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배낭여행 - 이야기 속으로
조종수 지음 / 렛츠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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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배낭여행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언젠가 대만에 가볼 생각이다.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동남아 중에서 다른 곳은 가본 곳이 제법 있는데, 아직 대만은 가보지 못했다.

해서 이 책은 대만을 가기 위하여 참고할 작정으로 읽었다.

 

대만을 가기로 하고 읽었기에 쓸만한 정보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먼저 느낀다.

대만에 가는 비행기는 2시간 15분 정도.....그것부터 시작한다. (10)

 

어디, 어디를 갈까요?

 

저자는 이 책을 다음과 같이 구성해 놓았다.

배냥 여행 전문가 답게 처음 배냥 여행에 관한 정보부터 제공한다.

 

#1 배낭여행의 시작

#2 대만의 옛 수도, 타이난

#3 거목들이 살고 있는 아리산

#4 타이베이의 명소들

#5 두 번째 타이베이 여행

#6 아름다운 화롄, 그리고 타이베이

#7 타이중과 타이난

#8 예술이 있는 가오슝

 

대만에서 가볼 곳은 모두 망라되어서, 이 책만으로 대만 여행은 끝이다.

그렇게 구성되어 있으니, 이제 그 내용만 살펴보면 된다.

내용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타이베이에 도착한다. 그 다음엔?

타오위안 공항에 내린다.

대만은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으므로 항공권만 구입하면 입국 절차가 간단하다. (13)

저자는 기내에서 입국신고서를 쓰지 않아서 입국심사대에서 그것을 쓰느라 시간이 지체되었다는 것, 기억해 두자. 입국 신고서 반드시 쓸 것!

 

그 다음에는 공항에서 호텔까지 오는 길이 남았다. 여기에 대한 기록도 자세하게 되어있어 참고가 된다.

호텔에 가니 오후 3시부터 체크인이라서, 그 남은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저자는 타이베이 101 전망대에 다녀오기로 했다. 이런 것도 기억해 둘만 하다. (18)

 

 

가는 길, 안내가 자세하다.

 

목차를 다시 훑어보자.

 

타이난 가는 길 - 029

아리산 가는 길 - 53

지우펀으로 가는 길 094

화롄으로 가는 길 116

 

유독 ‘~~로 가는 길이란 항목이 자주 보인다.

그만큼 저자가 여행에 진심이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배냥 여행객을 위한 안내서로 부족함 없다는 말도 된다.

 

다시, 이 책은? 자세하게, 일기 쓰듯이

 

저자는 가본 곳에 대한 기록을 세세하게 남겨놓았다.

당장 이 책을 들고 여행을 가도 될 것 같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그 도시를 관광하러 나갈 때 수첩 하나 단단히 들고 가는 것인지, 아니면 마이크로 녹음을 하면서 다녔다가 나중에 그걸 풀어 글로 옮겨 놓는 것이 아닐까.

하여튼 세세하게 기록을 남겨 놓아서, 다른 사람이 여행 정보로 활용하기 좋을 것이다.

 

사족, 아쉬운 점 하나

 

책에 실려있는 사진들이 모두 흑백이다.

물론 사진을 컬러로 하면 책값이 더 나가겠지만 그래도 흑백으로 된 사진을 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흑백으로 나오는 바람에 사진의 내용을 알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예컨대 이런 설명 먼저 읽어보자.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는 카메라 렌즈에 다 담을 수 없을만큼 넓었다. 초록의 그릇에 담긴 하늘빛 물은 눈에만 담아야 할 듯하다. (147)

 

르웨탄을 설명하고 거기에 사진도 실어놓았다. 헌데 사진이 흑백인 걸 어떡하나?

초록의 그릇이라고 하는데 우리 눈에는 그저 검정색으로만 보이니, 그게 아쉽다.

 

게다가 많은 정보를 제공하려고 사진을 많이 싣는 바람에 사진 크기가 작다는 것도 아쉽다.

 

저자는 계속해서 책을 쓰고 출판하는 것 같은데, 다음번에는 책의 사진을 컬러로 해주면 좋겠다. 책값을 올리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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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나라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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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나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허버트 조지 웰스, 우리가 알기론 H. G. 웰스.

