은행, 스미토모 은행, 후지 은행, 도요타 자동차, 도쿄전력, 신일본제철, 도시바, 닛산 자동차, 중부 전력, 도쿄 가스 등 일본 기업이 즐비하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18년에는 어떻게 되었을까?

50위 안에 들어있는 일본 기업은 도요타 자동차 단 1개일뿐, 나머지 31개는 사라졌다.

 

단적으로 세계 경제에서 일본 경제의 존재감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저자는 이런 경제 현상을 비롯하여,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이렇게 4개 분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그러니 이 책으로 일본의 최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하겠다.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이 기간 동안 4개의 쇼크가 있었다는 것이다.

1 쇼크, 1989년에 정점을 찍은 버블 정책의 붕괴

2 쇼크, 1995년의 한신. 아와지대지진과 옴진리교 사건

3 쇼크, 2011년의 미국 동시다발 테러와 이후 국제 정세의 불안정화

4 쇼크,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 1원전 사고.

 

이렇게 4개의 쇼크를 시간적으로 살펴보니, 일본의 현재 모습이 그려진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일본 기업의 실패를 조명하고, 정치면에서는 일본 정당의 변천사 특히 일본 신당과 사회당, 민주당의 실패, 그리고 자민당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고 있는데 그 다음 사회적 측면에서 초저출산, 격차 확대, 빈곤화 등을 살펴보고 있는데, 특히 한신 아와지 대지진과 동일본 대지진, 그리고 원전 사고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사회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1989년 미야자키 쓰토무 유아 연속 유괴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이 사건은 헤이세이 시대에 잇따른 엽기적 살인 사건의 선구가 된다. 그 후 19953월에는 옴진리교 사건이 일어나 일본 사회를 뒤흔들기도 하였다.

 

저자는 헤이세이 시대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버블 경제의 붕괴, 글로벌화와 넷사회화, 소자고령화 속에서 전후 일본 사회가 좌절해간 시대이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수의 시도가 실패로 끝난 시대였다. (37)

 

저자는 그렇게 헤이세이 시대를 실패로 규정하고 있는 바, 그의 결론은 무엇일까?

헤이세이 시대의 실패와 쇼크의 경험을 헤이세이 시대의 종언과 함께 과거의 것으로 묻어버리자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의 실상을 정면에서 응시하며, 모두가 위기를 위기로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다. (306, 307)

 

다시, 이 책은?

 

일본의 헤이세이 시대 - 실상 이런 식으로 일본의 역사 시대를 구분하는 것도 이 책을 읽고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 - 1989년부터 2019년까지의 일본 상황을 경제, 정치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정리해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본격적인 연구를 해야만 겨우 한 분야의 30년 역사를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고, 그만큼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작업일텐데, 이 책으로 - 300여 쪽의 분량으로 일본의 실제 모습을 - 정리할 수 있다는 것, 대단한 행운이다.

 

그간 매스컴을 통해 띄엄띄엄 정리해보던 일본의 모습을 이렇게 한 줄로 주욱 꿰어 볼 수 있으니. 일본의 현재 모습이 제법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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