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온통 과학이야 - 의심스러운 사회를 읽는 과학자의 정밀 확대경, 2023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은 온통 과학이야

 

과학은 어려운 과목중 하나였다지금도 그렇지만.

물리화학은 그야말로 암호문을 풀듯 하는 어렵고 어려운 과목이었다.

그런데 살다보니과학은 실생활에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내 곁에 딱 붙어 있는 게 아닌가?

매사에 과학의 눈을 가지고 읽어야 할 게 세상 만물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다.

 

해서 과학이 필요한 것이구나 라고때늦은 탄식을 하면서 알아보기로 했고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화학자이자 과학 저널리스트다.

과학 저널리스트란 타이틀이 생소해서 알아보니과학을 일반인들에게 친근하게 소개하는 일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 저널리스트의 목표는 과학자들이 생성한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이며 종종 전문 용어로 가득 찬 정보를 비과학자들에게 전달하면서 이해하고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는 저자가 이 책에 담은 과학은 모두 9개 항목이다.

 

1만인의 연인 술 vs. 악마의 풀 마약 과학적 데이터는 얼마나 믿을 만할까?

2비디오 게임이 폭력성을 유발한다고? : 해답은 방법에 있다

3남녀 간 임금 격차는 실존할까? : 과학적으로 해명되는 것과 해명되지 않는 것

4거대 제약산업 vs. 대체의학 건강하지 못한 이중 표준

5예방접종은 얼마나 안전한가? : 불투명한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

6손가락 개수의 유전성이 IQ의 유전성보다 낮은 이유 과학에서 가장 정확한 대답? ‘모른다

7왜 남자와 여자는 다르게 생각할까? : 주의하라당신의 뇌가 바뀔 수 있다

8동물실험은 윤리적으로 올바른가? : 과정과 결과 사이의 도덕적 딜레마

9매력적인 가짜 뉴스에서 벗어나는 법 우리에게는 덜 싸우기보다 잘 싸우기 위한 과학이 필요하다

 

이중에서 요즘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주의를 끄는 항목이 있다.

바로 <5예방접종은 얼마나 안전한가? : 불투명한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이것처럼 과학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있을까?

지금 코로나로 인하여 아주 어려운 처지인데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기 위한 대책으로 과연 백신을 맞는 것이 좋으냐 아니냐의 논쟁,

 

기억하라영광스러운 예방은 없다

예방접종 거부자는 그냥 내버려 둬라!

돼지독감과 기면증

위험 없는 승인은 없다

예방접종보다 차라리 감염을 선택하겠다?

 

먼저 저자는 이런 말로면역체계의 기억력을 말한다.

 

예방접종의 경우인간은 병원체를 모방하여 백신을 만든다나머지는 우리 몸이 혼자 알아서 한다계획대로 잘 진행되면면역체계가 병원체를 성공적으로 퇴치한다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은 면역체계의 기억력이다승리한 전투 이후에 기억세포와 항체가 몸에 생겨나 다음에 있을 새로운 공격에 대비한다나중에 똑같은 병원체가 다시 침입하면신속하게 반격이 시작되고 침입자는 초반에 제압된다몸이 면역력을 갖춘 것이다. (170)

 

이상이 내가 처음으로 주의깊게 읽어본예방접종에 대하여 막연히 알고 있었던 면역력이 생긴다는 데 대한 과학적 설명이다몸에 면역력이 생긴다는 것은 면역체계가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적군의 공격이 어떤 것인가를.

 

그래서 다음 설명은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예방접종은 이 원리를 이용한다죽은 병원체 또는 병원체의 일부인 백신 형태로 몸에 주입한다백신은 진짜 질병을 일으킬 능력이 없다그러나 면역체계를 훈련하기엔(면역반응충분하다질병을 실제 앓지 않고도 면역체계의 기억력 덕분에 진짜 병원체의 공격에 면역이 된다예방접종은 이처럼 기본 원리가 기발할 뿐 아니라 인류 역사의 최고 게임 체인저가 됐다. (170)

 

그렇다어떻게 그런 발상을 했을까?

죽은 병원체 또는 병원체의 일부를 인체에 주입할 생각을 했을까?

그런 병원체를 일부러 몸에?

 

또한 집단면역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되어 있다. (172)

 

면역된 사람은 예방접종을 받을 수 없거나 받기를 거부한 사람들예방접종을 했더라도 항체를 넉넉히 형성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일종의 방어벽처럼 보호한다. (172)

 

이런 이야기도 기록해둘만 하다음모론에 관한 이야기.