H.G. 웰스라는 이름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허버트 조지 웰스가 누구지,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알고보니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었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소설가, 타임머신의 큰 성공 이후 모로 박사의 섬, 투명 인간, 우주 전쟁을 쓴 작가다. 이 책 눈먼 자들의 나라H.G. 웰스의 작품이다.

 

우리의 생각을 전복시키는 책

 

눈먼 사람들의 나라가 있다. 거기에 눈을 뜬 사람이 들어가게 된다.

눈을 뜨고 있으니 당연히 잘 보인다. 그런 사람이 눈먼 자들이 있는 나라가 간다면?

당연히 이런 말이 떠오른다.

눈먼 사람들 사이에는 눈뜬 사람이 왕

 

맞다. 당연하다, 눈먼 사람들만 있는 곳에서는 눈뜬 사람이 당연히 왕일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거기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인데, 과연 그럴까?

 

여기 그런 생각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있다. 이 소설의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다.

그는 눈 먼 사람들 사이에는 눈뜬 사람이 왕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한다.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이 소설이다. 소설적 이야기를 통해 그는 우리의 생각을 전복시킨다.

 

,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려면 먼저 눈뜬 사람이 눈먼 사람들만 있는 곳으로 들어가야한다.

그런 장치를 작가는 만들어놓았다.

눈먼 사람들만 사는 나라, 즉 눈먼 자들의 나라다. 그런 나라가 있단다.


그게 어디 있는가 하면, 침보라소 화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비밀스러운 산악의 골짜기다. 세상과 단절된 그곳에는 눈먼 자들이 산다.

아주 먼 옛날에는 그 골짜기로 들어가는 길이 열려있었다는데, 민도밤바 대폭발이 일어나 이젠 그곳으로 가는 길이 막혔다.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가 되려고 그랬는지

 

누군가 우연히 그곳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것도 눈뜬 자가.

 

바로 그 즈음, 외부인 한 사람이 골짜기로 흘러들었다. 지금부터 들려줄 이야기는, 바로 그 남자의 이야기다. (17)

 

그 남자의 이름은? 누네즈 (Nunez).

 

그 사람의 눈에 비친 그곳은 어떻게 달랐을까?

 

중앙 도로의 양쪽으로는 집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란히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29)

 

집들의 생김새가 어딘가 달랐다. 집마다 현관문은 있었지만 창문은 단 한 개도 찾아볼 수 없었다. (29)

 

거기에다가 색이 이상했다. 색 조합이 불규칙했던 것이다. 회색, 황색, 갈색의 반죽이 여기저기 섞여 덕지덕지 덧발라진 상태였다.

그것을 본 순간, 남자의 머릿속에 눈먼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런 추리는 정확했다.

눈 먼 사람들만 사는 데 집에 창문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또한 집에 찾아가기 쉽게 하도록, 집과 집 사이가 일정할 수밖에.

그리고 눈이 보이지 않으니 집에 색칠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작가는 그런 눈먼 자들이 사는 도시의 특징을 잘 추려놓았다.

 

, 이제 궁금한 것, 그것 말해보자.

 

눈 먼 사람들 사이에는 눈뜬 사람이 왕

 

이 소설의 말로 바꿔보자. 오래된 속담이다.

눈먼 자들의 나라에선 외눈이 왕이다.” (35)

 

눈먼 자들과 누네즈가 만나 나누는 대화, 누네즈가 그들에게 어디에서 왔는지를 말하는 대목이다.

 

저는 저 산 너머에서 왔어요. 산 너머 보이는 사람들의 도시, 보코타에서요. 수십 만명이 모여 살며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도시죠. (35)

 

그러자 그들은 의아해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보이는?

이 말을 영어로 읽어보자. , 이 책은 영어와 한글 번역본이 같이 묶여있다.

 

where the city passes out of sight.

sight.

 

누네즈의 눈먼 나라 생활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 생활에서 그는 다시 그 속담을 떠올린다.

눈먼 자들의 나라에선 외눈이 왕이다.” (35)

 

누네즈는 생각한다.

눈먼 사람들만 있으니 내가 왕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라고.

