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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ㅣ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4
베르길리우스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7년 9월
평점 :
아이네이스
이 책은?
이 책 『아이네이스』는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쓴 대하 서사시이다.
베르길리우스는 그의 작품보다는 단테가 쓴 『신곡』으로 더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단테가 『신곡』에서 지옥에서 단테를 안내해주는 인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아이네아이스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무녀 시빌라(80쪽)가 있는데, 이는 『신곡』에서 베르길리우스가 단테를 인도하는 것과 설정이 같다.
단테가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읽고 영감을 얻은 것으로 추측된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고 씌여진 책인지 알아보자.
<트로이 영웅 아이네이아스의 로마 건국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트로이 전쟁에서 패한 트로이의 장수 아이네이아스가 트로이 성이 함락된 뒤에 유민들을 이끌고 힘든 여정 끝에 로마를 세운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로마의 건국 이야기는 다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역사는 로물루스 형제로부터 시작한다.
<전설에 의하면 알바 롱가 왕의 딸과 군신 마르스 사이에 태어난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왕위 계승 다툼에 휘말려 바구니에 담긴 채 테베레 강에 버려졌다. 마침 홍수로 범람한 강물에 떠내려 온 형제를 늑대가 발견해 젖을 먹여 키웠다고 한다. 마침내 로물루스는 로마를 세우고, 팔라티노 언덕을 정방형의 방벽으로 에워쌓다. >
(『로마 산책』, 가와시마 히데이키, 56-57쪽)
그런 로마의 역사에서 아이네이아스가 차지하는 자리는 어디일까?
먼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아이네이아스 : 트로이의 장수
안키세스 : 아이네이아스의 아버지
크레우사 : 아이네이아스의 아내
아스카니우스 : 아이네이아스의 아들
디도 : 카르타고의 여왕
시빌라 : 무녀, 아이에이아스를 저승으로 인도한다.
라티누스 : 아우소니아의 왕
아미타 : 라티누스의 부인, 왕비
라비니아 : 라티누스의 딸, 공주
투르누스 : 아우소니아의 장수
에우안드로스 : 팔란티움의 왕
팔라스 : 에우안드로스의 아들
아이네이아스, 트로이에서 로마까지
아이네이아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트로이의 왕족 안키세스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으로, 트로이의 제2인자였다. 그는 멸망한 트로이의 유민들을 이끌고 라티움으로 가서, 결국은 로마라는 나라를 세우게 된다.
트로이의 장수 아이네이아스는 유민들을 이끌고, 바다를 건너 팔란티움에 도착한다.
<팔란티움은 훗날 새롭게 로마가 세워질 바로 그곳이었다.> (115쪽)
『아이네이스』와 로마의 관계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는 미완인 채로 끝이 난다.
아이네이아스와 트루누스의 전투에서 트르누스가 죽는데서 이야기가 끝이 난다.
<마침내 아이네이아스의 칼이 투르누스의 가슴 깊숙이 파고 들었다. 투르누스의 사지가 싸늘하게 식으며 힘없이 무너졌고, 불만에 가득 찬 그의 영혼은 저 어둡고 깊은 지하로 떨어져 내려갔다.> (189쪽)
로마 건국은 그 뒤로 한참이나 이야기가 남아있다. 그러니 ‘로마 건국의 이야기’는 『아이네이스』에서는 미완성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원본 『아이네이스』의 축약본이다.
『아이네이스』를 천병희 역으로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은 본문만 430여쪽에 달한다.
그래서 그 책을 읽을 때에는 본문 속으로 들어가서 내용만 신경을 쓰느라 전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는데, 이 책은 축약본으로 199쪽에 불과해 책을 읽으면서 전체적인 요약이 쉽게 되어 『아이네이스』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진형준 교수가 편집한 『일리아스』와 『오딧세이아』를 읽었고, 이제 이 책 『아이네이스』를 읽었으니 ‘트로이’에서 시작되어 '로마'에 이르기까지의 대서사시를 다 읽은 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