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서
신동준 지음 / 인간사랑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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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서

 

저자의 문제 인식에 공감한다.

 

이 책 제목은 <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서>이다.

그런데 그 제목을 접하는 순간, 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을 필요가 있겠느냐, 는 의문이 들었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런 나의 의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요즈음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의 이유를 분석하고, 더 나아가 통일 한국 시대에 부응하는 인문학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보기에 바로 이런 시점이 동서 인문학의 뿌리에 해당하는 고전 인문학을 깊이 파고 들어가야 하는 시기인 것이며, 더 나아가 동서인문학을 한데로 융합한 퓨전 인문학’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인문학의 모습을 이해하려면, 불가불 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또 하나 동서 문명의 뿌리에 해당하는 고전 인문학을 깊이 파고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난세에는 기본적으로 고금일여 및 동서일여의 관점에서 출발해야 제대로 된 해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18)

 

이 책의 장점

 

그래서 이 책의 장점으로는 우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저자의 자세를 들 수 있겠다.

 

인문학을 탐구하되, 그게 어떤 교양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그 뿌리를 찾아서 접점을 확인하고, 동서양의 생각을 융합하는 것, 그것이 시대에 부합하는 것이리라.

 

또 하나의 장점은 기존의 인문학 서적은 동양이면 동양, 서양이면 서양, 그렇게 한정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반하여 이 책은 동서양의 인문학을 동시에 보기 때문에 더 광범위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동양에는 공자가 있고, 서양에는 소크라테스가 있다, 라는 식이 아니라. 공자와 소크라테스를 한꺼번에 같은 공간에 넣어 그 둘을 동시에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식의 지평이 확장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그래서 저자는 먼저 동서양의 비교를 통해 접점을 찾는 노력을 한다.

그럼, 저자는 동서인문학의 뿌리를 어떻게 찾느냐?

저자는 세 가지 방법을 통하여 그 뿌리를 찾아들어 간다.

 

하나는, 대조 비교하는 방법이며, 또한 깊게 파고, 넓게 바라보는 것이다.

 

대조, 비교한다.

 

공자와 소크라테스

맹자와 플라톤

순자와 아리스토텔레스

한비자와 마키아벨리

손자와 클라우제비츠

사마천과 헤로도토스

진수와 플루타르코스

 

위의 이름들을 한번 잘 살펴보자. 누가 공자와 소크라테스를 비교할 생각을 했을까? 그 누가 맹자와 플라톤을 비교하여 그들의 생각에 접점이 있음을 생각해 볼 생각을 했을까?

 

우선 공간적으로 그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물론 시간적으로도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생각에는 어떤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각각의 인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그들의 생각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이런 저자의 방법에 우선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공자, 맹자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 비교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마천과 헤로도토스를 비교해보면, 동과 서로 사는 곳은 달랐지만, 역사를 같은 시각으로 바라본 점은 같기에, 동서양의 뿌리가 그런 곳에서 서로 만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동서양의 생각을 비교분석하는 것은 그 접점을 찾아내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 생각된다.

 

깊고 넓게 판다

 

또한 저자는 동서양 인문학의 뿌리를 찾기 위하여 각각의 생각들을 깊고 넓게 파고 들어간다.

 

예컨대, 공자와 맹자는 어떤 관계인가? 소크라테스의 사상은 그가 어떤 저작물을 남기지 않았기에 누구를 통해서 그의 생각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가? 플라톤인가, 아니면 크세노폰인가?

 

그런 점들은 그들 각각의 저서를 면밀히 분석하고 파고 들어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이 책을 통하여 그런 점들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기에. 어찌보면 수박 겉핥기 같았던 나의 인문학 공부에 많은 가르침을 준 기회라 생각이 든다.

 

공자는 성인, 맹자는 그 뒤를 잇는 아성(亞聖)의 위치에 있어 공맹자(孔孟子)라고 통칭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맹자는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문하에서 수학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고, 공자의 사상은 여과없이 맹자로 전승되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점, 이 책을 통하여 둘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었다.

