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따지는 변호사 - 이재훈 교수의 예술 속 법률 이야기
이재훈 지음 / 예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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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따지는 변호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스토리텔링, 우리가 그림이나 음악에 훅, 하고 들어가게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이것이다. 그림만 봐서는, 음악만 들어서는 조금 긴가민가 하다가도 거기에 들어있는 스토리를 알게 될 때, 우리는 그 속으로 바로 쉽게 들어가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스토리텔링을 그림 속에서 찾아내 보여준다.

어떻게?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 아주 유명한 그림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자.

일단 그 그림 속의 소녀가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해서인지, 그 소녀에 얽힌 이야기를 소설로 써낸 트레이시 슈발리에도 있다. 또한 그 소설을 토대로 영화도 만들어졌다.

그런데, 그 그림에 소녀만 있는 게 아니라 정작 중요한 것은 그녀가 달고 있는 귀걸이의 재료인 진주다.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보면?

또 색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 거기에 착안하여 진주에 얽힌 이야기를 꺼집어낸다.

저자는 변호사이니, 진주에 얽힌 법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진주는? 우리나라 법령에 어떻게 취급을 받고 있을까?

우리나라에 <개별소비세법>에 의하면, 대상 물품으로 귀금속이 있는데, 그안에 진주는 포함되지 않는다. 보석도 아니고 귀금속 제품도 아니다.

 

보석은 아주 단단하고 빛깔과 광택이 아름다우며 희귀한 광물이라 정의되는데, 진주는 유기질이기 때문에 보석과 다르다는 것이다. (25)

 

앙리 루소의 그림 <잠자는 집시 여인>에서는?

집시가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람인 점에서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법>을 생각해보고.

 

모네가 그린 <세발자전거를 타는 아이>라는 작품에선, 자전거의 정의를 살펴보고 있다.

자전거에는 구동장치, 조향장치, 제동장치가 있어야 한다, 이런 구성 요소의 이름만 들어도, 알게 되어도 자전거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것, 신기하다.

 

발레(ballet)에 대해 알아보자.

 

발레는 무도회장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ballo가 그 어원이다.

최초의 발레는 춤이라기 보다는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도장에서 걸어가는 일종의 행진이었다고 볼 수 있다.

왜 무도장에서 행진을

이는 자기 재산을 과시하는 목적이 가장 컸다.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카테리나 데 메디치가 프랑스 앙리 2세와 결혼하면서 발레를 프랑스에 전한다. 그후 루이 13세와 루이 14세가 발레를 프랑스에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루이 14세는 직접 무대에서 발레 공연을 하기도 했다. <밤의 발레>라는 작품에서다.

 

발레의 역사는 무용수의 치마 길이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마 길이로, 고전 발레, 낭만 발레, 신고전 발레로 나뉘어진다.

그리고 무용수의 발레복인 튀튀도 로맨틱 튀튀, 세미 로맨틱 튀튀, 클래식 튀튀로 구분된다.

 

, 이번에는 음악으로 가보자.

 

저자는 그림뿐만 아니라, 음악으로도 발자국을 옮긴다.

 

바로크 시대

낭만주의 시대

고전주의 시대

 

여기에서 저자는 베토벤의 교향곡 3번에서, 교향곡 이름이 <영웅>이라는 점에 착안한다.

원래 이 작품은, 베토벤이 나폴레옹에게 바치는 것으로 작곡했는데, 나폴레옹이 황제가 된다는 소식을 듣고, 그 제목을 지우고 <영웅>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베토벤 스스로 <영웅>이라고 제목을 바꾼 것은 문제가 없지만, 다른 사람이 그 제목을 바꾼다면?

 

저자는 <저작권법>을 통해서, 베토벤의 동의없이 제목을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점을 도출한다. 물론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은 작곡자가 스스로 바꾼 것이니 문제가 없다!

 

또 음악에 관한 것이 있다.

