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김종성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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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역사를 왜 제대로 알아야 하는가?

 

저자의 문제의식

 

우리가 역사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것들은 어떤 것인가? 아니, 우리가 역사에 대해 들어본 것은 언제였던가? 아마 대부분은 학창시절의 일일 것이다. 교과서를 통해서 역사를 이해하고, 그 이해에 기반을 두고 살아간다. 그래서 들려오는 시사문제에서 역사이야기가 나오는 경우, 역시 그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적인 지식에 바탕을 두고 그것을 이해한다.

 

그래서 교과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

그런데 그렇게 배우는 역사 교과서에서 빠지거나, 혹은 누군가가 일부러 무언가 빼놓고 가르쳤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눈 앞에서는 한 치를 비껴난 것처럼 보이나, 동네 밖을 벗어나면 그 길은 다른 길을 가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 책, <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역사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는 그런 문제의식으로 똘똘 뭉쳐진 책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는 것들

 

조공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어떤 것을 먼저 떠올릴까?

사대주의에 찌든 우리 조상들이 대국 - , 청나라- 에 물건을 바리바리 싣고 가서 진상하는 것을 떠올릴 것이다. 그래서 후대를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런 선조들을 줏대없이 사대주의에 사로잡혔던 조상들이라 하면서 부끄러워할 것이다.

 

그런데 그 조공이라는 것의 실질이 다른 것이라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면 

그런데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교과서에서는 말해주지 않고 있다면?

 

예컨대, 이런 역사적 사실이 있다.

고구려의 장수왕은 그의 재위동안에 48회의 조공을 중국 측에 했다. 이는 다른 왕들에 비해 그 횟수가 많은 편에 속한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당시 한민족 최고 강국인 고구려의 군주가 그렇게 조공을 많이 했다면, 무슨 일일까?

 

여기에 바로 교과서에서 가르쳐 주지않는 조공의 의미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배운 바처럼 조공은 약소국이 강대국에게 바치는 것이 아니라, 형식은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으나 실질은 물물교환이라는 것, 두 나라 간의 무역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조공은 무조건 사대주의의 표상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조공무역이라는 말 대신에 해상무역(18) 등으로 표시하여,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역사기술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접근법은 결과적으로 보면 국민들의 자긍심을 해칠 가능성이 크다.>(19)

 

일본과 중국의 교과서를 들여다보니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외국의 역사 교과서를 살펴볼 기회가 없다. 그러니 중국과 일본에서 어떻게 역사를 기술하고 있는지, 가끔씩 언론을 통해서나 듣고 보고 할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것을 알게 되는데 가치가 있다.

 

일본에 관련해서는, ‘일본이 조선통신사를 환대한 이유’, ‘20세기 초 일본 근대화에 얽힌 비밀, 우리가 알지 못하던 이야기들이 이 책에 들어있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조공을 받는다는 것은 중국에게 때로는 고통이었다는 우리 역사의 조공과 관련해서 읽어볼 만한 내용이다. 또 요즘 티베트가 이슈로 되고 있는데 몽골과 티베트 역사는 중국역사인가도 관련해서 많은 정보를 주고 있는 글이다.

 

이 책의 현재 시사적 가치

 

지금 동아시아의 남북한 및 중국 일본 대만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역사분쟁은 실제 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많다고 저자는 예측하고 있다. 그 이유를 역사분쟁이 곧잘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사실에서 찾고 있는 저자는 그래서 이 책의 저술 동기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 동아시아 각국이 어떤 방법으로 역사분쟁을 일으키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만 한다.>(8)

 

<동아시아 각국은 왜곡된 사실을 가르치거나 혹은 특정한 사실을 아예 가르치지 않음으로써 자국민들을 특정한 역사인식으로 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국민을 하나의 역사공동체로 통합하는 한편 주변국과의 역사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하려 한다.>(8)

 

그러한 사실을 알게해 주는 이 책의 가치는, 역사를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촉구하는데 있다. 그래서 역사를 제대로 보게 해주어, 주변국가들의 역사전쟁에 휩쓸리지 않고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게, 올바른 역사를 알아가게끔 하는 의미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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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힘 - 착한 욕망을 깨우는 그림
이명옥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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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야심, 이 책의 집필 의도

 

저자는 야심이 있다.

그림으로 우리 안의 선한 욕망을 깨우겠다는 야심이다.

