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생각식당 - 생각으로 돈을 버는 기획자의 발상법
김우정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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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기획자의 생각식당

 

이 책은?

 

이 책 기획자의 생각식당은 생각으로 돈을 버는 기획자의 발상법>을 가르치고 있다.

 

저자는 김우정, <기획하는 사람군 제대 후 학생회장을 맡으며 마케팅과 기획이 적성에 맞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경영학으로 방향을 틀었다이후 대학로 등에서 공연과 문화 기획을 하다가문화마케팅으로 첫 사업의 발을 떼었다언젠가부터 대행업이 기획의 본질이 될 수 없음을 깨닫고 예술을 활용한 팀빌딩 프로그램 팀버튼을 개발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14년간 약 30만 명의 직장인들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현재는 글로벌 PR Firm ‘벡터그룹의 한국지사 부대표로 본업인 마케팅 기획을 하는 한편평생의 꿈인 스토리 만드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생각에 값을 매길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을 줄여 한 문장으로 하라면이 문장이다.

 

저자가 고민하며 내린 결론이다.

 

생각값을 받을 수 있을까기획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했을 법한 고민이다나도 그랬다. 20년 넘는 시간 동안 생각의 값어치를 제대로 받았는지가 궁금해졌다.(6)

 

저자의 생각에 적극 찬성한다.

생각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해서값어치를 따질 수 없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모든 물리적인 성과물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있다바로 생각이다.

따지고 보면 이 세상의 모든 일이 생각에서 잉태되고싹이 나서 자라는 것이고 결국 열매릏 맺게 하는 것은 생각인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생각에 값을 매기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생각식당을 열게 된다.

<2018년 6그렇게 생각식당의 문을 열었다아이디어는 간단했다사람들은 생각을 주면 보통 돈보다는 밥을 사준다그렇다면 내가 밥을 주면 어떨까대신 밥값에 생각값을 얹어서 받자그래서 생각을 파는 식당생각식당이 탄생했다.> (6)

 

그런 생각식당에 이루어진 것들이 많다.

이 책은 그런 생각식당에서 제목은 가져왔지만그 생각식당에 온 손님들 이야기는 아니다.

저자가 10년간 통찰력을 공부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들그것을 위해서 훈련한 것들그것들의 기록이다.

 

해서 이 책에는 생각이 들어있다.

 

맨먼저 저자가 생각이란 타이틀 하에 내 놓은 것은 삼국지,

 

우리가 삼국지라고 알고그런 제목의 책을 읽고 있는데실상 우리가 읽고 있는 삼국지는 삼국지가 아니다.

 

원래 삼국지는 1,700여 년 전 진나라의 진수가 편집한 중국 삼국시대의 역사였다그것도 정사(正史)였다그래서 정사인 삼국지의 주인공은 당연히 유비관우제갈량이 아니라 진나라의 사마염이다. (13쪽)

 

그런데 정사 삼국지가 출간된 후 1,100년이 지난 후에 나관중이라는 작가가 기존의 모든 것을 바꿔버리게 된다그의 전혀 다른 생각이 삼국시대의 이야기를 바꾸게 되고결국은 사람들의 역사 인식까지 바꿔버린 것이다그게 삼국지연의

 

그러니까우리는 지금 제목은 '삼국지'이지만 정사 삼국지를 읽고 있는 게 아니라 삼국지』 라는 제목의 삼국지 연의를 읽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바는우리가 어떤 '삼국지'를 읽고 있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나관중이라는 작가가 나타나 생각을 바꿔버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생각의 전환발상의 전환을 말하는 것이다.

 

해서 이 책은 생각이라는 것이 얼마나 값어치가 있는가하는 것은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광고 전략은 어떻게 달랐나? (29)

공통 속성과 차별 속성 (47)

세트 메뉴가 생긴 이유 (52)

주전자 뚜껑에 구멍이 생긴 이유 (55)

구골이 구글이 된 이유 (66)

소설 영웅문에 얽힌 사연(99)

반지의 제왕에서 찾아보는 작은 거인의 경쟁력 (117)

등 등.

 

저자는 이 책에 발상의 전환곧 생각이 얼마나 큰 일을 해냈는지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그 중 몇 가지 사례 소개한다.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광고전략 (29)

 

세계적인 스포츠 기업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광고 전략에 얽힌 이야기다.

아디다스는 1924년 독일에서 설립됐고나이키는 1964년 미국에서 설립됐다.

두 회사는 60년 넘게 세계 스포츠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전통의 라이벌이다.

20세기 초반까지 세계 스포츠 시장의 맹주는 아디다스였다그런데 미국에서 설립된 나이키가 무섭게 성장하여 아디다스를 추격하게 된다북미와 남미그리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시장을 석권하게 된다그래도 유럽 시장은 여전히 아디다스의 몫이었다.

 

1994년 독일에서 세계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독일은 이때도 아디다스의 안방이었다.

그러나 나이키는 대회 공식 스폰서 타이틀을 획득하고 선수 2만 명중 100위 안에 드는 선수들을 모두 후원하기로 계약을 한다.

