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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손자병법 - AI와 인간이 재해석한 2,500년의 지혜
노병천 지음 / 밥북 / 2024년 11월
평점 :
AI 손자병법
일단 <손자병법>이다.
굳이 <손자병법>의 가치를 논할 필요조차 없다. <손자병법>의 가치는 그 책이 이 땅에 나타난 순간부터 증명된 것이다. 그러니 지금 <손자병법>의 가치를 새삼 따질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요즘 들어서 <손자병법>은 더더욱 가치를 발하고 있는 중이다.
살아가기 위해 다툼을 벌여야 하는 현대인들, 칼과 창만 들지 않았지, 실상 매일매일 전장터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은 의미있다.
이 책은 육군대학과 미국지휘참모본부에서 직접 군인들을 대상으로 <손자병법>을 가르친 적이 있는 저자가,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실생활- 매일 전장터인 실생활- 에 <손자병법>을 직접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에 더해 AI를 더한다.
옛고전이기도 한 <손자병법>에 신기술, 아니 첨단기술을 더한 것이다.
그러니 옛날의 지혜를 새로운 시대 감각으로 재해석한 <손자병법>을 만난다,
저자는 <손자병법>을 책GPT로 거듭나게 한 내역을 3쪽에서부터 6쪽에 걸쳐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부분만 읽어도 벌써 새로운 시대에 우리들이 어떻게 AI와 함께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셋째, 저자의 자세를 살펴보자.
책을 대하는 자세, 책을 쓰는 자세, 그리고 그 내용인 <손자병법>에 대한 저자의 자세를 살펴보면, 이 책에 대한 신뢰가 저절로 생기고, 넘쳐나게 된다.
이런 글, 읽어보자.
이 책을 집어 든 당신의 선택은 탁월하다. 수많은 책이 가득한 서점에서 이 책을 선택하기까지 얼마나 고민했을까?(........) 이 책에는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담겨 있다. (....) (24-25쪽)
정말로 자신감이 요즘 말로 뿜뿜 넘친다. 저자의 자신감 있는 태도, 이는 병사들 앞에 선 지휘관의 자신감 있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당연히 그 내용에 대한 신뢰로 연결이 된다.
넷째, 요즘 사람들은 한자와 별로 친하지 않다.
한자에 익숙하지 않으면, 문해력에 문제가 생긴다. 우스개 이야기로, 한글 안내문에 써있는 ‘우천시’를 시(市)의 한 곳으로 이해한다거나 ‘중식 제공’을 중국 음식으로 이해하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그게 다 한자를 멀리한 탓이 아닐까.
그런데 이 책은 한자가 많이 등장하는 바람에 저절로 한자를 익히게 된다.
<손자병법>을 읽으려면, 그래도 한자와는 조금이라도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글 읽어보자.
<손자병법>에서 말하고 있는 승산 판단 5요소는 도천지장법이다. 이것을 오사라고 부른다. (47쪽)
한글로만 이 문장을 읽으면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그 문장에 한자를 집어 넣어 읽어보자.
<손자병법>에서 말하고 있는 승산 판단 5요소는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이다. 이것을 오사(五事)라고 부른다.
어떤가? 한자를 넣어 읽어야, 그 뜻이 통하지 않는가?
이런 말 추가로 읽어보자.
손자천독달통신 (孫子千讀達通神) (9쪽)
<손자병법>을 천 번 읽으면 신의 경지에 통한다, 는 말인데 실상 그게 통하려면 한자를 알아야 <손자병법>이 통하고, <손자병법>을 두 번 세 번 더 나아가서 천 번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으로 한자를 읽어가면서 한자를 익히고, 그렇게 <손자병법>을 읽다보면, 한자도 알게 되거니와 <손자병법>의 그 오묘한 뜻도 깨치게 될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이 책에는 정말 가슴에 새기고, 수시로 꺼내 음미하고픈 말들이 많이 있다.
병형상수 수지형 (兵形像水 水之形) (156쪽)
군대의 운용은 물의 성질을 닮았으니 물의 성질은 .......
군대라고 하니 꼭 군대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 말은 사람이 사는 곳이면, 사람이 있는 조직이면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또한 <손자병법>의 성질이기도 하다. 어디에서나 물처럼 적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더해서 순리와 역리를 가르치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인간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온 중요한 개념이다. (159쪽)
투지망지연후존 (投之亡地然後存)
함지사지연후생 (陷之死地然後生) (188쪽)
망해버릴 땅에 던진 후에야 살아남을 수 있고,
사지에 빠뜨린 후에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
위기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현명한 사람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
다시, 이 책은?
<손자병법>을 오직 지피지기(知彼知己)로만 알고 있다면?
<손자병법>이 오직 군대에서만 소용되는 것이라 알고 있다면?
<손자병법>을 오직 역사에서 한 때 사용되고 사라진, 그저 먼지 풀풀 날리는 고전이라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고나면, <손자병법>이 결코 그런 책이 아니라는 것 알고 그야말로 괄목상대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