바로 러시아의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이야기다. (144)

그가 작곡한 <재즈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2>, 즉 왈츠 2번으로 알려진 곡인데 저자는 여기에서 댄스 스포츠를 도출하고, 노래 연습장의 법률적 의미를 살펴본다.

 

이렇게 쇼스타코비치, 왈츠 2, 노래 연습장으로 연결되는 저자의 시선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또한 푸치니의 <나비부인>에서는?

초초상이 죽으면서 남게 되는 아이의 경우를 살펴보면서, 우리 <민법>의 인지제도를 살펴본다.

 

고양이는 언제 사람 곁으로 왔을까?

 

먼저 시대 구분 확실하게 해두자.

 

중세 대략 5세기에서 15세기에 이르는 1000년의 시기.

근세 르네상스에서부터 절대주의. 중상주의가 전개되는 17-18세기의 시기

근대 대략 자본주의의 형성이나 시민사회의 성립이라는 관점에서, 17- 18세기 이후.

 

고양이는 중세에는 종교적 관점에서 마녀의 동반자, 악마의 앞잡이로 여겨졌고,

근대 이후부터 고양이는 인간의 사랑스런 동반자로 명예를 회복한다. (176)

 

기타 등등, 상식을 넓힌다.

 

이 책에서 다양한 것들을 알게 된다.

 

<라에네크의 청진기 시연>, 샤르트랑이 그린 작품이다.

여기에서는, 환자를 진료하는 방법에는 문진, 시진, 촉진, 청진, 타진이 있다는 것을 배운다.

 

조세 라이트의 그림, 키아로스쿠스 기법 :

<공기펌프 유리구 속에 갇힌 새에 관한 실험>, <대장간에서>

태양의 자연 빛이 아닌 인공조명 아래서 피사체나 인물을 그렸다. 인공조명을 활용하여 그는 빛과 어둠의 대비를 강조했다.

이는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와 그림 결이 같다.

 

다시, 이 책은? - 인식 지평의 확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림, 음악, 상식 등 저자는 그야말로 마당발이다

이 말은 여기저기 그의 촉수가 미치지않은 곳이 없다는 긍정적인 뜻이다. 그렇다. 변호사는 사회 전반에 걸쳐 상식이 풍부해야 한다. 법전만 읽고, 달달 외워서는 사회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저자처럼 상식이 풍부하고, 식견이 넓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저자, 변호사인 저자의 눈에, 그림 속의 대상이 새롭게 밝혀지는 것이 독자의 흥미를 끌어, 그림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만든다. 인식 지평의 확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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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회에도 쿠데타가 있었는가?
조원진 외 지음 / 틈새의시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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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회에도 쿠데타가 있었는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역사학자 8명이 쿠데타, 즉 정변이란 키워드를 통해 우리나라 고대의 역사를 살펴보고 있다. 쿠데타, 아주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일단 역사책이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고대라 불리는 나라들의 살펴보면서 쿠데타에 해당되는 사건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 안에 실려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위만의 정변과 위만조선 건국

고구려사에 보이는 정변과 역사적 의미

고구려 차대왕의 정변과 초기 왕위계승의 원칙

일본서기에 보이는 백제의 정변에 대한 고찰

백제 초기 왕위계승과 정변

신라 상대의 왕위계승과 정변

신라 하대의 쿠데타와 대외교섭

발해 역사의 변혁

 

밑줄 친 부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고조선을 이은 위만조선, 그리고 고구려, 백제, 신라 그리고 발해까지 역사를 두루 살피고 있다.

 

첫째, 위만 조선에 대하여

 

그간 역사책을 읽어오면서 위만조선의 실체가 궁금했었다.

중국에서 망명해온 위만이 고조선을 무너뜨리고 위만조선을 세웠다, 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게 전부였던 나의 지식에 이 책에서 조금더 보탤 수 있었다는 점, 좋았다.