아디다스 입장에서는 안방을 나이키에 내줄 판이었다.

 

이때아디다스에게 새로운 발상이 시작된다.

사장에게 30대 초반의 마케팅 매니저가 찾아왔다.

와서 말하기를, “나이키는 마라톤의 본질을 잘 못 알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머리를 갸웃거리던 사장은 물었다마라톤의 본질이 무엇이냐고.

 

사장님마라톤이 어떻게 해서 태어난 스포츠입니까? 2,500년전 페르시아 군에 맞서 싸운 그리스 연합군의 승전 소식을 전하기 위하여 한 병사가 마라톤 평원을 달려 승전보를 전하고 죽은 것을 기리기 위하여 만들어진 게 마라톤 아닙니까?‘

 

사장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게 왜 중요하냐고 다시 물었다.

 

그때 그 병사가 혼자 뛰었습니까함께 뛰었습니까마라톤은 타인과의 승부가 아니라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이야기는 계속된다결국 아디다스는 그 많은 선수 중에서 한 명을 골라낸다.

출전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당시 50대였고기록은 4시간 후반대였다.

이 사람을 모델로 쓰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모델로 하여 광고를 한다그러나 그런 무명의 선수에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그리고 시합이 끝난 후에, 5시간을 겨우 넘기며 들어온 그 선수 사진이 다시 광고에 실린다이런 문구와 함께.

 

마라톤은 타인과의 싸움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입니디.

저 옛날 홀로 마라톤 평원을 달려 승전보를 전한 페이디피데스의 죽음처럼 우리는 자신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이분을 응원합니다.

그것이 바로 스포츠의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스포츠는 살아있다아디다스.“

 

이 광고의 효과는 두말할 필요 없다그 광고 이후 아디다스는 지금까지 나이키로부터 유럽 시장을 방어하고 있다.

 

구골이 구글이 된 이유 (66)

 

구글(Google)의 원래 이름은 구골(Googol)이었다. 10의 100 제곱을 의미하는 말이다.

 

1998년 구골은 투자자가 절실하게 필요했다어느 날 창업자 두 사람은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대표인 앤디 벡톨샤임을 만나 투자를 요청한다.

그는 그들의 설명을 듣고 이렇게 말한다.

마음에 듭니다좋습니다구체적인 것을 논의하기보다 그냥 수표를 드리면 어떨까요?“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수표를 써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수표에 회사 이름을 구글(Google Inc)이라고 표시한 것이다.

오타임이 분명했지만그 수표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고민하던 두 사람에게 전혀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수표를 다시 받을지 돈을 받지 말지가 아니라 회사 이름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회사 이름이 구글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불가능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Impossible is nothing.) - 아디다스 (31)

 

고래를 만나는 건 운이지만잡는 건 실력이다. - 인도네시아 격언 (42)

 

경영자는 심리학철학경제학역사학물리학은 물론 윤리학에 이르기까지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에 대한 지식과 통찰력을 갖추어야 한다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 피터 드러커 (134)

 

인생의 후반부는 인생의 전반부 동안 얻은 습관들로 이루어진다. - 도스토예프스키 (146)

 

단순하고 작은 생각이 모든 것을 바꾼다. - 영화 <인셉션중에서 (147)

 

다시이 책은? - 발상법을 훈련하는 방법하나

 

발상은 새로운 생각이다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발상법이 있다발상법은 변화를 시도하는 훈련이다발상은 훈련으로 완성된다처음부터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몇 가지 발상법을 습관화하면 좋은 발상을 만들 확률이 높아진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이 있다사슬 발상법이다.

 

사슬 발상법은 빠르게 유일한 개념을 만들 때 유용하다길게 연결된 사슬(chain)을 떠올려보자고민이 되는 단어를 사슬의 첫 고리에 놓는다. (152)

 

첫고리를 보고그저 떠오른 단어를 그다음 사슬에 집어 넣는다.

그다음에 또 다른 연상되는 단어,,,,,,를 적고이런 식으로 길게 연결을 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도출된 단어그게 생각의 결론이다.

물론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다시 해보는 것이다.

 

그런 때 생각하는 것은 돈이 들지 않는 것이니까다시 해보는 것은 경제적이기까지 하다.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해서 드는 비용에 비한다면야.....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생각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생각이 얼마나 큰 일을 해내는지그래서 생각을 해내지 못해서 입게 되는 손해와 생각을 해내서 얻게 되는 이익까지 합하면정말 생각은 값진 것이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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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길들이기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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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길들이기

 

이 책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셰익스피어의 희극 중 하나이다.

 

이 책의 내용은?

 

서막과 본극

 

이 작품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과는 다른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서극이 있다는 점이다.

서극은 본극과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본극의 성격을 규정하는 내용으로 진행이 된다.

그래서 이 작품은 서극의 의미를 잘 파악하고 읽어야 한다.

