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할 수 있을까?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열 아들 안부러운 딸 하나 

 

이 책은?

 

이 책은 저자인 다카기 나오코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만화책이다.

 

책을 집어들게 하는 많은 요인이 있지만, 그중 가장 으뜸가는 것은 주인공이 아닐까?

주인공이 매력적이라면, 그래서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면, 그 책은 많이 그것도 저절로 읽히게 될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우가 아닐까?

주인공인 나오코가 은근히 매력을 풍기는 인물이다.

뭐 별로로 내세울 것은 없지만, 얼마나 귀한 딸인지 모르겠다.

 

이상적인 딸

 

이 책의 말미에 저자는 이런 제목을 붙이는 장을 덧붙였다.

이상적인 딸은 아니지만

 

아니, 더 이상 어떻게 해야 이상적인 딸이라 할 수 있는지?

그러한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만화 속의 주인공 나오코는 이상적인 딸이다.

 

자라나서 사회인이 되어서는 자기에게 부여된 일을 잘 처리하며, 집안으로는 부모에게 잘하고, 그 밖에도 사려깊은 행동으로 속 썩이지 않는다면, 그 아이는 이상적인 아이 아닌가?

그런 아이인 나오코가 이상적인 딸이 아니라고 한다면, 대체 어떤 딸이 이상적인지?

 

평범한 딸

 

평범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주인공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주인공이 평범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나오코는 그야말로 평범한 딸이다. 시골에서 자라나, 이제는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아주 평범한 시골처녀다.

 

효도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그런 주인공과 부모와의 관계만 오로지 집중해서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이 시골에 있는 부모님의 집이 오래 된 집이라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기 때문에 그 집을 리모델링 해 주려고 생각하는 것, 이제 은퇴한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 등, 그런 것을 생각하는 사려깊은 딸의 효성스런 모습을 그려놓고 있다. 그래서 제목도 <효도할 수 있을까?>이다.

 

이 책에서 나오코가 효도하는 모습은 이렇게 등장한다.

 

그러고 보니 요새 연락이 없는데 건강하게 지내실까?

그렇게 내가 걱정하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4)

 

멀리 떨어져 지내고 있는 부모와 딸. 그 딸은 바쁜 일과 중에서도 부모를 걱정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부모가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한 걱정을 한다는 것, 그게 효도의 근본이 아닌가?

 

나오코가 효도하는 것은 또 이렇게 나타난다.

도쿄에 가끔 올라오는 아빠를 위해서 아빠하고 같이 도쿄 여기저기를 구경가기도 하고, 또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자기가 할 일을 깔끔하게 끝내고’(25) 아빠를 맞이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 그게 효도하는 자세이다.

 

그밖에도 주인공 나오코는 부모를 모시고 한 번도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는 아버지를 위해 한국으로 나들이를 가게 된다.

그렇게 한국에 여행을 와서 며칠을 지내고 가는데, 그 모습에서 우리 한국인들이 그저 무심하게 지나쳐 버릴 만한 여러 곳과 여러 가지 장면들이 일본인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도 여기 만화의 재미거리이기도 하다.

 

열 아들 안부러운 딸 하나 

 

그렇게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만화는 시작하고, 끝이 난다.

또 어디 딸만 효성있는 게 아니다. 부모도 특히 여기서는 아버지 딸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 아버지와 딸의 사이가 그렇게 보기 좋을 수 없다.

여기 마지막 장에서는 딸이 책을 출판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책을 구하기 위하여 동네 방네를 다 돌아다녀서, 결국 한 권 가장 큰 서점에서 한 권만 팔더라 하면서 - 을 구해 오는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모습이 그려진다.

 

다 읽고 나서, 입가에 나도 모르게 빙긋이 미소가 지어지는 책이다.

만화니 읽는데 전혀 부담이 없고, 나도 모르게 저런 딸, 제법인데, 하고 칭찬해주고 싶어진다. 열 아들 안부러운 그러한 딸이다. 그런 주인공이 너무 사랑스럽게 여겨져, 그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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