그런데 위만조선을 세운 과정에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이 책 필자는 그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21- 23)


위략이란 역사서에 정변과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음을 밝히면서, 위만이 처음 고조선으로 건너올 때는 1천여명의 무리를 거느린 작은 세력이었는데, 고조선에서 서변의 제후국으로 있으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결국 고조선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조선과 위만의 관계를 더 상세하게 알 수 있었다.

 

둘째, 일본서기도 우리 역사 규명에 도움이 된다.

 

우리 역사, 특히 백제사를 규명하는 데에 일본 역사서인 일본서기가 참고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예 이런 항목도 있다.

<일본서기(日本書紀)에 보이는 백제의 정변에 대한 고찰>(83쪽 이하)

 

이에 대하여 필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근초고왕 이후 백제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기록으로는 삼국사기이외에 일본서기가 있다.

백제계 사료라고 할 수 있는 <백제기><백제신찬>, <백제본기> 등 백제삼서를 기반으로 쓰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본서기에 나오는 백제 관련 사료를 삼국사기와 비교 검토하게 되면 백제의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84)

 

우리의 역사학자들이 일본서기는 아예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활용하는 것을 보니, 그래도 쓸모는 있다 싶다. 거기에 이런 것까지 감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사기에는 다수의 한반도 관계기사가 적시되어 있지만 후대의 번국 사관으로 기술되어 야마토 정권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한 것을 전제로 하기에 윤색한 부분을 덜어낸 후 정밀한 사료의 분석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85)

 

그래서 필자는 일본서기』를  엄밀하게 검토하면서 백제 시대의 정변을 살펴보고 있다.

 

셋째, 발해의 역사를 천도와 왕위계승으로 살펴본다.

 

발해, 학창 시절에 들었던 나라 이름이다

통일 신라 시대와 맞물려 남쪽의 신라, 북쪽에는 발해가 있었다는 우리 역사의 한 시대 장면이다.

필자는 발해를 천도와 왕위계승의 견지에서 살펴보고 있는데, 그 두가지 착안사항이 바로 정변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발해는 건국으로부터 멸망에 이르기까지 228년 동안 4번에 걸쳐 천도를 했다.

한 나라의 수도를 옮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또한 쉽사리 천도를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무려 4번씩 천도를 하다니!

그 이면에는 어떤 일이 있을까. 이 책 197쪽 이하를 살펴보시라.

 

다시, 이 책은?

 

쿠데타,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단어다. 그러나 발음이 대순가?

그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너무 크다. 우리 역사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쿠데타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생각해볼 단어가 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있는 단어 쿠데타를 우리의 고대 역사에서 살펴보고 있다.

그러고 보면 쿠데타는 단지 현대사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게 아니라, 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에 언제나 존재했던 것이라는 것, 확실하다.

 

과거를 제대로 알아야 현재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과거에 일어났던 쿠데타, 즉 정변은 현재에도 어떤 모습으로든 재현될 수 있다는 것, 이 책을 통해 역사를 살펴보면서 느끼는 게 많다. 우리나라의 고대사에서조차 우리는 배울 것이 많다는 것 새삼 깨닫게 된다.

과거를 읽으며 현재를 보게 해준 이 책을 쓴 8명의 역사학자들, 그런 귀한 통찰이 고맙고 이 시기에 이런 책을 만날 수 있어, 무척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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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민정 지음 / 리브르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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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월호, 그 이름 부르기도 힘든, 그런 사건이다.

그래도 시간이 많이 흘러, 세월이 갔다 싶은데, 여전히 세월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런 사건, 이제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새삼 그 날을 떠올리게 된다.

 

그날 아침, 아마 우리 나라 전국민이 가슴을 쓸어내렸던 뉴스, 학생들을 싣고 제주도로 가던 배가 침몰했는데, 그 아이들 전원 구조했다는 뉴스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충격 그리고 안도했던가. 그러나 그 안도는 잠시뿐, 탄식과 오열로 변했다는 것, 다 아는 사실이다.

 

그 사건을 다른 문학작품이 있던가?

 

세월호를 소재로 한 소설이 뭐가 있는가, 생각해보니 한 권 있기는 하다.