 

왜냐하면, 욕망은 그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거울에 비추어 본 자신은 자기가 온통 욕망의 덩어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욕망을 실현시키는 도구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 생각은 결국 불안과 혼란에 빠지게 하였고, 그 혼돈 속에서 욕망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를 알고 싶은 새로운 욕망이 생겨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가 그래서 궁금했던 것들은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예술가, 문인, 인문학자들도 욕망에 시달리는가, 또 그렇다면 그들은 욕망을 어떤 방식으로 다스리는가, 하는 것들이었다.

 

그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저자는 그가 경험한 예술작품과 문학, 인문학에 나타난 욕망의 민낯을 담아 이 책을 썼다. 과도한 욕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그림과 글의 내면의 선한 욕망을 깨울 수 있다고 믿는 저자는, 그래서 이 책으로 우리 안의 선한 욕망을 깨우려는 야심을 갖고, 그 작업을 이 책에 담아 놓았다.

 

그럼 저자는 어떻게 욕망을 분류하는가?

 

먼저 사랑이 있다. 사랑은 원초적 욕망이다. 그다음에 성취욕이 있다, 이것은 존재 추구에 대한 욕망이다. 그 다음 또 다른 욕망은 어떤 것이 있는가? 소통이다 소통은 관계 회복에 대한 욕망이다.

 

그래서 저자의 생각에 의하면 사랑하고, 소통하고, 성취하고자 하는 욕망이 인간에게 주어진 욕망이다. 그런 욕망을 저자는 그림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이일호의 꽃의 요정

 

먼저 사랑을 형상화시킨 그림 한 점을 감상해보자.

이일호의 꽃의 요정이다. 이 그림에서는 튤립의 얼굴에 인간의 몸을 가진 세 명의 여성을 거려놓았다, 더하여 벌새가 비행정지 상태에서 날개를 빠르게 퍼덕이며 긴 부리로 꿀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작품이 감동을 주는 것은 저자의 의하면, 남녀의 본성을 탐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생을 꽃봉오리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83)

꽃봉오리가 왜 가장 아름다울까? 꽃을 피우겠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렇게 꽃봉오리의 아름다움을 말하면서, 덧붙여 정현종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 때 그 사람이

그 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 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도 열심히 사랑할 걸....

 

그렇게 저자는 그림과 시가 소통하면서 사랑이라는 욕망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다.

 

나쁜 욕망 극복하기

 

그렇게 그림을 보여주면서 사랑, 소통, 성취감이란 욕망을 보여주고 있는 저자는 별도의 항목을 만들어 놓고 있는데, 바로 나쁜 욕망 극복하기라는 장이다.

 

여기에서 저자는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 그러니 욕망이란 이름으로 행해서는 안되는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일리야 레핀의 볼가강에서 배를 끄는 인부들을 보자.(124)

볼가강에서 인부들이 거대한 선박을 육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레핀은 고단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러시아 노동자들의 비참한 실상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그렇게 화가는 노동력을 값싸게 착취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그릇된 욕망을 극복하라는 것이다.

 

그밖에도 이 장에서는 굵직굵직한 이슈들을 품고 있는 그림들을 보여주고 있다. '눈동자로 쓴 전쟁일기'에서는 박대조의 'Boom Boom'을 보여주고 있는데, 소녀의 눈동자에 전쟁의 포연이 불타고 있는 것을 그려놓았다. 전쟁의 참혹함을 상기시키는 그림이다.

 

인간들의 욕망을 그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수도 있구나, 하는 미술의 색다른 기능도 알게 되었다. 그림이 주는 시각적인 효과로 인하여 욕망은 끔찍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으니, 이 책에서 이 장을 읽을 때에는 약간의 각오도 필요할 듯하다.

 

저자의 의도와 야심에, 박수를

 

그렇게 저자는 본인이 말한 바 이 책의 저작의도를 충실하게 형상화 해 놓고 있다.

과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은 무엇이며, 그 욕망은 어떻게 사람들을 움직이고 있는가, 더하여 어떤 욕망은 사람들이 가져서는 안되는가 까지.

 

미적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이 책 읽기가 뜻밖에 인간의 깊은 속, 여간해서 볼 수 없었던 데까지 볼 수 있었다는 점, 그래서 욕망의 적나라한 모습 볼 수 있었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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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1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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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가 왜 거론되는가?

 

로마의 일인자라 함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로마의 일인자라 함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언뜻 로마의 황제를 생각했다. 로마의 일인자는 만인지상(萬人之上), 해서 로마의 황제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로마의 황제 제도가 등장하고, 그 전에 시저가 등장하는 것이겠다, 고 짐작하고 책을 펼쳐들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아직 구체적으로 로마의 일인자에 대한 개념이 등장하지 않는다.