 

놀라우리만치 많은 사람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얘기는 들으려 하지 않고 단체톡방에 올라온 상상력 넘치는 가짜 뉴스에 심취하는 것 같다. (176)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예방접종 거부자는 그냥 내버려 둬라!

그대로 두자농담이 아니다백신 반대자 없이도 홍역을 근절하는 데 필요한 95% 집단면역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7)

 

 

이런 것도 알아두자.

왜 그렇게 코로나 백신이 빨리 나왔을까?

 

코로나 백신은 개발과 임상연구 및 승인 절차가 기록적으로 일찍 마무리됐지만안전성이 일반 백신보다 덜 꼼꼼하게 점검된 게 아니라 오히려 시험 대상이 많았고 감염률이 높았던 덕에 더 믿을 만하다. (181)

 

과학자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한 말이다그러니 더 이상 코로나 백신을 의심하는 태도는 나라에 해를 끼칠 뿐이다그렇다면 이전 정부 때백신을 의심하고 거부하자고 외치던 정치인들이 있었는데그들은 어떤 근거를 가지고 그랬던 것일까

 

남녀 간 임금 격차는 실존할까? : 과학적으로 말해보자.

 

이 책 3장은 <녀 간 임금 격차는 실존할까?>라는 항목이다.

 

맨 처음 그 장 타이틀을 읽으면서 '아니이런 것까지도 과학의 입김이 필요할까' 였다.

그런데 읽고 보니그게 아니었다.

 

이런 이야기는 설득력을 가진다.

 

남녀 임금에 격차가 생긴 것이 오로지 차별 떄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임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이 아주 많은데측정하기가 어렵다. (95)

 

더하여서 저자는 공적 영역 직업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부분 대부분의 논의가 저자가 일하고 있는 독일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지라단지 그러한 논의가 있다는 데에서 이해가 그치고 만다는 게 아쉽다.

 

흥미로운 주제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주제들을 만난다.

7, 8장과 9장이다.

 

7왜 남자와 여자는 다르게 생각할까주의하라당신의 뇌가 바뀔 수 있다

8동물실험은 윤리적으로 올바른가과정과 결과 사이의 도덕적 딜레마

9매력적인 가짜 뉴스에서 벗어나는 법

우리에게는 덜 싸우기보다 잘 싸우기 위한 과학이 필요하다

 

과학으로 단결하자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최소한의 합의란 무엇일까기후변화지능의 유전마약 정책 등 각각의 주제에 각각 다르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모든 대답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건설적 논쟁과 구체적 문제 해결에는 과학 스피릿과학적 사고과학적 방법과학적 실수 문화과학적 토론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학으로 단결하는 것은 내 생각에(거의 종교적으로 들릴 위험을 감수하고 말하는데과학 스피릿을 공유한다는 뜻이다최소공통분모를 지향하고 과학적 합의를 추구하는 것이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토론 문화를 저해한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범해선 안 된다. (338)

 

9장의 결론은 밑줄 긋고 새겨야 한다.

 

논쟁의 기반인 사실에 대한 공통된 이해가 없으면우리는 전진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하며 싸우게 된다과학성은 덜 싸우는 것이 아니라잘 싸우는 것이다. (338)

 

이런 것도 알게 된다

 

출판 편향 (Publication Bias)

 

2장과 7장에 등장하는 용어인데,

 

연구자들이 이러한 실패를 발표하려고 해도 그것에 관심을 보이는 학술지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지루한 결과보다는 보도 가치가 있는 결과를 더 많이 보도하는 현상을 말한다. (69)

 

긍정적 결과만 출판하고 아무 것도 나오지 않은 연구들은 서랍속으로 사라지면결국 출판편향은 연구 결과의 편향된 왜곡이나 마찬가지다. (251)

 

다시이 책은?

 

맞다이 책의 제목이 아주 옳은 소리를 한다.

<세상은 온통 과학이야>

 

세상을 과학적인 사고방식으로 보자는 차원이 아니라세상이 과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이런 것 기억해두자.

 

인간은 아주 많은 분야에서 자연으로부터 해방되었다.

물속에서 호흡하고자 하는가그러면 산소통을 만든다.

감염병으로 죽고 싶지 않은가그러면 백신을 개발한다.

모유가 나오지 않아도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싶은가그러면 분유를 개발한다.

불가능은 없다그것이 호모사피엔스의 모토다. 연구와 과학 덕분에 우리는 더 많이 자연에서 해방된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그런 해방이 곧 반자연적인 나쁜 일이라고 보는 대신가능한 한 책임 있게 해방할 방안을 더 많이 토론해야 한다는 것그것이다. (27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아한 가출 에놀라 홈즈 시리즈 8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놀라 홈즈 시리즈 8 _ 우아한 가출

 

에놀라 홈즈그녀가 주인공이 되어 활약하는 소설이 책이 벌써 여덟 번째 책(사건)이다.

