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지식의 쓸모 - 세상을 바꾼 과학자들의 순수학문 예찬
에이브러햄 플렉스너.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지음, 김아림 옮김 / 책세상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

 

이 책은?

 

이 책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세상을 바꾼 과학자들의 순수학문 예찬> 라는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말해주고 있다.

 

저자는 에이브러햄 플렉스너,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두 명인데, 이 책의 제목이 되는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는 에이브러햄 플렉스너가 쓴 글이고, 이걸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가 소개하고 있다.

 

해서 둘의 관계가 흥미로운데, 에이브러햄 플렉스너는 프린스턴 고등 연구소의 초대 소장이었고,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는 현 소장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두 개의 글이 실려있다.

<내일의 세계>는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는 에이브러햄 플렉스너가 각각 썼는데

글이 짧은데다가 어렵지 않은 글이라 쉽게 읽힌다.

 

하지만 울림이 있는 글이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글임에 틀림없다.

 

프린스턴 고등 연구소

 

우선 에이브러햄 플렉스너가 주축이 되어 설립한 프린스턴 고등 연구소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는 플렉스너가 1930년에 설립한 민간 연구소로 그 운영이 특이하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의 기치는 방해나 제약이 없이 쓸모없는 지식 추구하기.

그런 기치 하에, 학자들에게 어떤 부담도 주지 않고, 자율적 연구를 보장한다. 소속 학자들은 어떤 성과물을 낼 의무가 없이 오직 호기심과 상상력에 근거한 연구를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호기심상상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기심, 그것은 유용한 무엇으로 귀결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마도 현대적 사고방식이 지닌 가장 뛰어난 특성일 것이다.”(33, 65)라고 플렉스너는 말한다.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 지식은 우리가 지금 알고 이해하는 모든 것에 한정되어 있지만 상상력은 온 세상을 포용하며 그 모든 것은 우리가 앞으로 알고 이해하는 무언가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상상력의 힘을 강조한다.(36)  

 

그런 결과 이런 에피소드가 있게 된다.

    

그런 연구소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에피소드가 전해져 온다. 

 

하버드대학의 어떤 교수가 프린스턴 연구소에 올 수 있는 지원금을 받았다.

그 교수는 플렉스너에게 물었다.

제가 해야 할 임무는 무엇인가요?”

당신은 의무가 없습니다. 단지 기회가 있을뿐이지요.”(91)

 

그렇게 프린스턴 연구소에서 지내고 나면 이런 결과가 생긴다.

여기서 1년을 보내고 나니 마치 창의 블라인드가 올라간 기분입니다. 방은 밝아졌고 창문은 열려있죠. 곧장 쓸 수 있는 논문 2편이 머릿속에 있습니다.”(92)

 

플렉스너가 주목한 쓸모없음에 주목한 사람들

 

패러데이 :

그는 직업 경력 어느 시점에서도 효용과 실용성에는 관심이 없었다. (68)

그러나 그는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화학적 난제, 물리적 난제를 풀어내었다.

 

파울 에를리히 :

자신의 의학 학위를 실용적으로 활용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77)

그러나, 후에 전 세계 수많은 병원들이 에를리히의 기술을 활용해 혈액을 검사했다.

 

그래서 <제한 없이 연구되는 학문은 정신을 고양시키고 일상 너머로 우리의 관점을 드높이며 익숙한 것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한다. 그것은 말 그대로 우리의 세계를 변화시킨다.> (53)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실용성, 유용성만 바라보고 거기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쓸모없는 지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장자인간세(人間世)에 이런 구절이 등장한다.

<사람들이 모두 쓸모 있는 것의 용도는 알면서도,

쓸모 없는 것의 용도는 알지 못하네.>

 

유용(有用)과 무용(無用)!

이 책에서 말하는 쓸모없는 지식의 경우와는 결이 약간 다르지만, ‘무용의 유용이란 점에서는 두 경우 동일하다.

 

장자가 말한 것처럼, 무용하게 여겨진 것은 유용하다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쓸모없는 지식은 예상보다는 훨씬 빨리 예기치 못한 유용성이 발견되는 것으로 결말이 난다. 그것들이 결국 이 세상을 지금까지 바꿔 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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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양장) - 공감을 이끄는 성공학 바이블, 책 읽어드립니다
데일 카네기 지음, 강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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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이 책은?