 

그런데 그게 그리 쉽지 않다.

여기에서 작가의 빛나는 아이디어가 살아움직인다.

 

이 소설의 백미는 바로 이부분이다.

 

눈뜬 자가 눈먼 자들과 싸워서 지는 장면. 그게 참 아이러니하다.

가진 것을 다 가지고서도 지다니? 눈뜬 사람이 눈먼 사람에게 지다니?

그게 웬일인가, 참 별일이다. 그 별일이 일어난다.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가?

그 내막을 밝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스포일러니까, 밝히지 않으련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고 생각하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이 책은 <단숨에 읽고><깊어지자>의 두 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단숨에 읽고>에서는 소설의 본문이 <깊어지자>에서는 여러 읽을 거리를 마련해 놓았다.

 

독후 활동 / 도루묵의 갖은 양념 / 저자 소개 /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우월주의 / 정상성에 관한 고찰/ 필터버블

 

해서 독자들은 여럿이 또는 혼자서라도 위의 내용을 읽어가면서, 대화하며 생각할 수 있다.


과연 눈먼 자들의 나라에서, 내가 눈뜬 자라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런 질문에 스스로 답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항상 독자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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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들 산티아고 순례길 - INFP 아들과 ISTJ 아빠가 함게 걷는 산티아고 순례길
양지환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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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들 산티아고 순례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들과 아빠, 앞서거니 뒤서거니 길을 걷는다.

걷고 또 걷는다. 그 두 사람이 걷는 길은 산티아고 길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두 부자가 걷는 것이다.

그런데 걷는 사람의 모습, 부자라고 하기엔 뭔가 다르다. 달라도 한참 다르다.

무엇이 다를까?

요즘 핫한 MBTI에서 다르다. 해서 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기록한 다른 책들과 다르다.

 

먼저 목차를 살펴보자. 무엇이 다른 책과 다를까?




겹친다. 중복이다. 같은 길을 한번은 아들의 입장에서 또 한번은 아버지의 입장에서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해서 재미있다. 그 둘이 어찌나 다른지, 다른 것을 찿아보며 읽어가니 의외로 재미가 있다.

 

몇 가지 살펴보자.

 

아빠는 꼼꼼하고 완벽주의자다. 소위 ISTJ.

그러니 아빠는 항공편, 해발고도, 거리, 마을 이름까지 빠짐없이 분석하며 여정을 데이터로 구축해 낸다. ‘

아들은 어떨까? 그 아빠에 그 아들? 천만에 말씀이다. 그 아빠에 그 아들이 아니다. 아들은 직관에 기대어 가서 부딪히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INFP.

 

그러니 서로 다르다.

아빠의 준비물은 철저하다. 아들은 그런 아빠의 방식에 답답함을 느낀다

지도와 계획표로 가득하게 준비한 아빠와, 머릿속에 지도 한 장 저장한 아들, 그렇게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은 하나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첫날, 그 걸음을 따라가본다.

 

첫날은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운토(Huntto)까지 걷는 길이다.


아빠의 계획에 따르면 구간 거리는 5km, 그날 5km를 걷고 나면 나머지는 770km이다. (49)




아들의 기록에는?

 

둘 모두 크레덴시알을 말한다. 순례자 여권이다. 2유로를 내고 받는다.

헌데 여기서는 다르다. 기록이 바뀐 것 같다. 아빠는 간단하게 적어 놓은 반면 아들은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그러니 크레덴시알 관련 기록은 아들이 이겼다.(?)

이기고 졌다는 표현을 용서하시라. 이 판정의 기준은 주관적인데, 나중에 이 책을 읽고 참고할 때에 누구 것을 더 선호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해보았다.

 

그런데 크레덴시알을 발급해주는 사무소에 관한 기록도 다르다. 뭐가 다를까?