여덟 개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그중 두 개는 영화화되어 지금 넷플렉스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에놀라라는 이름이 등장하게 되는 작명 과정도 기발하다.

 

홀로 (alone)’이란 말을 거꾸로 읽으면 enola 가 된다. (9)

풀 네임은 에놀라 유도리라 하다사 홈즈이다. (13)

 

그녀의 이름 에놀라는 때로 그녀에게 힘을 주는 주문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혼자가 된다는 것은 익숙한 고통이었다정말 내 이름 에놀라(enola) 는 거꾸로 읽으면 홀로(alone)가 된다그렇게 늘 외롭게 잠들어온 터라 이번에도 난 무리 없이 잠들 수 있었다. (186)

 

이번 사건은?

 

<우아한 가출>이다. (Enola Homes and the elegant escapes)

 

가출을 하는 것은 에놀라가 아니라세실리 알리스테어라는 17살 소녀다.

그녀 세실리는 개인적으로 몇 가지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사건의 원인이 되는 것은 그녀의 아버지 유스타스 경이다아버지는 딸을 강제결혼시키려 하고그게 안 되자 집에 감금시킨다.

 

그런 그녀에게 에놀라가 나타나 곤경으로부터 구해낸다는 게 이 소설의 줄거리이다.

 

이 소설의 두 번째 주인공인 세실리에게 약점이 있다 했는데그게 무엇일까?

그건 그녀가 왼손잡이라는 것과 이중 인격자라는 것이다.

 

세실리아는 이중 인격자 (103)

 

세실리아는 이중 인격 장애에 시달리고 있어요. (114)

 

샤샤 블랙이 쓴 빌런의 공식을 읽으면서 이 용어를 접한 바 있다.

 

[[해리성 정체 장애(DID) (188)

한 사람 안에 둘 이상의 인격이 존재하는 장애를 말한다.

다중 인격 장애이중인격이라고도 한다.

이 장애가 있는 사람은 다른 인격의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어떤 인격의 행동과 경험을 그 인격만 기억하는 것이다다른 인격이 지배하면 그 기억은 잊힌다.]]

 

그녀의 인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190)

왼손 잡이 인격이 사라진 게 분명했다. (223)

 

나중에 에놀라가 세실리를 구해주는 과정에서 오래 같이 있었는데도 나중에 그걸 기억하지 못하고 이런 말을 한다.

 

기억이 잘 안나요여기는 어디고 뭘 하고 있는 거죠? (229)

 

그래서 에놀라가 그녀를 곤경으로부터 구해내는데 애를 먹기도 하는 것이다.

 

여성들이 모여 반란 성공

 

또한 그녀의 어머니인 데오도라 부인도 남편인 유스타스 경으로부터 곤욕을 당하고 있는데그녀 역시 감금되어 있다그러나 그녀는 현명하게 남편에게 반란을 시도하고 있다. .

 

지금 남편은 절 방에 가두었다고 여기고 있어요여분의 열쇠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전혀 모른 채요. (140)

 

남편은 아내를 가둬두었다고 생각하나실상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나중에 에놀라가 사건을 해결할 때감금되었던 방에서 빠져나와 에놀라에게 도움을 준다.

 

에놀라가 숙소로 삼고 있는 전문여성클럽에서 만난 레이디 비엔나와 의기투합하여 여성 네 명이 남성인 유스타스 경에게 대항하여 드디어 그를 굴복시키는 일을 해낸다.

 

깨알 같은 유머 word play

 

하녀복은 죄다 하얀색 아니면 검은 색이라 내 몰골은 한 마리의 얼룩말이 따로 없었다아니면 그 하얀 앞치마를 내 검은 색 허리 부분에 두르고 그럴싸한 나비 리본 모양으로 묶고 보니 왠지 까치랑 더 닮아 보이기도 했다. (........) 이번엔 뭐랄까 얼룩말(piebald), 까치(magpie)에 이어이들과 어원이 같은 파이(pie) 몰골이라고나 할까. (133)

 

도처에 이런 유머가 깔려있는데 이는 말괄량이 성격인 에놀라의 성격에 기인하기도 한다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그 모습이 부럽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퍼디토리안

 

사이언티픽 퍼디토리언(잃어버린 것을 직감으로 찾는 사람)”’ (13)

 

나폴레옹 콤플렉스

 

키도 작고 뚱뚱한 데다 높은 지위라면 벌벌 떠는 게 영락없는 나폴레옹 콤플렉스 소유자라...”