 

또한 소크라테스의 사상도 플라톤을 통하여 알려져 있고, 그래서 풀라톤을 알면 소크라테스를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하던 나에게 저자는 그게 아니라, 오히려 크세노폰을 통하여 그의 사상이 전해졌다고 하여 나에게 새로운 눈을 열어 주었다   

 

결론하여, 이 책은

 

이 책은 이런 책이 많아야 한다는 말을 들을만하다. 흥미도 있지만 지적이고 재미도 가득한 내용으로 호감이 가는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동서양의 인물들을 저자의 시각을 따라서 살펴본다면, 그 생각들을 종으로 횡으로 연결함으로써 보다 더 넓은 시야와 독자적인 관점을 지니게 될 것이다. 

 

또한 저자가 그 뿌리를 찾아 들어가는 방법론을 잘 살펴보는 가운데,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힘과 이질적인 것 사이의 공통점을 찾는 눈도 길러지리라 생각한다. 즉,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안목이 길러진다는 것, 그것도 이 책을 읽어 얻는 큰 수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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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류전윈 지음, 문현선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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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에게 제대로 걸려들었다.

 

이 책은 ?

 

꾼다운 이야기꾼에 한 번 걸리면 빠져나올 수 없다더니, 바로 이 책이 그거다.

이야기꾼에 그냥 걸려들었다. 결국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 읽은 다음에야 겨우 헤어 나올 수 있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것을 각오하고 이 책, 집어 들어야 한다.

저자는 천생 이야기꾼이다.

이야기를 설렁설렁 하는 것 같기만, 독자들을 아주 어르고 눙치는데 도사급이다.

 

이 책의 내용

 

이 책의 제목은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지만, 원제는 그렇지 않다.

<我不是潘金蓮>이 원제이다. <나는 반금련이 아니다>이다.

 

그 말은 주인공의 항변이다. 남편 전 남편이 되어버린 진옥화가 화가 나서  한 말인, ‘당신이 리설현이야? 어째서 나는 당신이 반금련 같이 느껴지지?’(103) 라는 말에 대한 주인공의 항변이다.

나는 반금련처럼 악녀가 아니다, 라는 것. 결국 (살아있는) 남편에게 한 말이니, 반금련처럼 남편을 죽였다는 말은 성립이 되지 못하고, 그저 악녀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니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라는 제목은 실상 이 소설의 내용을 포괄하지 못하는 것이다. 원제가 더 좋지 않았을까? 그래 놓고 옆에 간단한 부제를 붙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주인공은 결코 남편을 죽인 것이 아닌데도 굳이 그런 제목을 붙일 필요가 있었을까?

 

이 책의 줄거리

 

이 책의 줄거리는 재미있다. 그리고 너무 간단하다.

 

주인공인 중국 여인 리설현은 남편 진옥하와의 사이에서 둘째 아이를 임신한다. 중국에서는 둘째 아이는 낳는 것이 불법이다. 그래서 남편 진옥하는 직장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둘은 위장 이혼을 한다. 그런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남편, 진옥하가 서류상 이혼을 한 뒤 다른 여자와 결혼해버린 것이다. 그러니 서류상으로만 이혼을 했는데, 이게 진짜 이혼이 된 것이다. 그런 사실을 바탕으로 이제 리설현의 길고 긴 복수혈전이 펼쳐진다.

 

리설현은 부부의 이혼이 가짜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소송을 하고, 그 소송에서 패소하자, 그 재판장을 고소하고, 또 고소하고, .......그렇게 고소는 끝없이 이어진다.

 

그 뒤로 벌어지는 사건은 이렇게 묘사되고 있다.

<깨알만 한 일이 결국 이렇게 수박만 해졌다네. 개미 한 마리가 코끼리로 변한 셈이지. 이 농촌 여성의 이혼문제는 원래 그 남편과 관련된 일이었지만, 지금 그녀는 일고여덟 사람을 고소하려고 해.> (145)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인물들

 

리설현을 두고 여러 사람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인물들이 있다. 모두다 중국의 인물들이라,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한 사전 정보가 필요하다.

 

소백채(小白菜) - 145, 175

: 청나라 때의 유명한 재판으로 남편을 죽였다는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이다.

 

반금련(潘金蓮) - 103

: 소설 <금병매>의 주인공으로, 정부인 서문경과 짜고 남편인 무대를 독살한다, 악녀의 대명사.