김탁환의 거짓말이다를 읽은 적이 있다.

물론 김탁환의 거짓말이다도 세월호 희생자들의 시신을 인양하기 위해 애쓴 잠수사들의 이야기이니, 세월호 희생자를 직접적으로 다룬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이 세월호 희생자를 다룬 첫 번째 작품이 아닐까.

그런 만큼 저자의 노고가 엿보이는 대목이 많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희생된 교사의 동생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 학교, 단원고의 교사 박미나, 주인공 박윤영은 그녀의 동생이다.

그 때 희생된 교사는 모두 11, 주인공 박윤영의 언니도 그 중의 한 명이다.

 

박윤영은 세월호에 탑승했다 희생된 언니의 생전 흔적을 찾아, 고시원을 거쳐 병원으로 향한다. 병원의 의사와 나눈 대화, 한토막이 이렇다.

 

언니분이.... 거기 ...탔었나요?

고개를 끄덕인다. 안산, 세월호, 단원고, 다 같은 말이 돼버렸다.

아직도 배에 있어요. (31)

 

이 책은 또한 기록물로서도 가치가 있다.

 

벌써 10년이 흘렀다. 많은 사람들이 잊었다. 또한 사람들이 잊으려고 한다.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한다. 또한 말 못하게 한다.

그래서 가족들, 해당 사건 관계자 외에는 잊었을지도 모르는 현재, 이 시점에서 이 책은 아주 시의적절하다. 더 이상 잊으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이 책은 기록물로도 가치가 있다.


2014416

그리고 417

그리고 418일 금요일, 3일째

그리고 419일 토요일, 4일째다.

그리고 420일 일요일, 5일째다

저자는 그렇게 날짜별로 기록을 이어간다.

며칠 후

그리고 며칠 후

210일 후

219일 후

 

‘219일 후’는 이런 일이 있었다. 

윤영의 가족에게 체육관을 비워달라는 통보가 전해진다.

 

, 그런 일도 있었지. 맞아 그런 뉴스 들었던 기억이 나네..... 고맙다, 기억을 되살려주어서.

 

살아남아 미안한 사람들

 

(지호는) 교감 선생님의 책상으로 향한다. 그는 생존자 중 한 명이었지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사고 이틀만에 진도 체육관 근처 언덕에서 나무에 목을 맨 채 발견되었다. (157)

 

유서에는 이런 말이 있다.

“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이 부분을 읽으니 한강 작가의 책 소년이 온다가 떠오른다.

 

나는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살아남았다는, 아직도 살아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135)

 

세월호의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살아있다는 치욕은 어디에서 통하는 것일까?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넌 안 무서워?

뭐가?

이 바다가 얼마나 깊길래 검푸른색이야. 보기만 해도 심장이 오그라드는 거 같아. (173)

 

비극이 어느 만큼 커야 세계가 다 같이 슬퍼할지 모르겠다. (180)

 

다시, 이 책은? - 애도한다는 것의 의미

 

이 책은 비극을 반추하는 목적이 분명하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 또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왜 우리 사회가 이런 비극을 추념하자고, 애도하자고 하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을까?

이상하다. 심히 괴이한 일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이 책은 그걸 다시 꺼집어내어 책상 위에 올린다.

 

비극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강조하길, 특정 정파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 저자가 리스트로 만들어 놓은 부분,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이 아파온다,

세월호 사건 앞에 사람들은 왜, , 이상한 가림막을 치려고 하는 것일까?

 

그 리스트에는 이런 내용도 들어있다.

 

세상이 들으려 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삭이며 살아가는 관계자들

 

가슴에 응얼이진 한을 풀기 위해서, 밖으로 입을 벌려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더 이상 가슴에만 품지 말고 밖으로 내보내야만 되는 것 아닐까.

 

세상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 들어줄 아량이 없는 것일까?