나폴레옹 콤플렉스요?”

작은 체구의 남자가 툭하면 잘난 체하고 싸워대는 걸정신과 의사들은 나폴레옹 콤플렉스라고 부른답니다.” (23)

 

[[ 콤플렉스의 일종으로서키가 작은 사람이 열등감을 가지고 그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타인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고타인을 지배하려는 성향을 갖는다작지만 사나운 인물이 여기에 해당된다.

어원은 프랑스 제국의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나폴레옹은 잘생긴 외모를 가졌지만키가 작은 것으로 유명했기에 그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인해 큰 야망을 갖고 프랑스의 나폴레옹 1세가 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와 관련된 구절이 또 나온다.

 

다음엔 마치 나폴레옹처럼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손을 셔츠 앞에 넣은 모습을 그렸다. (92)

 

영국인들이 나폴레옹을 비하하는 게 눈에 보인다.

 

다시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셰익스피어에게 누이가 있다면이라는 유명한 사고 실험(思考實驗)을 하면서 주디스 셰익스피어라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낸다.

 

만약 셰익스피어한테 놀랍도록 재능이 뛰어난 누이주디스라 합시다주디스라는 누이가 있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자기만의 방』 , 75)

 

버지니아 울프는 그 사고 실험의 결과를 이렇게 마감한다.

 

그래서 어느 겨울밤 스스로 목숨을 끊고 지금은 엘리펀트 앤 캐슬 지여 외곽의 승합차들 정류장이 있는 어떤 교차로에 묻혔습니다. (자기만의 방』 78)

 

셰익스피어는 능력을 발휘한 반면 그 누이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이다. 

그런 결말이 아쉬웠던지 낸시 스프링어는 정반대되는 인물을 셜록 홈즈의 누이로 설정한다. ’셜록 홈즈에게 누이가 있다면?‘이란 생각으로 그 누이를 세상에 탄생시킨다.

에놀라 훔즈,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다주디스 셰익스피어는 실패하지만홈즈의 누이인 에놀라 홈즈는 이겨낸다그래서 에놀라는 이 소설의 배경인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여성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양의 힘 - 말, 태도, 생각을 품위 있게 바꾸는 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한나 옮김 / 유노책주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양의 힘

 

교양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성찰에 이어 교양을 쌓는 법에 대한 실제적인 해법을 재시하고 있다해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왜 교양이 필요한가? / 디지털 시대에 교양을 쌓는 일

2교양은 써먹을 데가 많다 /교양이 선사하는 지적 자극의 세계

3무작정 읽기만 하는 건 소용없다 /교양을 키우는 방법 1 : 독서

4사람은 사람을 따라간다 /교양을 키우는 방법 2 : 인간관계

5결과물이 없으면 시간 낭비다 /교양을 키우는 방법 3 : 창작

 

이 책의 중심은 3, 4, 5장에 담겨있는 <교양을 키우는 방법>에 있다.

저자는 교양을 키우는 방법으로 세 가지즉 독서와 인간관계그리고 창작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 몇 가지 짚어본다.

 

독서는 왜 유용한가?

 

독서는 상상력으로 보충하는 것을 강요당해서 원래는 매우 힘든 작업이다.

그러나 버트런드 러셀이 행복의 정복에서도 썼듯이 지루하고 시시한 것이 인간의 힘을 기를 수 있다창조적인 힘도 지루함을 극복해야 비로소 익힐 수 있다내가 만든 신조어로 말하자면 지루한 힘이 사람을 키운다현대에서는 미디어를 선택할 때의 기준이 재미의 여부로만 되어 있는데재미있다 해도 수동적인 자세로는 힘이 생기지 않는다.

어떤 이야기를 독자로서 즐기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때 작용하는 상상력은 말하자면 우리 개개인이 영화감독이 되어 영화를 찍는 것과 같다소설이 영화화될 때 독자에게서 불만이 쏟아지기 쉬운 것도 머릿속에서 이미 자신이 감독했기 때문이다소설을 읽으며 등장인물들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캐스팅을 하고 머릿속의 카메라를 구사하여 화면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97-98)

 

<소설을 읽으며 찍는 머릿속 영화 한 편>이란 글의 일부이다.

 

수동적인 자세로는 힘이 생기지 않는다어떤 이야기를 독자로서 즐기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어서 저자는 말한다독서 행위야말로 수동적이기는커녕 매우 능동적인 행위라고. (99)

 

이말은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발언에 의해 증명된다.

