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링 서스펜스 - 구조와 플롯
제인 클리랜드 지음, 방진이 옮김 / 온(도서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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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링 서스펜스 _ 구조와 플롯

 

먼저, 이런 글 읽었다.

 

<애거사 크리스티가 뛰어난 부분은 소설의 가장 핵심적 요소라고 볼 수 있는 플롯이다. (……)플롯은 스토리를 끌고 가는 기관차이다. 오로지 소네트만 쓰는 시인처럼 혹은 변주곡만 작곡하는 음악가처럼, 크리스티는 미스터리 소설의 원칙을 충실하게 지키면서 그녀의 독창성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문예 창작과 학생들은 그녀의 소설을 가지고 서사의 구성을 공부한다면 큰 소득이 있을 것이다. 푸아로도 마플도 등장하지 않는 그리고 거기에 아무도 없었다를 한 번 살펴보자. 그녀는 독자의 이해를 시종 교묘하게 조종하면서 고비 고비마다 독자를 애타게 하고 즐겁게 하고 또 독자의 주의력을 조종한다.>

(고전 읽기의 즐거움, 마이클 더디, 을유문화사, 422-423)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해설하면서, 그녀의 뛰어난 점은 플롯이라 한다. 스토리를 끌고 가는, ‘독자의 이해를 시종 교묘하게 조종하면서 고비 고비마다 독자를 애타게 하고 즐겁게 하는 크리스티의 독창적인 기법을 마이클 더디는 상찬(賞讚)한다.

 

해서 내친김에 이 책 마스터링 서스펜스 _ 구조와 플롯을 읽었다. 서스펜스와 플롯 구성을 더 확실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이 책의 내용은?

 

왜 서스펜스가 필요한가?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서스펜스는 스토리텔링의 핵심이다. 서스펜스가 없으면 당신 이야기의 주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굳이 꾸역꾸역 끝까지 읽지 않는다. 독자를 사로잡으려면 독자가 공감할 만한 인물이 등장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사건이 지루하고 진부하고 밋밋하다면, 전개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들쑥날쑥하다면, 독자가 등장인물에게 공감할 수 없다면, 그 이야기를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13)

 

해서, <서스펜스를 쌓고, 서스펜스의 틀을 잡고, 서스펜스를 이야기에 엮어 넣고, 서스펜스의 상황을 풀어나가는 방법이 바로 글쓰기의 기술이다. 그리고 이것이 이 책의 주제다.>(11)라고 밝힌다.

 

서스펜스를 엮어 넣기 위하여 배워야 할 것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 책안에 어떤 것들을 담아놓았을까, 목차를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작가의 머릿속에서 다음과 같은 작업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야기를 구상하다/ 당신의 독자가 누구인지 파악한다/

구조가 왕이다/제인의 플롯 짜기 로드맵 /

서스펜스를 위한 무대 마련하기/

구체적인 목적을 가진 보조플롯 두 개 더하기/

주동인물을 고립시켜라, 그리고 나머지 인물들도 모조리 고립시켜라/

인간 본성과 레드헤링 활용하기/

 

이 정도는 머릿속에서 미리 생각하고 시작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무턱대고 펜을 들고 종이에 써내려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중에서 레드헤링이란 무슨 의미일까?

 

레드헤링 ; 독자의 인식을 조작하는 장치로, 독자가 엉뚱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도록 거짓 이야기 줄기를 만들 때 레드헤링을 쓴다. (142-143)  

그러니 독자의 시선을 돌려, 잠시 헷갈리게 하면서 이야기를 다양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수법이다. 주로 범죄소설에서 사용되지만, 장르에 관계없이 사용되는 추세다.

 

그 다음 작가의 머릿속에 꾸며진 이야기를 종이에 구체화시키는 일이 남았다.

이야기를 써내려갈 때 다음 사항을 유의한다.

