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손자병법 - AI와 인간이 재해석한 2,500년의 지혜
노병천 지음 / 밥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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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손자병법

 

일단 <손자병법>이다.

 

굳이 <손자병법>의 가치를 논할 필요조차 없다. <손자병법>의 가치는 그 책이 이 땅에 나타난 순간부터 증명된 것이다. 그러니 지금 <손자병법>의 가치를 새삼 따질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요즘 들어서 <손자병법>은 더더욱 가치를 발하고 있는 중이다.

살아가기 위해 다툼을 벌여야 하는 현대인들, 칼과 창만 들지 않았지, 실상 매일매일 전장터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은 의미있다.

 

이 책은 육군대학과 미국지휘참모본부에서 직접 군인들을 대상으로 <손자병법>을 가르친 적이 있는 저자가,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실생활- 매일 전장터인 실생활- 에 <손자병법>을 직접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에 더해 AI를 더한다.

 

옛고전이기도 한 <손자병법>에 신기술, 아니 첨단기술을 더한 것이다.

그러니 옛날의 지혜를 새로운 시대 감각으로 재해석한 <손자병법>을 만난다,

저자는 <손자병법>을 책GPT로 거듭나게 한 내역을 3쪽에서부터 6쪽에 걸쳐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부분만 읽어도 벌써 새로운 시대에 우리들이 어떻게 AI와 함께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셋째, 저자의 자세를 살펴보자.


책을 대하는 자세, 책을 쓰는 자세, 그리고 그 내용인 <손자병법>에 대한 저자의 자세를 살펴보면, 이 책에 대한 신뢰가 저절로 생기고, 넘쳐나게 된다.

 

이런 글, 읽어보자.

 

이 책을 집어 든 당신의 선택은 탁월하다. 수많은 책이 가득한 서점에서 이 책을 선택하기까지 얼마나 고민했을까?(........) 이 책에는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담겨 있다. (....) (24-25)

 

정말로 자신감이 요즘 말로 뿜뿜 넘친다. 저자의 자신감 있는 태도, 이는 병사들 앞에 선 지휘관의 자신감 있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당연히 그 내용에 대한 신뢰로 연결이 된다.

 

넷째, 요즘 사람들은 한자와 별로 친하지 않다


한자에 익숙하지 않으면, 문해력에 문제가 생긴다. 우스개 이야기로, 한글 안내문에 써있는 우천시를 시()의 한 곳으로 이해한다거나 중식 제공을 중국 음식으로 이해하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그게 다 한자를 멀리한 탓이 아닐까.

 

그런데 이 책은 한자가 많이 등장하는 바람에 저절로 한자를 익히게 된다.

<손자병법>을 읽으려면, 그래도 한자와는 조금이라도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글 읽어보자.

 

<손자병법>에서 말하고 있는 승산 판단 5요소는 도천지장법이다. 이것을 오사라고 부른다. (47)

 

한글로만 이 문장을 읽으면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그 문장에 한자를 집어 넣어 읽어보자.

 

<손자병법>에서 말하고 있는 승산 판단 5요소는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이다. 이것을 오사(五事)라고 부른다.

 

어떤가? 한자를 넣어 읽어야, 그 뜻이 통하지 않는가?

이런 말 추가로 읽어보자.

 

손자천독달통신 (孫子千讀達通神) (9)

 

<손자병법>을 천 번 읽으면 신의 경지에 통한다, 는 말인데 실상 그게 통하려면 한자를 알아야 <손자병법>이 통하고, <손자병법>을 두 번 세 번 더 나아가서 천 번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으로 한자를 읽어가면서 한자를 익히고, 그렇게 <손자병법>을 읽다보면, 한자도 알게 되거니와 <손자병법>의 그 오묘한 뜻도 깨치게 될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이 책에는 정말 가슴에 새기고, 수시로 꺼내 음미하고픈 말들이 많이 있다.

 

병형상수 수지형 (兵形像水 水之形) (156)

 

군대의 운용은 물의 성질을 닮았으니 물의 성질은 .......

