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세계 -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지음, 변선희 옮김 / 연금술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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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세계  

 

이 책은? 

 

이 책 푸른 세계는 소설이다. <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 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소설.

저자는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저자의 모습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소설 속에 저자의 모습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1973년 바르셀로나 출생. 배우이자 영화감독, TV·영화·연극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 그리고 화학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이다.>  

 

여기까지 들으면 평범한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을 읽어보면 

 

<열네 살 때 암 선고를 받고 10년간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수술과 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한쪽 다리를 잃었고, 폐와 간의 일부를 잃었다. 스물네 살이 되던 해에 비로소 병원을 떠나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젊은 시절에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던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암을 이겨내지 못하고 떠난 친구들의 삶까지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이러한 세계관은 그의 작품들 곳곳에 잘 반영되어 있는데, 푸른 세계에도 그의 이런 세계관이 풍부한 상상력과 유머, 재치로 잘 녹여 그려낸다.> 

 

이 책의 내용은?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등장인물은 화자인 ’, 곧 죽음을 앞에 둔 소년이다.

이름은? 소설의 후반부에 나온다. 소로야(170) 

 

그런데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화가의 이름을 본따 짓는다

칸딘스키, 마티스, 피카소, 달리

심지어 개도 화가의 이름을 가진다. 반 고흐, 한쪽 귀가 없다. 

 

그럼 소로야는 어떤 화가인지? 

 

<호아킨 소로야 이 바스티다 [ Joaquin Sorolla y Bastida]  

1863.2.27 ~ 1923.8.10.  

근대 스페인 회화의 거장. 고향 발렌시아의 바다 풍경을 배경으로 한 인상주의 화풍의 인물화와 풍경화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빠른 붓터치와 생동감 있는 색채 그리고 무엇보다 빛의 효과를 창출하는 데 뛰어나다.  

대표작으로 <해변 위의 아이들 Children on the Seashore> (1903), <해변 산책 Walk on the Beach> (1909), <두 자매 The Two Sisters> (1909) 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호아킨 소로야 이 바스티다 [Joaquin Sorolla y Bastida] (두산백과) 

 

역시 저자가 이 아이의 이름을 소로야 라 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 작품에는 빛에 대한 언급이 유달리 많이 되고 있으며, 또한 해변을 바라보는 장면도 많이 등장하고 이는 것이다

그러니 소로야의 시선을 빌려온 것이기에, 주인공의 이름을 그렇게 한 것이리라. 

 

열한 살 때 아버지를 잃고, 그 후 7년이 지난 시점에 이야기는 시작된다.(9) 

 

<사흘 뒷면 나는 열여덟살이 된다. 그 나이가 될 수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그 날 아침 주치의를 만나기 위해 진료실 문을 열었을 때, 나는 죽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10) 

 

그리고 이야기는 진행이 되어, 이윽고 소로야는 18살이 ....... 

 

소설의 줄거리는 죽음을 앞둔 소년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것, 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에 죽음을 맞이하러 그랜드 호텔이란 곳으로 가게 되는데...... 

 

푸른 세계란? 

 

길어 다 소개하지 못한다. 라파엘 알베르티의 시에 등장하는 세계다.(168)

 

나의 푸른색을 찾으러 돌아왔네

나의 푸른색, 그리고 바람

나의 광채

내 삶을 위해 언제나 꿈꾸어온 

파괴할 수 없는 빛

(........)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이 소설은 줄거리 보다는, 그 안에 들어 있는 철학적 발언들이 묘한 울림을 주고 있다

그래서 그런 문장들을 새겨보기 위해 여기 옮겨 본다. 

 

<사람은 가지면 가질수록 세상에 대한 애착이 커지고, 결국 잃는 것이 더욱 고통스럽다.>(17)

 

<우편물을 받는다는 건 자기 집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21)

 

<우리는 천년을 사는 게 아니라 하루를 산다. 그리고 그 다음에 하루, 그리고 또 하루 더.....>(25)

 

<소리를 느끼려면 침묵이 필요해.>(79) 

 

이런 생각, 당연한데 지금까지 해 본 적이 없다

<자식을 잃는 부모를 지칭하는 단어가 없다.>(109) 

 

고아는 부모를 잃은 아이,  

홀아비, 과부 또는 미망인( 용어의 적절성에 대하여는 논외로 하자)은 배우자를 먼저 보낸 사람. 그런데 아이를 먼저 보낸 부모는 

 

<두려움 때문에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자기 본연의 모습도 갖추지 못한다.>(148)

 

<고통을 겪는 게 아니라 고통을 이해하는 것이다.> (148)

 

<너 자신이 되어라.

