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 세대가 온다 - 잡아먹을 것인가, 잡아먹힐 것인가
송진주 지음 / 마인드셋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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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세대가 온다

 

GPT를 쓰고 있거나 혹은 쓰고 있지 않더라도다음의 어딘가에 해당할 것이니

이 책은 챗GPT에 관한 리트머스 시험지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Chapter 1 GPT 세대의 서막

Chapter 2 업무스트레스 그만나도 이제 일잘러

Chapter 3 온라인 N잡러

Chapter 4 갓생 사는 법

Chapter 5 GPT의 미래

 

예컨대 나같은 경우는 chapter 1에 해당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지금 당장 챗GPT를 써야 하는 이유

전세계가 주목한 초고속 성장

번거로운 검색간편한 채팅

상상 그 이상의 능력치

GPT 세대

 

저자는 특히 <GPT 세대항목에서 담대하게 선언한다. GPT 사용 여부로 GPT세대라고 칭할 수 있음을.

MZ 세대니, X, Y 세대같은 용어가 필요 없다면서 이제 이 세상은 챗GPT를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세대로 나뉠 것이라 한다. (24)

 

그런 분류에 따르면 당연히 나도 GPT 세대에 해당한다.

문제는 그 활용을 어느 정도 하는가이다.

이 책은 그렇게 GPT를 100% 활용할 수 있도록그 다양한 쓰임새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Chapter 2 업무스트레스 그만나도 이제 일잘러

Chapter 3 온라인 N잡러

Chapter 4 갓생 사는 법

 

그중 나에게 해당되는 것이 의외로 많다. 그말은 지금껏 챗GPT의 기능을 채 알지도 못하고 그러니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이런 기능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디어 창출

 

프롬프트에 이런 말을 전한다.

 

나는 [직업]이야지금부터 [사업 아이템]을 시작하려고 해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어도와줄 수 있어? (77)

 

그러면 챗GPT에서 몇 단계에 걸친 답변을 제시한다.

그러니 비즈니스 업무를 보면서 옆에 두고 수시로 참고하면서 GPT를 쓸 수 있다.

 

또한 업무 이외의 사항에 대하여도 활용할 수 있다.

 

<Chapter 4 갓생 사는 법>이 바로 그것인데갓생이란 인생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다그래서 갓생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챗GPT를 통하여 알아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신체 건강 관리운동계획식단 관리운동과 식단 병행 방법

마음 챙김명상창의력 증진기억력집중력 향상

스트레스 관리휴식 기술여행,

 

그렇게 적다보니GPT는 거의 비서나 다름없는 일을 해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그러니 무엇이든지 프롬프트에 입력하면 그 답변이 척척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질문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챗 GPT의 활용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저자는 챗GPT에게 물었다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을 위한 팁을 알려달다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항목만 적어본다.) (45쪽 이하)

 

명확하고 구체적불필요한 말은 빼고 질문하자.

주제가 달라질 땐 새로운 챗을 생성하자

적절한 예시를 제공하자.

원하는 답변이 나올 때까지 후속 질문을 하여 대화를 주도하자.

GPT의 학습을 위해 대화 내용을 추적확인하자.

 

GPT의 한계는 없는 것일까? 있다면 무엇인가?

 

이쯤 되면 도대체 챗GPT의 기능은 끝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한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GPT의 한계는 없는 것일까? 있다면 무엇인가?

 

GPT의 응답은 노출된 데이터의 편견과 한계를 반영한다. (282)

 

전반적으로 챗 GPT는 고도로 발전된 AI 모델이지만 인간의 의사소통이나 이해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다. (283)

 

또한 그 정확성에서도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유의해야 한다.

AI가 잘못된 정보를 사실인양 답변하는 현상을 할루시네이션이라 한다환각이라는 의미다.

그러니 챗GPT가 제공하는 정보를 맹신하지 말고 사실 여부 정도는 확인하면서 사용해야 한다.

 

다시이 책은?

