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의 광인일기, 식인과 광기 - 권위와 관습적 읽기에서 벗어나 21세기에 다시 읽는 「광인일기」
이주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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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의 광인일기 식인과 광기

 

이 책은?

 

이 책 루쉰의 광인일기, 식인과 광기는 중국 작가 루쉰의 단편소설 광인일기를 분석하는 글이다.  

 

저자는 이주노, <서울대학교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전남대학교 중어중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서 저자가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루쉰의 작품 광인일기는 짤막한 단편소설이다. 30쪽이 채 안되는 분량이다.  A4 용지로 치면, 겨우 7쪽에 해당될 뿐이다.

이렇게 짤막한 단편소설을 저자는 분석하여, 물경 440여쪽에 달하는 책으로 엮어내었다.

 

그러니 이 책을 읽기 전에 루쉰의 광인일기를 읽을 필요가 있다.

광인일기는 루쉰이 1918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피해망상 환자의 일기 형식을 취하고 있다. 주위 사람이 자기를 잡아먹으려고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통하여 중국의 낡은 사회, 그 중에서도 가족제도와 그것을 지탱하는 유교도덕의 위선과 비인간성을 고발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책에서, 본문을 수시로 인용하면서 논의를 진행하기에, 그 작품을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나, 그래도 전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사전에 광인일기를 읽는 게 좋다.

 

우선 광인일기」의 1절과 13절을 인용해 본다.

 

1.

<오늘 밤, 달빛이 참 좋다.

내가 달을 보지 못한 지 벌써 30여 년, 오늘 달을 보게 되니 정신이 유난히 상쾌하다.

지난 30여 년이 온통 흐리멍텅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 하지만 모름지기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법. 그렇지 않다면 저 자오()씨 개가 왜 날 흘끔거리겠는가?

내가 겁을 먹는 것도 그럴만 하다>. (18)

 

13.

<사람을 잡아먹어 본 적이 없는 아이가 혹 아직도 있을까? 아이를 구해야 할 텐데 ……> (58)

 

참고로, 광인일기는 이렇게 13개의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는 이걸 1, 2...이런 식으로 부르고 있다.  

 

광인일기의 광인, 광기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광인일기를 읽으며,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중국의 당시 시대를 그린 작품이거니 생각하고, 루쉰의 작품 목록 하나 알았다고 넘어갔는데, 그러니 그 작품을 허투루 읽었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글 읽으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문학적 글쓰기에서 광기 혹은 광인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작가는 흔히 일상적인 세계의 평범한 인물로 환경의 부조리와 폭력성을 더는 드러낼 수 없을 때, 비범하(unusual)거나 비정상적인(abnormal) 인물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역량을 발휘한다. 이러한 인물의 비범성과 비정상성은 흔히 영웅의 초월성이나 광인의 광기로 표출되거니와, 특히 광인의 광기는 작가의 새로운 예술적 사유의 원천이 된다. 작가에게 광기란 더는 정신질환이나 이상심리 같은 질병이 아니라 자신의 문학적 상상력을 담아내는 유용한 도구로, 기성 권위와 질서에 대한 위반과 일탈의 기호다. 그리하여 광인과 광기는 세계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 통로가 되며, 동시에 기성 지배 담론을 전복시키는 위험한 시도를 가능케 하는 문학적 보호장치가 된다. 이제 광기 속에 내재되어 있는 위반과 일탈의 욕망을 문화적으로 재해석해내는 것은 우리 몫이다.> (86)

 

그 아래 중요한 발언이 나온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루쉰의 광인일기에 나오는 광인과 광기를 읽어볼 수 있다. 광인일기의 광인은 기성 권위와 질서에 대한 회의와 부정의 정신을 보여주는 근대적 인간의 상징이다. 그가 발하는 광기는 개의 이미지로 반복되는 폭력적 세계와 그것의 지배 담론에 대한 저항의 몸부림이다. 이러한 광인과 광기를 통하여 루쉰은 자신이 몸담은 사회가 떠받들고 있는 가치 체계를 뒤집어보려 한다.>

 

그래서 결론은?

<이러한 관점에서 읽어나가노라면, 루쉰의 광인일기는 허위적 세계와 야만적 권력의 폭력성에 대한 알레고리로 볼 수 있다.> (87)

 

지금 루쉰의 광인일기를 읽고, 생각해 볼 필요성은?