 

서극 땜장이 슬라이의 이야기

술집 앞에서 쫓겨난 슬라이가 술에 취해 잠이 든다이때 그 곁을 지나던 영주가 재미난 장난을 친다슬라이를 데려다가 새 옷을 입히고그를 대감이라 부르게 하고 하인들이 시중을 들게 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을 미심쩍어하는 그에게 우울증을 치료한다면서그 앞에서 연극을 상연하게 한다.

 

극단의 배우들이 나리께서 쾌차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유쾌한 희극을 한판 벌이러 왔습니다. (33)

 

그러니 본극은 완전히 슬라이를 위한 극으로 내용이 남성을 위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요즘 말로 하면 반페미니즘적인 내용인 것이다.

 

본극의 줄거리는 이렇다.

이탈리아 파도바에 사는 밥티스타는 슬하에 큰딸 카타리나와 작은딸 비앙카를 두고 있다당시 관습으로는 언니가 시집을 가야 동생도 시집을 갈 수 있다그런데 언니와 결혼하려는 남자는 없다말괄량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동생 비앙카의 경우는 성격이 유순하고 예쁘니 결혼하겠다는 남자들이 줄을 선다사람들은 케이트에게 빨리 신랑감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래야 동생 차례가 오기 때문이다.

두 딸을 위한 구혼자호텐쇼와 페트루키오가 마을로 들어와 한바탕 구혼작전이 시작되는데.......

 

카타리나그녀는 정말 말괄량이인가

셰익스피어는 복선을 깔아놓는다이것을 제대로 파악해야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1. 페트루치오의 행동을 어릿광대처럼 묘사.

2. 비앙카의 놀라운 변신에 주목해야

3. 서극에 깔린 복선을 놓치면 안 된다.

 

페트루치오의 행동

 

 * 결혼식에서의 행동

결혼 후 카타리나를 길들이려는 행동들.

파도바로 돌아오는 길에서의 행동

늦게 나타나고복장 불량

밥도옷도잠도

해를 달이라달을 해라고 우기는 것들.

 

비앙카의 놀라운 변신

조신하게 보이던 비앙카가 실상은 오히려 더 말괄량이였으며 결혼 후 그 본색을 드러내어 말괄량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극>의 의미

본극은 외상값 때문에 술집 여주인에게 두들겨 맞는 가련한 남성 슬라이를 즐겁게 해주기 위한 일종의 환상.그가 현실로 돌아오면 다시 여자에게 맞는 땜장이 슬라이로돌아간다그에게 현실은 <말괄량이 길들이기>와는 반대인 셈.

 

셰익스피어왜 오해받나?

 

대부분의 비평자들이 <서극>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본극에만 치중한다또한 셰익스피어를 대중에게 전파하는 역할하는 영화에서 대부분의 영화가 <서극>을 아예 빼버린다그래서 셰익스피어의 여성관이 오해를 받는다페미니즘의 시각에서 이 작품이 비난을 받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 정통했던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이 작품에서도 그리스 신화를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극의 품격을 높이고관객에게 친근하게 접근한다다음은 이 작품중 그리스 신화를 활용하는 부분이다.

 

들어보세요음악의 신 아폴론이 연주하는 곡입니다. (25)

 

그림을 보시겠습니까?

흐르는 시냇가에 서 있는 미소년 아도니스

풀숲에 숨어 그를 훔쳐보는

아프로디테 여신의 모습이 담긴

그림을 곧바로 대령하겠습니다. (26)

 

이오의 그림은 어떻습니까?

제우스 신이 시녀였던 이오를 속여

붙잡아가는 장면이

마치 실제처럼 생생하게 담겨있습니다.(26)

 

아니면 다프네 그림도 있습니다.

아폴론 신을 피해 가시덤불 숲을 헤매던 다프네가

가시에 다리를 다쳐 피를 흘리자

애달프게 눈물 흘리는 장면을

아주 훌륭하게 표현했습니다. (27)

 

절제를 강조하는 아리스토텔레스

오비디우스가 읊었던 사랑시를 저버리시면 안된다고요, (38)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

동생 안나에게 고백했듯이

나도 네게 있는 그대로 고백할게 (47)

 

아게노르 왕의 딸 에우로페처럼

아리따운 그녀의 얼굴을 봤다고.

제우스 신이 크레타 바닷가에서

무릎 꿇고 입 맞추었던

아리따운 아가씨 말이야. (49)

 

물론 파리스 왕자는 승리를

독차지할 거란 희망을 품고 왔지만. (76)

 

그럼요힘든 일은

헤라클레스에게 맡겨야지요.

그 일은 헤라클레스의

열두 가지 위업보다 더 큰 일이니. (76)

 

수렵의 신 아르테미스가 숲속을 거닐 때도

이 방 안을 거니는 케이트처럼

당차 보이진 않았을 거요!

케이트당신이 아르테미스가 되고,

아르테미스더러 케이트가 되라고 합시다.