 

깜짝 요소는 아주 가끔씩만 더한다/ 독자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라

조용히 속삭여라/ 불안과 공포 강조하기 / 진실은 조금씩, 천천히 밝힌다

 

특별히 13<효과적인 문장 쓰기>는 유념해야 할 사항이라 그 항목을 옮겨본다.

하고 싶은 말을 확실하게 전달하기/ 고려해야 할 점 두 가지 - 문장 길이에 변화를 주자. 대화문으로 이야기를 전진시키자. / 플래시백 활용하기/ 짧은 문장으로 긴장감 더하기/ 당신의 목소리를 내라/ 목적의식을 가지고 글쓰기

 

배우고 또 배운다.

 

코지 미스터리(cozy mystery) : 21

 

추리, 범죄 소설을 즐겨 읽고 있는데, 이 책에서 '코지 미스터리'라는 장르는 처음 듣는다. 그 개념을 확인해 보았다.

 

"형사나 사립탐정이 아니라 소시민에 가까운 캐릭터가 등장하여 자신이 살고 있는 작은 커뮤니티의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의 범죄물을 편안한 추리소설’, 즉 코지 미스터리(cozy mystery)라고 한다.

 

그러니, 애거사 크리스티가 만들어낸 인물 미스 마플이 주인공이 되어 활약하는 추리소설이 그런 종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말해주지 말고 보여주기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말하다보여주다라는 말의 의미를 여태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말을 어떻게 설명하느냐?

다음과 같은 안톤 체호프의 말을 인용한다.

<내게 달빛이 반짝인다고 말해주지 말고 깨진 유리조각에 비친 달빛을 보여줘라.>(131)

 

구체적으로 예문을 들어보자. 예를 들면 이렇게 보여주는 것이다.

 

초안 : 그 남자가 신발끈을 묶으려고 허리를 숙이자 총이 보였다.

수정 : 그 남자는 신발끈을 묶으려고 허리를 숙였다. 나는 놀라 뒷걸음쳤다. 맙소사, 총이잖아. (227)

 

초안의 문장은 말로 설명한다. 심지어, ‘총이 보인다고 까지 설명한다.

수정된 문장은 보여준다. 어떻게? 화자의 말을 통해서다. 화자가 보았는데, 그걸 보았다고 표현하는 게 아니라, 화자의 감정을 보여줌으로 총이 거기 있음을 보여준다. '맙소사, 총이잖아.'

 

다시 이 책은?

 

해서 이런 말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진술이 아닌 행동과 대화를 중심으로 글을 쓴다.> (187)

 

더하여, 이런 말 기억해두자. 글을 쓰면서 작가는 알고 있는 정보를 서술식으로 나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야기는 작품 속의 주인공들이 말로, 행동으로 진행하도록 두자. 작가가 나서지 말고!

 

<모든 문장은 이야기를 진행하는 역할을 해야만 한다. 여백을 채우기만 하는 의미 없는 문장들은 뺀다. 딴 길로 새지 말자. 현재의 사건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뒷이야기는 한두 문장으로 끝내자. 정보를 쏟아붓는 것은 금물이다. 대화문으로 이야기를 진전시키자. 대화문의 모든 문장은 단순히 말로 끝나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283)

 

내적 딜레마는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야지 작가가 설명해서는 안 된다. (287)

인물에게 모호함을 부여해서 인간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부각할 수 있다. (278)

 

이 책은 비단 추리소설의 서스펜스나 구조를 이해하는데만 쓸모가 있는 게 아니다. 모든 글을 쓸 때, 독자들이 조금더 글에 몰두, 몰입하도록 만드는 게 글쓴이의 책임이라는 것, 해서 이 책은 그런 책임을 다하도록 인도해준다. 어떤 글이든, 쓰려고 할 때, 이 책 꼭 참조할 것!

