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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9
윌리엄 골딩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1월
평점 :
파리대왕
소년들이 무인도에 불시착하여, 지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런 소년들이 주인공인 소설이다.
저자는 윌리엄 골딩, 198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다.
그런데 윌리엄 골딩의 이력을 보니, 그가 1983년 노벨문학상을 받기 이전에 1980년에 부커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 것을 알게 되니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한강 작가가 떠오른다,
한강 작가도 부커상을 받은 다음에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니, 부커상이란 상이 예사상이 아니라는 것 알게 된다.
부커상과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윌리엄 골딩이 쓴 소설, 『파리 대왕』은 두 번 읽어야 한다.
첫 번째는 단순하게 스토리로 읽어보자.
이야기는 무인도에 불시착한 소년들이 무리 생활을 하면서, 패가 나뉘어 서로 반목하는 가운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그러니 그런 이야기로 먼저 읽어보는 것이다
그런 다음, 두 번째로 읽을 때에는 단순히 줄거리,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그런 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읽어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읽어보면 어떨까?
정치적으로 해석해보는 것인데,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비합리적인 사람들에게 당하는 이야기를 암시하는 스토리로 읽어보는 것이다
여기 등장인물들을 살펴보면 그러한 분류가 가능하다.
랠프와 잭이 두 무리의 대장이다.
그리고 랠프에게는 새끼 돼지라는 참모가 있다,
잭에게는 로저라는 추종자가 있다.
이렇게 소년들은 랠프와 잭을 두 축으로 하여 두 무리로 나누어지는데, 각각의 무리가 합리적인 사람과 비합리적인 사람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그래서 랠프는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잭은 소수가 지휘권을 갖는 방식으로 무리를 이끌어나간다.
그렇다면 결국은 어떤 방식이 좋을까?
그 두 무리가 어떻게 되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라 할 수 있다.
이런 말들은 그래서 그들이 만나게 된 결말을 암시하는 말일 수도 있겠다.
이해가 가능하고 합법적인 세계는 이제 허물어지고 있었다. (139쪽)
다른 소년들은 (.........) 이 두 영혼이 새로운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보려고 어둠 속에서 몸을 돌렸다. (187쪽)
아직 이야기가 채 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자는 이런 말을 흘린다. 소년의 무리가 마주하게 될 결말을 미리 암시하는 듯하다.
또한 무리가 모여 지내다 보면, 이렇게 나뉘기도 한다,
한편에는 사냥과 술책과 신나는 희열과 전략의 세계가 있었고 또 한편에는 동경과 좌절된 상식의 세계가 있었다. (108쪽)
그들이 만난 질문
그들은 야생에서 살아가면서, 수시로 자신들이 어떤 존재인지 묻는다.
또는 서로 묻는다. 물어가면서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다.
“대체 우리가 뭐지? 사람이야? 아니면 동물이야? 그것도 아니면 야만인이야?” (140쪽)
“어째서 넌 날 미워하지?” (185쪽)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모래사장에서의 철학 :
이 세상의 모든 길은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며 생시의 생활의 태반은 발 디딜 곳을 조심하는 데 보내지고 있었던 것이다. (116쪽)
이런 역사적 사실 알게 된다.
거기를 빨아내야 해. 베랑가리아처럼. (178쪽)
베랑가리아라는 인명이 등장한다. 하단에 설명하기를 영국 리처드 1세의 왕비라 한다.
해서 찾아보았다. 리처드 1세의 왕비 베랑가리아와 관련된 일화에서 상처가 난 곳을 빨았다는 것이 있는지.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그런 일화를 찾을 수 없었다,
해서 아쉽다. 하단의 주석으로 바랑가리아가 누구인지 알려주었으니 더해서 그 일화도 소개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위에서 이 책을 두 번 읽어보자면서, 스토리 중심으로 문자그대로 소년들의 이야기로 한 번 읽고, 그 다음에는 두 무리로 구분하여 소년들이 각자 어떤 의미를 지닌 행동을 하는 스토리로 읽어보자 하였는데, 그것은 독자 각자 처한 위치에 따라 다르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책은 그렇게 몇 겹의 의미를 지니고 독자마다 다른 의미를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