 

남들이 원하는 사람이 되면 정복당하는 것이다.> (157)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모든 것에 맞설 수 있다.> (160) 

 

다시, 이 책은? 

 

아무래도 저자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소설이다

어찌 보면 몽환적이고, 어찌 보면 매우 사실적인, 그래서 이 작품 안에 담긴 의 발언이 무게를 지니고 다가온다

 

자연은 우리에게 말을 걸지만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바빠.”(180) 

 

이 책은 두고 두고, 새겨보며 읽어야 한다.  

가 걸어오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 잠시 분주한 바쁨에서 벗어나 푸른 세계로 들어가 와 마주해 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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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는 여자 - 체육관에서 만난 페미니즘
양민영 지음 / 호밀밭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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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는 여자

 

이 책은?

 

이 책, 운동하는 여자<체육관에서 만난 페미니즘>이란 부제로 그 책 성격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

 

저자는 양민영, <어려서 경상도의 성차별적인 문화에 영향을 받았다는 저자, 삶에 있어서는 쾌락주의자. 요리와 집 꾸미기, 반신욕에 몰두하며 비혼 라이프를 쾌락으로 빼곡하게 채우고자 한다. 여성과 세상에 관해서 최대한 많은 글을 쓰고 싶다>고 한다. 이 책도 그런 노력의 산물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여성의 몸에 관한 성찰(66)이라 할 수 있다.

더하여 운동을 하는 여자가 어때서?’

 

풀어보자면, 운동하는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시각이다.

 

시선에 대하여는 <레깅스 너 보라고 입은 게 아닙니다>라는 꼭지를 읽어보시라.

여성의 몸을 소비한다. 매스컴이든, 지나가는 사람이든, 여성의 몸을 눈요기로 소비한다.

특히 운동하는 여자들에 대한 시선 테러는 더 노골적이다.

 

?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몸을 드러낸 채 가슴이나 엉덩이가 부각되는 동작을 취한다는 것이다.(15

 

그런 저자의 문제제기가 매스컴에 오르내린 적이 있다.

바로 <레깅스 너 보라고 입은 게 아닙니다>라는 글이 <오마이 뉴스>에 게재된 뒤, 저자는 댓글과 악풀에 많이 시달린 모양이다. 말 그대로 인신공격까지 받은 것이다.

 

그러니 그 글에 들어있는 시선 이야기가 무척 듣기 싫었던 사람들의 시각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다. 그렇게 시선과 시각은 여성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아니 표현이 잘 못 되었다. 여성에게 불리한 방향을 포함하여 싫어하는 방향이라고까지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시선과 시각을 치열하게 고민해보고자 하는 책이다.(189)

이 안에 실린 글들은 다음과 같이 세가지 갈래로 분류할 수 있다.

 

chapter 1 - 나는 운동하는 여자입니다

chapter 2 - 그라운드에 선 여자들

chapter 3 - 일인칭 운동하는 여자 시점

 

새롭게 알게 된다.

 

그간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해서 아령 등을 이용하여 운동을 해오고 있는데, 이 책에서 새로운 운동 방법을 듣게 된다.

 

풀업, 푸시업, 핸드 스탠드, 스쾃, 레그 레이즈, 런지, 플랭크 (69)

캐틀밸 스윙(71)

 

더해서 죄수 운동법(폴 웨이드 지음) 이란 책도 알게 되었으니, 한 번 참고해볼 작정이다.

 

루키즘 (lookism)

외모가 개인 간의 우열과 성패를 가름한다고 믿어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외모지상주의를 일컫는 용어. 우리말로는 외모지상주의·외모차별주의로 번역된다.

루키, 해서 초보자를 의미하는 Rookie와 관련되는 줄 알았는데 lookism 이란 단어, 새롭게 배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에 대한 분석이 이렇게 가능하다.

<제일 먼저 코치를 따라서 움직이는 내가 있다. 그런 나를 바라보며 비웃는 내가 있고, 비웃는 나를 꾸짖는 또 다른 내가 나타난다.> (38)

 

<정말이지 운동의 언어는 뻔뻔스럽기 짝이 없다. 가장 핵심적인 동작을 설명하는 언어는 전부 모순적이고 이율배반적이다. 예를 들어서 힘을 뺀 채로 절도 있게’, ‘생각을 해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곳이란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통용된다.> (76)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성격을 넓게 보아,여성의 몸에 관한 성찰(66)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저자는 여기에 솔직함을 추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실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몸에 관한, 분명하고도 일관된 견해를 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런 초연함과는 거리가 멀다. 솔직하게 말하면 앞으로도 자신이 없다.>

 

이 말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 사회에서 몸에 대한, 특히 여성의 몸에 대한 담론은 공론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해서 이정도 글이라도 사회에 내 놓은 저자의 용기에 격려와 응원을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권한다. 특히 남성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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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그래픽노블로 만나다
켄 크림슈타인 지음, 최지원 옮김, 김선욱 감수 / 더숲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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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인데, 이 책을 해설하는 부제가 붙어있다.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그래픽노블로 만나다>

원제는 THE THREE ESCAPES OF HANNAH ARENDT이다.

