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망, 로마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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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로망 로마

 

로망에 대하여, 로마에 대하여

 

로마를 생각하는 책이다. 아니 이 책 들고, 로마를 여행하는 책이다.

물론 간접적이긴 하지만, 풍부한 사진 해설과 다양한 해설이 붙어 있으니 가보는 것이나 진배없다. 해서 이 책은 로마가 로망인 사람에게 꿈같은 책이다,

로마를 가보겠다는 로망이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먼저, 로마에 관한 역사, 꿰뚫게 된다.

 

이 책은 로마의 시작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로마의 테르미니역에서 지하 1층에 있는 맥도널드로 안내해 세르비우스 성벽을 보여준다. 정말, 맥도널드 가게 안에 성벽이 있다.

 

그리고 리비우스의 동상 앞으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왜 리비우스일까? 역사가 리비우스를 보여주면서 이제 역사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로마 여행역사부터 짚고 넘어가는데, 아예 로마의 시초, 로마 왕정부터 살펴본다. 로마 제정에 관해서는 많이 들어봤는데, 로마 왕정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독자도 있을 것이니, 로마를 정치체계 위주로 개관해보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행되었다.

 

왕정 - 공화정 - 제정

 

왕정시대 : (기원전 753~509) 로물로스 ~

공화정 시대 : (기원전 509~27) 브루투스

제정시대 : (기원전 27~ 기원후 476) 옥타비아누스 ~

 

왕이 군림하는 왕정이나 황제가 지배하는 제정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분명 차이가 있다.

왕정은 선출제로, 왕을 투표로 선출했고, 세습제가 아니라, 종신제인 반면에 황제는 세습제라는 것이 다른 점이다.

 

책으로 책을 읽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총 15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로마인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로마 역사에 입문했다는 건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그 책은 로마 역사서가 아니라, 시오노 나나미라는 일본 작가가 쓴 수필에 불과하다. 그래서인지 역사책이 갖추어야 할 인물에 대한 객관적 평가나 시대의 비중을 합리적으로 배치하는 것에는 아예 관심이 없고, 자기가 좋아하는 인물이나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상세히 기술하고, 잘 모르는 분야나 시대에 대해서는 대충 얼버무리는 경향을 보이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150)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변신 이야기를 읽었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변신 이야기변신을 주제로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를 재구성한 책이다.

오비디우스의 관심은 사대와 환경이 변할 때, 사람의 본성은 변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본성은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변하는 것일까? 시대가 변하면 사람도 따라서 변하는 것일까? 인간의 본성은 개선될 수 있는 것일까?

 

128개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집대성한 이 작품은 인간의 본성과 자연의 속성, 그리고 냉혹한 권력의 속성을 은유적이며 상징적인 언어로 파헤쳐내고 있다.(184-191)

 

역사의 준엄함.

 

시저는 어떤 사람일까?

저자는 공자의 춘추필법을 사용하여 시저의 인생을 다음과 같이 평한다.

 

황제가 죽으면 붕()이라 하여 그의 생애를 기린다.

훌륭한 업적을 남기고 선량한 삶을 산 사람은 서()라 하여, 그의 죽음을 애도하기도 한다.

평범한 사람의 인생의 마지막은 그냥 죽는 것, (). 그 사람에게 죽음은 그냥 죽음일 뿐이며 이름도 명성도 남지 않는다.

그러나 시대를 어지럽히고 동족을 괴롭힌 사람이 죽으면, 그는 그냥 죽은 것이 아니라 뒈졌다고 한다. , ()한 것이다.

시저는 기원전 44년에, 라르고 아르젠티나에서 졸()하였다. (153)

 

저자는 단언한다. 시저의 죽음은 졸()이라고.

 

새롭게 알게 된다

 

수염을 처음 기른 로마 황제 ; 하드리아누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이상국가를 건설하기 위하여는 철학자가 왕이 되어야 된다고 주장했는데, 하드리아누스는 수염을 길러 자신이 그 철학자 왕이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 후대의 황제들도 하드리아누스의 패션을 따랐다. 그래서 그 뒤를 이은 안토니우스 피우스 황제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모두 수염을 멋지게 길렀다. (216)

 

여기서, 로마 관련 영화를 보는 팁 하나.