 

두아(竇娥) - 106

: 원나라의 희곡 <두아의 원한>의 주인공으로, 젊은 과부 두아가 시아버지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죽은 뒤, 그 원한을 법정에 호소하여 갚는다는 이야기.

 

그래서, 이 소설의 주인공 리설현은 반금련이 아니고, 소백채 또는 두아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이제 문제의 핵심은 그녀가 리설현이지 반금련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아니, 차라리 리설현이 아니라 두아였다.>(197)

 

<깨알만 한 일이 결국 이렇게 수박만 해졌다네. 개미 한 마리가 코끼리로 변한 셈이지. 이 농촌 여성의 이혼문제는 원래 그 남편과 관련된 일이었지만, 지금 그녀는 일고여덟 사람을 고소하려고 해. 그 시의 시장에서 자기 현의 현장과 법원장, 판사 등이 모두 연루되었지. 정말이지 오늘날의 소백채라고 할 수 있네> (145)

 

재미있는 이유

 

반전에 반전을 기대하면 안 된다.

반전? 물론 반전이라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반전에서 오는 재미보다는 일이 되어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모두 재미를 느끼게 된다. 소위 말하는 '깨알같은 재미'.

 

고소의 대상이 되는 현장과 법원장, 판사 등은 물론이거니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나던 조대두에 이루기까지, 그들은 인간이 자기들의 이익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산 증인으로 등장하여, 이 소설을 재미있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이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은?

 

그런데 리설현의 고소 사건을 둘러싸고 고소당한 사람들, 그리고 관련자들이 모두가 머리를 짜내고, 아무리 머리를 맞대고 뭔가를 해 봐도 리설현의 고소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독자들도 여기에서 막막해 한다.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사건 앞에서, 이게 어떻게 풀릴까, 하는 조바심마져 느낄 정도이다.

 

그런데 작가는 멋지게 해결한다.

그 남편을 죽이는 것이다. 남편의 죽음으로 모든 고소의 의미가 사라져 버리니, 그 사건은 보기 좋게 풀린 셈이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과 관련하여, 주인공이 한 마디 할만도 하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 남편을 죽인 것이 아니라, 작가가 죽인 것이다. 그러니 주인공이 이 책의 제목과 관련하여 하고 싶은 말이 이것일 것이다.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든 두가지 생각

 

하나는, 혹시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한 가지 억울한 일을 가지고 20년 동안이나 풀지 못하여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그 둘은, 이 책에서는 줄거리와는 별도로, 중국의 관료 세계를 잘 묘사해 놓고 있다. 아니 어쩌면 그런 모습을 비판하기 위해 주인공의 사건을 벌여놓았을지도 모를 정도이다.

 

그런데 다시 한걸음 생각을 더 나가본다면, 그게 반드시 중국에 국한되는 일일까? 관료주의의 병폐는 비단 중국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만연하고 있지 않은가? 그것을 염두에 두고 읽는다면 이 소설을 더욱더 현장감이, 현실감이 넘치는 소설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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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세의 신 - 술수가 아니라 마음이 만드는
다카기 고지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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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세의 신

 

이 책은

 

속으로는 인정하면서도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말하면 속물처럼 인식되는 처세술의 효용에 대하여 솔직하게 인정하는 책이다.

 

저자가 실제 회사에서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하여, 직장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처세에 관한 궁금한 점들을 잘 파헤쳐 놓은 책이라. 직장인들에게 처세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준다.

특히나 저자가 염두에 둔 대상은 정치 감각이 부족한, 어떻게 보면 융통성이 부족한 보통 사람”(11)이라는 데 이 책의 가치가 있다.

 

이 책의 내용

 

우선 목차를 살펴보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단순히 처세술을 미화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중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사내정치는 현실임을 인정한다.

눈 앞의 이익을 좇지 않는다.

처세는 말발이 아니다.

싫은 상사를 내 편으로 만든다.

 

그런 항목을 필두로 단순한 처세술이 아니라, 직장인의 업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내 정치를 역설하고 있다는 점에 이 책의 가치가 있다.

 

처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은 과장급 정도의 관리자에게 특히 해당된다. 이는 과장급 정도의 관리자부터는 실무적인 현장업무에만 몰두하면 안되는 것이고, 사람을 움직이는 처세가 시작되는 시기에 해당하기에 그렇다.