케이트는 정숙한 여인이 되고,

아르테미스는 방자한 탕녀가 되는 거요. (102)

 

아이아키데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이아스가 맞습니다. (123)

 

제가 가르치는 책 오비디우스의

사랑의 기술을 읽어드렸습니다. (169)

 

정숙함을 따지자면 로마의 루크리스

못지 않습니다. (106)

 

아포리즘빛나는 셰익스피어의 대사들

 

늦더라도 안 가는 것보다 낫고,

허물을 고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는 법이오. (230)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은

세상이 뱅글뱅글 돈다고 생각하죠. (233)

 

성난 여인은 흙탕물이 인 샘물처럼 혼탁해져

아름다움을 잃습니다. (246)

 

다시이 책은? - 이 책의 특징

 

이 번역본은 다른 번역본과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번역 문체가 일단 운문체이다.

그래서 일단 읽기가 쉽다.

이 번역본을 기초로 하여 연극을 공연한다면배우들이 대사를 외우는데 편리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 정도다.

 

운문과 산문의 경우를 비교해보자.

 

수렵의 신 아르테미스가 숲속을 거닐 때도

이 방 안을 거니는 케이트처럼

당차 보이진 않았을 거요!

케이트당신이 아르테미스가 되고,

아르테미스더러 케이트가 되라고 합시다.

케이트는 정숙한 여인이 되고,

아르테미스는 방자한 탕녀가 되는 거요. (102)

 

당신의 여왕과 같은 걸음걸이에 방안이 다 환해집니다달의 신 다이애나도 이렇게까지 숲을 빛나게 하지는 못했을 것이오당신이 다이애나가 되고 다이애나더러는 케이트가 되라고 하죠케이트는 순결한 여자가 되고 다이애나보고는 놀아나라고 하죠.

(박수남김재남, 546)

 

또 다른 특징은 등장인물들을 본문 좌우로 배치하여 정렬하였다.

 


 

이는 대사 하는 역이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읽는 독자들도 등장인물들이 확실하게 구분되니내용 파악에도 좋을 것이다.

 

새롭게 번역된 이 책셰익스피어 작품의 진수를 맛보기 쉽게 해주어셰익스피어를 새롭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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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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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드라마보다 재밌는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이 책은?

 

이 책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은 조선 역사를 선비들의 일기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박영서, <1990년생이며 충주의 작은 사찰에서 살고 있다금강대학교에서 불교학을 배우면서한편으로는 철학 플랫폼 철학이야기를 도반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글을 쓴다는 핑계로 골방에서 뒹굴뒹굴하며 보내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 대하여 흥미가 생겨자세히 그 이력을 살펴보았다.

 

<무언가에 완연히 몰입하는 시간만큼 행복해지는 시간이 없다역사는 저를 행복하게 하는 소중한 우물 중 하나이다물 흐르듯 유려하거나 논리적으로 탄탄한 글을 쓰지는 못한다.>는 소개글이 보인다.

 

몰입저자가 역사에 몰입해준 덕분에이런 재미나는 역사책을 읽을 수 있었다이게  다 저자의 몰입 덕분이다.

특히나 역사의 시시콜콜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쓰는 것까지덕분이다.

 

우리말 시시콜콜하다는 뜻이 두 가지인데다음과 같다.

1. 형용사 마음씨나 하는 짓이 좀스럽고 인색하다.

2. 형용사 자질구레한 것까지 낱낱이 따지거나 다루는 데가 있다.

 

그런 의미를 지닌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라는 제목을 붙인 이 책당연히 시시콜콜한 사연들이 들어있다그런 일기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시시콜콜하다고만 할 수 없다아니 그들에게는 시시콜콜할지 모르겠지만 후세에 읽어보는 우리로서는 결코 그게 아니다.

 

시시콜콜해서 오히려 가치가 있다건성 건성으로 적어 놓은게 아니라서자료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그런 것을 까발려 놓은 시시콜콜함그래서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고의미가 있다.

이런 글을 과연 시시콜콜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

 

경상도 관찰사 민성징은 그야말로 잔혹한 인간이다그가 가는 곳마다 형장이 펼쳐져 피가 낭자했고사람들이 명령을 수행하기 어렵거나 말거나 전혀 신경쓰지 않고 밀어붙이기만 했다.영천의 지방 공무원들은 모두 곤장을 맞고혹자는 정강이가 부러졌다. (88)

 

조선 관료김령이 민성징(1582-1647)을 탐관오리로 기록해 놓은 일기의 한 토막이다. (88)

 

정말 시시콜콜해서바로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인간이 모질면사람을 때려서 정강이가 부러지기 까지 때린단 말인가?

김령의 일기가 없었더라면이런 일은 그냥 묻힐 뻔했던 것이다.

 

일기는 사연을 담고역사를 보여준다.

 

그런 일기들참으로 다양한 사연들이 담겨있다.

 

저자는 그런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저자가 요약한 일기의 내용그 타이틀로 음미해보자.

 

나는 네가 과거 시험장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신입 사원들의 관직 생활 분투기

이 천하에 둘도 없는 탐관오리 놈아!

아니이게 무슨 소리요내가 암행어사라니!