 

분명히 <서스펜스를 쌓고, 서스펜스의 틀을 잡고, 서스펜스를 이야기에 엮어 넣고, 서스펜스의 상황을 풀어나가는 방법이 바로 글쓰기의 기술이>(11쪽)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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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문법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7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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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문법

 

이 책은?

 

강준만 교수의 <세상을 꿰뚫는 이론> 시리즈 7권째이다.

제목은 습관의 문법

 

저자인 강준만 교수에 대하여는 굳이 소개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이 책 소개글만 보아도, 방대한 자료가 나올 것이니, 참조하시라!

 

먼저 책 제목인 습관에 대하여

 

먼저 이 책의 제목에 '습관'이라는 낱말이 들어간다고 해서, 이 책이 모두 습관관련 글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라는 것, 그래서 제목은 그 자체로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 먼저 말하고 싶다.

이 책은 습관을 필두로 하여, <세상을 꿰뚫는 이론> 시리즈답게 세상을 보는 눈을 뜨게 해주는 글로 가득하다.

 

강교수처럼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 책을 통해 - 꿰고, 보여주는 이가 어디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부족한 식견이 채워지고 새롭게 되는 기쁨을 느낀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감정도 습관이라는 것, 처음 듣는다.

뇌는 유쾌하고 행복한 감정이라고 해서 더 좋아하지 않는다. 유쾌한 감정이건 불쾌한 감정이건 익숙한 감정을 선호한다.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일지라도 그 것이 익숙하다면, 뇌는 그것을 느낄 때 안심한다.” (19)

 

즐겁고 신나는 일은 짧게 끊어서 하고, 지겨운 일일수록 단번에 끝내라.(46)

 

그 책들, 그 이론들의 후일담

 

다른 책이나 매체를 통해 들었던 것들에 대한 후일담을 듣는 것은 내가 가진 지식을 업데이트 한다는 차원에서 기분 좋은 일이다. 시세(時勢)에 뒤떨어지 않는다는 기쁨이 있다.

 

세뇌, 그 후

625 전쟁 때, 중공군에 포로가 된 미군중에서 포로 송환절차가 이루어질 때 본국 송환을 거부한 미군이 있었다. 그 이유는 중공군의 세뇌 때문이었다고, 전에 들었다.

 

그럼 그 후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그걸로 끝이었을까?

 

그후 세뇌당한 과정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반성도 이루어졌다. 바로 공산주의에 대해 전혀 가르치지 않았다는 것, 그러니 처음 듣는 공산주의 이론에 쉽게 넘어가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후에 학교에서 공산주의에 대한 교육도 하자는 것으로 이론이 모아졌다는 것, 바로 면역이론이 그것이다.(81)

 

라인홀드 니부어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집단 이기주의가 갖는 힘과 범위와 지속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게 니부어가 이 책을 쓴 이유였다. (135)

 

라인홀드 니부어의 그 책에 대하여 그 후 많은 논의가 이어졌으나, 그의 주장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알 수 있다.

 

이사야 벌린의 고슴도치와 여우

 

여우는 아는 게 많지만, 고슴도치는 딱 한 가지 큰일에만 집중한다.”

기원전 7세기 그리스 시인 아르킬로코스의 말이다.

여우가 고습도치를 공격하기 위해 온갖 꾀를 내지만, 고슴도치는 오직 하나, 즉 몸을 말아 가시가 사방으로 돋아나 있는 작은 공으로 변신하는 것만으로 공격을 물리친다는 이야기다.(242)

 

이사야 벌린의 '고슴도치와 여우' 개념은 그후에 다양하게 토론이 되고 있다는 것, 또한 여러 방면에서 응용이 되고 있다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고슴도치 이야기가 나왔으니, 고슴도치의 딜레마라는 쇼펜하우어의 발언도 있다. (127)

 

성경 구절 현실 적응에 대하여

 

흥미롭게도 성경의 말씀들이 단지 종교적 차원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도 구체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여기 몇 가지 모아보았다.