 

아들, 다행히 생장의 순례자 사무소는 열려있었다. 물론 프랑스답게(?) 기나긴 점심시간은 칼같이 지키는 편이니 넉넉할 때 들어가야 하겠다. (24)


아빠, 순례자 사무소에 갔더니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문을 닫는다. 일요일인 관계로 (.........) 일요일에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출발하는 경우에는 비욘 등에서 준비해야 한다. 오후 2시가 지나 산티아고 순례자 사무소애서 봉사하는 분들에게 2유로를 내고 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시알을 받았다. (.......... ) 빼곡하게 정리된 자료도 준다. 매우 유용한 자료니 활용하면 좋다. (50)

 

이 항목에서는 단연코 아빠가 이겼다. 크레덴시알에 관한 기록은 한번은 아들이. 한번은 아빠가 이겼으니 비긴 셈인가?

 

이런 기록도 흥미롭다.

 

아들, 아빠는 소음이 산티아고 길에 몰입하는 걸 방해한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나는 거의 항상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걷는 성향이라 더 큰 문제는 소음보다는 매연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는데 (........) (177)

 

아빠. 광활한 들판에서 3.5 km의 직선도로는 마을이 눈앞 가까이에 있는데도 거리가 전혀 좁혀지지 않는 묘한 희망고문으로 발걸음을 무척 더디게 하고, 동반한 자동차 소음을 피로도를 급격하게 올리는 구간이다. (195)

 

아빠는 자동차 소리엔 민감하게 반응하며 불평하는데, 아들은 천하태평이다. 그건 이어폰으로 해결이 되는 것이니까. 이 부분에서 부자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혹시 이런 대화는 하지 않았을까?

 

아빠. , 저 자동차 소리 싫다. 싫어

아들, 저 소리가 어때서요? 그럼 저처럼 이어폰 끼면 돼요.

아빠. 아이구, 난 싫다, 그 소리가 더 시끄러워!

 

이런 대화를 중간 중간 상상해보면서 읽어가는 두 부자의 산티아고 순례길 답사기. 괜찮다.

 

다시, 이 책은?

 

그렇게 여행을 마친 두 부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아들의 말을 들어보자

한쪽만이 흥미를 가진 여행은 보통 싸움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전에도 많은 여행을 함께 하며, 그리고 이번에도 800km를 함께하며 서로의 다른 점을 눈치껏 알아채고 눈치껏 양보하는데 아주 조금 익숙해졌다. (282)

 

아빠는 뭐라 했을까?

큰 틀의 계획 외에 현지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과정에서는 서로가 충분히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 다름의 간격을 좁혔다. (286)

 

그러므로, 두 부자는 행복하게 여행을 마쳤답니다, 로 끝나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성격이 다른, 아주 다른 아빠와 아들이 여행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사이를 좁혔다니, 그보다 좋을 수가 있을까? 그런 부자의 모습을 보면서 독자들도 행복해 할 것이다.

그런 책, 읽게 된 것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도 두 부자, 행복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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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이정근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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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난해 123, 난데없이 우리나라에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나라도 안정되고, 국가 위상도 그런대로 높아지고 있던 터에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온국민들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계엄령은 바로 국회에 의해 계엄해제가 되었지만, 그 여파는 아직 진행중이다.

그 여파가 어떤 형태로 번져, 또다른 일을 야기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 하나는 있다.

바로 국민들이 계엄령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대체 왜, 어떻게 해서 계엄령이 선포되는 것인지, 등등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계엄령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이 책도 그런 관심사를 채우기 아주 좋은 자료가 된다.

 

이 책은?

 

계엄령, 우리나라에 몇 번 발령이 된 적이 있다.

이 책은 그런 계엄령중 제주도 일원에 내려진 계엄령을 다루고 있다.

 

[정부는 사태 진압을 위해 19481117일 계엄령을 선포하고 중산간 지역 전체에 대한

초토화 작전을 실시하였다.] (나무위키)


이게 우리 역사상 두 번째로 발령된 계엄령이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소설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에 발령된 계엄령에 대하여, 저자는 사건의 발생 전모를 밝히는 작업을 소설이라는 장치를 활용하여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왜 제주도에 계엄령이 발령되었을까?

저자는 그 원인을 멀리에서 찾기 시작한다.

 

계엄령 관련자는 누구누구일까?

 

제주 소요가 진압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은 대통령 이승만은 격하게 노했다. (11)

 

계엄령에 관련된 인물, 그 첫 번째 인물로 당시 대통령 이승만이 등장한다,

그 다음 관련자는?