 

어느 날 한 어머니가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말하길, “우리 애는 지브리 작품을 좋아해서 <이웃집 토토로>를 수십 번씩 돌려봤어요라고 한 말에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라고 한 적이 있다. (103)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 말은 애니메이션은 그림책과 문학작품을 읽는 것과 달라서 그저 화면이 이어지기에 보는 아이로 하여금 상상할 여지를 주지 않고, 결과적으로 상상력이 개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말은 밑줄 긋고 새겨야 하는 것이다.

 

세상의 그 어떤 문장도 문장으로 쓰인 이상 상상력으로 보충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반드시 있다사람은 그 공백을 상상력으로 보완하려고 하면서 점점 더 지성과 교양의 길로 이끌리는 것이다. (105)

 

<해설과 비평을 들으면 시야가 넓어진다>

 

이 대목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가는 노무라 스코프를 예로 든다.

노무라 스코프는 스트라이크 존을 9개로 분할한 것인데 그림으로 살펴보자.

 


 

야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야구 경기 중계 방송을 보면서 그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본의 야구인 노무라 가쓰야가 창안한 것으로,

[노무라 가쓰야는 은퇴한 이듬해 1981년 TBS에서 야구 해설 위원으로 하는 것을 시작으로 1983년부터 TV 아사히의 야구 해설위원산케이 스포츠의 야구 평론가를 맡았고 1981년부터 6년 동안 주간 아사히에서 노무라 가쓰야의 눈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다. TV 아사히 해설위원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스트라이크 존을 9개로 분할된 일명 노무라 스코프’(野村スコ?プ)라는 획기적인 해설기법으로 볼배합을 읽어내 타자·투수 심리의 해설기법을 최초로 시도하게 되었다.] - 위키백과

 

이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경험.

올해 프로야구 경기 중계를 자주 보곤 했는데방영되는 경기 화면에 전과는 다른 것이 등장하고 있었다바로 투수가 공을 던지고 나면 볼인지 스트라이크인지 판정이 나는데그때 스트라이크 존에 금을 그은 화면이 같이 뜨는 것이었다. 그게 무언가 했더니 바로 노무라 스코프였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저자는 이를 거론하면서그 해설 덕분에 평범한 야구 팬들도 야구를 보는 눈을 새롭게 뜨게 되었다면서 책에도 마찬가지로 그런 비평들이 독자들의 시야를 넒혀준다고 말하는 것이다.

 

저자가 읽은 책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책들은저자가 직접 읽고 그것들에 대한 감상을 적어 놓았는데그중 어떤 책들은 비평 또한 실어 놓았다그걸 읽어보면 그런 책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81,101,163,170

무지의 눈물』 83,

논어』 85,123,167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88,

삼총사』 94

소공녀』 94

햄릿』 94

베니스의 상인』 94

부활』 95

행복의 정복』 버트런트 러셀, 97

지구에서 달까지』 102

지구 속 여행』 102

해저 2만리』 102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103, 105

소크라테스의 변명』 105

조형 사고』 파울 클레, 112

방법 서설』 데카르트, 167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 167

도련님』 나쓰메 소세끼, 167

풀베개』 나쓰메 소세끼, 223

 

들어야 할 음악

음악과 그림도 교양의 한 축을 차지하는 것이니, 같이 알아두자.

 

비발디 <사계중 2번 여름의 3악장 108

모차르트 <교향곡 25> 108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109, 110

 

감상해야 할 그림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외젠 들라크루아 115

<게르니카피카소, 115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쓸쓸함이란 근원적으로 감정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88)

 

현대는 정보화 시대라고 하는데정보와 교양은 다르다정의하는 방법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교양에 비하면 정보는 심오하지 않다정보는 인간의 인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123)

 

좋은 나라란 어떤 나라인가?

인격이 원만하고 상식이 있는 사람이 많은 나라다. (148)

 

사람이 지적이려면 그 사람을 격려하고 고무해주는 사람흥미와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사람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아이디어는 다른 사람의 자극으로 생겨난다서로를 자극하는 환경이 바로 배움의 환경이다. (169)

 

마음에 드는 라멘집을 발견해서 그 가게가 망하지 않도록 자주 다니는 행동을 투자라고 하는사람이 있다. (179)

 

다시이 책은?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고책에 대한 자세를 가다듬었다.

지금까지는 책을 그저 읽는 대상으로만 생각했는데저자의 이런 말나에겐 충격이었다.

 

파울 클레의 조형 사고저자는 이 책에 대한 애정을 이렇게 표현한다.