 

군대라고 하니 꼭 군대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 말은 사람이 사는 곳이면, 사람이 있는 조직이면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또한 <손자병법>의 성질이기도 하다. 어디에서나 물처럼 적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더해서 순리와 역리를 가르치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인간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온 중요한 개념이다. (159)

 

투지망지연후존 (投之亡地然後存)

함지사지연후생 (陷之死地然後生) (188)


망해버릴 땅에 던진 후에야 살아남을 수 있고,

사지에 빠뜨린 후에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

 

위기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현명한 사람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

 

다시, 이 책은?

 

<손자병법>을 오직 지피지기(知彼知己)로만 알고 있다면?
<손자병법>이 오직 군대에서만 소용되는 것이라 알고 있다면?

<손자병법>을 오직 역사에서 한 때 사용되고 사라진, 그저 먼지 풀풀 날리는 고전이라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고나면, <손자병법>이 결코 그런 책이 아니라는 것 알고 그야말로 괄목상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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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 개정판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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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개정판)

 

이 책은 방대한 <삼국지>를 심리학의 차원에서 읽어보고 있다.

<삼국지>를 내용별로  시간을 따라 서술하면서, 그때그때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속마음, 심리를 분석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삼국지>의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일어나는 사건에 들어있는 인간의 심리를 헤아려 보고 있는 것이다.


권력을 업은 사디즘

 

예컨대, 2<십상시의 난과 어부지리>에서 권력을 업은 사디즘이란 부제가 붙어있다.

그것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일단 사디즘의 정의를 살펴보자.

사디즘(sadism)은 상대 (동물 포함)를 신체적으로 학대를 주거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어 성적 쾌감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위키백과)

 

여기서 사디즘을 성적 쾌감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 항목에서는 거세를 하고 궁에 들어와 권력을 행사하고 있던 환관들의 심리를 사디즘으로 파악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남들에게 투영하여 다른 이들을 괴롭히면서 자신들의 처지를 위로했던 것이다. 즉 너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었던 것이다.

 

그런 사디즘은 불안이 고착화되고 그 불안에서 벗어날 희망이 없을 때 자라나기 쉽다. 그런 성향이 권력을 잡고 가학적 행동을 하기 시작하면 좀처럼 멈출 줄을 모른다. 게다가 그들은 또 다른 가학적 방식을 고안해, 타인들이 자신들에게 자비를 갈구하도록 만들고 자신들이 계속 통제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영제 당시에도 권력을 잡은 환관들은 누구보다도 냉혹했다. 환관 세력이 일으킨 당고의 금 때 1천여 명의 청류파 사대부들이 큰 화를 입었고, 환관 독재의 체제가 갖추어졌다. (59)

 

실상 여기에서 그런 환관들의 비뚤어진 심리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비를 비롯하여 삼국지 중요 인물들의 마음을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래야만 <삼국지>의 삼국이 어떻게 해서 이루어지며, 그렇게 삼국의 역사가 진행되는 동안 인물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움직였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유비의 심리 파악하기

 

유비라는 인물에 대하여는 여러 설이 있다.

그 누군가 만화가는 유비를 쪼다로 표현하기도 했는데, 그럴 정도로 유비란 인물 별 볼일 없는 인간이기도 하다.

 

황숙이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 그런지도 의문인 인물, 또한 무술이나 학식으로도 관우나 장비에게 뒤떨어진 인물, 그런 유비가 대체 어떻게 해서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이 있다.

 

이러한 유협적 유교의 대표적 표상이 유비였는데, 그는 협()으로 대중의 무의식을 사로잡고 유()로 지식인의 명분을 움직였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시대정신에 부합하거나, 시대정신을 아울러야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달리 말해, 시대정신 중 대표적인 하나의 흐름을 타고 대표성을 획득할 때 그 시대를 주도하는 인물이 될 수 있다. (13)

 

<삼국지>를 읽으면서 유비는 마치 한 차원 위에 있는 인물처럼 느껴졌는데, 바로 유와 협, 유협이란 개념으로 유비를 살펴보니, 납득이 된다. 유협으로 대중과 지식인을 사로잡았다는 것!

 

<삼국지>를 새로운 각도로 읽어보자.

 

또하나 재미있는 분석을 기록해 두고 싶다.