 

이 책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공감을 이끄는 성공학 바이블>이란 부제가 붙어있다.

 

저자는 책 제목이 나와 있는 것처럼, 데일 카네기.

그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에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그런 과정에서 그는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해나가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그러니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으로, 무척이나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원제는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이다.

 

이 책은 자조(自助) 관련 서적(self-help book)으로, 1936년에 발간된 책이다. 그렇게 오래된 책이 지금도 새롭게 판을 달리해 출판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이 가진 영향력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사람들이 이 책을 찾아보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예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지금 다시 읽으니 그간 스쳐갔던 수많은 인간관계의 모습들이 저절로 떠오르고, 해서 반성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는 것, 고백한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살아가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과 어떻게 하면 잘 지내는가에 초점이 있다. 만나는 사람을 잘 이해하고, 나를 이해시키며 그래서 관계를 원활하게 돌아가게 만드는 방법이, 중점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책의 목차는 그러한 점이 어떤 것이 있는지 잘 간추려 놓았다.

다음과 같은 것이다 목차를 통해 살펴보자.

 

Part 1. 사람을 움직이는 3가지

Part 2. 호감을 얻기 위한 6가지 비결

Part 3. 좋은 관계를 만드는 대화법

Part 4. 상대를 이해시키는 특별한 방법

Part 5. 상대를 설득하는 9가지 비법

Part 6. 누구든지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비법

 

누구나 이런 것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많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잘 움직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 등등.

 

그러한 필요성이 있기에 사람들은 이 책을 읽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독자들의 요구를 이 책은 만족시켜 주고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은 '그렇다'이다. 이 책을 읽으면 인간관계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힌다.

 

먼저 그는 황금률을 강조한다. 황금률이 인간관계의 기본이라는 게 무엇보다도 큰 가르침이다.

<그러므로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법칙은, ‘상대방이 나에게 해주기를 원하는 것처럼 나도 상대방에게 베풀라는 것이다.>(139)

 

그러한 황금률에 기초하여,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 파생된다.

 

<성공에 비결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과 상대방의 입장을 동시에 비교하며 사물을 대하는 능력일 것이다.> - 헨리 포드 (59)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볼 수 있고, 상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장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67)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준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표할 수 있는 최고의 경의이다.> (117)

 

내가 대접받고 싶은 것처럼 남을 대접하면 되는데, 그것은 이처럼 여러 방면에서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런 것을 위시로 하여, 그의 가르침은 귀에 잘 들어온다.

필요한 가르침을 콕 짚어주는 느낌이다. 그건 왜 그런 것일까? 그건 이 책이 잘 읽힌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잘 읽히니, 그 안에 들어있는 가르침이 잘 새겨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왜 그의 글은 잘 읽히는 것일까?

왜 그의 글이 오랫동안 남는 것일까?

 

그는 단순하게 슬로건을 제시하는 식의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먼저 요점을 간략한 말로 정리해서 제시한 다음에, 그에 알맞은 케이스를 제시하여, 그 요점되는 가르침이 실제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해서 수많은 사례들이 제시된다. 마치 예화집처럼 이 책안에 수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스토리텔링을 성공적으로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원수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달콤한 말을 하는 친구는 두려운 존재이다. (49)

 

상대방을 가르치지 마라. 상대방이 모르는 것이라면 아는 것을 내색하지 마라, 상대방보자 현명해지도록 노력하라. 그러나 자기의 현명함을 상대방이 눈치채게 해서는 안 된다. - 체스터필드 경 (168)  

 

다시, 이 책은? - 구체적인 이 책 활용법

 

스토리텔링이 없어도, 예화로 제시된 사례들은 나중에야 구체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을 테니까, 이 책을 요점 정리 식으로 기억하고 있어도, 우리가 살면서 부딪히는 구체적 인간관계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런 식으로 기억해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면?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듣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상대방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을 질문해야 한다.

상대방이 자신을 자랑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129)

 

이중 두 번째로 제시된 - 상대방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을 질문해야 한다.-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랄까, 내 생각의 태도를 새롭게 만들어준 뭔가 하나에 해당이 되는 말이다.