 

GPT를 활용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이 책의 쓸모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GPT가 커버해주고 있는 영역이 의외로 넓어서 사람이 한명 더 필요한 정도의 일은 챗GPT에게 맡겨도 될 정도이니 말이다.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는지 잘 살펴보면서 한 명 몫을 너끈히 해내는 동료 한명을 옆에 두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챗GPT를 쓰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쓸모 있는 매뉴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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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없이 비올라 샘터어린이문고 72
허혜란 지음, 명랑 그림 / 샘터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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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없이 비올라

 

동화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물론 어른도 읽으면서 감동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아동을 위한 것이지만성인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스토리도 또 그 스토리를 받치고 있는 음악에 관한 묘사도 훌륭했다.

 

이 소설은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우산 없이 비올라>와 <팔뚝 피아노>

두 개의 파트가 직접적으로 연결은 되어 있지 않지만 간접적으로는 연결이 된다모두 악기가 소재로 되고 있으며 스토리 또한 부분집합 정도의 연결이 이루어진다.

 

이 동화는 몇 가지 다른 시각으로 읽을 수 있다.

 

첫째는 비올라를 연주하는 선욱을 중심으로 그 아이의 고달픈 면에 시선을 두고 읽어내는 방법이런 경우는 외할머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된다.

 

주인공인 선욱이는 레슨을 쉬는 동안에 시골에 있는 외갓집에서 지내고 있다.

거기에서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게 되는데외할머니가 은근히 신명이 많은 사람이라결국은 악기 연습에 지친 선욱이를 제대로 인도해주는 역할을 한다.

 

외할머니는 엄마와는 달리 성격이 화통하고 거침이 없었다다른 할머니와도 잘 어울려 광복절 행사에 공연을 한다고 연습을 하고 있었다그런 외할머니에 어느덧 매료되어 악기를 즐기면서 연주하게 되는 선욱을 독자들은 만나게 된다.

 

둘째는 선욱이 다루는 악기 비올라와 연주에 관심을 두고 읽어가는 방법비올라라는 악기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악기이기에 그 악기와 그 악기가 내는 소리를 중점에 두고 읽는 방법이다.

 

우선 제목에 들어있는 악기 비올라가 생소한 악기라 어떤 악기인지 살펴보았다.

다행하게도 저자가 비올라에 대하여 자세할 정도로 잘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악기 비올라

 

바이올린 하다가 비올라로 바꿨는데생긴 것 똑같은데 더 크고 소리가 좀 낮지. (16)

 

크기 : 17 인치 (30)

바이올린이 고음의 독주 악기인데 반하여 비올라는 저음의 화음 악기다. (31)

 

비올라는 물을 닮았다어떤 소리든 적시고 스며들어 빈 공간을 가득 채워준다.

오케스트라의 선두에서 멜로디를 이끌어가며 화려하게 드러나는 바이올린이 이고단단하게 깔아주는 첼로가 이라면 비올라는 이다땅에서 싹을 틔우게 하고 꽃을 피우는 물부드럽고 따뜻하게 적셔 주고 스며들어 가득 채워주는 물. (45)

 

 

음악을 들으면서 읽어보자.

 

이 작품에는 비올라가 등장하므로 자연이 음악이 등장한다다음은 여기 이 작품에 등장하는 곡들이다.

 

쇼스타코비치 <왈츠 2> (25)

우리가 흔히 부르는 대로 하면, second waltz.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28)

Schubert Sonata arpeggione 1st movement.,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마 천국 OST

 

<작은 별변주곡 (105)

모차르트 작은별 변주곡 W.A.Mozart 12 Variations "Ah, vous dirai-je, Maman" in C Major, KV. 265

 

장난처럼 단순하게 동요로 시작하다가 점점 복잡한 클래식이 되고어느새 고무줄처럼 음을 늘였다 줄였다 하는 재즈가 되는 곡이다.

 

선율에 대하여

 

비올라가 생소한 악기가 되어서여러 가지가 궁금했는데특히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들을 살펴보았다.