 

나는 이 책을 대학 시절에 구입해서 파울 클레의 학생이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112)

 

앞으로 책은 나에게 선생님이 강의를 하시면서 나에게 보여주는 텍스트교재로 여긴다는 자세로 읽을 작정이다이제부터는 선생님을 모시고 강의를 듣는 것이 바로 독서다. 

그렇게 하다보면나에게도 교양이 쌓이겠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 상상력 공장 - 우주, 그리고 생명과 문명의 미래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주 상상력 공장

 

이런 해석이해하기 쉽다.

 

이 책에서 과학적인 용어과학적인 방법으로 사물과 현상을 살펴보는 법을 배운다.

예컨대 질서라는 말은 과학적인 용어가 아니다그 대신 엔트로피라는 과학적 용어를 사용한다. (27)

 

태초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방법 (33쪽 이하)

태초를 인과관계로 유추할 수 있다.

우주의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다모든 것에 원인이 있기 때문에 사건에 대한 원인을 밝히는 것이 가능하고원인이 결과를 낳기 때문에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해서 때로는 현재를 기반으로 해서 과거도 살펴볼 수 있는데바로 빅뱅이 그것이다.

 

시간은 변화에 대한 관념이고변화를 기술하기 위한 가상적 개념일 뿐이다. (46)

 

암흑 물질에 대한 설명이 이렇다.

무엇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아차리는 것은 그것이 보이거나 만져지기 때문이다.

보인다는 것은 빛을 흡수하거나 발산하기 때문이고만져진다는 것은 물질과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암흑 물질은 빛을 흡수하지도 않고 발산하지도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더구나 암흑 물질이 보통의 물질인 원자와 상호 작용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아주 약하게 작용한다면 관측하는 것은 어렵다. (89)

 

유니버스(universe), ‘하나의 세상은 어떤 의미일까?

 

저자가 우주를 정의하기 위해 제시한 개념 중 유니버스(universe)는 하나의 세상을 의미한다.

 

그러면 하나인 세상은 어떤 의미가 들어있을까저자는 두 가지를 말한다. (128-129)

 

우선 공간적으로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세상이라는 의미다.

같은 공간이란 접근 가능한 공간이라는 의미이다같은 공간에 있다면 방문 가능해야 한다.

직접 찾아가는 것도 방문이지만 신호를 보내거나 받는 것도 방문이다.

또한 천문학자들이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는 것도 방문일 수 있다.

결국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든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의미는 같은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때 사람들은 하늘을 지배하는 법칙과 땅을 지배하는 법칙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뉴턴이 발견한 중력은 땅에 있는 물체들 사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천체들 사이에도 작용한다그래서 중력을 만유인력이라고도 부른다.

 

우주에서 셰익스피어를 만난다.

 

호레이쇼하늘과 땅에는 너희 철학이 몽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네.”

 

이건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말이다.

이걸 저자는 이렇게 풀이한다.

 

우주론이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과학자의 상상력은 문학이나 예술의 상상을 뛰어넘게 되었습니다. “우주에는 너희 철학이 몽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네라고 한 셰익스피어의 말은 놀라운 예언이다. (125)

 

셰익스피어는 비단 여기서만 등장하는 게 아니다.

태초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나온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16)

(nothing comes of nothing.)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 나오는 말이다.

[King Lear is telling his daughter Cordelia that she will gain no favors from him if she does not make elaborate speeches saying she loves him.]

 

인간이 신을 믿는 이유는? (421)

 

하나는 이 세상을 이해하려는 데서 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인간이 참으로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더 깊은 논의는 421쪽 이하를 참고하시라.

 

이 책에서 가장 의미있는 부분은?

 

chapter 4 <정신과 chapter 5 <문명>이다.

 

chapter 4 <정신>에서 저자는 정신도 과학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생명이 물질 현상이고정신은 생명이 나타내는 현상이라면정신도 물질에서 연유된 것이다물질로 이루어진 생명이 물리학의 대상이듯이 의식도 생명이 만들어내는 현상이라면 물리학의 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생각하는 것이다

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살펴보고 있다.

 

-두뇌 속의 기계

-두뇌 속의 유령

-의식 (consciousness)

-인공지능 (AI)

 

chapter 5 <문명>에서 저자는 문명을 이렇게 정의한다.

 

우주에서 가장 신비한 존재가 생명이다생명보다 더 신비한 것은 정신이다이 신비한 정신이 빚어낸 우주적 산물이 바로 문명이다. (355)

 

그렇게 찾아낸 문명의 개념을 저자는 지구의 문명에서 우주의 문명으로 확대한다이것 역시 상상에 기반한 것이다.