 

인간 본성에 관한 냉철한 분석

 

혹자는 이런 책들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폄하할지도 모르겠다. 또는 이런 책들은 얄팍한 임기응변의 처세술을 가르치는 것에 불과하다고 무시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인간 본성에 관한 냉철한 분석을 전제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저자는 정치를 무시하는 사람은 무시당하는 정치만 손에 넣는다는 토마스 만의 경구가 비단 정치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웅변한다. 사내 정치를 무시하고 등을 돌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 사회에 공헌한다는 기업의 근본적인 존재 의의를 도외시한 채 자신의 사리사욕과 자리보전을 위해 사내 정치를 악용하는 간신배들만 득세하는 결과를 초해한다고 저자는 설파한다. 그래서 그런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사내정치, 즉 처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밑줄 긋고 싶은 말들

 

이 세상 모든 조직에는 반드시 사내 정치가 있다, 더욱이 정치력을 갖추지 않으면 관리직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11)

 

분명 내 편을 만들고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사내 정치의 철칙이지만, 모두에게 잘 보이기 위해 굽실거리는 것은 올바른 처세의 자세가 아니다. (33)

 

파벌에는 중요한 장점도 있다.

파벌이 건전한 긴장 관계에 있다면 파벌 간의 논쟁을 통해 고차원적인 문제의 해결책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파벌끼리 서로 견제함으로써 조직 전체가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고 군형 잡힌 경영을 실현할 수도 있다. (208-209)

 

어느 직장이든 사내 정치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사람이 모이면 반드시 정치가 생겨난다. (262)

 

 

결론으로

 

저자는 책의 끝에 이런 당부를 하고 있다.

사내 정치와 진지하게 맞서며 참된 목적을 달성하는데 정치력을 발휘함으로써 더 나은 이 시대의 직장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262)

 

처세, 사내 정치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다. 그런 것을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인정한다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현실을 받아들이고 준비를 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실천하는 것인데, 그 실천방안이 바로 이 책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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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방글 글, 정림 그림 / 책고래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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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짧지만 강한  어른 동화 

 

이 책을 한 마디로 평한다면, 짧지만 강하다.

이 책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인간의 욕심에 평화는 사라진다. 마치 그것이 겉으로는 평화롭고 태평한 것 같이 보이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겉모습에 불과한 것이지, 그 속은 그렇지 않다.

 

이 책은 저자인 방글이 딸과 함께 읽고 싶어서 쓴 책이라 하는데, 그렇다,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

글은 짧고 내용은 깊고 의미 있는데, 혹시 아이들이 그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엄마와 같이 읽으면서, 그 동물들의 아픔을 같이 나누면 어떨까?

아마 그 것이 저자의 의도인 듯하다.

 

줄거리는 이렇다.

아기 토끼가 아빠를 찾으러 길을 나선다.

아빠를 잃어버린 것이다. 대체 아빠는 어디로 간 것일까?

그렇게 아빠를 찾으러 길을 나선 토끼는 가는 길목에서 여우를 만난다.

여우 역시 엄마를 찾고 있었다. 그래서 둘은 일행이 되어 같이 길을 간다.

그 둘은 가다가 사슴을 만났는데, 그 사슴 역시 친구를 찾고 있었다.

그래서 토끼, 여우, 사슴은 일행이 되어 같이 길을 간다.

또 뱀을 만나는데, 뱀 역시 동생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같이 길을 간다.

또 곰과 너구리를 만나는데, 그들 역시 아이들을 잃어버려 찾아 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동물들 토끼, 여우, 사슴, , , 너구리 은 각자 잃어버린 가족들을 찾으러 함께 길을 간다.

이윽고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거기 찾고자 하는 가족들이 있었다.

사람들과 같이 평화롭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토끼 모자가 되어, 또 너구리 목도리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 사람들 아이들- 은 그 모자로, 그 목도리로 따뜻하게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던 것이다.

그 들의 평화로운 방안 풍경이 그려진다.

박제가 되어 벽에 걸린 사슴, 방바닥에 카페트처럼 깔려있는 곰.

그렇게 인간의 평화스러운 모습에 동물들은 그렇게 주검으로 같이 하고 있었다.

 

그리고 눈길을 끄는 것 하나. 벽에 걸려있는 총, 그리고 그 아이들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들고 있는 총. 그게 인간이 동물과 함께 하는 방법이었다.