 

이 책, 오래 되었어도 새로운 느낌으로 읽을 수 있으니, 고전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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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 영화부터 스포츠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세계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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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이 책은?

 

이 책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영화부터 스포츠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세계>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세상은 흘러간다. 흘러가기도 하지만, 세상은 흘러가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흐름의 세계를 유체역학으로 살펴보는, 과학책이자 인문학적 책이다.

 

저자는 송현수, <대학원에서 미세 유체역학(microfluidics)을 전공하였다. 그리고 이 책의 출발점이 된, 물방울의 증발 현상에 대한 연구로 2012년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상의 복잡하고 다양한 현상을 과학 또는 수학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서로 연관 없어 보이는 사건들 사이의 숨은 연결고리를 찾는 일을 즐긴다. >

 

이 책의 내용은?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이상한 일을 겪는다. 가끔씩 이유를 모르게 막히는 경우가 있다. 무슨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가다 오다를 반복하며 도로에 시간을 쏟아붓는 일,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왜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이 책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그걸 유령체증(phantom jams)'이라 부른다 한다.

차량 밀도가 높아 서로 근접해 있을 때 차량 사이의 상호 작용에 의해 교통체증이 발생한다. 우연한 이유로 앞선 차량 한 대가 순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으면 뒤의 운전자들도 마찬가지로 제동을 걸게 되는데, 이것이 파동처럼 뒤로 계속 전달되어 결국 정체를 유발한다. 이처럼 교통사고와 같은 특별한 사건이 없는데도 도로가 막히는 현상을 유령체증이라 한다. (44)

 

이것을 필두로 하여, 그간 무언가 의아해서, 미심쩍어서 마음에 담아 두었던 사건들이 줄줄이 풀려가는 느낌을 받는다. , 그랬구나, 그래서 그런 일이 생겼구나, 하고 무릎을 친다.

 

해서, ‘! 그렇구나!’

 

히드라 역설 (hydra paradox)

히드라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머리가 9개 달린 괴물이다 농작물에 커다란 피해를 주는 히드라를 퇴치하기 위해 머리를 하나 자르자 그 목에서 2개의 머리가 자라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처럼 자연 상태에서 특정 생명체의 사망률이 높아지면 오히려 개체수가 늘어나고, 반대로 사망률을 낮추면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이론이 히드라 역설이다. 이는 사회학적으로도 의미를 가지는데 특정 불법 웹사이트를 차단할 경우 그와 유사한 웹사이트가 여러 개 생겨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 이용된다. (47)

 

베두인 족은 왜 검은색 옷을 입을까?

아랍인들을 보면서 신기하게 여긴 것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흰색, 어떤 사람은 검은색 옷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검은색이라 하면 햇빛을 흡수해서 더울 것 같은데, 왜 검을 색 옷을 입을까?

저자는 그런 의문에 이렇게 답한다.

검은 옷을 입으면 옷 안의 온도는 더 높아지지만 뜨거운 공기가 위로 상승하면서 외부의 공기를 순환시킨다. 이 때 땀이 기화되며 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오히려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158)

 

초고층 빌딩이 많은 도시에 어떤 문제가?

우리나라에 새로 고층 빌딩이 들어서면서 문제가 되는 게 있는데, 그게 바람이라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왜 그럴까?

바람이 건물을 만나면 양쪽으로 갈라지며 소용돌이가 발생하는데, 심할 경우 이로 인해 건물이 흔들린다. 이때 바람과 빌딩의 진동수가 일치하면 박자를 맞추어 그네를 밀듯이 점차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빌딩의 최상단에 변칙적인 구조물을 설치하여 바람을 교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167)

 

다시, 이 책은?

 

유체란 흐를 수 있는 모든 액체와 기체를 합쳐 말한다. 이런 유체의 특성과 움직임을 연구하는 학문을 유체역학이라 한다.

그 무엇을 생각해도, 세상에서 흘러가는 것은 모두 이 책에 들어있다.

저자는 흘러가는 것을 어디에서 찾아보고 있는가? 목차를 통해 살펴보자.