 

비올라를 품에 안고 줄을 튕기고 있었다. (10)

 

활 털에 송진을 바르고비올라를 턱밑에 괴이고 튜닝을 시작했다. (15)

 

네 소리를 내네 소리를! (28)

 

비올라다운 소리가 네 손끝에서 나와야 한다. (28)

 

단순하게 이어지는 선율이 내 마음을 휘감는다머릿속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은 실수가 없다. (48)

 

그리고 시작하는 거야너와 악기가 서로 잘 노는 친구처럼 맞게 될 때. (54)

 

맨 위에 있은 줄기본 ’ 음을 먼저 조율하기 시작했다그리 높지도 않고 아주 낮지도 않은 풍부한 중간 음의 소리가 내 손끝에서 흘러나왔다. (62)

 

연주는 <왈츠 2>으로 이어졌다할머니들은 금세 리듬을 탔다이 곡이 왈츠인 것을 할머니들은 감각으로 알았다. (74)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그 소리가 내 귀에도 너무너무 새롭다손 끝에서 나오는 그 소리가 내 귀에도 너무너무 새롭다.

이게 소리구나.’

나는 속으로 소리쳤다. (79)

 

내가 또 하나의 선율이 되어 함께 이어지고 흐르면서보이지 않고 들리기만 하던 소리의 정체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보였다소리와 하나가 된 것 같다누군가와 깊이 맞닿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80)

 

다시이 책은?

 

비올라 연습을 하느라 점점 지쳐가는 선욱그 아이가 시골에 내려와서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외할머니의 영향으로 치유받고 새롭게 악기를 대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할머니를 따라가 연주를 하게 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이때 선욱의 모습이 바로 책의 제목인 <우산 없이 비올라>이다.

 

악기를 소재로 하는 작품을 본 적이 없어서(?) 일단 이 작품이 신선했다덕분에 비올라라는 악기를 알게 된 것도그 악기를 통해서 알게 되고 듣게된 곡들도 아름다운 곡들이라 좋았다.

그리고, 인생이 이 동화처럼 아름다운 결말로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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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카페 - 평범한 일상이 철학이 되는 공간
크리스토퍼 필립스 지음, 이경희 옮김 / 와이즈맵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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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카페

 

일단 책의 구성을 먼저 말해두고 싶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 카페라는 것을 소개하는 파트와 실제 그 카페 모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잇는가를 설명하는 파트그리고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록으로는 <철학자 해설>과 <소크라테스 카페를 시작하는 법>이 있는데모두 좋은 내용이지만 특히 첫 번째로 실려있는 <철학자 해설>이 의외로 묵직하다그 내용이 매우 충실해서 그것 자체만으로도 철학자들을 개관할 수 있고 철학의 흐름도 살펴볼 수 있으니매우 유익한 자료집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내용을 살펴보자.

 

소크라테스 카페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자면일반 시민일반인들과 소크라테스 식 대화법을 이용한 토론 모임을 말한다.

해서 일정한 격식없이 또한 일정한 주제 없이 사람들이 모여 서로 자유롭게 토론을 이어가는 모임을 말한다카페라고 해서 어떤 장소적 개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그러한 모임은 카페든지도서관이든지 또는 교회 그 어느 곳에서도 열릴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설립한 소크라테스 카페의 토론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모임은 정말이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카페를 비롯하여 서점주택교도소에서도 열린다또한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도 전혀 제한이 없다.

 

그런 모임의 목적은?

공개적인 토론과 담론을 통하여 참가자들 사이에 공감과 이해의 유대를 만들려는 것이다. (7)

 

그런 목적을 위해서 저자가 생각해낸 방법이 바로 소크라테스 식 대화법이다이는 참가자들이 서로의 견해에 대해 자유롭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대화법이댜.