나의 억울함을 일기로 남기리라

식구인지 웬수인지 알 수가 없다

예쁜 딸 단아야아빠를 두고 어디 가니

그 땅에 말뚝을 박아 찜해놓거라

이씨 양반은 가오리고류씨 양반은 문어라니까

 

각 장의 타이틀인데이것만 읽어도 무슨 사연들이 담겨있는지감이 오지 않는가?

역사는 궁중에서 임금과 신화의 대화로만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이렇게 일기로도 기록되는 것이다.

 

일기와 역사를 관련시키다보니 떠오르는데바로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도 바로 그런 기록이 아니겠는가?

 

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또한 일기엔 당연히 당대의 생활상이 보인다.

 

11월 23아침에 온이가 글을 전혀 해석하지 못한 것에 울화통이 터져서 긴 막대기로 후려팼더니막대기가 부러졌다. (193)

 

이문건이 아들을 팬 이야기다위에 인용한 김령의 일기에서는 곤장을 때려서 사람 정강이를 부러뜨린 수령 이야기가 나오는데여기 아버지는 아들을 때리다가 막대기가 부러진다.

막대기가 부실한 건지 아들이 부실한 건지하여튼 막대기 부러뜨린 이야기까지 하는 것을 보니 정말 시시콜콜한 건 확실하다.

 

5일 아내가 밤에 여행길 숙소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히 물었다.

나는 남편답게한 점 숨김없이 서실대로 기생이 옆에 있었다라고 대답했는데갑자기 아내는 미친 듯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그러더니아침이 되기 무섭게 나의 베개와 이불을 모두 칼로 잘라 불에 태워버렸다. (200)

 

이런 것까지 다 기록하는 저 투철한 붓쟁이 정신이여!

아내에게도 시시콜콜하게 다 자백을 하더니또 일기에도 세세하게 고해성사라도 하는 듯 기록을 하고 있으니 정말 못 말리는 선비님이시다.

 

베개와 이불을 불태웠으니그날 밤은 어떻게 주무셨을까그것이 알고 싶다!

그 뒤정말 태연하게 이렇게 기록을 잇고 있다.

두 끼나 밥을 먹지 않으면서 온종일 내 욕만 해서 너무 미웠다. (200)

 

이 정도면 정말 욕먹어도 싸지 않은가온종일아니 1박 2일 정도로.

 

그 뒤이렇게 이어진다.

 

6오늘은 아내의 화가 조금 풀린 것 같다. (200)

 

29아내의 화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201)

 

그걸로 종결이 됐을까?

천만의 말씀이다그 다음에도 또 또 벌어진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궁금한 분은 이 책 202쪽 이하를 참조하시라.

 

하여튼 저자가 시시콜콜하게 시시콜콜한 일기들을 소개해준 덕분에 조선 시대의 역사와 생활상을 잘 알 수 있었다여기 다 소개하지 못한 이야기들이재미난 이야기들이 숱하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권마성 (勸馬聲)

사극을 보면 물렀거라사또님 행차시다~” 라며 소리치는 아전이 등장한다. (80)

사전을 찾아보니이렇게 설명한다.

이렇게 말이나 가마가 지나갈 때 위세를 더하기 위하여 그 앞에서 하졸들이 목청을 길게 빼어 부르는 소리임금이 나들이할 때에는 사복(司僕하인이그 밖의 경우에는 역졸이 불렀다.

 

다시이 책은?

 

여기 소개된 것들은 역사 드라마보다 재밌다.

시시콜콜한 그들의 이야기가 일기로 남아그게 쌓여서 우리가 읽는 역사가 되었다.

그런 일기들은 조선왕조실록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진짜 이야기들이다.

 

이 책은 그래서 역사책 몇 권의 값어치가 있는진짜 역사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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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 격변하는 현대 사회의 다섯 가지 위기
마르쿠스 가브리엘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이 책은?

 

이 책 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는 신실재론을 논하는 철학책이다.

 

저자는 마르쿠스 가브리엘, <본대학과 하이델베르크대학을 거치며 철학고전문헌학현대 독일문학을 공부했다. 2005년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9세에 2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 본대학교 철학과에 사상 최연소 석좌교수로 발탁되었고인식론과 근현대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동 대학의 국제철학센터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책을 펴고 읽기 전에 표지에 나온 글부터 살펴보고 가자.

 

격변하는 현대 사회의 다섯 가지 위기

전 세계가 주목하는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이 통쾌하고 예리하게 파헤치는 옳고 그름의 철학.

모든 것이 모호한 경계 속에 어떻게 삶의 중심을 지켜낼 것인가.

 

이런 것들이 이 책의 주제가 될 것이다그런 주제에 대하여 살펴보자는 기대를 가지고 읽어본다.

 

몇 가지 개념 정리할 필요가 있다.

 

신실재론 (또는 새 리얼리즘)’ :

저자의 다른 책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에서는 ‘New Realism’을 새로운 리얼리즘이라 번역해 놓았다.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김희상 번역열린 책들)

 

새로운 리얼리즘은 이른바 <포스트 모더니즘>을 넘어선 시대를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철학적 태도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인류의 위대한 구원의 약속곧 종교에서 근대과학을 거쳐 좌파와 우파의 전체주의라는 정치이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원의 약속이 처참하게 좌절한 이래 모든 것을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려는 시도였다.