이 책을 통해 그 가슴에만 삭이며 겨우겨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 헤아려준 저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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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개정증보판
방민호 지음 / 북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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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상, 박태원, 윤동주, 김수영, 현진건, 박완서……

 

좋아하는 작가들이다. 해서 그분들의 작품도 웬만큼 읽고,,,,,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이 책을 통해서 그분들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읽고나니, 내가 전혀 모르는 작가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책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생경한 이야기들이 나와, 새롭게 다가온다.

이를테면, 이런 이야기.

 

이렇듯  「날개의 주인공은 옥상에서 떨어져 죽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쓰코시 백화점 문을 나서며, 결국 아내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적 현대의 메커니즘이 지배하는 생활 속으로, 그 피로한 세계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는가를 고민합니다. 과거의 에게는 예술적 삶과 열정으로 현실 세계의 어려움과 한계에서 벗어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지를 모두 잃어버리고, 현실 생활 속으로 흡수되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자신을 느낄 때, ‘는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37)

 

해서 직접 이상의 날개를 다시 읽어보았다.

해당 부분이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이상 전집1, 233)

 

외친 게 아니었다. 외쳐보고 싶었다,고 되어있다.

그러니 지금까지 누군가 오독한 이상의 날개, 덩달아 같이 따라 읽었던 것이다.

그러한 오독을 이 책을 통해 수정한다. 감사한 일이다.

 

또한 날개에서는 알레고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여기서 존 스타인벡의 <진주>에서 참고할 말이 있다. 그 책의 편집자는 이렇게 말한다.

 

알레고리는 작품 전체에 걸쳐서 다양한 의미의 연쇄로 이루어져서 나타나는 일종의 가치 체계를 기준으로, 다른 사건, 경험 그리고 세계를 해석하는 문학적 행위를 의미한다. (149)


우리는 진주에서 그려진 경험이 현실 세계와 다름을 알지만 그럼에도 진주에서 그려진 사랑, 변화, 탐욕, 관계 등을 거울 삼아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볼 수 있다. (149)

 

이런 인물과 사건이 만들어내는 의미를 우리의 삶과 사회를 해석하는 거울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알레고리다. (149)

 

그러면 이상의 날개에서는? 저자는 이렇게 해석한다. (28-29)


작품 속 '아내'는 단순히 '나'와 혼인 관계를 맺은 여성을 넘어서, 자본주의적 현대성을 은유하는 인물이며, '나'는 자본주의적 현대성에 의문을 품고 그것에 맞서려는 자기 인식적 존재를 상징힌다.

 

이광수를 생각한다.

 

말년의 친일 문학가로 알고 있는 이광수, 과연 그의 인생은?

이 책으로 조금이나마 이광수의 행적과 삶을 이해하게 된다.

 

그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몇 가지 기록 적어둔다.

 

이광수는 민족 지사의 길을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일제와 타협하지 않을 수 없었던언론인이기도 했다. (257)

 

역사적으로 이광수의 변절과 친일 협력 행위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문제다.

그러나 한 인간이자 문학가로서 살아간 이광수의 처절한 삶은 우리의 이해와 동정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는 저자의 발언을 곱씹어보게 된다. (262)


그만큼 저자는 이광수의 행적을 샅샅이 훑어가면서 그의 처절한 삶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박완서를 생각한다.

 

저자는 박완서 작가의 다음 작품을 분석한 후에, 이렇게 말한다.

 

엄마의 말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한국의 현대사가 전개되어 오는 과정은 소설가로 하여금 사태의 진실을 다 말할 수 없게 했다. 같은 소재를 놓고도 입을 틀어막았기에, 소설가는 되풀이해서 말할 수밖에 없었다. (429)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문학가의 삶을 따라 서울의 곳곳을 따라가는 문학기행이다.

기행이니, 당연히 서울이라는 도시의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문학가들의 행적을 찾아다닌다.

그러니 문학가들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들고 서울을 훑어보면 좋을 것이다.


이 길은 이상이 살았던, 작품의 배경으로 삼았던 길,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다니다보면, 겹치는 곳이 나오기도 한다.