 

중국현대문학 연구가인 저자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루쉰의 광인일기는 루쉰이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문학의 마당으로 돌아와 발표한 최초의 작품이다. 광인일기는 이후 그의 문학 활동은 물론, 비판적 지식인으로서 사회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다. 바로 이러한 점으로 말미암아 광인일기는 루쉰의 사상, 루쉰의 혁명, 루쉰의 문학을 살펴보는 데 있어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12)

 

루쉰의 사상, 루쉰의 혁명, 루쉰의 문학을 살펴보는 데 있어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는 말은 뤼신의 광인일기가 그만큼 이야기할 거리가 많다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그만큼 복잡하고 분석할만한 거리가 많다는 말이겠다.

 

저자는 그래서 광인일기를 다음과 같이 분석해 나간다.

 

1광인일기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서

1. 광인일기의 의미생성구조

2. 광인일기의 의사소통구조

3. 광인일기의 문학적 시공간

 

2광인일기창작의 이모저모

1. 국민성 개조와 시대 의식

2. 모티프로서의 식인과 광기

3. 새로운 서사 양식

 

3장 세계문학 속 광인

1. 고골의 광인일기

2. 모파상의 오를라

3.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노인의 일기

 

4광인일기연구 현황

1. 중국의 광인일기연구

2. 일본의 광인일기연구

3. 한국의 광인일기연구

 

다시, 이 책은?

 

저자는 작품 속으로 들어가 분석하고, 밖으로 나와 시대를 분석하고, 더 나아나 세계 문학으로 눈을 돌려 광인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살펴본 다음에, 광인 일기에 대한 연구는 어디까지 왔는가를 살피고 있으니. 이 책 한 권으로 광인일기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겠다.

 

특히 저자의 꼼꼼히 읽기는 배울 점이 많다.

하나의 작품을 다각도로 꼼꼼히 읽어내어, 그 작품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으니, ‘읽기’, ‘짚어내기’, ‘쓰기’, 모든 점에서 다시한번 나 자신을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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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3년 스케줄 관리
배수현 지음 / 가나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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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케줄 관리 (2020, 2021, 2022)   

 

벌써 1월 중순, 다음 주는 명절이 있으니 또 금방 지나갈 것이고, 그러면?

한 달이 휘리릭 하고 지나가게 된다.

말 그대로 쏜 살같이 지나가는 세월, 시간이다.

 

그러한 시간 붙잡을 수 없는 노릇이니, 쓰기라도 제대로 하자는 사람들의 바람이 이런 수첩을 만들었을 것이다.

 

이 것은 책이 아니라, 수첩이다. 스케줄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수첩이다.

이 수첩은?

다른 것과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3년간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3!

다른 수첩들은 대개 1년 단위로 되어 있다.

사람들의 활동 주기가 1년을 주기로 하여 돌아가고, 해서 1년치 수첩에 익숙할 터인데 이 수첩은 2020, 2021, 2022 년 해서 3년을 사용하도록 되어있다.

그게 우선 좋다.

 

사람들의 일이란 1년 단위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고, 대개는 주욱 이어진다. 해서 2, 3년 전의 일들도 찾아보고, 체크할 필요가 있는데, 1년치 수첩은 그럴 때마다 예전에 쓰던 자료들을 찾아봐야 하니, 불편한 점이 있었다. 이 책은 그런 불편을 말끔하게 해소한다.

적어도 2, 3년치 자료를 고스란히 보관하게 되는 것이니, 자른 자료나 수첩을 따로 살펴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자.

 

카렌다. - 3년치 (2020, 2021, 2022)

월별, 일별 스케쥴 표

메모

 

그리고 3년치 스케쥴이 담긴 수첩이라고 해서 혹시 두껍지 않을까, 염려할지도 모르는데 그런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생각보다 훨씬 얇아서 휴대하기 매우 편리하다. 요즘 나오는 최신 휴대폰 크기에, 그보다 얇은 두께, 그 정도면 충분히 설명이 될 것이다.

 

그러니, 이제 남은 일은 이 수첩 잘 활용해서, 그 내용을 충실하게 채워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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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음악회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교양 클래식
이현모 지음 / 다울림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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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혼자 음악회

 

이 책은?

 

이 책 나혼자 음악회<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교양 클래식>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음악회 초대장이다. 베토벤, 차이콥스키 등의 교향곡을 들어볼 수 있는 음악회 초대장이다.

 

저자는 이현모, 음악 전공자가 아닌 저자의 이력이 특이하다.

