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서
신동준 지음 / 인간사랑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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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서

 

저자의 문제 인식에 공감한다.

 

이 책 제목은 <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서>이다.

그런데 그 제목을 접하는 순간, 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을 필요가 있겠느냐, 는 의문이 들었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런 나의 의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요즈음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의 이유를 분석하고, 더 나아가 통일 한국 시대에 부응하는 인문학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보기에 바로 이런 시점이 동서 인문학의 뿌리에 해당하는 고전 인문학을 깊이 파고 들어가야 하는 시기인 것이며, 더 나아가 동서인문학을 한데로 융합한 퓨전 인문학’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인문학의 모습을 이해하려면, 불가불 동서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또 하나 동서 문명의 뿌리에 해당하는 고전 인문학을 깊이 파고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난세에는 기본적으로 고금일여 및 동서일여의 관점에서 출발해야 제대로 된 해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18)

 

이 책의 장점

 

그래서 이 책의 장점으로는 우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저자의 자세를 들 수 있겠다.

 

인문학을 탐구하되, 그게 어떤 교양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그 뿌리를 찾아서 접점을 확인하고, 동서양의 생각을 융합하는 것, 그것이 시대에 부합하는 것이리라.

 

또 하나의 장점은 기존의 인문학 서적은 동양이면 동양, 서양이면 서양, 그렇게 한정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반하여 이 책은 동서양의 인문학을 동시에 보기 때문에 더 광범위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동양에는 공자가 있고, 서양에는 소크라테스가 있다, 라는 식이 아니라. 공자와 소크라테스를 한꺼번에 같은 공간에 넣어 그 둘을 동시에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식의 지평이 확장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그래서 저자는 먼저 동서양의 비교를 통해 접점을 찾는 노력을 한다.

그럼, 저자는 동서인문학의 뿌리를 어떻게 찾느냐?

저자는 세 가지 방법을 통하여 그 뿌리를 찾아들어 간다.

 

하나는, 대조 비교하는 방법이며, 또한 깊게 파고, 넓게 바라보는 것이다.

 

대조, 비교한다.

 

공자와 소크라테스

맹자와 플라톤

순자와 아리스토텔레스

한비자와 마키아벨리

손자와 클라우제비츠

사마천과 헤로도토스

진수와 플루타르코스

 

위의 이름들을 한번 잘 살펴보자. 누가 공자와 소크라테스를 비교할 생각을 했을까? 그 누가 맹자와 플라톤을 비교하여 그들의 생각에 접점이 있음을 생각해 볼 생각을 했을까?

 

우선 공간적으로 그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물론 시간적으로도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생각에는 어떤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각각의 인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그들의 생각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이런 저자의 방법에 우선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공자, 맹자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 비교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마천과 헤로도토스를 비교해보면, 동과 서로 사는 곳은 달랐지만, 역사를 같은 시각으로 바라본 점은 같기에, 동서양의 뿌리가 그런 곳에서 서로 만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동서양의 생각을 비교분석하는 것은 그 접점을 찾아내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 생각된다.

 

깊고 넓게 판다

 

또한 저자는 동서양 인문학의 뿌리를 찾기 위하여 각각의 생각들을 깊고 넓게 파고 들어간다.

 

예컨대, 공자와 맹자는 어떤 관계인가? 소크라테스의 사상은 그가 어떤 저작물을 남기지 않았기에 누구를 통해서 그의 생각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가? 플라톤인가, 아니면 크세노폰인가?

 

그런 점들은 그들 각각의 저서를 면밀히 분석하고 파고 들어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이 책을 통하여 그런 점들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기에. 어찌보면 수박 겉핥기 같았던 나의 인문학 공부에 많은 가르침을 준 기회라 생각이 든다.

 

공자는 성인, 맹자는 그 뒤를 잇는 아성(亞聖)의 위치에 있어 공맹자(孔孟子)라고 통칭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맹자는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문하에서 수학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고, 공자의 사상은 여과없이 맹자로 전승되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점, 이 책을 통하여 둘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었다.

 

또한 소크라테스의 사상도 플라톤을 통하여 알려져 있고, 그래서 풀라톤을 알면 소크라테스를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하던 나에게 저자는 그게 아니라, 오히려 크세노폰을 통하여 그의 사상이 전해졌다고 하여 나에게 새로운 눈을 열어 주었다   

 

결론하여, 이 책은

 

이 책은 이런 책이 많아야 한다는 말을 들을만하다. 흥미도 있지만 지적이고 재미도 가득한 내용으로 호감이 가는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동서양의 인물들을 저자의 시각을 따라서 살펴본다면, 그 생각들을 종으로 횡으로 연결함으로써 보다 더 넓은 시야와 독자적인 관점을 지니게 될 것이다. 

 

또한 저자가 그 뿌리를 찾아 들어가는 방법론을 잘 살펴보는 가운데,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힘과 이질적인 것 사이의 공통점을 찾는 눈도 길러지리라 생각한다. 즉,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안목이 길러진다는 것, 그것도 이 책을 읽어 얻는 큰 수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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