아니 등장하긴 하는데, 뜸을 들이는 모양이다. 아니면 극적인 등장을 위하여 로마의 일인자가 될 사람들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그러니까 아직 싹에 불과한 인물들은 자리배치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가 생각했다.

 

그런데 드디어 로마의 일인자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밝혀진다.

 

<가장 뛰어난 자가 로마의 일인자는 아니었다. 지위와 기회가 동등한 자들 사이에서 제일가는 자가 로마의 일인자였다. 로마의 일인자가 된다는 것은 왕이나 전제군주, 폭군 따위가 되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일이었다. 로마의 일인자는 본인이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걸출한 자임을 증명해 보임으로써 그 칭호를 유지했다. 또한 그 자리를 뺏으러 혈안이 된 자들, 자신이 지금의 일인자보다 더 걸출하다는 것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합법적으로 그 자리를 빼앗을 수 있는 자들이 세상에 가득하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 했다. 로마의 일인자가 된다는 것은 집정관이 되는 것 이상이었다. >(34)

 

마리우스의 등장과 함께 로마의 일인자를 그렇게 정의하고 있으니, 저자는 마리우스라는 인물을 비중있게 놓고 있는 셈이다.

 

왜 일인자를 거론하는가?

 

이 책을 포함하여 <마스터스 오브 로마>에서 저자는 기원전 110-27년의 기간을 무대로 하고 있다. 이 시기는 어떤 때인가?

 

로마의 제국이 완성되는 시기인 것이다. 즉 로마에 500년간 이어지던 공화정이 와해되고 새로운 통치제제를 탐색하던 시기였다. 도시 국가 시절의 로마에서는 폭군이 나오기 쉬운 왕정을 몰아내고 공화정으로 전환했지만, 이제 지중해를 무대로 하는 제국이 된 마당에 그에 걸맞는 새로운 체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시기에 로마의 일인자가 되는 사람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바로 저자가 이 시리즈의 제목으로 삼은 마스터스(masters)’이다.

 

그런 의미에서 로마의 일인자라 함은 왕이나 전제군주, 폭군 따위보다 훨씬 더 대단한지위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로마의 일인자가 된다는 것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걸출한 자임을 증명해 보임으로써만 가능하기에, 이 소설에서 독자들은 그런 인물들이 어떻게 등장하며 어떻게 자기 자신들의 능력을 펼쳐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것이다.

 

등장인물들

 

로마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인물들이 여기 이 책에 등장한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마르쿠스 미누키우스 루푸스,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 퀸투스 카이킬리우스 메텔루스 누미디쿠스....등등

 

그런데 이름이 익숙하지 않다.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과는 다르게 불린다. ‘줄리어스 시저또는 줄리우스 카이사르라고 알고 있던 이름이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라고 이름불린다. 그래서 익숙하지 않다.

 

그런데 어디 우리가 다른 나라 사람 이름을 우리 식대로 편하게 불라와서 그렇지, 이제 이 책에 등장하는 이름으로 불러보면서 책을 읽는다면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름은 제대로 불러주어야 하는 법이니까....

 

이 책은?

 

! 이 책은 뜻밖에도 콜린 매컬로의 소설이다. 콜린 매컬로, 하면 소설 <가시나무새>로 알려진 사람인데, 그녀가 로마사와 관련된 책을 썼다니 뜻밖이다. 더군다나 이 책은 소설이다.

저자가 왜 이런 책을 쓰게 되었을까? 이 책의 추천사를 쓴 고려대의 김경현 교수는 흥미로운 분석을 하고 있다.

 

<러브 스토리>를 쓴 에릭 시걸을 역할 모델로 삼아 그리 되었다는 것이다. 원래 에릭 시걸은 라틴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였는데, 그가 <러브 스토리>로 큰 인기를 얻자 그 후로 대중문학으로 선회했다는 것.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콜린 매컬로는 그 역방향으로, 즉 대중문학에서 고대 로마에 정통한 역사소설쪽으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그런만큼 저자가 로마의 역사에 대하여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연구하고 살폈을지 짐작이 되는 것이다.

 

로마의 일인자가 되기 위하여 시대를 앞서가는 로마의 마스터스를 이 책을 통하여 흥미진진하게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콜린 매컬로의 수준있는 글솜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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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한 번은 동양고전에 미쳐라 : 지식 - 다시 시작하는 동양고전의 인문학개론 지식(知識) 지식을 베끼는 인문학 클래식
이현성 지음 / 스마트북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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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동양 고전을

 

인문학으로 일이관지(一以貫之)

 

공자(孔子)가 말했다. “(, 자공(子貢)), 너는 내가 많이 배워 그것을 모두 기억하는 것으로 생각하느냐?”