 

1. 영화 속 흐름

2. 교통 속 흐름

3. 의학 속 흐름

4. 미술 속 흐름

5. 경제 속 흐름

6. 건축 속 흐름

7. 스포츠 속 흐름

8. 전쟁 속 흐름

9. 요리 속 흐름

 

혈액의 흐름도, 바람이 부는 것도야구 투수가 던지는 마구, 변화구 또는 속구 등도 유체역학 원리를 이용하여 설명할 수 있고, 심지어 요리를 할 때 조리과정에서도 역시 유체역학적 원리를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저자 소개 중 <서로 연관 없어 보이는 사건들 사이의 숨은 연결고리를 찾는 일을 즐긴다.>라는 말이 딱 맞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래서 의외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연결들이 죽 이어진다. 해서 재미있다. 세상은 그렇게 연결이 되는구나, 하기야 그것도 흘러가는 그 무언가가 서로 맞아서 그런 거겠지,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더하여, 새롭게 배운다.

 

조소는 재료와 만드는 방식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한다.

조각은 단단한 고체 덩어리를 깎아 만드는 것이고, 소조는 찰흙이나 지점토 등으로 빚어 만드는 것을 말한다. (116)

 

거미가 자기 거미줄에 걸리지 않는 이유?

거미는 자신이 만든 거미줄에 스스로 갇히지 않기 위해 끈끈한 실이 아닌 마른 실을 적절히 뿜어내고 그 위를 오가며 줄을 설치한다.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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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강변
임미옥 지음 / 봄봄스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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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강변

 

이 책은?

 

이 책 꿈꾸는 강변은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임미옥. 수필가로, 대한기독문인회, 한국문인협회, 충북수필문학회에서 활동중이고 청솔문학작가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음악처럼, 수필과 그림으로 보는 충북명소가 있고, 이 책이 저자의 세 번째 저서다.

 

이 책의 내용은?

 

수필을 읽다보면 구차해 보이는 글을 만나기도 한다.

수필, 쓰면서 자꾸만 설명을 덧붙이는 것이다. 자꾸만 자기를 보여주려고 애를 쓰는 글을 읽다보면 구차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 정도만 얘기해도 충분히 앞뒤를 알아들을 텐데, 자꾸만 글을 늘여 설명하고, 덧대고 하니 구차해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칠 때를 안다. 해서 딱 알맞게 그친다. 더해도, 더 말해도 될 법 한데, 아쉬운 마음이 들도록, 그러한 마음이 들 때 그친다. 이러한 점이 이 책을 읽게 만든다. 책을 놓고 싶지 않게 만든다.

 

거기에 저자의 눈, 사물을 보는 눈이 무척 깊다. 더해서 입심도 있다. 가락을 얹어 말하는 솜씨 또한 보통이 아니다. 이런 글 읽어보시라.

 

움직임 속에서 고요함, 고요함 속에서 움직임을 느껴보시라. 세상은 온통 동()과 정()이다. 참새가 시끄럽게 재잘거리면 제비는 조용히 날아오르고, 배가 통통거리면서 지나가면 물살은 가만히 번진다. 천둥번개가 요란하면 머잖아 햇살이 부드럽게 퍼지고, 격정의 시간이 지나면 평화가 찾아온다. 벌판을 뛰는 노루가 있는가 하면 그 아래로 소리 없이 피어나는 들꽃도 있고, 열정을 다하여 노래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조용히 경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동()과 정()은 함께 있다. (53)

 

이글을 한번 가만히 소리 내어 읽어보시라.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입에 가락이 붙어 흘러나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위의 글을 다음과 같이 재배치해 놓으면, 읽지 않고 보기만 해도 머릿속에 가락이 퍼져 나오는 것 같지 않은가?

 

움직임 속에서 고요함, 고요함 속에서 움직임을 느껴보시라.

세상은 온통 동()과 정()이다.

참새가 시끄럽게 재잘거리면 제비는 조용히 날아오르고,

배가 통통거리면서 지나가면 물살은 가만히 번진다.

천둥번개가 요란하면 머잖아 햇살이 부드럽게 퍼지고,

격정의 시간이 지나면 평화가 찾아온다.

벌판을 뛰는 노루가 있는가 하면 그 아래로 소리 없이 피어나는 들꽃도 있고,

열정을 다하여 노래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조용히 경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동()과 정()은 함께 있다.