예컨대, 이상과 박완서가 겹친다. 어디에서?

 

바로 이상 편에서 찾아가는 곳이 경성역과 미쓰코시 백화점인데, 미쓰코시 백화점은 날개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38)


그런데 그곳이 또 나온다. 박완서의 나목에서다.


나목의 배경이 되는 곳, 미군 부대의 PX 건물이 바로 미쓰코시 백화점이다. (412)


이런 연결점을 누가 생각할 수 있을까?

그정도로 저자의 눈썰미가 대단하다고 할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흡입력있게 끌어들이리라 생각된다.

이 책을 들고 서울을 탐방하는 독자들, 여기저기에서 서로 만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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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34
존 스타인벡 지음, 호세 오로스코 그림,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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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소설이다, 미국의 작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존 스타인벡의 작품이다.

 

등장인물은 남편인 키노, 아내 후아나, 그리고 둘 사이에 아들이 있다. 이름은 코요티토.

그 가정을 중심으로 벌어진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그런데 주인공은 누구일까?

물론 위의 인물 중에서 당연히 남편인 키노가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게 있으니, 키노가 어느날 발견한 진주다.

진주가 실상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사건 속으로 들어가보자.

 

가난하기 짝이 없이 살아가는 키노의 가족, 어느날 다른 날처럼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데 그때 전갈 한 마리가 나타나 사랑하는 아들 코요티토를 찌른다. 찔린 자리가 빨갛게 변하기 시작하자, 아이를 두고 어쩔줄 몰라하는 부부, 그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이웃 사람들이 몰려온다.

 

의사를 불러올 형편이 되지 못하는지라 직접 아이를 안고 병원을 찾아간다.

그가 찾아간 의사, 키노의 행색을 보고 치료비를 내지 못한 형편이라 생각하고 치료를 거절한다. 하인이 나와 의사는 외출중이라고 하면서 문전박대를 한다.

 

여기서 기록해둘 게 있다.

키노의 이웃 사람들, 아이가 걱정되어 같이 따라갔던 사람들, 문전박대를 당한 키노를 보기 안타까워, 모두 그 자리를 먼저 뜬다.


키노가 공개적으로 망신당한 모습을 눈에 담지 않으려고. (26)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는 설정이다.

그렇게 당한 자, 약한 자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람들을 그려놓고 있으니, 이 소설 분위기 따뜻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야기는 다른 곳으로 흘러가지만.

 

그렇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집으로 돌아온 키노, 그 다음에 반전이 일어난다.

바로 조개 양식장에서 키누가 조개 속에서 커다란 진주를 발견한 것이다.

 

키노는 칼을 껍데기 속으로 능숙하게 밀어 넣었다. 조개의 근육이 딱딱하게 긴장하는 것이 칼을 통해 느껴졌다. 그가 칼을 레버처럼 움직이자, 맞물리던 근육이 벌어지면서 껍데기가 열렸다. 입술처럼 생긴 살이 몸부림치다가 점차 조용해졌다. 키노가 살을 들어올리자 그것이 보였다. 커다란 진주알. 달처럼 완벽했다. 그것이 빛을 붙잡아 세련되게 다듬어서 눈부신 은빛으로 다시 내놓았다. 세상에서 가장 큰 진주였다. (37)


진주에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인간들

 

그때부터, 이 소설의 진가가 나타난다.

진주를 발견한 키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각기 역할을 한다.

 

의사는 달려와, 아이를 치료해준다며 의료사기를 친다.

 

의사에게도 그 소식이 닿았다. (..........) 키노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었을 때에, 의사는 엄격하면서도 동시에 현명한 사람이 되었다.

제 고객입니다하고 의사가 말했다.