그리하여 전통과의 단절을 선언하고우리 모두가 추구해야만 하는 인생의 의미가 존재한다는 환상으로부터 풀어주기 위해 포스트모더니즘은 또 다른 환상을 만들어냈다우리가 환상에 꼼짝없이 사로잡혀 있다는 생각말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인류가 선사 시대 이후 하나의 거대한 집단적 환각곧 형이상학에 시달려왔다고 우리를 가르치려 들었다. (위의 책 10쪽에서 인용)

 

그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이후를 생각하는 철학이 바로 신실재론새로운 리얼리즘이다.

 

철학에 관심이 있어 여러 책을 보고 있었는데철학이 야스퍼스가 말한 축의 시대와 고대 그리스의 철학에 그 시초를 두고 있다면 신실재론까지 뻗어가고 있는 게철학의 현재 모습이다.

 

해서 이 책은 현대의 철학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가를 잘 알 수 있도록 해준다.

 

신실재론은 탈진실이라는 말이 확산되고포풀리즘의 바람이 거칠게 휘몰아치는 오늘날의 세상에 응답하기 위해서 생겨난 새로운 형태의 철학이다. (4)

 

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라는 책 제목은 어떤 의미인가?

 

신은 죽었다근대라는 장대한 약속도 죽었다이러한 죽음을 거친 우리는 닻을 잃고 표류하는 배와 같다그 바람에 지금 이 세계는 좋았던 옛 시절’, 즉 19세기의 국민 국가’ 시절로 되돌아가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5)

 

나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운 보호주의나 EU의 와해 현상을 볼 때 세계사의 시간이 거꾸로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곤 했다. (119)

 

요는 국민국가’ 시절로 돌아간다는 것이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국민국가가 어때서 그렇게 여긴다는 것인가?

 

저자는 국민국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현재의 유럽은 완전히 붕괴 상태에 놓여있다.

사실상 EU는 대부분의 국가가 경제상군사상의 관계로 얽혀있는 취약한 구조다.

오늘날 프랑스독일이탈리아폴란드헝가리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모두 예전 형태의 모델로 되돌아가려고 하고 있다. (15)

 

국민국가와 관련해서는 의태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국가 규모의 의태가 일어나고 있다. (18)

 

의태(擬態)’의 원 뜻은생물이 공격이나 자기 방어를 위해서 몸체의 색과 모양을 주변의 동식물이나 자연환경과 똑같이 위장하는 것이다. (18)

 

이 말은 이 책에서 이렇게 쓰인다.

 

실상은 가려지고 다른 모습으로 위장되어 있다. (21)

오늘날 전세계는 사람의 인식을 조작하는 비즈니스가 횡행하고 있다각국의 행위자들이 완전히 엉터리로 자신을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23)

소셜 미디어는 완전한 의태다소셜 미디어가 사회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26)

그것이 인터넷의 수법이다인터넷은 우리에게 왜곡된 정보를 심어주며 우리의 지성을 잠식한다. (28)

 

그래서 표상의 위기가 초래되는 것이다.

표상의 위기란 이미지가 진실을 덮어 은폐하고 있는 상황을 뜻한다. (31)

 

저자는 격변하는 현대 사회의 위기를 다섯 가지로 보고 있는데그 다섯 가지는

가치의 위기민주주의의 위기자본주의의 위기테크놀로지의 위기표상의 위기를 말한다.

 

Chapter 3 가치의 위기 비인간화보편적인 가치니힐리즘

 

나는 항상 우리에게는 보편적인 도덕적 가치관이 있으며다른 문화가 그것을 덮고 있을 뿐이라고 말해왔다.

분쟁은 상대가 자신과 반대의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모였을 때 일어난다. (60)

 

아픔을 대하는 인간의 행동도 세계 공통이다물론 아픔을 느끼지 않는 척할 수도 있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특정한 행동을 일으킨다그것은 우리가 같은 종의 동물이라는 사실에 기인한다보편적인 윤리관에는 생물학적인 기반이 있다. (61)

 

도덕은 가르칠까 말까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가르쳐야 하는 필수 과목이다그리고 도덕을 가르칠 때에는 도덕적인 객관성이 존재한다는 사실과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찾아내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89)

 

Chapter 4 민주주의의 위기 양식문화적 다원성다양성의 역설

 

민주주의의 최대 위기는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92)

 

모든 일이 항상 바로바로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는데 만족한다고 말해야 한다그것이 민주적 사고다. (95)

 

Chapter 5 자본주의의 위기 공면역주의자기 세계화도덕적 기업

 

자본주의에 닥친 근본적인 위기는 사람들이 세계화라고 특징짓는 지점에 있다. (118)

 

현대의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착취당하는 그룹을 만들어내게 되어 있다. (133)

 

Chapter 6 테크놀로지의 위기 인공적인 지능, GAFA 대항책부드러운 독재국가

 

지능이란 부여받은 시간 내에 부여받은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169)

 

이 책에서 눈여겨 봐야 할 항목이 있다.