 

저자는 켄 크림슈타인, <뉴요커> 등 다양한 매체에 만화를 기고하고 있는 만화가이자 드폴대학교와 시카고예술대학의 교수. 저서로는 Kvetch as Kvetch Can(마음껏 불평하기)가 있다.

 

그래픽노블이란 ?

 

먼저 이 책은 그래픽노블인데, 그래픽 노블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생경한 용어라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픽노블은 Graphic Novel이다.

그래픽, 하면 직선으로 그린 표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런 그래픽에 노블(Novel), 즉 소설이라니?

 

그래픽 노블이란,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작품이다. 일반 만화보다 철학적이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며 스토리에 완결성을 가진 단행본 형식으로 발간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림(graphic)과 소설(novel)의 합성어로,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작품이다. 일반 만화보다 철학적이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며 복잡한 이야기 구조 및 작가만의 개성적인 화풍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월간지 등에 짧게 연재되는 만화와 달리 주로 페이지 수가 많고 스토리에 완결성을 가진 단행본 형식으로 발간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그래픽 노블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그래픽 노블로 엮어낸 것이다.

한나 아렌트는 20세기 최고의 정치 사상가라 할 수 있으며, 그녀의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그녀의 명성을 확고한 것으로 만든 명저이다.

 

제목에 세 번의 탈출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세 번의 탈출은 각각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첫 번째 탈출 : 독일 베를린에서 탈출하다. (52쪽 이하)

두 번째 탈출 : 프랑스 파리에서 탈출하다. (94쪽 이하)

세 번째 탈출 : (154쪽 이하)

 

이 책의 제목이자 키워드가 되는 세 번째 탈출’. 세 번째 탈출은 장소와 연관이 없다. 그녀이 사상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저자는 첫 번째와 두 번째 까지는 그녀의 삶을 그린 반면, 세 번쩨 탈출에서는 그녀의 사상을 이야기 한다.

 

한나 아렌트 생에서 기억해 둘만한 기록들

 

14살이 될 무렵, 나는 칸트의 저서를 전부 섭렵했다. 하지만 답을 모르는 일들은 여전히 있었다. 그래서 칸트가 읽은 책들까지 모조리 읽어보기로 했다. (25)

 

왜 그랬을까?

그녀는 칸트의 고향인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자랐다, 해서 칸트는 어려서부터 그녀에게 익숙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어렵기는 했지만 독학으로 고대 그리스어를 공부했다. 그러면서 그리스 비극에 빠져들었는데, 보고 있자면 왠지 정말로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진정한 슬픔 말이다. 그래서 평범한 10대라면 누구나 했을 법한 일을 했다, 고대 그리스 비극 연극단을 결성한 것이다.

 

준비한 연극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었다.

연극의 모든 부분은 한나 아렌트가 그리스어로 연기를 했다. (25)

 

한나 아렌트와 발터 벤야민의 탈출에 관한 안타까운 이야기가 있다.

바로 벨타 벤야민은 프랑스와 국경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그 때 벤야민의 비자가 한나 아렌트의 손에 들려 있었던 것. 벤야민이 조금만 참았더라면, 라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139)

(그래픽 노블로 그 순간 확인하시라.)

 

 

이렇게도 배운다.

 

하이데거의 수업을 듣는 첫 수업, 하이데거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서슴치 않는다.

 

마루쿠제에게 한 질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제기한 세 가지 주요 통찰과 두 가지 난제를 말해보게.”

 

, 시학을 읽었는데, 하이데거가 한 질문에 대한 답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해서 마루쿠제의 대답은 기대가 되었다.

첫 번째는 존재의 본질에 관한 문제로서.....”까지 대답을 듣던 하이데거는 다음 학생으로 질문을 던진다. (32)

마루쿠제의 입에서 미처 나오지 못한 나머지 대답은 무엇일까?

이 책은 그렇게 나에게 숙제를 안겨준다.

 

파리에서 탈출하기 전 여름내내 한나는 탐정소설을 탐독했다.