하드리아누스 이전의 황제인데 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영화에 등장한다면, 그건 고증 부족이라는 것!

 

철학도 들어 있다.

 

북아프리카의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354-430)의 등장으로 인간다운 인간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철학이 진지한 인간을 대상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리스와 로마에서 태동했던 서구의 철학은 인간 이성의 가능성에 대한 위대한 긍정으로 출발했다. 서구의 철학 전통은 이성을 가진 인간이 내릴 수 있는 합리적 판단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사유하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되었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인간만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아프리카의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가 수립한 서구의 신앙적 전통은 인간의 약함과 악함을 조명하고, 삶의 고통과 인간의 한계를 드러낸다. 인간은 위대하지 않다는 그의 주장은 인간은 이성을 가졌기 때문에 위대하다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러나 아우구스티누스의 신학 때문에 우리는 인간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이성을 가진 인간이 아닌, 실재하는 내면의 고통에 시달리는 인간을 성찰함으로써 우리 모두로 하여금 진정한 자아를 만날 수 있도록 해주었다.> (261-262)

      

더 알아봐야 할 것 -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회의사당 입구

 

저자는 역사가에 특히 관심이 많다. 해서 역사가에 대해서 자세하게 기술해 놓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인지, 동상을 사진으로 남겨 놓았다.

61쪽에는 폴리비우스, 202쪽에는 타키투스의 동상이 소개된다.

동상 폴리비우스는 두루마리(아마 역사를 기록한 문서)를 들고 있고, 타키투스는 펜을 들고 있다.

 

그런데 그 동상이 위치하고 있는 곳이 오스트리아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국회의사당 입구다.

오스트리아가 그들에 대하여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저자는 별다른 말이 없는데, 앞으로 더 알아봐야 할 사항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에서 가장 가치있는 부분을 말하자면, 단연 바티칸 박물관에 있는 <라오콘 군상>에 대한 해설이다.

 

저자는 바티칸 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작품 10개를 꼽으면서 그중 첫 번째로 <라오콘 군상>을 든다, 그런데 단순한 작품 소개가 아니라, 발굴과 복원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는데, 그중 오른팔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에서 처음 듣는 아주 귀한 정보라 할 수 있다

 

지금껏 <라오콘 군상>에 관하여 그리스 로마 신화의 차원에서, 조각 미술의 차원에서 쓰여진 여러 책을 읽었는데 그 어떤 책도 오른 팔에 얽힌 사연을 소개하지 않았다. 발견 당시 오른 팔이 없었던 상태였고, 그걸 복원했는데, 잘 못 되어 다시 복원했다는 스토리를 이 책에서 처음 듣게 된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 책이 달리 보인다. (297- 302쪽)

 

해서 이 책은 다른 로마 관련 책과는 결이 다르고,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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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
완웨이강 지음, 이지은 옮김 / 애플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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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  

 

이 책은?

 

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라는 이 책, <지식을 넘어서는 통찰력을 얻는 힘>이라는 부제가 정말 딱 맞다. 지식, 그걸 넘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지은이는 중국인 완웨이강(萬維鋼),

<중국과학기술대학교 졸업 후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 대학 연구소에서 핵융합 플라스마 관련 연구를 하며 과학 칼럼을 썼고,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전문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의 해박함에 우선 놀란다.

저자는 한 가지 주제를 하나로만 말하지 않는다. 한 가지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동서양을 넘나들며 마음껏 이론을 펼친다. 무협지 용어를 빌려 말한다면, 화려한 초식이 빛난다고나 할까. 그렇게 저자의 초식을 넋을 잃고 구경하다가 어느새 그의 신기에 빨려 들어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글을 쓰나 싶어, 저자 소개를 자세히 읽어보니 이런 대목이 나온다.

