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智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
이
책은?
『지智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라는 이 책,
<지식을 넘어서는 통찰력을
얻는 힘>이라는 부제가 정말 딱 맞다.
지식,
그걸 넘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지은이는 중국인 완웨이강(萬維鋼),
<중국과학기술대학교 졸업 후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 대학 연구소에서 핵융합
플라스마 관련 연구를 하며 과학 칼럼을 썼고,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전문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의 해박함에 우선 놀란다.
저자는 한 가지 주제를 하나로만 말하지
않는다.
한 가지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동서양을 넘나들며 마음껏 이론을
펼친다.
무협지 용어를 빌려
말한다면,
화려한 초식이 빛난다고나
할까.
그렇게 저자의 초식을 넋을 잃고
구경하다가 어느새 그의 신기에 빨려 들어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글을
쓰나 싶어,
저자 소개를 자세히 읽어보니 이런
대목이 나온다.
<다양한 학문을 넘나드는 지식,
유연한 사고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중국 네티즌뿐 아니라 지식인 계층에서도 유명하다.
그의 글은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사유로 통념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더 넓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해준다.>
아,
그렇구나,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구나,
하는 경탄을 다시하게
된다.
또한 저자가 다루고 있는 주제 또한
다양하다.
다양해서 갈피를 잡지 못할 지경(?)인데,
그건 저자가 이 시대를
‘복잡한 시대’라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원제도 그걸 이야기하고 있다.
<智識分子
:
做個複雜的
現代人> -
복잡한 현대를
지식인(智識人)으로 살아가기.
몇 가지 타이틀만 소개해 본다.
가장 쉬운 경제학의 지혜/
유권자의 ‘뇌구조’
살펴보기/
인간의 도덕성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학교라는 등급 분류기 /
가난한 사람을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교육법/
빅데이터가 불러온 ‘군비경쟁’/
기술이 세상을 지배한다
/
실용적인 영어 학습법/ 로봇 앞에 무릎 꿇은 인간/
당신이 로봇보다 나은
점.
새롭게
배운다.
한계 분석 ;
한계분석은 전체적인 효과를 고민하지 않고 다음 임계효과를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한계분석을 통해 다양한 문제들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67쪽)
인지학자들은 인간 두뇌가 복잡한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작업이
‘서사’를 통해서 해독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93쪽)
신경과학계의 최신 설명에 따르면,
인간이 태어났을 때 대뇌 상태는
‘백지’가 아니라 최소한의 개요라도 들어 있는 초고 상태의
원고라고 한다.
(129쪽)
책으로 책을
읽는다.
『내 영혼의 닭고기 스프』
이 책은 수준 낮은 문학에 열광하는 독자와
SNS에 감성적인 글을 올리는 사람이나 좋아할 법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64쪽)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
1989년에 출간된 이 책은 구구절절 옳은 말을 소개하고 있지만
학술적인 연구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101쪽)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복잡한 세상에서 모든 존재는 저마다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14쪽)
인류의 지식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아무리 현명한 학자라고
해도,
아무리 연구에 많은 돈과 시간을
들였다고 해도,
틀릴 수
있다.
그러므로 과학의 최대가치는 고정된
지식이 아니라 지식을 획득할 수 있는 연구방법에 있다.
(377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에서 배운 것은 많지만,
이런 것은 그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가르침이다.
중용이란? :
중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중용을 이렇게 정리한다.
<서로 대립하는 의견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거나
맹목적으로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중용이란 다양한
이념,
감정의 욕구,
도덕적 표준 사이에 수없이 많은
충돌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다.>
(225쪽)
이 대목을 읽는 순간,
얼마 전 어떤 중국인 저자가 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실용적이고도 보다 합리적인 경전 해석에 대해 찬탄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옛 성현들의 저술을 옛날식으로
읽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내는 것이다.
논어의 구절,
나이 오십이면 지천명(五十而
知天命)이란 구절에 대한 해석이다.
그때까지,
나는 <지천명을 사람이 나이가 오십이 되면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를
안다>
라고 배웠고,
또 그렇게
이해해왔었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천명이
무엇이며,
또 그걸 풀어놓은 우리말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가 무엇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데 있었다.
그걸 모르니,
그것이 손에 잡히지 않으니 논어의
구절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만 들리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내가 읽었던 책의 중국인
저자는 그 구절을 이렇게 해석하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사람이 나이가 오십이 된 후에야,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라고 해석한다.
우리가 하는 해석은 추상적인 사변으로 흐르고
마는데,
중국의 새로운 해석은 실제
적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뿐더러,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건네주는
해석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논어 해석을
듣고나니,
논어가 뜬구름 잡는 옛날이야기
책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말씀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저자가 '중용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도 위와 같다 할
것이다.
기계적인 중립으로 해석하고,
형평성,
중간,
다방면으로
고려,
등등 별스럽게 중용을 해석한다
할지라도,
저자가 말한 바
<중용이란 다양한 이념,
감정의 욕구,
도덕적 표준 사이에 수없이 많은
충돌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란 해석이
세상을 제대로 보게 하는데 훨씬 도움이 더 될 것 같은 것이다. 그렇게 해석을 하고 나니,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읽고 생각하다가 비로소 이 책의 제목이
『지(智)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라는 것이 떠올랐다.
안다고,
지식이 있다고 해서 그 삶이
제대로 된 삶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지식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가지고 있는 지식이 제대로 작동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지식분자로 이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것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지식을 가지고 그걸 넘어서는
통찰력을 가지게 된다면 해볼만 하다,
생각이 든다.
이런 책이 출판되어서 나를 깨우쳐
주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