저자는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석사를 마치고 20여 년간 과학 대중화 사업을 했으며, 클래식을 처음 들었을 때 감동을 잊지 못하고 혼자서 클래식 음악을 공부했다. 지난 2008년부터는 클래식도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다는 주제로 강의도 하고 집필에 힘써왔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음악가와 작품은 다음과 같다.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차이콥스키 [1812년 서곡]

베토벤 [교향곡 5운명’], [피아노 협주곡 5황제’], [피아노 소나타 14달빛’]

로시니 [빌헬름 텔 서곡]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5]

슈베르트 [교향곡 8미완성’]

드보르자크 [교향곡 9신세계’]

 

모두 8명의 음악가와 그들의 작품 10편을 감상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방법 - 들으면서 읽자

 

이 책은 읽는 책이지만, 감상하는 책이다. 음악을 감상하는 책이다.

그러니 이 책을 펴고, 가능하다면 인터넷을 켜고 해당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읽어볼 것을 권한다.

요즘 유튜브를 검색해보면 안 나오는 게 없으니, 조금만 노력하면 읽어가는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음으로 들려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또는 출판사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방문해도 된다.

<다울림>

다울림 출판사가 운영하는 블로그, 카페 사이트다.

https://blog.naver.com/alcodelhm

 

dawoollim.co.kr 혹은 cafe.naver.com/musicnaudio

 

 

단 연주장면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거기에 빠져 책을 읽지 못하게 되니, 화면을 밑으로 내려 감추고, 책만 들여다 볼 것!

 

이제 책 속으로, 음악 속으로

 

그간 이름만 알고 있던 음악가들 - 다행인지 그래도 그런 이름들은 들은 바 있다 -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 유명한 작품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겸하여 알 수 있게 된다.

 

일례로, 귀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는 베토벤의 청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이 책 61쪽에 베토벤이 사용했다는 보청기 사진이 실려 있는데, 그 설명이 이렇다.

<베토벤이 사용한 보청기. 그러나 베토벤은 불편한 보청기에 의존하지 않고 주로 대화 수첩으로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했다.>

 

그 정도였다니!

그래서 베토벤이 작곡한 곡들은 그가 운명과 싸워 이긴 승리의 기록이다.

베토벤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글이 있다 한다.

운명이라는 놈의 목줄기를 졸라버리겠네. 운명은 결코 나를 꺾지 못해....”(60)

 

베를리오즈를 사로잡은 셰익스피어

 

<18277, 파리 오데옹 극장에서 베를리오즈가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습니다. 숨 쉬기 곤란한 정도로 그가 충격을 받은 이유는 영국에서 온 셰익스피어 극단의 햄릿때문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 연극의 불같은 힘에 완전히 사로잡히고 말았거든요.>(98)

 

베를리오즈는 그렇게 해서 셰익스피어와 인연을 맺게 되는데, 그 다음 이야기를 읽어보자.

<더 큰 충격은 햄릿에서 오필리어 역을 맡은 해리엇이었습니다. 그녀는 큰 키와 균형 잡힌 몸매, 아름다운 얼굴, 독특한 목소리로 당시 최고의 인기 스타였습니다. (…… ) 셰익스피어의 연극에 감격하여 극장을 빠져나오는 스물 네 살의 베를리오즈의 마음은 온통 해리엇의 모습으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사랑, 과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일까?

아니다. 해리엇으로부터 버림받은 베를리오즈, 그래서 그가 <환상교향곡>에다 그 원망을 담았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 저자는 그런 이야기가 과연 맞는 것인지를 베를리오즈의 생을 살펴보면서, 검토해 보고 있다.

결론은? 109쪽을 참고하시라.

 

이런 이야기들이, 이 책에는 가득하다, 해서 이 책은 재미있다.

생각해보라, 클래식 음악 관련 책이라 해서, 음악 이야기만 잔뜩 나오면 누가 몰입할 수 있겠는가?

음악이야기가 이처럼 재미있다는 것, 먼저 이 책은 그걸로 포인트를 얻는다.

 

다시, 이 책은?

 

그렇게 음악가와 그들의 작품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이 책의 본령인 클래식 음악에 귀가 익숙해지게 된다. 이 책을 단지 눈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들어가면서 읽었던 덕분이다.

 

서두에 이 책을 읽으면서, 해당 음악을 들을 때 연주장면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거기에 빠져 책을 읽지 못하게 되니, 화면을 밑으로 내려 감추고, 책만 들여다 볼 것, 이라고 했는데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은 예외로 하자.

특히 카라얀 지휘로 연주되는 것을 찾아, 전곡을 화면을 크게 보면서 들어보기를 권한다. 그럴 때는 잠시 책을 내려놓고, 음에 집중하도록 하자. 30분간이다.

 

그렇게 시작한 이 책, 이제 <운명>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도 찾아 듣게 된다.