 

조박사 들라 이르십세요.” (11)


이승만이 비서실장 김양선에게 한 말이다.

 

여기서 조박사란 조병옥을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조병옥은 경무부장이란 직책이 있었음에도 이승만이 조박사라 부르는 데에는 다른 저의가 있었다.

 

그의 공식 직함을 거명하지 않고 박사라고 부름으로써 자신의 프린스턴 박사 학위를 돋보이게 하려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12)

 

, 그럼 그 계엄령이 발령되는데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살펴보자.

 

이승만은 관련자들을 불러들인다. (43)

 

국방장관, 육군 참모총장, 문교장관을 들라 이르세요. (43)


그렇게 불러 모은 사람들과 이승만은 계엄령 발령 조건에 대해 논의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그런 것을 모르는 도민(여기서는 제주도민을 의미한다)을 일깨어주어야 한다

국민을 단결시키고 계몽하는데 계엄만한 것이 없다. (47)

 

여기 등장하는 계몽은 과연 역사적인 발언이었을까?

아무래도 요즘 어떤 몰지각한 인사들이 계엄령을 계몽령이라 한 것에서 나온 소설적 대화가 아닐까 싶다.

 

그런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이런 말도 등장한다.

 

각하, 헌법에는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조건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당시 국방장관의 발언이다.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입니다. (47)

 

그런 논의가 이어진 후에 이승만은 결론을 내린다.

 

일 없습네다. 국방부 장관과 육군 참모총장은 계엄을 준비하십세요.” (50)

 

그렇게 해서 계엄을 발령되었다. 이게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발령된 계엄령이다.

 

계엄에 관한 국무회의 회의는?

 

이렇게 당시 계엄령이 발령되기까지의 상황을 살펴보자니, 문득 지금 사법의 단죄를 받고 있는 윤석렬 정부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 소설에서 보여주고 있는 계엄에 관한 회의, 분명 국무회의의 안건으로 올라있으니 의무사항인데, 그런 회의가 과연 윤석렬 정부에서는 어떻게 진행이 되었을까?

 

역사가 무섭다는 것이 바로 그말이다.

이 소설이 그런 세밀한 데까지 일일이 설명하고 보여주고 있는 것은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라는 것일 게다. 권력을 쥐어주었으면, 해서 권력을 갖게 되었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의무가 따른다. 그 의무를 망각하고 자기 멋대로 권력을 휘두른다면, 그는 역사 앞에 죄인이 될 뿐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의 장점으로는 어떤 현상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현상이 일어나기까지의 원인을 멀리에서부터 차근차근 따져보고 있다.

해서 이 책에는 단지 계엄령 자체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계엄이 발령되기까지 관련사항들을 추적해서 보여주고 있다.

 

조선조에 있었던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거론하는 것도, 해방후 있었던 사건들을 찾아 보여주는 것도 그런 의미일 것이다. 모든 일에는 그 근원이 있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실명으로 관련 인물이 대거 등장한다. 물론 사람 이름을 약간씩 변형해 놓았다. 예컨대, 조병옥을 조병욱으로, 박정희를 박정이로,,,,

그 정도로는 누가 누구인지 다 알 수 있으니까 문제될 게 없다.

 

이 소설은 역사가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역사는 어떤 방해를 받더라도 끝내 살아남아 역사를 간직하고 후세에 그 기록을 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계엄령, 역사의 작은 조각에 불과하겠지만 그게 얼마나 엄중한 것인지를 이렇게 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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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음악 - 양차 대전과 냉전, 그리고 할리우드
존 마우체리 지음, 이석호 옮김 / 에포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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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음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클래식을 배우고 있다. 공부하고 있다는 말이 오히려 적절할 듯 하다.

그래서 이 책, 한 글자 한 문자, 다 체크하면서 읽어본다.

그러다가 이런 말도 만나게 된다.

 

래그타임. (125)


래그 타임이 뭐지? 영어로 분명 ragtime일 것인데, 뭐지?

해서 검색해 보았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까지 미국 남부의 흑인 혹은 크리올 사회에서 대유행한 춤과 춤곡. 흔히 줄여서 래그(Rag)라고도 한다.