 

알지 못하는 저 우주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는 외계인과 그들의 문명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을 펼쳐보아야 한다지구 문명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런 상상은 필요하다. (356)

 

해서 저자는 지구 문명과 우주 문명을 살펴보고 있는데,

 

<지구 문명>에서는 문명의 발달 과정지구 문명이 극복해온 것들과 앞으로 지구 문명이 극복해야 할 것들을 성찰하고 있으며 

<우주 문명>에서는 생명의 우주적 진화와 문명의 우주적 진화그리고 우주 문명의 유형까지 고찰해보고 있다.

 

다시이 책은? - 왜 상상력 공장일까?

 

이 책 제목은 우주상상력』 공장이다.

그런데 제목에 들어있는 상상력 공장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예컨대 평행우주와 다중우주를 설명하는 데에 바로 상상이 존재한다.

 

과학자가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느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과학자들은 근거없이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생각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따지고문제가 없으면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열어두는 것이다. (160)

 

컴퓨터에서는 여러 가상 현실을 시뮬레이션한다.

우리의 이런 현실도 혹시 저 멀리 어떤 존재의 컴퓨터 속에 있는 시뮬레이션일 가능성은 없을까물론 무모한 상상이기는 하지만지금은 불가능하더라도 기술이 아주 발전한 미래라면 이 우주의 모든 현상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162)

 

그 밖에도 저자는 상상을 통해서 우주적 개념의 발전과 확대를 기하고 있다.

예컨대 5장 <문명>에서 지구 문명에서 우주 문명으로 확대해서 논의를 펼치는 것이 바로 상상에 기반하는 것이다.

 

광활한 우주그것을 이해하도록 우리의 인식 범위를 넓혀주는 책이다.

거기에 더하여 우리의 상상력도 과학 개념의 이해와 더불어 더 커진다는 것배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의 大기자, 연암
강석훈 지음 / 니케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의 기자 연암

 

연암 박지원조선 시대의 문인이다.

시대를 앞서간 문인그가 어떤 시각으로 당시 세상을 보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연암은 기자다’ 라는 색다른 시각으로 연암의 행적을 파헤쳐살펴보고 있다.

 

먼저 저자는 연암의 저서인 열하일기에서 연암의 기자 정신을 다음과 같이 찾아낸다.

 

1. 현장에는 연암이 있었다 현장 정신

2. 술을 부어 먹을 갈다 기록 정신

3. 한 점 의혹도 남김 없다 탐사 정신

4. 취재 과정과 취재원은 비밀이 아니다 투명성의 정신

5. 취재에는 차별과 피아彼我가 없다 불편부당 정신

6. 부조리 질타에는 성역이 없다 비판 정신

7. 취재의 궁극적 목적은 공공의 선’ - 공공 정신

8. 양고기를 잊고 취재에 빠지다 취재 열정

9. 인기 폭발한 조선 청심환 철저한 취재 준비

10. 정확한 기록을 위한 파격 사실의 정확성

 

몇 가지 추려적어본다.

 

북경에서 열하로 가는 길목에 만리장성의 고북구(古北口)가 있다역사적으로 군사적전략적 요충지여서 칼과 창이 부딪히는 소리가 그치지 않은 곳이다역사에 조예가 깊은 연암이 이 역사적 현장을 그냥 지나칠 리 없다만리장성 관문으로 나가 장성에 이름을 써놓으려고 작은 칼로 성벽의 이끼를 깎아내린다붓과 벼루를 꺼냈으나 사방에 벼룻물을 구할 곳이 보이지 않자 말안장에 매달아 둔 술을 벼루에 쏟아 먹을 간다바로 손주마묵(?酒磨墨)술을 부어 먹을 간다는 뜻이다별빛 아래 붓을 적셔 큰 글자로 수십 자를 썼다술로 쓴 글이다. (58 - 59)

 

연암의 취재 가운데 특기할만한 사항은 하인이나 말몰이꾼군뢰 등 사절단의 하층민과 관련된 기사가 열하일기』 곳곳에 적지 않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사절단의 우두머리인 정사나 부사서장관에 관련된 내용보다도 오히려 이들의 이야기가 훨씬 더 많다그만큼 연암이 신분적 차이에 얽매이지 않고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위치에서 오로지 뉴스로서의 가치를 기준으로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기자 정신에 투철했다는 증거이다. (103)

 

연암의 도() 사상

 

이 책을 읽으면서 새겨 보아야 할 대목이 많이 보인다.