바로 로버트 스턴버그의 삼각이론 (20)



 

저자는 스턴버그의 삼각이론으로 유비와 관우, 그리고 장비의 관계가 왜그리 긴밀했을까를 설명하고 있다.

 

애정의 기본 요소는 열정, 친밀감, 헌신 세 가지이다.

모든 애정관계는 초기에 열정이 강하고 시간이 흐르면 그 강도가 줄어든다. 그 빈자리를 친밀감과 헌신이 메워준다면 애정은 변함없이 유지될 수 있다.

 

유비 3형제의 관계는 그렇게 열정, 그리고 친밀감과 헌신으로 채워져, 그 세 사람은 죽을 때까지도 그런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삼국지>를 또 읽었다. 대체 이게 몇 번째인지?’

, 쓰고 보니 내 마음과는 반대로 약간 질린다는 뜻으로 읽힌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먼저 말해둔다.

몇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는 게 바로 <삼국지> 아닌가?

정말 그렇다. <삼국지>를 어려서 동화책 수준의 <삼국지>부터 헤아려 본다면, 적어도 몇 십번 되는데 신기하게도 읽어도 읽어도 전혀 물리지 않는다. 진정이다.

 

그럼 이 책은 어떨까?

전혀 물리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각 인물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등장인물들의 활약상을 지금까지는 바깥 모습만 보고 읽었다면, 이 책으로는 바깥 모습과 그런 바깥 모습을 만들어주었던, 삼국지의 저 밑바닥을 흐르고 있었던 심리까지 읽을 수 있으니, 점점 삼국지는 흥미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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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하늘길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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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하늘길

 

이 소설은 정약전이 유배를 떠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정약전은 나주 다경포에서 배를 탄다, 목적지는 흑산도, 전라도에 있는 섬이다.

이번에 두 번째 유배길이다.

첫 번째는 한양에서 출발하여 신지도에 갔었고, 이번에는 한양에서 나주 다경포를 거쳐 흑산도로 가는 길이다.

 

이윽고 흑산도에 도착한 정약전, 이로부터 섬에서 유배 생활이 시작된다.

소흑산도에서 시작한 유배 생활은 다시 대흑산도로, 그리고 다시 소흑산도로 옮겨와, 거기에서 삶을 마감한다.

 

그런 유배 생활을 저자는 정약전의 가슴을 들여다보는 것인양 생생하게 그의 심사를 풀어헤친다. 외롭고 쓸쓸한 섬에서 그는 어떻게 유배생활을 견뎌냈을까?

 

더 안타까운 것은 그가 사랑하는 동생 정약용과 같이 유배길에 나서, 약용은 강진으로 약전은 흑산도로 간다. 그 뒤로 두 사람은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 그런 한과 안타까움이 절절히 묻어나는 약전의 심사를 이 소설은 가슴 아리도록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에서 만나는 사람들

 

이 소설에는 주인공 정약전을 둘러싸고 등장하는 인물 중, 실제 역사에서 알려진 이들이 있다.

 

첫 번째 인물, 홍어장수 문순득을 만난다.

 

이 소설에서처럼 나주 다경포에서 흑산도 가는 유배길에 배를 태운 사람은 아니지만, 문순득은 약전과 교류하는 사이로, 이런 기록이 보인다.

 

고향에 돌아와 다시 본업인 어부로 돌아간 그는 어느 날 다시 홍어를 거래하기 위해 흑산도에 들렀는데 이때 흑산도에 유배 온 정약전을 만났다. 그는 정약전에게 풍랑을 만나 표류하며 보고 들은 바를 전해주었고 정약전은 그의 체험담을 날짜별로 기록한 <표해시말(漂海始末)>이라는 책을 쓴다. <표해시말> 집필을 계기로 그는 정약전과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그는 정약전을 가족처럼 모셨고 정약전이 유배지에서 사망했을 때는 극진하게 장례도 치러주었다. 정약용도 형 정약전을 통해 그의 친절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아들을 낳았을 때 아들 이름도 지어주고 정약전이 사망한 후 그가 장례를 잘 치러 준 것을 감사하는 편지도 보냈다.

(https://namu.wiki/문순득)

 

두 번째 인물, 이 소설에 창대(昌大)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장덕순(張德順, 1792? ~ ?)