음악으로서는 클래식 음악과 뉴올리언스와 세인트루이스를 기반으로 하여 발전한 흑인 음악에 각각 기반을 두고 있으며, 존 필립 수자 등의 행진곡 작곡가들로부터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 래그타임 음악들은 흑인 음악가들과 서양의 악기가 본격적으로 만나는 계기가 된 장르였다. 재즈라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강력한 백 비트와 당김음이 강조되는 등, 이러한 요소들이 재즈에 많은 영향을 주어 실질적인 '재즈의 조상', '재즈의 뿌리' 격으로 평가된다.] (나무위키)

 

조금 더 살펴보자.


[유명한 래그타임 작곡가로는 영화 스팅에 나와 대히트했던 '디 엔터테이너(The Entertainer)' '단풍잎 래그(Maple Leaf Rag)' 를 쓴 스콧 조플린이 있고, 이외에도 조지프 램, 제임스 스콧 등이 있다. 1차대전 후 재즈와 블루스가 치고 올라오면서 급속히 인기를 잃고 흘러간 장르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래그타임이 저 두 장르에 끼친 영향도 꽤 컸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등장한다.

 

미국의 음악 문화는 래그타임과 재즈라는 형태로 도처에서 관찰되었다.(.......) 19세기 흑인들이 해방되면서 1890년대 스콧 조플린의 래그타임을 시작으로 음악의 창조성이 폭발한 현상도 비슷한 관점으로 파악 가능하다. (......) 1918년 즈음이 되면 미국 흑인의 음악은 백인 대중문화까지 진입하여 곧 세계를 정복하게 된다.

클래식 작곡가들도 처음에는 이 새로운 대중음악과 흔쾌히 어울렸다. 드뷔시, 라벨, 스트라빈스키, 힌데미트, 그리고 나중의 쇼스타코비치 등이 래그타임에 영감을 받아 쓴 작품들이 바로 그랬다. (125-126)

 

그 다음도 읽어보자,

 

(그러나) 대부분의 클래식 작곡가들은 대중음악에 등을 돌렸다. 남은 건 조지 거슈윈 정도로 그나마 그가 있었기에 래그타임과 재즈의 잠재력이 피아노 협주곡과 교향시, 오페라의 땔감이 되던 시절이 있었음을 기억한다.(126)

 

그렇게 알고 나니까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과 교향시, 오페라가 이해가 되는 것이다.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은 <랩소디 인 블루> <랩소디 인 리벳> <협주곡 F 장조>가 있고, 교향시는 <파리의 미국인>, 오페라는 <포기와 배스>가 있는데, 그 곡들의 정체(?)가 분명하게 인식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공부를 하게 만드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조지 거슈윈에 대하여는 이런 기록도 읽어볼만하다.

 

19세기 후반 제정 러시아의 학살을 피해 집단 거주지인 게토를 떠나 미국에 정착한 유대인 가운데 조지 거슈윈, 에런 코플런드, 레너드 번스타인의 부모가 있었다. 만일 이들이 러시아에서 태어났다면 러시아와 유럽의 음악은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1차 대전 종전후 미국 클래식 음악을 미국적이요 클래식하게 만든 것이 바로 이들 자식 세대들의 업적이었다. (323)

 

미국 클래식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구절이 아닐 수 없다.

 그 문장이 들어있는 장은 <11장 문화전쟁과 상실에 대하여>이다.

11장에서는 독일과 러시아에서 파시스트와 나치 정권과 소비에트 정권하에서 내쫓긴 사람들의 행적을 이어나간다. 물론 그들이 쫓겨난 다음에 그 자리를 채워간 이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 이제 이 책의 전체를 개관해보자.

목차가 이렇다.

 

1 클래식 음악의 두 갈래 평행 우주

2 브람스와 바그너

3 스트라빈스키와 쇤베르크

4 12음 음악의 탄생

5 히틀러, 그리고 내부로부터 생겨난 맹독

6 스탈린과 무솔리니가 음악을 만들다

7 영화음악, 20세기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출구

8 새로운 전쟁, 낡은 아방가르드

9 냉전이 현대음악을 정의하다

10 역사 창조하기, 역사 지우기

11 문화 전쟁과 상실에 관하여

12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미지의 음악을 위하여

 

처음부터 차근차근 정리해 나갈 게 참으로 많다,

그중 몇 개 기록해 본다.

