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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 - 프란치스코 교황 최초 공식 자서전
프란치스코 교황.파비오 마르케세 라고나 지음, 염철호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평점 :
나의 인생 (프란치스코 교황 최초 공식 자서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에는 교황의 육성이 담겨있다.
특별히 교황의 일생 중에서 세계사의 굵직긁직한 사건들에 대하여 소회를 밝히고 있는데,
그게 또한 세계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 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읽을만 하다.
하나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인생을 주욱 훑어볼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는 세계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돌아볼 수 있는데, 그런 사건에 대한 교황의 의견도 같이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교황의 이야기는 교황의 부모님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제 2차 세계대전으로 시작된다.
평화스런 어느 가정, 출근하려는 남편 마리오의 귀에 라디오에서 뉴스 하나가 들려온다.
영국 총리 체임벌린이 나치 독일과의 전쟁을 공표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렇게 제 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된다.
그 집, 바로 교황이 아직 어린아이였을 때의 일이다.
교황은 1936년 12월 17일생이니, 당시 세 살이었다,
교황의 이름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교황은) 아르헨티나로 이민온 이탈리아 출신 철도노동자 마리오 호세 베르고글리오(Mario José Bergoglio)와 레히나 마리아 시보리(Regina María Sívori) 부부 사이에서 1936년 12월 17일에 태어났다. (나무위키)
그렇게 시작한 이 책은
교황의 생애를 주욱 훑어가며 그의 육성을 전해준다.
1970년대 아르헨티나의 군사독재에 대해 침묵했던 전적이 있다는 비난을 받았고 관련 건으로 인권단체에서 2010년도에 고발된 적이 있다. 예수회 소속의 사제 2명이 독재정권에 납치되어 고문당한 사건에 침묵했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교황이 아르헨티나 군부 유력자의 가족신부 등의 개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하여 독재자들에게 사적으로 선처를 호소하였고, 두 사제는 결국 풀려났다고 밝혀졌다. (나무 위키)
이 사건에 대하여도, 교황의 입장을 자세히 들어볼 수 있다.
이 책 116쪽 이하에 그 상황이 드러나고 있다.
저 역시 독재 시절 중상모략의 희생자였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바호 플로렌스 빈민가에서 일하던 오를란도 요리오 신부와 프란시스코 할릭스 신부를 정권에 넘겼다고 비난했습니다. (116쪽)
그 말에 이어서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났으며 어떻게 오해가 생겼으며, 풀렸는지 교황의 입장을 잘 들어볼 수 있다.
또한 로메로 주교 이야기도 나오는데, 먼저 나무위키에서 로메로 주교 사건을 들어보자.
같은 남미의 나라인 엘살바도르에서는 1970년대에 독재에 저항하던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가 미사 중에 대중의 눈 앞에서 사살당했는데도 범인들은 밝혀지지 않았고, 오히려 엉뚱한 사람들이 누명을 쓰고 사형을 당했다. (나무위키)
오스카 로메로 주교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어떤 이들은 앙헬렐리 몬시뇰과 1980년 미사를 집전하던 중 살해된 산살바도르 주교 오스카 로메로 몬시뇰이 복음을 마르크스주의에 따라 해석했으며, 좌파 정치 이념에 영향을 받은 해방신학을 받아들였다고 비난합니다, 하지만 이는 단연코 거짓입니다. (113쪽)
참고로 이 글에서 두 신부의 이름 뒤에 붙은 말, 몬시뇰은 이런 뜻을 가지고 있다.
몬시뇰(monsignor)은 천주교에서 교황의 명예 전속 사제로 확정된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직자들에 대한 경칭이다. 몬시뇰은 프랑스어로 "나의 주인님"을 뜻하는 mon seigneur에서 유래한 이탈리아어 monsignore에서 어미음을 생략한 것이다. 영어로는 Msgr. 또는 Mons.로 생략한다. 프랑스어로는 (마침표 없이) Mgr로 생략한다. (위키백과)
그러니 이름 자체는 아닌 것이다.
2014년 즉위 1주년을 앞두고 앞에서는 침묵했지만 뒤에서는 은신처를 제공하고 해외도피를 도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최소 20~30명, 최대 100명까지 반정부 인사들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3만 명이나 희생된 아르헨티나 군부독재의 참상에서 수백 명 구했다는 것이 침묵을 정당화할 수 있느냐는 비판은 가능하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분명히 나은 행동이며, 위쪽 문단에서도 설명했듯이 은신처는 물론 해외도피까지 실제로 도왔다는 점에서 자신의 위험도 기꺼이 무릅썼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 (나무위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 하나가 바로 이런 점이다.