 

<우리는 GAFA 에 무상 노동을 제공하고 있다>라는 항목이다.

 

저자는 이렇게 운을 뗀다.

가파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에 관해서도 이야기해보자권세를 휘두르는 이 4대 기업이 오늘날 전 세계를 통치하고 있다가파의 통치를 저지해야 마땅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언가 규칙이나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그들이 더 이상 꿈쩍이지 못할 정도로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 (177)

 

왜 그런가저자의 말을 더 들어보자.

 

가파는 데이터로 이익을 얻고 있다.

데이터는 알고리즘과 내가 행하는 인풋 사이에 있는 차이다.

먼저 인풋을 살펴보면내가 어떤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SNS 에 올린다고 하자페이스북이나 구글은 이 사진으로 이익을 올린다사진을 찍어다시 말하면 그런 수고를 하여 수고스럽게 사진을 올리면 신경도 쓰지 않던 그런 기업에 가치를 생성하게 되고이익을 올린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그런 사진을 찍어올린 사람에게 얼마를 지급할까제로다.

 

그런 현상을 이야기하며저자는 가파에 대해 일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의 이런 제안이 설득력이 있다는 것은이런 글을 읽어보면 금방 납득이 될 것이다.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기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더 많은 사람을 플랫폼으로 모아 데이터를 수집하여 최적화된 광고로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플랫폼 제국의 시나리오다나카 미치아키, 49)

 

Chapter 7 표상의 위기 사실가짜 뉴스미국의 병

 

표상의 위기는 이미지와 인간의 관계성을 나타낸다. (188)

 

이미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이런 귀결로 이어진다.

사람들은 어떤 이미지를 보고 진짜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이미지가 실재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미지는 쉽게 조작된다사람들은 이미지 배후에 있는 진실스크린의 이면에 있는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우매해진다스크린의 개념이 잘 못 되었기에 현실이 스크린에 가로막혀 보이지 않는다. (192)

 

누군가 에 대하여 갖고 있는 이미지가 ‘A는 인생을 행복하게 누리고 있다라면 A는 메타 수준에서 인생을 향유하기 시작한다인생 자체가 아니라 인생의 이미지를 향유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페이스북을 만들어낸 것이다이미지 때문이다. (198)

여기서 이 말 상기할 필요가 있다.

소셜 미디어는 완전한 의태다소셜 미디어가 사회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26)

 

다시신실재론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세계에서는 무엇이 진실이든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탈진실의 자세다.

그러나 신실재론은 진실은 존재한다는 것이다그리고 인간은 같은 종의 동물이므로 보편적인 도덕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브리엘은 우리 삶의 기반이 되는 보편적인 가치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게 신실재론을 가장 대표하는 말이 될 것이다. (5)

 

다시 앞으로 돌아가표지에 나왔던 이 책의 주제.

 

격변하는 현대 사회의 위기모든 것이 모호한 경계 속에 어떻게 삶의 중심을 지켜낼 것인가하는 문제에 대하여신실재론이 적절한 대답이 될 것이다.

 

도덕은 가르칠까 말까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가르쳐야 하는 필수 과목이다그리고 도덕을 가르칠 때에는 도덕적인 객관성이 존재한다는 사실과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찾아내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89)

 

따라서신실재론은 인간으로서 삶의 중심을 지켜내면서 살아가기 위해 지녀야 할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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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여행자
김수우 지음 / 호밀밭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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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여행자

 

이 책은?

 

이 책 어리석은 여행자는 산문집이다.

 

저자는 김수우,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1995년 시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늦깎이로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고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서아프리카 사하라와 스페인 카나리아섬에서 십여 년 머무르기도 했으며틈틈이 여행길에 오르는 떠돌이별로 사진을 좋아한다이십여 년 만에 귀향부산 원도심에 글쓰기 공동체 <백년어서원>을 열고 너그러운 사람들과 퐁당퐁당공존을 공부 중이다.>

 

이 책의 내용은?

 

수필집인줄 알았는데산문집이다.‘

수필은 대개 산문이지만산문집이라고 밝힌다는 것은 글이 에세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글이 목적이 있다주장도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에세이와는 다르다결이 다르다.

해서 읽을 때정색을 하고 읽어야 한다저자의 글에 경청하는 자세를 지녀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어리석음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우선 어리석음을 몇 가지 방향에서 파고 들어간다.

 

1부 어리석음의 이유영혼과 영원을 위하여

2부 어리석음의 방법론거닐며 공부하기

3부 어리석음의 숨은 능력상상력과 감수성

 

그러므로 저자에게 어리석음은 도달해야 할 목적지이다.

가야할 길이기도 하다그 어리석음이란 곳에 도달하면 상상력과 감수성이 있다생긴다발견한다.

어리석음에 도달하는 방법은거닐며 공부하는 것이다.

그렇게 어리석어야 할 이유는 무얼까우리 영혼과 영원을 위하여이다.