 

저자는 이야기꾼이다. 이야기꾼이라는 건, 다시 말하면 아는 것이 많다는 말이다. 아는 게 많아야 할 말이 생기는 법이다. 저자는 초반부터 그리스 신화를 여기저기에서 운을 떼더니, 오디세우스에 대하여 이런 이야기도 해준다. 들어보자.

 

그리스 신화 한 도막도 생각난다. 오디세우스 일행은 미지의 땅을 찾아 트로이아를 출범했는데 해상에서 강한 폭풍을 만나 여러 날 표류하다가 ()을 먹는 사람들이란 나라에 도착한다. 그 섬 주민들은 오디세우스 일행을 따뜻하게 영접하고는, 자신들이 먹고 있던 연실(蓮實)을 먹어보라고 권했다. 이 연실은, 먹는 순간부터 고향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언제까지 그 나라에 살고 싶게 만드는 힘을 지닌 불가사의한 약초다. 오디세우스 일행은 그 연실을 먹고, 세상없어도 그 나라에 눌러 앉아 살겠다고 고집을 피운다는 마치 동화 같은 이야기다.(83)

 

해서 오디세우스를 배경으로 쓴 영국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의 시를 소개한다.

처음 듣는 이야기니, 귀가 솔깃해진다.

 

()을 먹는 사람들

 

얼마나 달콤하랴. 눈을 반쯤 감고 떨어지는 물소리를 듣는다.

살포시 찾아드는 비몽사몽!

산상의 몰약수, 덤불에 비치는 석양의 호박 빛 같은 꿈 또 꿈

날마다 연실을 먹으며 바라보는 모래톱을 넘는 물결

 

저자가 소개한 연실을 먹는 나라는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9권에 등장하는 곳으로 로토스를 먹고 사는 전설상의 나라다. (오딧세이아, 천병희 역, 217)

 

이 책 곳곳에 정이 가는 대목이 등장하는데, 예컨대 이런 글이다.

 

홍학들이 무리지어 바닷가를 가득히 메우는 곳, 방드르디가 있을 것 같은 태평양 끝까지 가보고 싶다. 대서양이나 인도양을 지나서 가고 가다가 어느 이름 모를 섬을 만날 때 소설 속에서처럼 스페란차'란 이름을 붙여주는 거다, 그것이 너무 추상적이라면 환상의 공간이 아닌 실재하는 곳, 아프리카 나미비아 사막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115)

 

위 글에서 반가운 단어가 둘 보인다. 방드르디’와 '스페란차'.

방드르디란 사람 이름이다.

프랑스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가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를 통하여 새롭게 눈뜨게 된 인류학적 성과를 활용하여 디포의 로빈손 크루소를 자기 식으로 쓴 게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란 소설이고, ‘방드르디는 그 주인공이다.

소설 속 주인공인 로빈손이 스페란차'라 이름 붙인 섬에서 만나 구해준 사람이다.

그 소설을 읽은 후, 이제껏 그 어느 글에서도방드르디란 이름을, ‘스페란차'란 지명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 누구도 그 이름을 들먹이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니 이 책에서, 그 이름을 들었을 때 그 반가움, 방드르디를 아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반가움, 그래서 이 글에 정이 더 간다.

 

다시, 이 책은?

 

수필이란? 수필집을 여러 권 읽었다.

수필이라니, 꽃과 나무, 풍경만 줄창 읊어대는 글들이 많다. 주구장창 자신의 감상을 경치에 얹어 옮겨야 수필인 줄 아는 글들이 많다. 그러나 꽃노래도 어디 한 두 번이지, 수필집엔 다양한 주제로 변주가 일어나야 한다. 풍경화도, 정물화도, 인물화도 한두 점은 있어야만 읽는 이가 지루해 하지 않는다.

 

이 수필집이 그렇다. 이 책에는 다 있다. 그러니 이 책, 읽을게 많다는 점,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읽고 또 얻을 게 많으니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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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주인
로버트 휴 벤슨 지음, 유혜인 옮김 / 메이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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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주인

 

이 책은?

