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회에도 쿠데타가 있었는가?
조원진 외 지음 / 틈새의시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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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회에도 쿠데타가 있었는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역사학자 8명이 쿠데타, 즉 정변이란 키워드를 통해 우리나라 고대의 역사를 살펴보고 있다. 쿠데타, 아주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일단 역사책이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고대라 불리는 나라들의 살펴보면서 쿠데타에 해당되는 사건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 안에 실려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위만의 정변과 위만조선 건국

고구려사에 보이는 정변과 역사적 의미

고구려 차대왕의 정변과 초기 왕위계승의 원칙

일본서기에 보이는 백제의 정변에 대한 고찰

백제 초기 왕위계승과 정변

신라 상대의 왕위계승과 정변

신라 하대의 쿠데타와 대외교섭

발해 역사의 변혁

 

밑줄 친 부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고조선을 이은 위만조선, 그리고 고구려, 백제, 신라 그리고 발해까지 역사를 두루 살피고 있다.

 

첫째, 위만 조선에 대하여

 

그간 역사책을 읽어오면서 위만조선의 실체가 궁금했었다.

중국에서 망명해온 위만이 고조선을 무너뜨리고 위만조선을 세웠다, 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게 전부였던 나의 지식에 이 책에서 조금더 보탤 수 있었다는 점, 좋았다.

그런데 위만조선을 세운 과정에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이 책 필자는 그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21- 23)


위략이란 역사서에 정변과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음을 밝히면서, 위만이 처음 고조선으로 건너올 때는 1천여명의 무리를 거느린 작은 세력이었는데, 고조선에서 서변의 제후국으로 있으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결국 고조선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조선과 위만의 관계를 더 상세하게 알 수 있었다.

 

둘째, 일본서기도 우리 역사 규명에 도움이 된다.

 

우리 역사, 특히 백제사를 규명하는 데에 일본 역사서인 일본서기가 참고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예 이런 항목도 있다.

<일본서기(日本書紀)에 보이는 백제의 정변에 대한 고찰>(83쪽 이하)

 

이에 대하여 필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근초고왕 이후 백제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기록으로는 삼국사기이외에 일본서기가 있다.

백제계 사료라고 할 수 있는 <백제기><백제신찬>, <백제본기> 등 백제삼서를 기반으로 쓰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본서기에 나오는 백제 관련 사료를 삼국사기와 비교 검토하게 되면 백제의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84)

 

우리의 역사학자들이 일본서기는 아예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활용하는 것을 보니, 그래도 쓸모는 있다 싶다. 거기에 이런 것까지 감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사기에는 다수의 한반도 관계기사가 적시되어 있지만 후대의 번국 사관으로 기술되어 야마토 정권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한 것을 전제로 하기에 윤색한 부분을 덜어낸 후 정밀한 사료의 분석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85)

 

그래서 필자는 일본서기』를  엄밀하게 검토하면서 백제 시대의 정변을 살펴보고 있다.

 

셋째, 발해의 역사를 천도와 왕위계승으로 살펴본다.

 

발해, 학창 시절에 들었던 나라 이름이다

통일 신라 시대와 맞물려 남쪽의 신라, 북쪽에는 발해가 있었다는 우리 역사의 한 시대 장면이다.

필자는 발해를 천도와 왕위계승의 견지에서 살펴보고 있는데, 그 두가지 착안사항이 바로 정변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발해는 건국으로부터 멸망에 이르기까지 228년 동안 4번에 걸쳐 천도를 했다.

한 나라의 수도를 옮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또한 쉽사리 천도를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무려 4번씩 천도를 하다니!

그 이면에는 어떤 일이 있을까. 이 책 197쪽 이하를 살펴보시라.

 

다시, 이 책은?

 

쿠데타,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단어다. 그러나 발음이 대순가?

그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너무 크다. 우리 역사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쿠데타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생각해볼 단어가 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있는 단어 쿠데타를 우리의 고대 역사에서 살펴보고 있다.

그러고 보면 쿠데타는 단지 현대사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게 아니라, 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에 언제나 존재했던 것이라는 것, 확실하다.

 

과거를 제대로 알아야 현재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과거에 일어났던 쿠데타, 즉 정변은 현재에도 어떤 모습으로든 재현될 수 있다는 것, 이 책을 통해 역사를 살펴보면서 느끼는 게 많다. 우리나라의 고대사에서조차 우리는 배울 것이 많다는 것 새삼 깨닫게 된다.

과거를 읽으며 현재를 보게 해준 이 책을 쓴 8명의 역사학자들, 그런 귀한 통찰이 고맙고 이 시기에 이런 책을 만날 수 있어, 무척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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