지금 이 리뷰를 쓰는 시점에선, 베를리오즈<환상 교향곡>을 듣고 있다. 1시간이 넘는 곡인데, 이 책 읽으면 그렇게 된다. 읽고 나면 듣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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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4
베르길리우스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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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이 책은?

 

이 책 아이네이스는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쓴 대하 서사시이다.

 

베르길리우스는 그의 작품보다는 단테가 쓴 신곡으로 더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단테가 신곡에서 지옥에서 단테를 안내해주는 인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아이네아이스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무녀 시빌라(80)가 있는데, 이는 신곡에서 베르길리우스가 단테를 인도하는 것과 설정이 같다.

단테가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읽고 영감을 얻은 것으로 추측된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고 씌여진 책인지 알아보자.

<트로이 영웅 아이네이아스의 로마 건국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트로이 전쟁에서 패한 트로이의 장수 아이네이아스가 트로이 성이 함락된 뒤에 유민들을 이끌고 힘든 여정 끝에 로마를 세운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로마의 건국 이야기는 다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역사는 로물루스 형제로부터 시작한다.

<전설에 의하면 알바 롱가 왕의 딸과 군신 마르스 사이에 태어난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왕위 계승 다툼에 휘말려 바구니에 담긴 채 테베레 강에 버려졌다. 마침 홍수로 범람한 강물에 떠내려 온 형제를 늑대가 발견해 젖을 먹여 키웠다고 한다. 마침내 로물루스는 로마를 세우고, 팔라티노 언덕을 정방형의 방벽으로 에워쌓다. >

(로마 산책, 가와시마 히데이키, 56-57)

 

그런 로마의 역사에서 아이네이아스가 차지하는 자리는 어디일까?

 

먼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아이네이아스 : 트로이의 장수

안키세스 : 아이네이아스의 아버지

크레우사 : 아이네이아스의 아내

아스카니우스 : 아이네이아스의 아들

 

디도 : 카르타고의 여왕

시빌라 : 무녀, 아이에이아스를 저승으로 인도한다.

 

라티누스 : 아우소니아의 왕

아미타 : 라티누스의 부인, 왕비

라비니아 : 라티누스의 딸, 공주

투르누스 : 아우소니아의 장수

 

에우안드로스 : 팔란티움의 왕

팔라스 : 에우안드로스의 아들

 

아이네이아스, 트로이에서 로마까지

 

아이네이아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트로이의 왕족 안키세스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으로, 트로이의 제2인자였다. 그는 멸망한 트로이의 유민들을 이끌고 라티움으로 가서, 결국은 로마라는 나라를 세우게 된다.

 

트로이의 장수 아이네이아스는 유민들을 이끌고, 바다를 건너 팔란티움에 도착한다.

<팔란티움은 훗날 새롭게 로마가 세워질 바로 그곳이었다.> (115)

 

아이네이스와 로마의 관계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는 미완인 채로 끝이 난다.

아이네이아스와 트루누스의 전투에서 트르누스가 죽는데서 이야기가 끝이 난다.

 

<마침내 아이네이아스의 칼이 투르누스의 가슴 깊숙이 파고 들었다. 투르누스의 사지가 싸늘하게 식으며 힘없이 무너졌고, 불만에 가득 찬 그의 영혼은 저 어둡고 깊은 지하로 떨어져 내려갔다.> (189)

 

로마 건국은 그 뒤로 한참이나 이야기가 남아있다. 그러니 로마 건국의 이야기아이네이스에서는 미완성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원본 아이네이스의 축약본이다.

아이네이스를 천병희 역으로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은 본문만 430여쪽에 달한다.

 

그래서 그 책을 읽을 때에는 본문 속으로 들어가서 내용만 신경을 쓰느라 전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는데, 이 책은 축약본으로 199쪽에 불과해 책을 읽으면서 전체적인 요약이 쉽게 되어 아이네이스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진형준 교수가 편집한 일리아스오딧세이아를 읽었고, 이제 이 책 아이네이스를 읽었으니 트로이에서 시작되어 '로마'에 이르기까지의 대서사시를 다 읽은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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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산책 - 이탈리아 문학가와 함께 걷는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가와시마 히데아키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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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산책

 

이 책은?

 

이 책 로마 산책은 저자가 유학을 했던 로마를 그리워하며 쓴 책이다

.

저자 가와시마 히데야키는 로마대학에서 공부를 했는데, <그 후 도쿄외국어대학 교수, 명예교수로 지내다 2018년 별세하였다. 저서로는 서사시의 정신, 이탈리아를 둘러싼 여상, 웅가레티, 세계의 역사와 문화 이탈리아(감수), 이탈리아 · 유대인의 풍경, 돌아오는 여름날에등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로마에 대해 쓰고 싶었다 한다.