 

성경 신약 마태복음 1016: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

 

이 성경구절은 다음의 글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구현된다.

라인홀드 니부어가 쓴 책, 빛의 자식들과 어둠의 자식들에 나오는 대목이다.

<민주 문명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뱀의 지혜와 비둘기의 순진무구함이 동시에 있어야 한다. 빛의 자식들은 어둠의 자식들로부터 그들의 악의를 빌어오면 안 되겠지만 지혜는 빌어와야 한다. 빛의 자식들은 이기심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하지는 않더라도 그것이 인간 사회에서 갖는 영향력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그들은 공동체를 위해서 개인적 이기심이나 집단적 이기심 모두를 기만, 통제, 이용, 억제할 줄 아는 지혜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139)

 

성경 구약 잠언 1124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

 

위의 구절과 관련된 논의는 <구성의 오류> 편에서 읽을 수 있다.(141)

 

먼저 된 자 나중 되고 나중 된 자 먼저 된다고 한 구절에 대하여는 <후발자의 이익>으로 다루고 있다. (185)

 

새롭게 개념 정의하기

 

메타인지 - 톰 니콜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객관화해서 보고, 자신이 그 일을 엉터리로 하고 있음을 깨닫는 능력.”(74)

 

근본적 귀인 오류

사람의 행동엔 구조적 여건, 절박한 상황, 집단의 규범, 판단 착오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음에도 이런 원인 요소들을 무시하고 성격이나 동기 등 행위자의 내적 특성 탓으로만 돌리는 오류를 말한다. (180)

 

환원주의 :

다양한 현상을 하나의 기초원리나 개념으로 설명하는 방식.”(215)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오래된 습관을 창밖으로 던져버릴 수는 없다. 잘 구슬려서 조금씩 밖으로 밀어내야 한다. - 마크 트웨인 (머리말)

 

<정의를 이룰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불의를 저지르려는 인간의 성향이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필요하다.> 라이홀드 니부어, (139쪽)

 

다시, 이 책은?  

 

강교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보통의 독자들을 그 제목만 들어도 어지러운 판인데 어디 그런 책을 읽고 정리하고 분류하여, 지식 창고에 저장할 수 있을까? 그 많은 책들을 어찌 다 읽으며 거기에서 포인트를 짚어내어 현상을 파악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 그저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그가 인용하는 다양한 책들을 보면서 즐거운 비명을 기르지 않을 수 없다. 내 지식 체계를 활성화시키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눈에 보이는 현상이 내가 가진 지식체계로는 해석이 되지 않아 답답해하고 있을 때, 이 책에서 그것을 단번에 헤쳐 보여주는 명쾌한 해석을 만나기도 하니, 이 책은 시원함 자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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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공허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
장재형 지음 / 유노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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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공허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

 

이 책은?

 

이 책 마흔의 공허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그리스 로마 신화를 가지고 삶에 적용해보는 식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독해하고 있다.

 

1차 저작물은 그리스 로마 신화 자체를 소개하는 책,

2차 저작물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해석하거나 해설하는 책,

3차 저작물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해석하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삶에 응용해보는 책이라 분류한다면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 3차 저작물 정도 되겠다.

 

저자는 장재형, 원목 주방 용품 업체 장수코리아의 대표다.

저자와 인문학의 관계는 각별하다. 그 각별함이 이 책을 있게 해주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의미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한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나도 그 중에 몇 권, 제법 읽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을까?

왜 읽어야 할까? 단순하게 지적 욕구, 그저 그리스 신화를 알고 싶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된다. 뭐 이런 말도 있다. 문화를, 요즈음 우리가 접하는 문화는 이미 동서양을 초월하므로, 이해하는데 적어도 거기에 등장하는 신들의 이름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하는 서양 문화의 기초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면, 이 책은 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한다고 하는 것일까?

 

저자는 <서양의 인문학을 공부하던 중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문화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서양 인문학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지식 차원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다.