그 이유를 한나는 다음과 같이 밝혀준다.

(직접 그래픽 노블로 읽어보시라)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유대인이라고 공격 받으면 유대인이라는 사실로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 (19)

 

만약 이 세상에 자네 혼자밖에 없다면 자넨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어.

무언가를 생각하고 그대로 이행하면 되니까.

그런데 작은 문제가 있지. 자넨 혼자가 아니야. (190)

 

다시, 이 책은?

 

일단 이 책은 한나 아렌트에 대해 쉽게 접근하고 있어, 설사 한나 아렌트를 처음 만나는 독자라도 그녀를 친근하게 여기며 알아갈 수 있다.

글로 한나를 설명하는 방식보다,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이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점이 있다.

또한 한나가 펼치는 주요 사상에 대하여도 빠트리지 않고 설명을 해 놓아, 그녀의 삶과 사상을 동시에 알아갈 수 있다. 그래픽 노블, 이렇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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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준비생의 런던 - 여행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
이동진 외 지음 / 트래블코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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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준비생의 런던

 

이 책은?

 

이 책은 퇴사준비생의 런던, 부제는 <여행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

저자는 이동진, 최경희, 김주은, 민세훈 모두 4명이다.

 

이 책의 내용은?

 

기발, 생각이 기발하다. 책을 기획하는 그 관점이 기발하다.

어떻게 퇴사와 런던을 연결할 생각을 했을까?

 

퇴사와 런던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구태여 연결한다 하더라도 퇴사 기념 여행 정도가 될 터인데, 그것도 아니다.

<여행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 라는 말이 딱 맞는 컨셉이다.

비즈니스를 기획하는 차원의 여행이며, 퇴직이다.

 

그러니 이 책을 퇴직자들은 비즈니스 인사이트 차원에서, 그렇지 않은 독자들은 여간해서 찾기 어려운 런던 시내 비즈니스 센터, 기업들을 방문하는 셈 치고 읽으면 될 것이다.

다른 여행 안내서에서는 이런 정도의 비즈니스 정보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 다 알 테니까 말이다.

 

게다가 이 책에 실린 비즈니스 정보는 겉으로, 또는 단순한 여행자에게는 감히 얻을 수 없는 정보니까. 더더욱 좋은 기회라고 본다.

 

여기 제공되는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 너무 많다. 일일이 소개하기에는 너무 많다.

그러니 업종만 소개하기로 하자.

 

서점, 샐러드 가게, 헬스클럽, 레스토랑, 술집, 주방용품 매장,

영화관, 헌책방, 초콜릿 가게, 미술용품 매장, 향수 가게, 잡지,

가구점, 패션 편집숍, 다이아몬드 매장, 안경점, 와이너리, 호텔

 

모두 18개 업종에 18개 업체를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18개 업체를 구분하는 기준이 특이하다.

 

재정의, 재발견, 재구성.

 

재정의라 함은 어떤 의미인가?

제품을 작품으로 바라보면? 그게 바로 재정의다. 再定義

보통은 책을 제품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책 가격은 제품에 준한 가격을 받는다.

그런데 책을 재정의해서 작품으로 정의한다면? 당연히 가격이 달라질 것이다.

 

런던의 [골즈보로 북스]는 보통 2만 원짜리 책을 200만 원에 파는 서점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저자의 사인(sign)이 있는 책, 독점 에디션인 책, 매달 한권을 이 달의 책으로 선정된 책. 이런 책을 판매한다. 이 서점은 다른 서점에서 살 수 없는 책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제품을 작품으로 바꾸는, 재정의 과정이 이 서점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재발견.

향수 브랜드인 조 말런 런던을 창업했던 조 말런이 조 말런 런던을 매각한 후 창업한 조 러브스

 

그녀는 향수를 경험하는 방법을 새롭게 한다. 즉 보통의 경우는 스프레이로 뿌리는 방법인데 비하여 그녀는 붓터치로 향수를 바른다. 향을 입는 방식이 다른 것은 물론 젤 타입이라 향이 더 오래 지속되는 장점이 있다, (201)

 

재구성.

종합 소매점, ‘이고스

이곳에서는 가구, 전자제품, 주방제품, 스포츠 용품, 엑세서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특색은 제품을 진열하는 대신 수십대의 테블릿 PC를 비치해 두고, 각종 물품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상과 같은 컨셉으로 나누어 18개 업종 18개 업체를 소개하고 있는데, 사업체를 운영하고 싶어 아이디어를 찾는 사람이라면, 한번 가서 둘러보고 인사이트를 얻고 싶어하는 곳으로 판단된다.