 

바그너와 브람스는 지상 전투가 있은 지 한 세기가 지난 오늘, 우리는 이 두 사람이 실은 서로 비슷한 구석이 많았음을 본다. (67)

 

그게 어떤 점인가?


두 사람 모두 각자가 지은 새로운 음악을 정당화하고 영감을 찾기 위해 과거를 탐구했다.

바그너는 고대 신화를 뒤적이며 주제를 길어왔고 (.........)

브람스는 과거 독일의 음악 형식쪽으로 시선을 두었다.

두 작가가 모두 하늘 아래 정녕 새로운 것은 없으며 어떤 것도 완벽하게 되풀이되지 못한다는 진리를 깨닫고 있었다. 신과 구는 같은 실제의 양면이다. (67)

 

그렇게 바그너와 브람스는 정리가 된다.

그럼 스트라빈스키와 쇤베르크는 어떨까? 이 문장으로 정리가 될 수 있을까?

 

의미심장하게도 <불의 제전><달에 홀린 피에로>는 (시각적이고 언어적인) 이미지를 통해 이성의 통제를 벗어난 원시성을 재창조하려 시도한 작품이었다. (113)

 

<불의 제전>은 스트라빈스키, <달에 홀린 피에로>는 쇤베르크의 작품이다.

 

그리고 <5 히틀러, 그리고 내부로부터 생겨난 맹독>을 읽기 전에, 바그너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기 전에 이런 글은 읽어보고 5장을 읽어야 한다,

 

그러나 이야기를 성급하게 밀고 나가기에 앞서 먼저 히틀러, 무솔리니, 스탈린이 음악을 통제하기 위해 실제로 어떤 일을 했고, 그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는 누구였는지 짚는 게 좋겠다. (138)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런 글쓰기이다. 독자로 하여금 차분하게 읽어갈 수 있도록, ‘한 템포 쉬고라며 마음을 다독이는듯한 저자의 음성이 들리는 것이다.

 

쇼스타코비치에 대하여..

 

그의 <세컨드 월츠>를 즐겨 듣는다. 그런 음악을 만든 쇼스타코비치, 그가 소련에서 어떤 고난을 받았는가.

그가 받은 고난을 알게 된다면 그가 작곡한 <세컨드 왈츠>는 새롭게 들을 수밖에 없다.

그냥 흘려듣고 지나갈 음악이 아닌 것이다.

 

쇼스타코비치는 소련에서 목숨을 붙이고 살려면 다시는 <무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같은 작품을 써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분명히 깨달았다. 그는 발표를 준비중이던 신작 <교향곡 4>을 즉시 철회했다. (164)

 

위에 언급한 3, 무솔리니, 히틀러, 스탈린 치하에서 일어난 사례중 하나가 바로 쇼스타코비치의 일이다.

 

다시, 이 책은?

 

클래식에 대하여 지금껏 공부(?)하면서 현대 이전의 음악에 대하여는 그 가닥을 잘 잡을 수 있었는데, 그만 현대에 들어와서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현대 이전까지는 분명하게, (바로크 - 고전 낭만 국민)주의 하는 식으로 제법 그 줄기를 잡을 수 있었는데, 현대는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헤매게 된다.

그럴 때에 이 책은 많은 가르침을 준다. 대체 왜 헤매게 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되고, 우리에게 알려준 것이 바로 그런 점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플레이 리스트는 왜 20세기 초에 멈춰있을까.’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저자는 현대 음악의 가닥을 잡아주고 있는 것이다.

 

사족, 아니 꼭 기억해두고 싶은 말!

 

음악은 존재하기 위해 반복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항상 변화의 상태 속에 놓여있다.

설령 그 반복이 음반에 의한 정확한 반복이라손 칠지라도 그에 대한 인식만큼은 같지 않을 것이다. 그걸 듣는 사람이 끊임없이 변화 발전하기에 해석이 전과 달라지기 때문이다. (16)

 

클래식을 듣는 사람이라면, 이 말에 공감, 동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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