 

더하여, 저자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삶에 필요한 지혜로 받아들였고, 공허했던 삶에 위로와 공감을 주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추상적인 이야기에 그친 것이 아니라, 삶에 구체적으로 실용서(?)로 작동한 것이다.

 

저자가 그리스 로마 신화 중 그렇게 활용한 예를 들어본다.   

 

마흔은 힘들고 괴로운 사건들로 가득하다. 고통과 아픔, 실직, 이별, 갑작스러운 상황의 변화 등 많은 시련이 들이닥치는 때이다. 나는 오디세우스의 항해가 마흔의 인생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바다의 풍랑 속에서 목적을 잃은 채 떠돌듯이 마흔의 인생도 바다 위를 방랑하는 모습 같다.”(27)

 

인생은 고해(苦海)라고들 한다. 저자는 고해의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인생의 모습을 오디세우스의 항해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한다.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바다에서 겪은 많은 고난을 저자 자신 마흔의 인생에 적용해 보는 것이다.

 

전쟁터에서 남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남편을 기다리는 페넬로페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페넬로페는 외롭다고 아무나 사랑하지 않았다. 사실 20년 동안 전쟁터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일은 정말로 견디기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긴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인연을 알아보는 안목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 페넬로페는 아무나인연을 구별할 수 있는 눈이 있었다.” (143)

 

재미있는 것은 이 대목에서 저자는 페넬로페의 인연을 저자 자신에게 적용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그렇게 페넬로페가 오랜 기다림 끝에 오디세우스를 다시 만나듯이, 저자도 그런 기다림을 겪은 후에 인연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정도 되면 저자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란, 인생의 훌륭한 지침서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렇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적용의 단계에서 활용하려면, 우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 그리고 그 인물들이 엮어내는 이야기를 앞 뒤 순서를 따라서, 인과관계도 잘 파악하면서 독해를 해야, 제대로 활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몸소 경험한 바가 있는지라, 그러한 것에도 소홀하지 않다.

책을 진행하는 순서가, 각 장, 각 항목별로 먼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하나 소개한 다음에 거기에서 얻어내는 교훈을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해서 매우 구체적인 그리스 로마 신화가 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같은 책도 읽기 나름인가보다. 그건 확실하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글로도 읽어보고, 그림 또는 조각을 통해 살펴보는 책들도 읽어왔는데, 그런 책들은 어디까지나 그리스 로마 신화 측면에 집중했지, 그것을 우리 삶의 차원으로 끌고 올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이야기 거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삶에 들어오니 신화의 주인공들이 정말 살과 피를 가진 실제 인물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실제 인물이 되어, 갈등하면서 사람 살아가는 데 인간의 냄새 풀풀 풍겨가면서, 우리에게 멘토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이 책에서 살아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독자들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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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로망, 로마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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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로망 로마

 

로망에 대하여, 로마에 대하여

 

로마를 생각하는 책이다. 아니 이 책 들고, 로마를 여행하는 책이다.

물론 간접적이긴 하지만, 풍부한 사진 해설과 다양한 해설이 붙어 있으니 가보는 것이나 진배없다. 해서 이 책은 로마가 로망인 사람에게 꿈같은 책이다,

로마를 가보겠다는 로망이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먼저, 로마에 관한 역사, 꿰뚫게 된다.

 

이 책은 로마의 시작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로마의 테르미니역에서 지하 1층에 있는 맥도널드로 안내해 세르비우스 성벽을 보여준다. 정말, 맥도널드 가게 안에 성벽이 있다.

 

그리고 리비우스의 동상 앞으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왜 리비우스일까? 역사가 리비우스를 보여주면서 이제 역사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로마 여행역사부터 짚고 넘어가는데, 아예 로마의 시초, 로마 왕정부터 살펴본다. 로마 제정에 관해서는 많이 들어봤는데, 로마 왕정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독자도 있을 것이니, 로마를 정치체계 위주로 개관해보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행되었다.