자공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그렇지 않다. 나는 하나로써 꿰뚫었을 뿐이다.”

 

논어, 위령공 편에 나오는 말이다. 일이관지(一以貫之). 공자는 그의 학문을 하나로써 꿰뚫었다고 말한다. 그런 공자의 말을 빌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중국 고전에 나오는 지도자, 즉 지도자 론을 가지고 중국 고전 중 대표적인 15권을 꿰뚫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중국 고전, 특히 이 책에서 거론된 15권은 그 내용의 깊이도 그렇거니와 양적의 면에서도 어떤 방법으로 정리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할 수 있겠는데, 저자는 그러한 책들을 지도자라는 키워드로 일이관지 해 놓았으니, 그것 하나로서 일단 이 책은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각 항목의 서술 구조

 

각 항목은 다음과 같이 서술해 놓고 있다.

다섯 번째 장인 <정관정요>를 예로 들면서 살펴보기로 하자.

 

정관정요의 책 개관

당의 2대 황제인 태종과 그를 보좌한 명신들의 정치 문답집으로서, 오래 전부터 제왕학의 대표적인 교과서로 꼽혔다. 당나라의 역사가 오긍(吳兢)이 저술했으며, 군도 편에서부터 신종편까지 1040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104)

 

책의 구성

정관정요에는 정관의 치와 같은 이상적인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정치의 요체가 실려 있다. 이 책은 주로 태종과 명신들의 짤막한 대화 형식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나라를 다스렸고 어디에 주안점을 두었는지 알 수 있다. 훌륭하게 나라를 다스린 인물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105)

 

정관정요의 주인공 격인 태종이 군주로서 주의를 기울인 점들

태종이 심혈을 기울여 시행하려고 애썼던 항목들을 기술하고 있다. (108쪽 이하)

- 부하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라

- 자신을 먼저 다스려라

- 초심을 유지하라

-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라

- 겸허하게 행동하고 신중하게 말하라

 

정관정요의 명언

그 다음으로는 정관정요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명언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런 구조로 저자는 이 책에서 모두 15개의 중국 고전들을 섭렵하면서, 그 속에서 지도자와 관련한 항목들을 발췌하여 구슬처럼 꿰어 놓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비로소 알게 된 것

 

<중국 고전은 원래 경세제민과 응대사령을 주축으로 삼고 있다.

경세제민(經世濟民)은 쉽게 표현해 정치를 말한다. 천하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점이 옛날부터 한족의 최대 관심사였으며, 이는 중국 고전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또한 응대사령(應對辭令)은 한마디로 인간관계의 학문이다. 한족은 원래 굉장히 현실적이어서 관념적인 사색보다 눈 앞에 보이는 냉엄한 현실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것이 고전에서 응대사령학으로 결실을 맺었다.>(머리글)

 

이 글 중에서 응대사령이란 말은 금시초문이었다. 지금껏 중국 고전을 읽어오던 나이길래 그런 글, 말을 처음 들으니 신기한 노릇이었다.

응대사령이란 말은 전국책을 말하는 가운데 또다시 등장한다.

 

<응대사령이란 설득이나 교섭 또는 부하를 부리는 방법 등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모든 방법을 의미한다.>(59)

 

이런 말도 있었나? 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많은 글들이 검색되었는데, 그 중 하나만 소개한다. 모리야 히로시가 지은 책, <중국 3천년의 인간력>을 소개하는 글 가운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보인다.

 

<중국 고전의 주축은 경세제민과 응대사령(應對辭令)이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이중 응대사령에 중점을 두어 책을 엮었다. 일찍이 일본의 한학자 야스오카 마사도쿠가 중국 고전을 응대사령의 학문이라고 규정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응대사령은 설득이나 교섭 등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모든 방법을 뜻한다.>

 

그러니 응대사령이란 말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일본의 학자 야스오카 마사도쿠인데, 그가 이 말을 사용하여 중국 고전을 분석한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하여 응대사령이란 말을 알게 되었으니, 이 또한 책을 읽는 기쁨중 하나이다.

 

이 책을 통하여 처음 접하게 된 책들

 

이 책을 읽어가는 중에 중국 고전으로 소개된 책중 처음 보는 책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처음 접하는 책들은 <제갈량집><삼사충고>가 있다.