 

저자는 그래서 이런 내용을 책으로 엮어 낸 것이다. 퇴직자에게는 아이디어가 잔뜩 들어있는 선물 세트라 할 수 있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오프라히제이션(Oprahization)

오프라 윈프리가 다루면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다는 뜻의 신조어. (197)

 

다시, 이 책은?

 

책을 다 읽고 살펴보니, 이 책은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한 '퇴사준비생의 도쿄에 이어 장소를 변경하여 같은 기획으로 출간한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퇴사준비생의 도쿄는 도시에서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찾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여행을 하며 퇴사 이후에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기 위한 콘텐츠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도쿄 책을 읽어보지 않아 비교할 수 없지만, 책의 기획한 의도가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좁게는 퇴직자들에게 넓게는 모든 독자들에게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또 다른 런던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 책은 부족함이 없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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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 나는 하루 한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난다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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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마케터 강민호의 브랜드 에세이다.

책 표지에 이런 말이 쓰여 있다. <나는 하루 한번 []라는 브랜드를 만난다>

 

저자는 강민호, 본인을 마케터라 소개하는데, 마케터의 정확한 개념을 잘 몰라 여기저기 찾아보았다.

마케터란 <마케팅의 전문가란 뜻. 좁은 뜻으로는 마켓 리서치, 즉 시장조사 및 그 분석을 행하는 사람을 가리키나 주로 정보를 주체로 상품기획부터 생산?판매?판촉에 이르기는 작업을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마케팅 디렉터, 마케팅 플래너 등으로도 불린다>는 사실, 이제 알게 된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브랜드에 대한 기본개념을 알고 난 다음에 읽어야 할 책이다.

브랜드의 기본을 인식한 다음에 그 개념을 나에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브랜드는 [나]라는 브랜드의 삶과 일상을 통해 탄생하게 됩니다.”(8) 이라는 말이 그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브랜드를 제목으로 달고 나오는 다른 책과는 차별성이 있다.

다른 책들은 브랜드 자체를 말하는 데 비하여 이 책은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에게 우선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다음 브랜드를 논한다.

 

친절한 태도를 지닌 사람은 친절한 브랜드를 만듭니다. 정직한 성품을 갖춘 사람은 정직한 브랜드를 말합니다.”(9)라는 말이 브랜드에 대한 개념을 모르고서는, 브랜드와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간의 관계를 모르고서는 이해가 안 되는 빈말에 불과한 것이다.

 

해서 저자는 책의 구성을 두 파트로, 하나는 <끊임없는 일상의 관찰>이라는 다소 뜬금없는, 브랜드와는 별 상관없어 보이는 제목으로 브랜드 만드는 사람을 이야기하고, 다음 파트 < 꾸밈없는 브랜드의 통찰>이라는 항목에서는 브랜드 자체를 운위하고 있는 것이다.

 

해서 이 책은 다만 브랜드에 대한 글만이 아니라, 브랜드 이전과 그 이후를 생각해 보게 하고 있다. 그래서 에세이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밑줄 긋고 새겨야 할 글들

 

여행에서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여행이 제공하는 낯선 풍경의 체험을 통해, 우리 안에 잠재되어있는 다양한 감정들과 마주하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20)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한 이유는 세상을 바꿀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39)

 

서로 다른 생각들의 부딪힘은 본질적으로

새로운 생각의 탄생을 위한 마주침입니다.(109)

 

인간이 감정을 이입하고 공감을 투영하는 대상은 반드시 그 대상을 인간화함으로써 해석이 이루어집니다. (163)

 

책을 다시 만나게 된다.

 

내속에서 솟아나오려는 것,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리 어려웠을까. (94)

 

데미안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런데 왜 난 데미안을 몇 번씩이 읽어놓고는 저 구절을 처음 보는 것처럼 만나게 되는 것일까? 이 책으로 그 책을 다시 새롭게 만나게 된다.

 

다시, 이 책은?

 

이 책, 브랜드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해주는 책이다.

그저 상품 홍보하기 위하여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으로 인식되고 있는 브랜드.

이 책을 읽음으로 브랜드라는 개념 자체가 달리 다가온다.

브랜드라는 말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함의, 그 함의를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저자가 만든 브랜드 하나 소개한다.

남성 화장품 광고.

 

그냥 바르세요.

결코, 그냥 만들지 않았습니다. (221)

 

그 말, 그냥 따라 하고 싶다.

 

저자는 그냥 마케터가 아니다.

그냥 만들지 않은 이 책, 독자는 그냥 읽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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