 

그렇게 도달해야 할 어리석음그곳에 가보자.

 

저자가 말하는 어리석음이란 어디에 가는 것일까?

가장 먼저 생각해볼 것은 인문학이다.

 

인문학이란 결국 바보 정신을 배우는 학문이 아닐까바보들은 결과를 따지지 않는다손해를 보고도 손해라고 생각지 않는다. (15)

 

이렇게 정의할 수 있는 게 인문학인데그게 바로 어리석음의 첫 번째 모습이다.

내가 공부해봐서 아는데인문학그거 돈 되는 것 아니다바보들이나 공부하는 것이다맞다바보들이 모여서 바보 정신을 배우는 게 인문학이다.

 

남들은 모여 부동산이니주식이니 돈벌이 할 궁리하고 앉아있는데그런 것 생각하지 않고 1층에선 철학 특강, 2층에선 상고사 강의를 그리고 3층에선 문학 토론을 하는 게 어찌 바보들이 하는 짓 같지 않은가? (84)

 

저자가 그렇단다저자가 운영하는 백년어서원에서 동시에 환히 불 밝힐 때가 있단다.

그 3층 건물에서인문학을 공부한답시고 모여 불밝히는 그 시간그건 바보들의 합창이 아니겠는가그래도 저자가 얼마나 떳떳한지 보라그걸 자랑스레 말하고 있지 않은가?

 

더해서 이런 말도 한다.

인문은 마이너스 정신이고이 마이너스는 곧 어리석음이라는 새로운 문이다. (84)

 

그래서 나 또한 저자의 목소리를 들으며어리석음이란 문에 들어서게 된다.

저자는 요구한다.

인문은 촘촘히 공부하는 것(86)이라고,

또한 인문은 응시의 능력이라 한다. (87)

 

저자가 말한 인문은 촘촘히 공부하는 것이란 말에  굵게 그었다.

 

촘촘하다그 말이 나를 가르친다지금껏 해온 공부를 반성하라 한다.

촘촘하게 공부해!

어설프게듬성듬성 책 읽고 어설프게 생각해 온 것들을 버리고촘촘하게 공부하라 한다.

그래서 응시또한 필요하다.

 

이런 문장들억수로 만난다나를 인문학의 자리로 인도하는 글굉장하다.

 

저자가 응시의 모범을 보여주는데한번 들어보자.

달팽이가끔 만나기는 하지만자세히 살펴본 적 없으니 당연히 응시해본 적이 없는 생물이다그런데 저자는 응시한다.

 

물결 모양으로 기어다니는 것도 그렇다그 튼튼한 근육 발은 지나간 자리마다 하얀 길을 만든다. (89)

달팽이는 날카로운 면도날 위로 걸어갈 수 있다그 느림의 힘 때문이다. (91)

 

면도날그 위로 뭐든 걸어간 것본적이 없는 나에겐 그야말로 신기한 일이고놀라운 응시다.

 

그런 저자의 응시에 포착된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 대상은 우리에게 인문학의 모습으로 다가오게 되고우리의 지평을 넓혀주니우리에게 행운이라는 말이다.

 

이런 글 읽으면서가슴에 손 얹고 반성하게 된다그러니 행운이다.

 

책을 만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유용한 것들은 우리를 억압한다영어가 대화를 위한 것이면 자연스러운 생명감이 되지만입시나 취업의 도구가 되면 삶을 억압한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 지식과 정보로 만난다는 것은 불행이다책이 도구가 되면 오히려 억압이 된다.

어떤 필요를 생각하기 시작하면 존재론적인 즐거움이 사라진다우리는 결코 도구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137)

 

다시이 책은?

 

그렇게 해서 어리석음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발견하면기뻐하자.

우리는 이제 어리석음의 능력을 받게 되는 능력자가 될 수 있으니.

 

그렇다고 능력자가 된다고세상에 이름 날리거나 출세하는 것과는 상관없으니이 또한 확실히 해두자저자는 미리 말했다인문학이란 결국 바보 정신을 배우는 학문이라고, (15)

 

그래서 이 책 읽고나면마음에 한 줄기 즐거움이 휘몰아온다.

이게 책 읽는 기쁨이구나이제 어리석음에 도달한 것이구나.

 

다시 앞으로 돌아가보자

 

그래서 어리석음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근원적인 틈을 찾아 스며든다틈새에 핀 꽃처럼 말이다우기엔 아가미로수년 수개월의 건기엔 폐로 숨을 쉬던 고생대 물고기 폐어처럼 철저히 자신의 밑바닥에 들어간다묵묵함과 겸허함세계와 자신의 존재 이유를 향한 끊임없는 성찰은 어리석음에서 나온다. (39)

 

세계와 자신의 존재이유를 알게 된다면?

그러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어리석어져야 한다.

어리석어 지기를 배워야 한다배우고 훈련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이 어리석은 여행자이다물론 목적지는 어리석음이라는 것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어리석음이 주장되고 있다는 것선포되고 있다는 것그것만 아는 것도 복이다.

이 책을 읽은 자는그래서 복이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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