제가 전갈에 쏘인 그의 아이를 치료하고 있어요.” (40)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키노의 진주에 관심을 품었고 모두의 꿈, 생각, 계획, 미래, 소망, 욕구, 욕망, 허기에 키노의 진주가 등장했다. 그들을 방해하는 인물은 단 한 명 키노뿐이었으므로 신기하게도 그는 모두의 적이 되었다. (42)

 

진주상들은 키노가 가져온 진주 가격을 후려치기 위해 술수를 쓴다.

그리고 이름 모를 사람들이 등장하여, 키노의 진주를 훔쳐가기 위해, 빼앗아 가기 위해, 달려든다. 심지어 죽이려고까지 한다.

 

그런 주변사람들의 반응도 이 소설에서 생각해볼만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키노의 변화다. 진주를 발견하게 된 키노가 어떻게 반응하는가, 그게 이 소설의 주제다.

 

이 소설을 읽는 법, 상징과 알레고리

 

소설 읽는 방법중 줄거리 속에서 상징과 알레고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방법을 생각해보게 된다.

 

먼저 진주가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

키노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진주, 그 진주가 단순하게 보석 중 하나인 진주만을 의미할 리는 없다. 이 책의 변역자가 붙인 <작품 해설>에 그것을 잘 설명하고 있다.

 

문학적 기법으로서 상징은 구체적인 형상이 추상적인 의미와 가치를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상징은 복잡하고 다층적이면서도 미묘한 어떤 것을 소설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게 이 소설에서는 진주다. (148)

 

그렇다면 독자들은 이 진주가 무엇인지, 각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번역자는 이어 말한다.

 

어떤 독자에게는 인간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한 허영과 탐욕을, 또 다른 이에게는 진실을 가리는 눈부신 유혹일 수 있다. 진주는 물질주의로 점철된 현대 사회의 잔혹한 민낯일 수도 있으며, 우리에게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인가를 묻는 시험으로서의 삶의 과정일 수도 있다. (148)

 

또 이어서 아주 중요한 말을 덧붙이고 있다. 이게 이 책을 읽어 얻게 되는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 아닐까.

 

이 책 진주를 읽으면서 과연 자신에게 진주는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자문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148)

 

이 말에 밑줄 굵게 긋고, 새겨보게 된다.

 

그 다음 알레고리는 어떤가?

 

알레고리는 작품 전체에 걸쳐서 다양한 의미의 연쇄로 이루어져서 나타나는 일종의 가치 체계를 기준으로, 다른 사건, 경험 그리고 세계를 해석하는 문학적 행위를 의미한다. (149)


우리는 진주에서 그려진 경험이 현실 세계와 다름을 알지만 그럼에도 진주에서 그려진 사랑, 변화, 탐욕, 관계 등을 거울 삼아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볼 수 있다. (149)

 

이런 인물과 사건이 만들어내는 의미를 우리의 삶과 사회를 해석하는 거울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알레고리다. (149)

 

키노의 심리적 변화도 새겨볼 거리다.

 

그가 진주를 갖게 된 후에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가?

그가 아내와 나는 대화 속에서 그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누구를 두려워하는 거야?”

키노는 진실한 대답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말했다. “모든 사람.” (62)

 

이 진주는 죄악과 같아! 이게 우리를 부술 거야.”

내다 버려, 키노, 돌로 부수자. 땅에 묻고 잊어버리자. 다시 바다에 던지자. 그게 악마를 불러왔어. 키노, 내 남편, 그게 우리를 부술 거야.” (64)


그러나, 키노는 그걸 버리지 못한다.

모든 상황이 끝나기 전까지, 미련을, 진주를 버리지 못한다.

 

다시, 이 책은?

 

키노는 형에게 말한다.

진주는 포기하지 않을 거야?” “이 진주는 이제 내 영혼이 됐어.” (108)

 

그렇게 자신의 영혼이라고까지 생각한 진주를 과연 키노는 어떻게 했을까?

그게 이 소설의 백미다.


해서 이 소설의 주인공은 진주다

진주가 키노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갔다면?

그 진주가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에게 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런 것을 생각하게 하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존 스타인벡의 소설, 음미하고 음미해야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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