대둔도 수리 마을 출신으로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저술한 것에 도움을 줬다고 하며, 정약전의 부름을 받고 함께 연구해 차례를 매겨 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 소설은 그런 인물도 정약전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여놓아서 약전의 귀양살이가 또다른 의미에서도 가치있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여러 기록을 살펴보니, 그런 인물들의 실재가 정약전의 삶에 아주 귀한 도움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말꼬리 ‘~

끝부분이 처지면서 길게 늘어지는 그 말꼬리의 억양 속에는 어리광이 담겨있는 듯싶으면서도 상대를 억지스럽게 달래는 설득의 의지와 기어이 자기 의지대로 일을 밀고 나가겠다는 은근한 오기가 들어있었다. (13)

 

저는 형님께서 가시는 흑산을 흑산이라 부르지 않고 현산(玆山)이라 부르겠습니다. (14)

정약용이 정약전에게 한 말이다.

 

손암 (巽庵) : 정약전이 새로 정한 호.

()<주역>에서 들어간다는 것으로 들어가면변전 발전하는 주역의 원리에 따라 오래지 않아 나오게 되는 것이었다. (82)

 

주신이라는 말 (128,129 )

주신(酒神)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를 말한다.

그런데 이 말을 조선시대에서도 사용했을까?

지금에야 많이 사용하는 말이지만 조선시대에 신()이라 하면 감히 말하기도 어려운 단어요 개념이었을 것인데 거기에 술 주()자를 붙여 주신이라 했을까?

 

희망을 가져야 외로움과 슬픔과 억울함을 이기고 살아 배길 수 있다. (138)

 

심화(心火)를 끄지 못하면 그 불이 사람을 태워죽인다. (160)

 

다시, 이 책은?

 

정약전의 흑산도 유배를 다룬 또다른 소설로는 김훈의 <흑산>이 있다.

김훈은 정약전 및 당시 천주교 박해를 주제로 해서 <흑산>을 썼는데, 그 내용이 이 소설과는 결이 다르다.

 

이 소설의 제목은 흑산도 하늘길이다.

흑산도, 분명 정약전은 배로 다녔건만 이 소설의 제목을 하늘길이라고 한 데서 저자의 의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하늘, 정약전이 바라보고 따라가려 했던 길이 바로 하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약전이 귀양살이를 했던 곳, 소흑산도와 대흑산도를 찾아보았다.

소흑산도 본우이도, 대흑산도 (18)

 

어디에 있는 섬인지, 두 개의 섬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아우 다산이 해배되면 형을 찾아올텐데, 그 먼길 특히 뱃길을 오려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에 정약전이 다시 돌아간 곳이 소흑산도였기에,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게 궁금해졌다.

 

그런 형과 아우의 정도 읽을 수 있고, 정약전의 천주님에 대한 이해, 그리고 당시 조선의 상황도 덤으로 알 수 있는 시대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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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9
윌리엄 골딩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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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소년들이 무인도에 불시착하여, 지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런 소년들이 주인공인 소설이다.

저자는 윌리엄 골딩, 198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다.

 

그런데 윌리엄 골딩의 이력을 보니, 그가 1983년 노벨문학상을 받기 이전에 1980년에 부커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 것을 알게 되니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한강 작가가 떠오른다,

한강 작가도 부커상을 받은 다음에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니, 부커상이란 상이 예사상이 아니라는 것 알게 된다.

 

부커상과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윌리엄 골딩이 쓴 소설, 파리 대왕은 두 번 읽어야 한다.

 

첫 번째는 단순하게 스토리로 읽어보자.

이야기는 무인도에 불시착한 소년들이 무리 생활을 하면서, 패가 나뉘어 서로 반목하는 가운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그러니 그런 이야기로 먼저 읽어보는 것이다

 

그런 다음, 두 번째로 읽을 때에는 단순히 줄거리,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그런 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읽어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읽어보면 어떨까?

정치적으로 해석해보는 것인데,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비합리적인 사람들에게 당하는 이야기를 암시하는 스토리로 읽어보는 것이다

 

여기 등장인물들을 살펴보면 그러한 분류가 가능하다.

 

랠프와 잭이 두 무리의 대장이다.