그중 하나는 연암의 도 사상에 관한 글이다. (248쪽 이하)

 

열하일기』 중 연암이 압록강을 건너면서 도를 논한 부분으로그걸 저자는 노자의 도가도비상도 (道可道非常道)와 연결시켜 도를 말하고 있는데새겨볼 만하다.

 

자신의 글을 쓰라 (258)

 

연암의 글쓰기에 대한 철학은 그의 아들 박종채가 쓴 과정록에 잘 나온다.

바로 자신의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글을 쓰는 것이다귀로 듣고 눈으로 본 바에 따라 그 형상과 소리를 곡진히 표현하고 그 정경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만 있다면 문장의 도()는 그것으로 지극하다. (259)

 

더 자세한 내용은 과정록을 번역한 책 나의 이버지 박지원』 179쪽 이하를 참고하시라.

 

<4부 연암의 통찰력과 예언>과 관련하여 이런 것도 알게 된다.

 

1. 화신의 패가망신을 내다보다

2. 청나라의 붕괴를 예언하다

3. 조선의 민란을 내다보다

4.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

 

연암은 청나라 호부상서 화신(和?)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는데황제의 총애를 믿고 거들먹거리는 것과 오만방자함을 보고그의 벼슬이 위태할 것이라는 통찰을 기록하고 있는데서장관으로 청에 다녀온 이태영이 조정에 정보 보고를 한 내용중 화신에 대한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 실록』 해당 부분을 찾아보았다. 1785년 3월 22일자 기록이다.

 

정조실록19정조 9년 3월 22일 신미

사은사 서장관 이태영이 올린 별단

이규운·주형채 등을 정국한 후 주형채를 효시할 것을 명하다.

 

이부 상서 화신(和?) 지난해에 군기 대신(軍機大臣)으로 승진(陞進)하고아들이 황제의 딸에게 장가들었으며딸은 황제의 손자에게 시집을 가서 권세가 날로 높아가고 있으며황제께서도 그 집에 번갈아 가며 내시를 보냅니다그리하여 세력이 하늘을 찌를 듯이 대단하여조정의 관리들이 붙좇지만 오직 각로(閣老)인 아계(阿桂)만은 대단한 공신의 가문임을 자랑하고 청렴하고 근신하는 마음을 스스로 지녔으므로화신의 공명과 꺼림을 받고 있어 조야에서 자못 신임한다고 합니다공부 상서 김간(金簡)도 또한 황제의 외척으로서은총을 많이 받으며 상사가 자주 빈번하여 세력이 화신의 다음 간다고 합니다.

 

연암이 청나라에 간 시기가 이태영보다 훨씬 빠른 1780(정조 4) 5월이다. 서장관 이태영보다 훨씬 앞서서 화신의 내막을 알았던 것이니그가 사람을 보는 눈이 어떤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과연 연암의 예견대로 화신은 그 후 부정부패 혐의로 축출되고 재산을 몰수당하였으며 자진하는 운명으로 인생을 마감한다. (204)

 

연암의 기자 정신을 찾아서

 

저자는 왜 연암의 행적을 기자 정신이라는 시각으로 살펴보았을까?

 

그건 연암의 기자 정신이 오늘날에 더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기자의 시각에서 기자로서의 연암을 조명하고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8)라는 저자의

말이 그걸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또한 저자는 더 중요한 목적이 있다면서 그걸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열하일기』 를 비롯한 연암의 역작을 읽고 연암의 뜻을 새기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데 있다. (8)

 

연암의 뜻은 무엇일까?

 

나라와 백성을 위해 천하대세(天下大勢)를 보고천하지우(天下之憂)를 걱정한다. (7)

 

그런 연암의 뜻을 찾아서저자는 연암의 모든 저작을 그야말로 기자의 눈으로 살피고 추적한다그런 결과가 이 책에 담겨 있는 것이다.

 

다시이 책은?

 

시중에 연암의 열하일기를 해설하는 많은 책들을 본다.

모두들 연암의 귀한 뜻을 헤아리는 데 부족함이 없는 책들이지만거기에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을 받았었는데이 책을 통해 그게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바로 연암의 기자 정신이다.

연암이 왜 그렇게 어려움을 겪어가면서 중국의 사정을 낱낱이 파헤치려고 밤잠을 설쳐가면서 그토록 애를 썼을까단순하게 호기심이나 그의 성정 때문이 아니라, 치열한 기자 정신으로 한 자라도 더 보고 들도 한 것들을 적어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조선을 깨우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 정신을 새겨 열하일기를 다시 읽는 기분으로 이 책 먼저 읽는다다음엔 열하일기를 다시모든 부분을 새겨가면서 읽어야 할 차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