교황 입으로는 말하기 어려운 사건들, 어찌보면 자신의 공적을 스스로 말하기 어려울테니까. 이렇게 다른 자료들을 찾아 읽어야 하는 독자들을 생각한다면, 편집자가 교황의 그런 측면을 고려해서 별도로 참고자료 정도를 적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교황 약력과 그런 중요한 사건들을 별도로 편집자 주 정도로 해서 말이다.
교황으로 선출되다
우선 개략적으로 나무위키에서 정보를 찾아보았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건강상의 문제로 퇴위한 후에 치러진 콘클라베 이틀째인 2013년 3월 13일 오후 7시 기준으로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교황청이 부패 스캔들과 섹스 스캔들로 홍역을 치른 만큼, 개인적으로 청렴하고 교리적으로는 보수적이며 사회적으로는 개혁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차기 교황으로 선출된 듯. 그동안 거론되던 주요 교황 후보는 아니지만 인지도가 아예 없던 상황은 아니었다고 한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비유럽파 추기경들은 개혁적인 교황을 원했으나 적절한 후보를 내지못한 상태에서 콘클라베에 돌입했다고 한다. 투표 전에 모든 추기경들이 소신을 피력하는 개인발표 시간이 있었는데, 이때 베르골료 추기경이 교회가 본연의 영적인 임무에 돌아가야 한다고 피력한 것이 결정적이 되었다. 그의 이런 피력을 계기로 개혁파 추기경들이 그에게 주목했고 뒤이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나무위키)
여기 기록에서 보는 소신을 피력하는 개인 발표, 그것에 관한 이야기도 이 책에 등장한다.
베르골료 추기경(교황이 되기 전이니까) 은 스페인어로 손수 적어온 메모를 읽기 시작한다. 발언 시간은 3분으로 제한되어 있었으며, 시간이 다 되면 마이크가 자동으로 꺼진다는 점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233쪽)
그렇게 개인 발표가 있었는데,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 이 책 233~ 235쪽에 실려있다.
그 개인발표는?
그 연설이 제 운명을 바꾸어버렸습니다. 제 인생이 바뀌는데 3분도 채 걸리지 않았어요. 연설이 끝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그 순간부터 제 이름이 회자되기 시작했다는 말을 나중에 듣게 되었습니다. (235쪽)
교황과 함께 음악을 만나다.
교황은 그의 인생을 반추하면서, 가족과 함께 했던 음악을 이야기한다.
음악에 관한 기억이 여기저기 등장하는 것을 보면, 교황의 음악에 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어머니는 토요일 오후 2시면 오페라 방송을 트셨는데, 오페라가 시작하기 전에 줄거리를 설명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베르디의 <오텔로> (25쪽)
작은 방에 바그너의 선율이 흘렀다. 한스 크나퍼츠부슈가 지휘하는 <파르지팔>이었다. (143쪽)
아이들에게 이탈리아 노래들을 가르쳐주기도 했는데, 그 중엔 아버지가 좋아하셔서 어릴 때 종종 듣던 곡도 있었어요. 1940년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던 이탈리아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오 솔레 미오>, <도베 스티 차차>, <토르나 피치나> 같은 노래들이 기억나네요. (167쪽)
아르헨티나에서는 대통령이 국가 기념일인 5월 25일과 연말인 12월 31일이면 정기적으로 주교좌 성당을 방문합니다, 그럴 때마다 오랜 감사찬송인 <테 데움Te Deum>을 노래하는데 그 노래가 끝나고 스코르카와 인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227쪽)
<테 데움Te Deum>, 예전에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에서 바로 그 노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 노래 제목이 특이해서 기억해두었던 곡인데, 그 곡이 바로 아르헨티나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 알게 된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에 대해 유흥식 라자로라는 (우리나라) 추기경이 한 말이 있다.
한 사람의 삶은 항상 그 시대의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6쪽)
그렇다, 비단 교황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렇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새삼 그 점을 마음에 새겨놓았으면 좋겠다.
이 책에서 그런 점을 가슴에 새기고, 모든 삶의 지향점을 그리스도의 나라 구현을 위해 살았던, 지금도 살고 있는, 또한 살아갈 교황의 삶을 통해, 그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교황의 건강에 관한 소식이 들려오는데, 모쪼록 그리스도의 사역을 더욱 활발하게 하시도록 건강 회복하시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