<다양한 학문을 넘나드는 지식, 유연한 사고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중국 네티즌뿐 아니라 지식인 계층에서도 유명하다. 그의 글은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사유로 통념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더 넓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해준다.>

 

, 그렇구나,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구나, 하는 경탄을 다시하게 된다.

 

또한 저자가 다루고 있는 주제 또한 다양하다.

다양해서 갈피를 잡지 못할 지경(?)인데, 그건 저자가 이 시대를 복잡한 시대라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원제도 그걸 이야기하고 있다.

<智識分子 : 做個複雜的 現代人> - 복잡한 현대를 지식인(智識人)으로 살아가기.

 

몇 가지 타이틀만 소개해 본다.

 

가장 쉬운 경제학의 지혜/ 유권자의 뇌구조살펴보기/ 인간의 도덕성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학교라는 등급 분류기 / 가난한 사람을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교육법/

빅데이터가 불러온 군비경쟁’/ 기술이 세상을 지배한다 / 실용적인 영어 학습법/ 로봇 앞에 무릎 꿇은 인간/ 당신이 로봇보다 나은 점.

 

새롭게 배운다.

 

한계 분석 ;

한계분석은 전체적인 효과를 고민하지 않고 다음 임계효과를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한계분석을 통해 다양한 문제들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67)

 

인지학자들은 인간 두뇌가 복잡한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작업이 서사를 통해서 해독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93)

 

신경과학계의 최신 설명에 따르면, 인간이 태어났을 때 대뇌 상태는 백지가 아니라 최소한의 개요라도 들어 있는 초고 상태의 원고라고 한다. (129)

 

책으로 책을 읽는다.

 

내 영혼의 닭고기 스프

 

이 책은 수준 낮은 문학에 열광하는 독자와 SNS에 감성적인 글을 올리는 사람이나 좋아할 법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64)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1989년에 출간된 이 책은 구구절절 옳은 말을 소개하고 있지만 학술적인 연구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101)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복잡한 세상에서 모든 존재는 저마다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14)

 

인류의 지식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아무리 현명한 학자라고 해도, 아무리 연구에 많은 돈과 시간을 들였다고 해도, 틀릴 수 있다. 그러므로 과학의 최대가치는 고정된 지식이 아니라 지식을 획득할 수 있는 연구방법에 있다. (377)

 

다시, 이 책은?

 

이 책에서 배운 것은 많지만, 이런 것은 그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가르침이다.

 

중용이란? : 중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중용을 이렇게 정리한다.

<서로 대립하는 의견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거나 맹목적으로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중용이란 다양한 이념, 감정의 욕구, 도덕적 표준 사이에 수없이 많은 충돌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다.> (225)

 

이 대목을 읽는 순간, 얼마 전 어떤 중국인 저자가 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실용적이고도 보다 합리적인 경전 해석에 대해 찬탄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옛 성현들의 저술을 옛날식으로 읽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내는 것이다.

 

논어의 구절, 나이 오십이면 지천명(五十而 知天命)이란 구절에 대한 해석이다.

그때까지, 나는 <지천명을 사람이 나이가 오십이 되면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를 안다> 라고 배웠고, 또 그렇게 이해해왔었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천명이 무엇이며, 또 그걸 풀어놓은 우리말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가 무엇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데 있었다. 그걸 모르니, 그것이 손에 잡히지 않으니 논어의 구절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만 들리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내가 읽었던 책의 중국인 저자는 그 구절을 이렇게 해석하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사람이 나이가 오십이 된 후에야,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라고 해석한다.

 

우리가 하는 해석은 추상적인 사변으로 흐르고 마는데, 중국의 새로운 해석은 실제 적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뿐더러,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건네주는 해석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논어 해석을 듣고나니, 논어가 뜬구름 잡는 옛날이야기 책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말씀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저자가 '중용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도 위와 같다 할 것이다.

기계적인 중립으로 해석하고, 형평성, 중간, 다방면으로 고려, 등등 별스럽게 중용을 해석한다 할지라도, 저자가 말한 바 <중용이란 다양한 이념, 감정의 욕구, 도덕적 표준 사이에 수없이 많은 충돌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란 해석이 세상을 제대로 보게 하는데 훨씬 도움이 더 될 것 같은 것이다. 그렇게 해석을 하고 나니,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읽고 생각하다가 비로소 이 책의 제목이 ()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라는 것이 떠올랐다.