 

왕정 - 공화정 - 제정

 

왕정시대 : (기원전 753~509) 로물로스 ~

공화정 시대 : (기원전 509~27) 브루투스

제정시대 : (기원전 27~ 기원후 476) 옥타비아누스 ~

 

왕이 군림하는 왕정이나 황제가 지배하는 제정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분명 차이가 있다.

왕정은 선출제로, 왕을 투표로 선출했고, 세습제가 아니라, 종신제인 반면에 황제는 세습제라는 것이 다른 점이다.

 

책으로 책을 읽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총 15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로마인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로마 역사에 입문했다는 건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그 책은 로마 역사서가 아니라, 시오노 나나미라는 일본 작가가 쓴 수필에 불과하다. 그래서인지 역사책이 갖추어야 할 인물에 대한 객관적 평가나 시대의 비중을 합리적으로 배치하는 것에는 아예 관심이 없고, 자기가 좋아하는 인물이나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상세히 기술하고, 잘 모르는 분야나 시대에 대해서는 대충 얼버무리는 경향을 보이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150)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변신 이야기를 읽었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변신 이야기변신을 주제로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를 재구성한 책이다.

오비디우스의 관심은 사대와 환경이 변할 때, 사람의 본성은 변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본성은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변하는 것일까? 시대가 변하면 사람도 따라서 변하는 것일까? 인간의 본성은 개선될 수 있는 것일까?

 

128개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집대성한 이 작품은 인간의 본성과 자연의 속성, 그리고 냉혹한 권력의 속성을 은유적이며 상징적인 언어로 파헤쳐내고 있다.(184-191)

 

역사의 준엄함.

 

시저는 어떤 사람일까?

저자는 공자의 춘추필법을 사용하여 시저의 인생을 다음과 같이 평한다.

 

황제가 죽으면 붕()이라 하여 그의 생애를 기린다.

훌륭한 업적을 남기고 선량한 삶을 산 사람은 서()라 하여, 그의 죽음을 애도하기도 한다.

평범한 사람의 인생의 마지막은 그냥 죽는 것, (). 그 사람에게 죽음은 그냥 죽음일 뿐이며 이름도 명성도 남지 않는다.

그러나 시대를 어지럽히고 동족을 괴롭힌 사람이 죽으면, 그는 그냥 죽은 것이 아니라 뒈졌다고 한다. , ()한 것이다.

시저는 기원전 44년에, 라르고 아르젠티나에서 졸()하였다. (153)

 

저자는 단언한다. 시저의 죽음은 졸()이라고.

 

새롭게 알게 된다

 

수염을 처음 기른 로마 황제 ; 하드리아누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이상국가를 건설하기 위하여는 철학자가 왕이 되어야 된다고 주장했는데, 하드리아누스는 수염을 길러 자신이 그 철학자 왕이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 후대의 황제들도 하드리아누스의 패션을 따랐다. 그래서 그 뒤를 이은 안토니우스 피우스 황제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모두 수염을 멋지게 길렀다. (216)

 

여기서, 로마 관련 영화를 보는 팁 하나.

하드리아누스 이전의 황제인데 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영화에 등장한다면, 그건 고증 부족이라는 것!

 

철학도 들어 있다.

 

북아프리카의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354-430)의 등장으로 인간다운 인간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철학이 진지한 인간을 대상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리스와 로마에서 태동했던 서구의 철학은 인간 이성의 가능성에 대한 위대한 긍정으로 출발했다. 서구의 철학 전통은 이성을 가진 인간이 내릴 수 있는 합리적 판단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사유하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되었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인간만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아프리카의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가 수립한 서구의 신앙적 전통은 인간의 약함과 악함을 조명하고, 삶의 고통과 인간의 한계를 드러낸다. 인간은 위대하지 않다는 그의 주장은 인간은 이성을 가졌기 때문에 위대하다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러나 아우구스티누스의 신학 때문에 우리는 인간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이성을 가진 인간이 아닌, 실재하는 내면의 고통에 시달리는 인간을 성찰함으로써 우리 모두로 하여금 진정한 자아를 만날 수 있도록 해주었다.> (261-262)

      

더 알아봐야 할 것 -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회의사당 입구

 

저자는 역사가에 특히 관심이 많다. 해서 역사가에 대해서 자세하게 기술해 놓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인지, 동상을 사진으로 남겨 놓았다.