로마 사정이나 로마에 대해 쓰는 것이 아니라 영원의 도시로마를 쓰고 싶었단다.

해서 로마 지도를 펴놓고 20개월 가까이 밤낮으로 그리운 로마의 거리 하나하나를 따라가며 추억의 광경 속을 거닐었다. 그래서 책 제목을 로마 산책이라 한 것이다.

 

그러니 독자들은 다른 로마 관련 책과는 결이 다른 로마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보게 된다.

 

캄피돌리오 언덕으로 저자를 따라가 보자.

<완만한 오르막길의 계단 위에는 정면으로 단정한 건물이 보이고 중앙에는 시계탑이 우뚝 서있다. 그러나 계단을 올라갈수록 시계탑은 뒤쪽으로 물러나고 그와 반대로 계단 양 끝에서 마중이라도 나오듯 거대한 백악의 조각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제야 우리는 다른 공간에 발을 내딛고 있음을 깨닫는다.>(10-11)

 

로마를 다룬 다른 책과는 확연히 다르지 않는가?

이 글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덧 저자를 따라 계단을 따라 올라가고, 올라서니 거대한 백악의 조각상이 서서히 그 위용을 드러내는 장면이 보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런 식의 서술로 저자는 독자들을 안내하며 로마를 보여준다.

 

먼저 저자는 거리를 보여준다. 거리 즉 지리(地理).

<로마에 살 곳을 정한 내가 처음 시작한 일은 영원의 도시의 지리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나는 로마시 북쪽에 위치한 파리올리 거리에 집을 구했다. 성벽 바깥이었다.>(104)

 

과거의 자신을 소환한 저자는 바로 지금으로 돌아온다.

<지금으도 로마는 고대의 아우렐리아누스 황제가 건설한 성벽에 의해 도시로 규정되고 있다.>(104)

 

그렇게 지리 공부를 하는 한편, 역사도 역시 그의 관심사다.

해서 이 책에는 지리만 있는 게 아니라, 역사도 들어있다.

하기야 거리를 따라 걷는 산책길에 보이는 건물, 도로, 등등에 모두 역사가 들어있을 것이니, 지리를 본다면 자연 역사도 같이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저자 역시 이런 말을 한다.

 

<로마의 거리를 걷다보면 저도 모르게 되살아나는 역사의 기억과 함께 포석에 스며 있는 피의 흔적을 떠올린다.> (105)

 

그래서 적어도 이런 역사는 알아두어야 한다. 몇 가지 옮겨본다.

.

고대 로마의 역사는 크게 왕정과 공화정, 제정(帝政)의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 (41)

왕정 시기는 대부분 전설의 시기이다. (56)

 

2차 세계대전에서 레지스탕스의 격렬한 투쟁으로 파시즘 체제에서 해방된 이탈리아는 19466월 국민투표를 통해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제를 채택했다. (129)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로마를 사모해서 로마를 가보기를 그토록 소원한 사람이 있다.

바로 독일의 문호 괴테다. 그는 로마를 여행하고 이탈리아 여행기를 썼다.

 

전에 그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저자 또한 읽은 모양이다.

저자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이 쉽게 읽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두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28)

 

괴테의 관심이 이탈리아 전체가 아닌 로마에 크게 치우쳐 있기 때문이고, 괴테의 관심이 산문적인 것이 아니라 시적인 것에 크게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 새로 알게 된다.

 

안데르센은 1833년부터 1년여에 걸쳐 로마에 머물며 당시의 체험을 바탕으로 즉흥시인을 썼다. (166)

 

안데르센은 즉흥시인을 발표한 후에도 짧은 기간 로마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를테면 18615월 카페 그레코 위층에 방을 얻어 머물던 때 방의 구조 등을 그린 그의 편지가 남아있다. (216)

 

스탕달 역시 로마를 방문하고 로마 산책이란 책을 썼다. (219)

 

그리고보면, 로마는 많은 작가, 많은 작품에 영감의 원천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다시. 이 책은?

 

역시 가본 사람이 거기를 잘 안다. 또한 가본 사람보다 살아본 사람이 잘 안다.

그냥 가본 사람은 지리와 역사를 어느 정도 알게 되겠지만 살아본 사람이 아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바로 이 책이 다른 로마 관련 책과 차원이 다른 이유다.

 

거기 살아본 저자는 차원이 다른 로마를 깊이 있게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은 다른 로마 관련 책과는 결이 다른 로마를 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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