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이정근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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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난해 123, 난데없이 우리나라에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나라도 안정되고, 국가 위상도 그런대로 높아지고 있던 터에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온국민들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계엄령은 바로 국회에 의해 계엄해제가 되었지만, 그 여파는 아직 진행중이다.

그 여파가 어떤 형태로 번져, 또다른 일을 야기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 하나는 있다.

바로 국민들이 계엄령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대체 왜, 어떻게 해서 계엄령이 선포되는 것인지, 등등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계엄령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이 책도 그런 관심사를 채우기 아주 좋은 자료가 된다.

 

이 책은?

 

계엄령, 우리나라에 몇 번 발령이 된 적이 있다.

이 책은 그런 계엄령중 제주도 일원에 내려진 계엄령을 다루고 있다.

 

[정부는 사태 진압을 위해 19481117일 계엄령을 선포하고 중산간 지역 전체에 대한

초토화 작전을 실시하였다.] (나무위키)


이게 우리 역사상 두 번째로 발령된 계엄령이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소설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에 발령된 계엄령에 대하여, 저자는 사건의 발생 전모를 밝히는 작업을 소설이라는 장치를 활용하여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왜 제주도에 계엄령이 발령되었을까?

저자는 그 원인을 멀리에서 찾기 시작한다.

 

계엄령 관련자는 누구누구일까?

 

제주 소요가 진압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은 대통령 이승만은 격하게 노했다. (11)

 

계엄령에 관련된 인물, 그 첫 번째 인물로 당시 대통령 이승만이 등장한다,

그 다음 관련자는?

 

조박사 들라 이르십세요.” (11)


이승만이 비서실장 김양선에게 한 말이다.

 

여기서 조박사란 조병옥을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조병옥은 경무부장이란 직책이 있었음에도 이승만이 조박사라 부르는 데에는 다른 저의가 있었다.

 

그의 공식 직함을 거명하지 않고 박사라고 부름으로써 자신의 프린스턴 박사 학위를 돋보이게 하려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12)

 

, 그럼 그 계엄령이 발령되는데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살펴보자.

 

이승만은 관련자들을 불러들인다. (43)

 

국방장관, 육군 참모총장, 문교장관을 들라 이르세요. (43)


그렇게 불러 모은 사람들과 이승만은 계엄령 발령 조건에 대해 논의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그런 것을 모르는 도민(여기서는 제주도민을 의미한다)을 일깨어주어야 한다

국민을 단결시키고 계몽하는데 계엄만한 것이 없다. (47)

 

여기 등장하는 계몽은 과연 역사적인 발언이었을까?

아무래도 요즘 어떤 몰지각한 인사들이 계엄령을 계몽령이라 한 것에서 나온 소설적 대화가 아닐까 싶다.

 

그런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이런 말도 등장한다.

 

각하, 헌법에는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조건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당시 국방장관의 발언이다.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입니다. (47)

 

그런 논의가 이어진 후에 이승만은 결론을 내린다.

 

일 없습네다. 국방부 장관과 육군 참모총장은 계엄을 준비하십세요.” (50)

 

그렇게 해서 계엄을 발령되었다. 이게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발령된 계엄령이다.

 

계엄에 관한 국무회의 회의는?

 

이렇게 당시 계엄령이 발령되기까지의 상황을 살펴보자니, 문득 지금 사법의 단죄를 받고 있는 윤석렬 정부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 소설에서 보여주고 있는 계엄에 관한 회의, 분명 국무회의의 안건으로 올라있으니 의무사항인데, 그런 회의가 과연 윤석렬 정부에서는 어떻게 진행이 되었을까?

 

역사가 무섭다는 것이 바로 그말이다.

이 소설이 그런 세밀한 데까지 일일이 설명하고 보여주고 있는 것은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라는 것일 게다. 권력을 쥐어주었으면, 해서 권력을 갖게 되었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의무가 따른다. 그 의무를 망각하고 자기 멋대로 권력을 휘두른다면, 그는 역사 앞에 죄인이 될 뿐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의 장점으로는 어떤 현상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현상이 일어나기까지의 원인을 멀리에서부터 차근차근 따져보고 있다.

해서 이 책에는 단지 계엄령 자체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계엄이 발령되기까지 관련사항들을 추적해서 보여주고 있다.

 

조선조에 있었던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거론하는 것도, 해방후 있었던 사건들을 찾아 보여주는 것도 그런 의미일 것이다. 모든 일에는 그 근원이 있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실명으로 관련 인물이 대거 등장한다. 물론 사람 이름을 약간씩 변형해 놓았다. 예컨대, 조병옥을 조병욱으로, 박정희를 박정이로,,,,

그 정도로는 누가 누구인지 다 알 수 있으니까 문제될 게 없다.

 

이 소설은 역사가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역사는 어떤 방해를 받더라도 끝내 살아남아 역사를 간직하고 후세에 그 기록을 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계엄령, 역사의 작은 조각에 불과하겠지만 그게 얼마나 엄중한 것인지를 이렇게 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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