61쪽에는 폴리비우스, 202쪽에는 타키투스의 동상이 소개된다.

동상 폴리비우스는 두루마리(아마 역사를 기록한 문서)를 들고 있고, 타키투스는 펜을 들고 있다.

 

그런데 그 동상이 위치하고 있는 곳이 오스트리아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국회의사당 입구다.

오스트리아가 그들에 대하여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저자는 별다른 말이 없는데, 앞으로 더 알아봐야 할 사항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에서 가장 가치있는 부분을 말하자면, 단연 바티칸 박물관에 있는 <라오콘 군상>에 대한 해설이다.

 

저자는 바티칸 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작품 10개를 꼽으면서 그중 첫 번째로 <라오콘 군상>을 든다, 그런데 단순한 작품 소개가 아니라, 발굴과 복원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는데, 그중 오른팔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에서 처음 듣는 아주 귀한 정보라 할 수 있다

 

지금껏 <라오콘 군상>에 관하여 그리스 로마 신화의 차원에서, 조각 미술의 차원에서 쓰여진 여러 책을 읽었는데 그 어떤 책도 오른 팔에 얽힌 사연을 소개하지 않았다. 발견 당시 오른 팔이 없었던 상태였고, 그걸 복원했는데, 잘 못 되어 다시 복원했다는 스토리를 이 책에서 처음 듣게 된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 책이 달리 보인다. (297- 302쪽)

 

해서 이 책은 다른 로마 관련 책과는 결이 다르고,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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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
완웨이강 지음, 이지은 옮김 / 애플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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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  

 

이 책은?

 

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라는 이 책, <지식을 넘어서는 통찰력을 얻는 힘>이라는 부제가 정말 딱 맞다. 지식, 그걸 넘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지은이는 중국인 완웨이강(萬維鋼),

<중국과학기술대학교 졸업 후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 대학 연구소에서 핵융합 플라스마 관련 연구를 하며 과학 칼럼을 썼고,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전문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의 해박함에 우선 놀란다.

저자는 한 가지 주제를 하나로만 말하지 않는다. 한 가지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동서양을 넘나들며 마음껏 이론을 펼친다. 무협지 용어를 빌려 말한다면, 화려한 초식이 빛난다고나 할까. 그렇게 저자의 초식을 넋을 잃고 구경하다가 어느새 그의 신기에 빨려 들어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글을 쓰나 싶어, 저자 소개를 자세히 읽어보니 이런 대목이 나온다.

<다양한 학문을 넘나드는 지식, 유연한 사고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중국 네티즌뿐 아니라 지식인 계층에서도 유명하다. 그의 글은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사유로 통념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더 넓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해준다.>

 

, 그렇구나,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구나, 하는 경탄을 다시하게 된다.

 

또한 저자가 다루고 있는 주제 또한 다양하다.

다양해서 갈피를 잡지 못할 지경(?)인데, 그건 저자가 이 시대를 복잡한 시대라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원제도 그걸 이야기하고 있다.

<智識分子 : 做個複雜的 現代人> - 복잡한 현대를 지식인(智識人)으로 살아가기.

 

몇 가지 타이틀만 소개해 본다.