 

안다고, 지식이 있다고 해서 그 삶이 제대로 된 삶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지식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가지고 있는 지식이 제대로 작동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지식분자로 이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것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지식을 가지고 그걸 넘어서는 통찰력을 가지게 된다면 해볼만 하다, 생각이 든다. 이런 책이 출판되어서 나를 깨우쳐 주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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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 교통 혁신.사회 평등.여성 해방을 선사한 200년간의 자전거 문화사
한스-에르하르트 레싱 지음, 장혜경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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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이 책은?

 

이 책 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교통 혁신·사회 평등·여성 해방을 선사한 200년간의 자전거 문화사> 라는 부제처럼, 자전거의 역사를 통해 자전거가 어떻게 인간의 삶을 바꾸어 놓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한스-에르하르트 레싱, 물리학자이자 역사학자로, 저명한 자전거 전문가다.

 

이 책의 내용은?

 

서문에 이런 글이 보인다.

<2017년 자전거 탄생 200주년을 맞아 우리가 진작에 관심을 가졌어야 할 자전거의 역사를 한 권으로 정리했다. 자전거의 기술 발전과 맞물려 당시 사람들의 삶과 생각, 사회와 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함께 들여다 볼 것이다.>(8)

 

사람들의 삶과 생각, 그리고 사회와 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가를 들여다보는 것이 바로 역사라는 것을 깨닫게 한 문장이다.

 

이 책, 그렇게 자전거의 역사를 통해 인류 역사상 탈 것의 진화를 살펴보고 있다.

 

자전거가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을 이런 말로 표현하고 있다.

<사람들이 페달을 밟을 때마다 세상도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

 

그럼, 자전거는 인류역사의 모습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

 

먼저 탈것의 진화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사진을 보면서 알아보자.

 

이 책에서는 자전거 역사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자료, 즉 사진과 그림을 많이 수록해 놓았다.

1908년 당시 최고 부자였던 존 록펠러의 사진도 들어 있는데, 그는 체인 없는 컬럼비아 자전거를 탔는데, 건강을 생각하여 직원들에게도 자전거 타기를 적극 권장했다고 한다. (137)

 

1908년이란 말이 나왔으니 그 당시 관련 자료를 하나 소개한다.

<1909, 말은 뉴욕시의 주요 거리에서 자동차들에 대항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실은 이미 패배한 전투나 마찬가지였다. 휙 움직이며 경적을 울려대는 자동차들은 마차보다 훨씬 빠르고 민첩했다. 거기다 오염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말은 말의 배설물을 가리키는 것으로 그 냄새는 정오에 이르면 바쁜 행인들이 지나가지도 못할 만큼 지독했다.>

(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트, 비채, 147)

 

그러니 1900 년 당시 말과 자동차의 세력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서도 자전거는 어느 정도 세력권을 행사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존 록펠러조차 자전거를 타고 다녔으니.

 

그런 자전거 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이런 기록이 있다.

 

마님이 자전거를 타게 되자 하인 수가 줄었다. 아가씨 네 분도 전부 자전거를 타고 이 댁의 젊은 남자들도 모조리 열렬한 자전거 팬이라, 말을 몇 마리 팔았고 마구간을 치우던 하인들도 해고해버렸다. 남은 마차와 마구간은 하인 한 명에게 다 맡겼다. 여자들이 어찌나 자주 밖으로 나돌아 다니는지 하녀도 필요 없어질 것 같아서 요리사 아줌마는 이제 요리 말고도 다른 일까지 자기에게 돌아올 판이라고 투덜댄다.” (147 -148 )

 

한마디로 고용상황이 변한 것이다, 요즘 말로 말하자면, 자전거가 발명된 탓에 직업을 잃은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자전거가 여성해방에도 기여했다는 사실, 이 책 168쪽 이하에 기록되어 있다. 지금에야 아무렇지도 않지만, 당시만 해도 여성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사실은 문화적인 충격이었을 것이다. 자전거를 탈 때, 어떤 옷을 입느냐 하는 문제가 논의되었다는 것 자체가 당시 상황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자전거의 탄생의 이면에는 화산폭발이라는 자연재해가 있다.

