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지식의 쓸모 - 세상을 바꾼 과학자들의 순수학문 예찬
에이브러햄 플렉스너.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지음, 김아림 옮김 / 책세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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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지식의 쓸모

 

이 책은?

 

이 책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세상을 바꾼 과학자들의 순수학문 예찬> 라는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말해주고 있다.

 

저자는 에이브러햄 플렉스너,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두 명인데, 이 책의 제목이 되는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는 에이브러햄 플렉스너가 쓴 글이고, 이걸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가 소개하고 있다.

 

해서 둘의 관계가 흥미로운데, 에이브러햄 플렉스너는 프린스턴 고등 연구소의 초대 소장이었고,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는 현 소장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두 개의 글이 실려있다.

<내일의 세계>는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는 에이브러햄 플렉스너가 각각 썼는데

글이 짧은데다가 어렵지 않은 글이라 쉽게 읽힌다.

 

하지만 울림이 있는 글이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글임에 틀림없다.

 

프린스턴 고등 연구소

 

우선 에이브러햄 플렉스너가 주축이 되어 설립한 프린스턴 고등 연구소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는 플렉스너가 1930년에 설립한 민간 연구소로 그 운영이 특이하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의 기치는 방해나 제약이 없이 쓸모없는 지식 추구하기.

그런 기치 하에, 학자들에게 어떤 부담도 주지 않고, 자율적 연구를 보장한다. 소속 학자들은 어떤 성과물을 낼 의무가 없이 오직 호기심과 상상력에 근거한 연구를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호기심상상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기심, 그것은 유용한 무엇으로 귀결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마도 현대적 사고방식이 지닌 가장 뛰어난 특성일 것이다.”(33, 65)라고 플렉스너는 말한다.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 지식은 우리가 지금 알고 이해하는 모든 것에 한정되어 있지만 상상력은 온 세상을 포용하며 그 모든 것은 우리가 앞으로 알고 이해하는 무언가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상상력의 힘을 강조한다.(36)  

 

그런 결과 이런 에피소드가 있게 된다.

    

그런 연구소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에피소드가 전해져 온다. 

 

하버드대학의 어떤 교수가 프린스턴 연구소에 올 수 있는 지원금을 받았다.

그 교수는 플렉스너에게 물었다.

제가 해야 할 임무는 무엇인가요?”

당신은 의무가 없습니다. 단지 기회가 있을뿐이지요.”(91)

 

그렇게 프린스턴 연구소에서 지내고 나면 이런 결과가 생긴다.

여기서 1년을 보내고 나니 마치 창의 블라인드가 올라간 기분입니다. 방은 밝아졌고 창문은 열려있죠. 곧장 쓸 수 있는 논문 2편이 머릿속에 있습니다.”(92)

 

플렉스너가 주목한 쓸모없음에 주목한 사람들

 

패러데이 :

그는 직업 경력 어느 시점에서도 효용과 실용성에는 관심이 없었다. (68)

그러나 그는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화학적 난제, 물리적 난제를 풀어내었다.

 

파울 에를리히 :

자신의 의학 학위를 실용적으로 활용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77)

그러나, 후에 전 세계 수많은 병원들이 에를리히의 기술을 활용해 혈액을 검사했다.

 

그래서 <제한 없이 연구되는 학문은 정신을 고양시키고 일상 너머로 우리의 관점을 드높이며 익숙한 것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한다. 그것은 말 그대로 우리의 세계를 변화시킨다.> (53)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실용성, 유용성만 바라보고 거기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쓸모없는 지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장자인간세(人間世)에 이런 구절이 등장한다.

<사람들이 모두 쓸모 있는 것의 용도는 알면서도,

쓸모 없는 것의 용도는 알지 못하네.>

 

유용(有用)과 무용(無用)!

이 책에서 말하는 쓸모없는 지식의 경우와는 결이 약간 다르지만, ‘무용의 유용이란 점에서는 두 경우 동일하다.

 

장자가 말한 것처럼, 무용하게 여겨진 것은 유용하다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쓸모없는 지식은 예상보다는 훨씬 빨리 예기치 못한 유용성이 발견되는 것으로 결말이 난다. 그것들이 결국 이 세상을 지금까지 바꿔 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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