그리고 랠프에게는 새끼 돼지라는 참모가 있다,

잭에게는 로저라는 추종자가 있다.

 

이렇게 소년들은 랠프와 잭을 두 축으로 하여 두 무리로 나누어지는데, 각각의 무리가 합리적인 사람과 비합리적인 사람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그래서 랠프는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잭은 소수가 지휘권을 갖는 방식으로 무리를 이끌어나간다


그렇다면 결국은 어떤 방식이 좋을까? 

그 두 무리가 어떻게 되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라 할 수 있다.

 

이런 말들은 그래서 그들이 만나게 된 결말을 암시하는 말일 수도 있겠다.

 

이해가 가능하고 합법적인 세계는 이제 허물어지고 있었다. (139)

 

다른 소년들은 (.........) 이 두 영혼이 새로운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보려고 어둠 속에서 몸을 돌렸다. (187)

 

아직 이야기가 채 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자는 이런 말을 흘린다. 소년의 무리가 마주하게 될 결말을 미리 암시하는 듯하다.

 

또한 무리가 모여 지내다 보면, 이렇게 나뉘기도 한다,

 

한편에는 사냥과 술책과 신나는 희열과 전략의 세계가 있었고 또 한편에는 동경과 좌절된 상식의 세계가 있었다. (108)

 

그들이 만난 질문

 

그들은 야생에서 살아가면서, 수시로 자신들이 어떤 존재인지 묻는다.

또는 서로 묻는다. 물어가면서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다.

 

대체 우리가 뭐지? 사람이야? 아니면 동물이야? 그것도 아니면 야만인이야?” (140)


어째서 넌 날 미워하지?” (185)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모래사장에서의 철학 :

 

이 세상의 모든 길은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며 생시의 생활의 태반은 발 디딜 곳을 조심하는 데 보내지고 있었던 것이다. (116)

 

이런 역사적 사실 알게 된다.

 

거기를 빨아내야 해. 베랑가리아처럼. (178)

 

베랑가리아라는 인명이 등장한다. 하단에 설명하기를 영국 리처드 1세의 왕비라 한다.

해서 찾아보았다. 리처드 1세의 왕비 베랑가리아와 관련된 일화에서 상처가 난 곳을 빨았다는 것이 있는지.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그런 일화를 찾을 수 없었다

해서 아쉽다. 하단의 주석으로 바랑가리아가 누구인지 알려주었으니 더해서 그 일화도 소개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위에서 이 책을 두 번 읽어보자면서, 스토리 중심으로 문자그대로 소년들의 이야기로 한 번 읽고, 그 다음에는 두 무리로 구분하여 소년들이 각자 어떤 의미를 지닌 행동을 하는 스토리로 읽어보자 하였는데, 그것은 독자 각자 처한 위치에 따라 다르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책은 그렇게 몇 겹의 의미를 지니고 독자마다 다른 의미를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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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양장) - 한 권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심리학 Memory of Sentences Series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예진 편역 / 센텐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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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고, 감탄한다. 그리고 그런 문장을 모아 일기 대신 적기도 한다. 그런 글들을 모아 책으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런만큼 여기 담겨진 셰익스피어의 글들은 좋다,

물론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모두다 좋지만, 그런 작품 속에서 고르고 고른 문장이니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이다.

 

여기 저자가 추린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모두 15편이다.

그중 물론 4대 비극인 <Hamlet 햄릿>, <King Lear 리어왕>, <Othello 오셀로>, <Macbeth 맥베스> 도 들어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셰익스피어 작품은 다음과 같다.

 

Twelfth Night 십이야

The Tempest 템페스트

Romeo and Juliet 로미오와 줄리엣

A Midsummer Night’s Dream 한여름 밤의 꿈

The Merry Wives of Windsor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

The Two Gentlemen of Verona 베로나의 두 신사

The Taming of the Shrew 말괄량이 길들이기

Julius Caesar 율리우스 카이사르

The Merchant of Venice 베니스의 상인

Cymbeline 심벨린

Hamlet 햄릿

King Lear 리어왕

Othello 오셀로

Macbeth 맥베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이 책의 구성

 

저자는 각 작품마다 작품의 개요와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한다.