 

1817, 카를 폰 드라이스가 자전거를 발명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 그러다 사람들이 자전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니러니하게 인도네시아에 화산이 폭발한 것 때문이었다.

 

1815년에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이 폭발했고화산재가 이동하면서 유럽의 하늘까지 뒤덮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기근이 들었다. 그렇게 되자 거의 유일한 교통·운송 수단이었던 말을 기르기 어렵게 되었고, 사람들은 자전거에 관심을 돌리게 된 것이다.

 

그처럼, 인류는 위기를 기회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단계를 거치면서 역사 발전을 일구어내고 있다는 것, 자전거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지금도 자전거는 다른 '탈 것'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아 움직이고 있다. 그 자전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 인간의 역사를 바꿔나갈 것인가, 관심이 절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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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조각 100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100
차홍규.김성진 지음 / 미래타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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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조각 100

 

그때의 아쉬움들

 

제법 박물관, 미술관을 다녀본 셈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미술품, 조각품들을 찾아 나선 여행이 한두 번이 아니다. 또한 유렵에 머물면서 파리의 루브르, 영국의 대영박물관 등 여러 곳을 다녔다. 전시된 그림, 조각, 그리고 유물들, 시간을 거슬러 현재를 살고 있는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시간이란 참으로 유장(悠長)하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그런데 정작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그러한 작품 앞에서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시간은 그저 한정된 것이라, 절박, 급박하기만 하다. 볼 작품은 아직도 많은데 벌써 문을 닫겠다고 예고하는 방송이 들려오고 있지 않는가. 해서 살아있는 사람에게 시간은 모래시계의 한줌 모래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니 어디 작품인들 제대로 볼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그런 곳을 다녀오면 항상 더 아쉬워졌다. 조금더 보았으면, 다른 층에는 또 다른 작품이 있었는데, 하는 안타까움 말이다.

 

이 책으로 조금은

 

해서 이 책은 그런 아쉬움, 안타까움을 조금이나마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담뿍 담아놓았으니, 좋다. 시공간에 전혀 제한을 받지 않으니, 마치 내 것인 것처럼 마음놓고 감상할 수 있다. 서양 조각 100점이다.

 

책의 판형도 173*230*25mm로 보통의 책보다 크다. 널찍하다.

거기에 인쇄술의 발달로 색채감 또한 현장 그대로인 듯하다.

해서 현장에서 보지 못했던, 느끼지 못한 감각의 향연을 제대로 맛보고 있다.

 

현장에서 시간에 쫓겨, 또한 밀리는 사람들 사이로 몇 초 정도 보았을 작품들을 이 책에서는 그야말로 마음 놓고, 마치 3D 화면을 보듯 방향도 이리저리, 또한 가깝게 멀리 찍은 사진들로 감상할 수 있으니, 이런 호사가 어디 있을까?

 

게다가 전문가인 저자 두 분의 해설을 읽으면서 작품을 감상하게 되니, 이어폰으로 해설을 청취하면서 작품 앞에 서있는 듯하다.

 

소인국에서 걸리버가 된 듯

 

또한 내가 서 있을 위치, 즉 시선도 책에서는 편리하기 이를 데 없다.

등신대(等身大) 작품 앞에서야 내 키로, 내 눈으로 감상이 가능하지만, 몇 배 크기의 작품 앞에서는 그저 발바닥과 정강이를 자세히 보고, 나머지 부분은 올려다보다가 뻐근한 목만 부여잡고 돌아다니지 않았던가.

 

이 책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마치 소인국에 온 걸리버처럼 내가 마음대로 내려다 보고, 올려다 볼 수도 있다. 그러니 작품 저 멀리 한켠에 숨어있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공간을 초월한다

 

또한 일껏 찾아갔더니, 문을 열지 않아서 보지 못한 작품들, 또 수리 중이라 가림막을 해 놓아 보지 못한 건축물들도 여기서는 마음껏 볼 수 있다.