 

그것을 저자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일어난 일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사람들만? 아니면 동물과 사람들 함께?

 

그 '우리'가 단지 '사람들만 우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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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할 수 있을까?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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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아들 안부러운 딸 하나 

 

이 책은?

 

이 책은 저자인 다카기 나오코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만화책이다.

 

책을 집어들게 하는 많은 요인이 있지만, 그중 가장 으뜸가는 것은 주인공이 아닐까?

주인공이 매력적이라면, 그래서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면, 그 책은 많이 그것도 저절로 읽히게 될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우가 아닐까?

주인공인 나오코가 은근히 매력을 풍기는 인물이다.

뭐 별로로 내세울 것은 없지만, 얼마나 귀한 딸인지 모르겠다.

 

이상적인 딸

 

이 책의 말미에 저자는 이런 제목을 붙이는 장을 덧붙였다.

이상적인 딸은 아니지만

 

아니, 더 이상 어떻게 해야 이상적인 딸이라 할 수 있는지?

그러한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만화 속의 주인공 나오코는 이상적인 딸이다.

 

자라나서 사회인이 되어서는 자기에게 부여된 일을 잘 처리하며, 집안으로는 부모에게 잘하고, 그 밖에도 사려깊은 행동으로 속 썩이지 않는다면, 그 아이는 이상적인 아이 아닌가?

그런 아이인 나오코가 이상적인 딸이 아니라고 한다면, 대체 어떤 딸이 이상적인지?

 

평범한 딸

 

평범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주인공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주인공이 평범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나오코는 그야말로 평범한 딸이다. 시골에서 자라나, 이제는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아주 평범한 시골처녀다.

 

효도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그런 주인공과 부모와의 관계만 오로지 집중해서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이 시골에 있는 부모님의 집이 오래 된 집이라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기 때문에 그 집을 리모델링 해 주려고 생각하는 것, 이제 은퇴한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 등, 그런 것을 생각하는 사려깊은 딸의 효성스런 모습을 그려놓고 있다. 그래서 제목도 <효도할 수 있을까?>이다.

 

이 책에서 나오코가 효도하는 모습은 이렇게 등장한다.

 

그러고 보니 요새 연락이 없는데 건강하게 지내실까?

그렇게 내가 걱정하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4)

 

멀리 떨어져 지내고 있는 부모와 딸. 그 딸은 바쁜 일과 중에서도 부모를 걱정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부모가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한 걱정을 한다는 것, 그게 효도의 근본이 아닌가?

 

나오코가 효도하는 것은 또 이렇게 나타난다.

도쿄에 가끔 올라오는 아빠를 위해서 아빠하고 같이 도쿄 여기저기를 구경가기도 하고, 또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자기가 할 일을 깔끔하게 끝내고’(25) 아빠를 맞이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 그게 효도하는 자세이다.

 

그밖에도 주인공 나오코는 부모를 모시고 한 번도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는 아버지를 위해 한국으로 나들이를 가게 된다.

그렇게 한국에 여행을 와서 며칠을 지내고 가는데, 그 모습에서 우리 한국인들이 그저 무심하게 지나쳐 버릴 만한 여러 곳과 여러 가지 장면들이 일본인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도 여기 만화의 재미거리이기도 하다.

 

열 아들 안부러운 딸 하나 

 

그렇게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만화는 시작하고, 끝이 난다.

또 어디 딸만 효성있는 게 아니다. 부모도 특히 여기서는 아버지 딸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 아버지와 딸의 사이가 그렇게 보기 좋을 수 없다.

여기 마지막 장에서는 딸이 책을 출판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책을 구하기 위하여 동네 방네를 다 돌아다녀서, 결국 한 권 가장 큰 서점에서 한 권만 팔더라 하면서 - 을 구해 오는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모습이 그려진다.

 

다 읽고 나서, 입가에 나도 모르게 빙긋이 미소가 지어지는 책이다.

만화니 읽는데 전혀 부담이 없고, 나도 모르게 저런 딸, 제법인데, 하고 칭찬해주고 싶어진다. 열 아들 안부러운 그러한 딸이다. 그런 주인공이 너무 사랑스럽게 여겨져, 그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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