 

이 책 세상의 주인은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저자는 로버트 휴 벤슨, 가톨릭 신부다.

저자의 경력을 보니, 소개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본래 그는 영국 성공회 사제였는데, 가톨릭으로 개종하여 신부가 되었다.

<성공회 사제이자 캔터베리 대주교의 아들인 벤슨이 가톨릭교 사제 서품을 받은 일은 당시 유럽 종교계를 뒤흔든 사건이었다.>(436)

큰 신부님(몬시뇰) 칭호를 받은 가톨릭 사제이면서 당시 영국 사회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다는 점, 또한 기록해 둔다.

 

이 작품의 의의

 

이 작품은 1907년에 발표되었는데, 지금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가 무얼까?

그건 책의 내용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했다는 점이다. 교황은 세계화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며 이 책을 언급했다.

교황은 세계화의 위험성을 사상의 식민화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강대국의 지배적인 문화가 저개발국에 물질적 세속적 세계관을 퍼트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교황은 그러한 현상을 경계하며,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9)

 

등장 인물들

 

줄리안 펠센버그 : 미국 버몬트 주 상원의원, 유럽 연합의 대통령이 된다.

퍼시 프랭클린 신부 : 추기경이 되어 그리스도십자가회를 이끌며 펠센버그에 대항한다. 로마가 폐허가 된 후, 그는 교황으로 추대된다. (334)

프랜시스 신부 : 퍼시의 동료, 후에 배교하여 유럽 연합의 수석 의례관이 된다.

올리버 브랜드 : 영국 의회 의원

메이블 브랜드 : 올리버의 부인

필립스 : 올리버 브랜드의 보좌관

 

이 책의 내용은?

 

사상의 획일화가 얼마나 위험한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이 소설의 내용을 개략적으로 그려놓고 있다.

 

런던, 영국의 국교회는 사라지고 없다.

국교회의 몰락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템플턴과 퍼시 프랭클린 신부 사이에 이런 대화가 진행이 된다.

국교회 몰락이 종교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그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여러 사건의 결말이었어요. 국교회가 사라져서 바뀐 것은 없습니다.”(20)

 

여러 사건이 일어난 결과 영국의 국교회가 사라져버렸는데, 안타깝게도 국교회가 사라진 것이 사회 전체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것이다교회의 권위가 없어져서, 아무런 영향력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 교회 대신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유럽연합이다. 유럽 연합을 이끌고 있는 줄리언 펠센버그는 교회(가톨릭)에 대항하여, ‘세상의 주인자리에 오른다. 전세계를 새로운 가치로 통합하여 적그리스도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이러한 때, 그에 대항하는 힘은 오로지 가톨릭밖에 없다.

영국 국교회는 이미 사라져버리고, 그에 대항하는 세력은 이제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이 소설은 그래서 디스토피아가 된 사회를 그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 그려진다.

 

저희가 전에 말하던 신앙은 없습니다.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것은 눈에 보이는 사실이지요. (247)

 

수도회 소속 신자 40명이 산채 불타 죽었다.(260)

세상 사람들은 다수의 폭력을 비난하면서도 저들이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261)

 

학살의 흔적이 남지 않은 거리는 거의 없었다.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은 쑥대밭이 되었다.(304)

 

로마가 함락되었고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거리가 피로 물들었으며 불길과 연기가 하늘로 피어올랐다고 했다. 인간이 잠시 짐승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317)

 

다시, 이 책은?

 

<영원한 로마는 폐허가 되었다. 어떤 남자가 동방과 서방에서 신의 왕좌에 올라 찬양을 받았다. 세계는 크게 진보했다. 사회 과학은 절정에 이르고 인간은 무모순성을 배웠다. 그리스도교에서 배우던 사회적 교훈을 다른 곳에서 배운다. 교회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333)

 

그렇게 이제 적그리스도가 신의 자리에 앉았다.

교회가 힘을 잃고 사라진 세계, 과연 세상의 주인은 누구일까? 과연 이 세상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일까?  

유토피아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끔찍한 디스토피아가 도래하는 것일까?

 

교황이 이 책을 추천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신이 사라진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신 대신에 물질주의, 인본주의 등 이런 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구체적으로 모습을 지닌 형태로 나타난다면, 과연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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