 

쾰른 대성당이 그런 경우다. 벼르고 벼르다 시간을 내서 독일로 쾰른을 찾아갔더니, 이게 웬일? 쾰른 대성당은 거대한 가림막으로 그 모습을 반이나 가리고 있었다.

 

그런 대성당을 이 책에서는 스테인드글라스도 볼 수 있고, (241)

라인강이 흐르는 호엔촐레른 철교 너머로 자리잡고 있는 대성당도 볼 수 있네.(238)

 

해서 그때로 돌아가, 가림막을 걷어내고 볼 수 있으니 이 책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신기 그 자체인 것이다.

 

비너스는 모두 몇 명?

 

또한 같은 주제를 가지고 만든 여러 작품도 이 책에서는 한꺼번에, 비교하면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 해서 를 보는 안목을 길러준다.

 

밀로의 비너스(141쪽)

카피톨리나의 비너스(145)

메디치의 비너스 (148)

릴리의 비너스 (152)

칼리피기안 비너스 (156)

목욕을 마친 비너스 (435)

비너스와 아도니스 (473)

 

베누스 푸디카 (Venus Pudica) :

그리스 아르카익기()의 비너스 상은 한손으로는 음부를 가리고 다른 한손으로는 앞가슴을 가리고 있는 정숙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처녀의 모습을 띄고 있다. 이 비너스 상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정숙한 자세를 베누스 푸디카라고 한다. (147)     

 

스토리텔링, 조각이 제대로 보인다.

 

작품마다 숨어있는 스토리가 있다. 작품에 얽힌 이야기, 작가의 숨은 사연들이 무궁무진하다.

이 책에는 두 분의 저자가 100개의 작품마다 모두 스토리를 발굴하여, 소개하고 있다.

그러니 작품에 스토리를 겹쳐 놓으니그렇지 않아도 3차원의 조각품인데, 이야기가 덧붙어 마치 종이를 뚫고 조각이 솟아나는 듯, 입체감이 압도적으로 살아난다.

 

그래도 작품 사진 하나.

 

대개의 경우 스크롤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리뷰에 사진을 올리지 않지만, 이 책만은 그래도 한 장 올려야겠다.

 

작품 중 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한 장 올리니, 손으로 쓰다듬어 보시기 바란다, 느낌이 다를 것이다<페르세포네의 납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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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파스타 - 삶의 환희를 만나는 4단계 전략
최준식 지음 / 서울셀렉션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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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파스타

 

이 책은?

 

이 책 철학 파스타<삶의 환희를 만나는 4단계 전략>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철학 책이다.

 

저자는 최준식, <종교학, 한국학, 죽음학 권위자로, 40년 가까이 학문 연구에 매진해왔다. 국내 죽음학의 영역을 개척하며 웰다잉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 중 한 사람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 소개 중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한국의 고유 종교들을 연구해 종교학의 저변을 넓혔고, 죽음학의 불모지였던 국내에 한국죽음학회를 발족시켜 많은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이를 통해 인간의 죽음과 무의식, 초의식, 전생, 사후세계 등과 같은 주제를 학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다른 철학서적과 결을 달리한다.

 

다른 철학책은 철학의 기본 명제들을 관련 학자와 학설을 연결하여 논의하는데 비하여 이 책은 종교를 다룬다. 종교의 바탕이 되는 철학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향점이 다르게 된다.

현실의 종교들은 철학이 빈곤하다. 다시 말해 종교의 본령이 퇴색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기본 전제하에 저자는 종교가 잃어버린 철학을 거울삼아 종교의 본령을 되짚어 보고, 인간과 삶의 문제를 살펴보려고 한다. (6)

 

저자는 종교의 핵심을 '영원철학(perennial philosophy)'이라고 본다.

간단하게 말해, 우리 인간의 의식이 세 단계를 거쳐 진화하는데, ‘전인격적 단계’, ‘인격적 단계를 거쳐 초인격적 단계로 나아간다.