줄거리를 계속 따라가면서 그때 그때마다 등장하는 좋은 문장들을 소개한다.

그러니 독자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그 자체를 모두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위에 소개한 작품들의 일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알아가면서 그중에서 음미할 구절들을 챙겨볼 수 있다.

 

그렇게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셰익스피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이 책으로 시나브로 셰익스피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런 글들, 몇 번이고 음미해도 좋다.

 

<Romeo and Juliet_로미오와 줄리엣>에서

 

Parting is such sweet sorrow. that I shall say good night till it be morrow.

 

이별은 이리도 달콤한 슬픔이라 내일 아침까지 인사를 나눌지도 모르겠네요. (47)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고 헤어질 때 달콤한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만나 같이 있는 시간이 얼마나 좋았으면,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헤어지는 그 순간, 그 잠시 동안의 헤어짐이 달콤하다 여겨지는 것일까?

 

이런 문장이 바로 셰익스피어 글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그 둘은 서로의 가문이 원수여서 극복해야 할 것들이 태산같이 많다.

그러니 이런 대사가 나온다.

 

What’s in a name? That which we call a rose by any other name would smell as sweet.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우리가 장미라고 부르는 그 꽃은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향기롭지요. (49)

 

<A Midsummer Night’s Dream_한여름 밤의 꿈>에서

 

The course of true love never did run smooth.

진정한 사랑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네. (62, 65)

 

셰익스피어가 사랑에 관하여 한 말 중, 이 말이 가장 의미있는 말이다.

그렇지 않은가? 셰익스피어는 사랑을 그릴 때 결코 순탄한 사랑을 그리지 않는다.

셰익스피어가 그려놓은 사랑의 모습은, 항상 어려움을 딛고 이겨내는 사랑이다. 그래야만 사랑이 더욱 값질 테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셰익스피어의 글을 읽고 힘을 얻어가는 게 아닐까?

 

이런 사랑의 잠언도 읽어보자.

 

Love like a shadow flies when substance love pursues.

물질적 사랑을 추구할 때, 사랑은 그림자처럼 날아간다네. (75)

 

그의 4대 비극에는 인생이 들어있다.

 

셰익스피어는 사랑만 노래한 것이 아니다. 그의 작품, 특히 4대 비극을 읽어보면 그가 얼마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이런 것들이다.

 

When we are born, we cry that we are come to this great stage of fools.

우리가 태어날 때, 우리는 이 거대한 바보들의 무대에 올랐다는 이유로 울지. (175)

 

셰익스피어 말고 그 누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은 기껏해야 생물학적으로 액체 속에 있다가 기체가 있는 세상으로 나오니 호흡하느라 운다는 그런 뻔한 이야기나 하지 않는가. 이런 통찰을 만날 수 있기에 사람들은 셰익스피어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가 보다.

 

How sharper than a serpent’s tooth it is to have a thankless child!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를 기르는 것은 뱀의 이빨보다 더 위험하네. (177)

 

셰익스피어의 생각은 여기저기 미치지 않는 데가 없다. 이런 말을 새겨듣고 부모들은 아이를 키울 때, 잘 키워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부모될 자들이여, 셰익스피어를 읽을지어다.

 

Our bodies are our gardens, to the which our wills gardeners.

우리의 몸은 정원이고, 우리의 의지는 그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입니다. (183)

 

이건 <오셀로>을 읽었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던 말이다. 이 책으로 이런 말도 새겨보게 된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으로 독자들은 셰익스피어를 다시 읽는 셈이다.

그것도 한꺼번에 15편을 말이다. 15편에 들어있는 작품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중 중요한 것들이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셰익스피어를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또한 이 책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영어 원문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의미있다.

대개의 경우, 우리는 셰익스피어를 우리말 번역으로 읽게 되는데, 영어 원문을 같이 읽으니 영어공부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Parting is such sweet sorrow’에서 보는 것처럼 영어 원문을 읽고보니, 예전에 남성 보컬 그룹의 이름이 '스윗 소로우'이었던 게 기억난다. 그 그룹 이름이 셰익스피어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것, 그만큼 셰익스피어는 이미 우리 곁에 와있다. 그러니 이 책으로 조금더 셰익스피어와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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