 

제갈량의 저작과 그에 관한 유문을 편집한 책이 여러 권 쓰여졌으나 그중에서도 청나라의 장주(張澍)라는 사람이 편집한 <제갈량집>이 있다.(79) 문집 4, 부록 2, 고사 5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사충고>는 원왕조에 봉사한 정치가 장양호(張養浩)가 동료와 후배를 위하여 써 남긴 것으로, 전편 모두가 지도자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124)

 

이 책의 가치

 

이 책은 각계 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도자들에게 중국 고전의 지혜를 빌려 그들의 임무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요즈음 중국 고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방대하고 깊은 중국고전에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 섭취하기는 어려울 터.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은 저자의 선구안 덕분에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알뜰살뜰하게 발췌하여 보여주고 있으니, 그 효용성이 높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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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층까지 가는 여자 2층까지 가는 남자
스콧 할츠만.테레사 포이 디제로니모 지음, 정영은 옮김 / 프리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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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층 여자 2층 남자

 

먼저 유머 한편 읽어보자

 

이 책에는 의미심장한 유머 한 편이 기다리고 있다.

166쪽에 있다. 길어서 다 소개할 수는 없고, 부분만 소개하자면 이렇다.

 

아내를 파는 가게가 있다. 6층 건물이다.

남자들이 한 층씩 올라가면서 아내감을 고를 수 있는 가게다.

1층에는 미모가 뛰어난 여자들이 있다. 그리고 2층에는 미모도 뛰어나고 섹스도 잘하는 여자들이 있다. 그럼 3층부터 6층까지는 어떤 여자들이 있을까?

 

답은?

그건 알 바 아니다. 왜냐하면 3층 이상 올라간 남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 남편을 파는 가게를 들러 볼까?

어떤 모습이며, 어떤 일이 생겼을까?

내용을 여기 다 옮길 수 없으니, 직접 읽어볼 일이다.

 

남녀간의 차이가 문제를 만든다.

 

이런 유머가 의미하는 바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쯤 되겠다. 그리고 이 유머에 숨어있는 의미가 바로 이 책의 제목 <6층까지 가는 여자 2층까지 가는 남자>이다.

물론 이 유머가 의미하는 직접적인 것은 성에 대한 남녀간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되겠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성을 필두로 하여 남녀간에는 많은 차이가 있어서, 그 차이가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결과를 만들고,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이런 책을 읽는 것도 필요하게 되었다.

 

실제적인 해결책들

 

이 책, 그래서 매우 실제적이다.

이 책의 부제는 그래서 [내 남자 사용설명서] 이다. 마치 가전 제품에 때라오는 매뉴얼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가전제품 매뉴얼, 누가 차분히 읽어보기나 하는가? 그냥 대충 넘기고 쓰다보면 익숙해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대충 읽어보고 넘어간다. 그러니 가전제품의 기능중 알뜰하고 살뜰한 기능은 전혀 쓸 줄 모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가전제품 매뉴얼은 그렇게 할지라도 이 책만은 차분하게 차근차근 읽어볼 일이다.

 

먼저 이 책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장은 행복은 스스로 아는 자를 돕는다이다.

그러니 당연히 부부가 같이 살면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을 망라해 놓았다.

남자의 7가지 특성, 남자의 핵심적인 본성. 내 남자 제대로 파악하기.

 

이쯤되면 남자인 내가 찔릴만 하다. 내 모습도 분명 저 중에 하나일텐데, 하는 심정으로 당황도 해가면서 읽었다.

 

남자는 노력한 것을 인정받고 싶어한다.

맞다. 맞아!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렇게 아내에게 인정받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또 뭐가 있을까?

그래서 개선의 3 단계에서는 아내들이 남편을 어떻게 하면 잘 사용(?)할 수 있는지를 말하고 있는데, 그 중에 첫째가 이해하라이다.

 

책중 예로 들은 케이스에서 칼라가 한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남편이 말한 진짜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던 거예요.”(74)

 

샬롯 브론테가 말했다는데

 

이 책은 원래 여성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다.

원제를 그대로 번역하자면 <행복한 아내의 비결> 쯤 되니까, 여성을 위한 책이 분명하다. 그러나 결혼 생활에서 아내가 행복하면 남편 역시 행복한 법, 그러니 남성인 독자가 읽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어떻게 하면 아내를 기쁘게 살 수 있을까를 알기 위해서는 남편인 남성이 읽어야 되지 않을까?

 

타인에게 사랑받는 기쁨, 그리고 내 존재가 타인에게 위안이 된다는 것만큼 큰 행복은 없다고 샬롯 브론테가 말했다니,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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