 

인간은 두 번째 단계인 인격적 단계에서 끝없는 고통을 겪게 되는데, 그 이유는 이원론적 세계관때문이다.

 

그러한 '이원론적 세계관'을 극복하고 '불이론(不二論)의 영역'으로 들어가야만, 그래서 초인격적 단계에 이르러야만 비로소 고통과 허무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렇게 주장하는 철학이 영원철학이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매슬로는 인간욕구 단계설을 주장했다.

그의 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욕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구분된다.

생리 - 안전 - 사회 (소속감) - 자아존중 - 자아실현의 순이다. (67)

 

저자는 여기에 다음과 같은 새로운 정보를 덧붙인다.

<그런데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문헌에서는 잘 발견할 수 없는데. 매슬로는 인생의 막바지에 여섯 번째 단계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가 죽기 일 년 전쯤 다섯 번째 단계인 자아실현 단계를 넘어서는 단계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었다. 다른 단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이 여섯 번째의 단계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여섯 번째 욕구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자아 초월의 욕구였다.>(69)

 

매슬로가 주창한 여섯 번째 단계 자아초월의 욕구처음 접한다.

 

장자(莊子)의 표현 알아두자.

 

전체 - 至大無外(지대무외), 즉 가장 큰 것은 밖이 있으면 안 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것 - 至小無內(지소무내), 안에 아무 것도 있어서는 안 된다. (104)

 

시간과 영원의 관계

 

저자는 이 문제를 기독교의 성경에서 예수의 발언을 토대로 하여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기독교 성경 요한복음 858절을 인용한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내가 있느니라 하시니>

 

우리말 성경은 번역본마다 약간 다른데, 그중 몇 가지를 비교해본다.

그리고 영어 성경도 찾아보았다.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내가 있느니라. (개정개역)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내가 있다. (새번역)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공동번역)

 

before Abraham was born, I am! (NIV)

Before Abraham was, I am. (KJV)

before Abraham was born, I am.(NASB)

 

<아브라함이 나온 문장에서는 동사다 과거(was)로 되어 있는데, 예수가 나오는 문장에서는 동사가 현재(am)로 되어 있다. 시제를 이렇게 다르게 쓴 이유는 무엇일까?

 

아브라함은 시공에 갇힌 인간이라 과거라는 유한한 시간 속에 존재하지만 예수는 시간을 넘어 영원한 현재에 존재함을 나타내고자 했을 것이다. 이 복음서의 기자는 시간과 영원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다.> (125)

  

범신론과 범재신론의 구분 :

 

범신론은 세상만물에 신 또는 영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다. 신이 이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범재신론은 약간 다르다, 아니 많이 다르다고 해야겠다.

 

<범재신론은 범신론을 포함하는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 있다. 즉 신이 만물에 내재해 있다는 것은 범신론과 의견을 같이 하지만 그 신은 동시에 만물을 초월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신의 내재성과 초월성을 동시에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범재신론은 범신론보다 후대에 나온 더 발전된 신론이라 할 수 있겠다.> (133)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시간 인지는 이전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구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다시 말해 자기를 대상화하는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 인간이 지닌 기억이라는 능력 또한 시간을 인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전의 나를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시점에서 시간이 흐른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20)

 

시간이라는 것은 인간에게만 존재한다. 인간만이 자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12)

 

인간이 지닌 가장 큰 공포는 자신이 없어지는 데 대한 공포일 것이다. (78)

 

다시, 이 책은?

 

무릇 종교는 그 안에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종교중 많은 종파가 철학이 없는 종교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것을 저자는 현실의 종교들은 철학이 빈곤하다. 다시 말해 종교의 본령이 퇴색되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그래서 그런 기본 전제하에 종교가 잃어버린 철학을 거울삼아 종교의 본령을 되짚어 보고, 인간과 삶의 문제를 살펴보고 있는 이 책은 철학 없는 종교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이 되며, 또한 그래서 철학 없는 종교에서 아무런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이 무엇이며, 종교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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