 

가장 쉬운 경제학의 지혜/ 유권자의 뇌구조살펴보기/ 인간의 도덕성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학교라는 등급 분류기 / 가난한 사람을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교육법/

빅데이터가 불러온 군비경쟁’/ 기술이 세상을 지배한다 / 실용적인 영어 학습법/ 로봇 앞에 무릎 꿇은 인간/ 당신이 로봇보다 나은 점.

 

새롭게 배운다.

 

한계 분석 ;

한계분석은 전체적인 효과를 고민하지 않고 다음 임계효과를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한계분석을 통해 다양한 문제들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67)

 

인지학자들은 인간 두뇌가 복잡한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작업이 서사를 통해서 해독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93)

 

신경과학계의 최신 설명에 따르면, 인간이 태어났을 때 대뇌 상태는 백지가 아니라 최소한의 개요라도 들어 있는 초고 상태의 원고라고 한다. (129)

 

책으로 책을 읽는다.

 

내 영혼의 닭고기 스프

 

이 책은 수준 낮은 문학에 열광하는 독자와 SNS에 감성적인 글을 올리는 사람이나 좋아할 법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64)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1989년에 출간된 이 책은 구구절절 옳은 말을 소개하고 있지만 학술적인 연구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101)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복잡한 세상에서 모든 존재는 저마다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14)

 

인류의 지식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아무리 현명한 학자라고 해도, 아무리 연구에 많은 돈과 시간을 들였다고 해도, 틀릴 수 있다. 그러므로 과학의 최대가치는 고정된 지식이 아니라 지식을 획득할 수 있는 연구방법에 있다. (377)

 

다시, 이 책은?

 

이 책에서 배운 것은 많지만, 이런 것은 그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가르침이다.

 

중용이란? : 중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중용을 이렇게 정리한다.

<서로 대립하는 의견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거나 맹목적으로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중용이란 다양한 이념, 감정의 욕구, 도덕적 표준 사이에 수없이 많은 충돌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다.> (225)

 

이 대목을 읽는 순간, 얼마 전 어떤 중국인 저자가 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실용적이고도 보다 합리적인 경전 해석에 대해 찬탄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옛 성현들의 저술을 옛날식으로 읽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내는 것이다.

 

논어의 구절, 나이 오십이면 지천명(五十而 知天命)이란 구절에 대한 해석이다.

그때까지, 나는 <지천명을 사람이 나이가 오십이 되면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를 안다> 라고 배웠고, 또 그렇게 이해해왔었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천명이 무엇이며, 또 그걸 풀어놓은 우리말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가 무엇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데 있었다. 그걸 모르니, 그것이 손에 잡히지 않으니 논어의 구절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만 들리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내가 읽었던 책의 중국인 저자는 그 구절을 이렇게 해석하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사람이 나이가 오십이 된 후에야,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라고 해석한다.

 

우리가 하는 해석은 추상적인 사변으로 흐르고 마는데, 중국의 새로운 해석은 실제 적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뿐더러,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건네주는 해석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논어 해석을 듣고나니, 논어가 뜬구름 잡는 옛날이야기 책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말씀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저자가 '중용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도 위와 같다 할 것이다.

기계적인 중립으로 해석하고, 형평성, 중간, 다방면으로 고려, 등등 별스럽게 중용을 해석한다 할지라도, 저자가 말한 바 <중용이란 다양한 이념, 감정의 욕구, 도덕적 표준 사이에 수없이 많은 충돌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란 해석이 세상을 제대로 보게 하는데 훨씬 도움이 더 될 것 같은 것이다. 그렇게 해석을 하고 나니,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읽고 생각하다가 비로소 이 책의 제목이 ()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라는 것이 떠올랐다.

 

안다고, 지식이 있다고 해서 그 삶이 제대로 된 삶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지식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가지고 있는 지식이 제대로 작동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지식분자로 이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것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지식을 가지고 그걸 넘어서는 통찰력을 가지게 된다면 해볼만 하다, 생각이 든다. 이런 책이 출판되어서 나를 깨우쳐 주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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