 

소크라테스 문답법의 의미

 

그레고리 블라스토스 :

소크라테스 문답법이 인류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인데소크라테스의 문답법으로 철학 탐구가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보통 사람의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45)

 

소크라테스 문답법을 엘렝코스(elenchus)라고 하는데이는 그리스어로 정말 조사’ 또는 반대 심문을 뜻한다.

더해서 엘렝코스는 사람이 자신을 드러내 보이도록 하고자신의 의견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게 하는 대화법이다. (47)

 

저자의 평가 :

소크라테스가 대화법으로 사람들 스스로 자신의 영혼 깊은 곳까지 내려가 삶을 긍정하는 윤리를 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49)

 

다양한 토론 내용이 들어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크라테스 카페를 열고 토론한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

 

캘리포니아 북부의 한 교회(84)

버지니아의 주택 단지 (98)

교도소에서 (133쪽 이하)‘

세자르 차베스 초등학교 (191쪽 이하)

기타

 

토론의 대상이 된 주제 또한 다양하다.

 

철학은 무엇을 말하는 거죠? (136쪽 이하)

이 질문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연이어 나오게 된다.

지혜가 무엇인가요?

지혜로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침묵이란 무엇인가? (192)

 

카페 참여자가 유의해야 할 점들

 

자신의 신념이나 세계관에 반대되는 의견이라도 설득력이 있다면 깊이 생각해보고 받아들인다. (82)

 

참가자를 불안하게 하거나 당황시키거나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다면그건 소크라테스 식 대화가 아니다. (51쪽)

 

따라서 대화는 활기찬 방식으로 진행되게 된다.

 

소크라테스에 관한 이런 정보

 

소크라테스는 딱 한 번 아테네를 떠난 적이 있었는데펠로폰네소스 전쟁에 군인으로 참전하기 위해서였다.

소크라테스는 크산티페와 결혼해서 두 아들을 두었다.

그는 오랫동안 조각가와 석공으로 일했다그러다가 철학에 관심을 보였고 남은 삶은 철학을 논하며 보냈다. (39)

 

여기애서 <크산티페와 결혼해서 두 아들을 두었다>는 기록은 오류인 듯하다.

플라톤의 파이돈에 보면 이런 기록이 나온다.

그대도 아시겠지만그분에게는 두 명의 어린 아들과 한 명의 다 자란 아들이 있으니까요. (파이돈, 116b)

.

그는 정식으로 사람을 가르친 적도 없고 강의도 하지 않았으며 책도 저술하지 않았다단순히 질문만 하면서 삶을 보낸 것이다.

 

소크라테스에게 무엇을 안다는 것은그것에 대해 이유를 제시할 수 있고타당한 주장으로 변론할 수 있으며다른 사람에게 증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94)

 

철장에 갇혀있어도 더 자유로웠던 사람들

 

비트겐슈타인 (130)

맬컴 엑스 (131)

 

이렇게 세세한 주제에서도 읽을만한 이야기거리가 많은 게 이 책의 장점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의문을 더욱 많이 품을수록 자신이 딛고 서있는 정신적 토대는 더 단단해진다. (36)

 

니체의 생각 한 토막 :

니체는 삶의 역경을 견뎌낼 가치가 있도록 만들기 위해 사람은 모두 자신의 삶에서 독특한 이유를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 삶을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81)

 

더 큰 깨달음을 위해 그대가 아는 세상을 잃어야 하고,

더 위대한 삶을 위해 그대가 누리는 삶을 버려야 하고,

더 위대한 사랑을 위해 사랑하는 벗들을 떠나야 하며,

집보다 더 포근한 땅을이 땅보다 더 넓은 땅을 찾아야 한다.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의 주인공 조지 웨버에게 들려온 소리) (105)

 

믿음의 본질은 의심이고현실의 본질은 질문이다.

            (위의 책 주인공 조지 웨버)

 

다시이 책은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소크라테스에 관한 정보,

소트라테스의 대화법에 관한 정보,

그 대화법을 소크라테스 카페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방법론.

또한 그런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듣게 되는 많은 이야기들.

 

또한 이 책을 읽고 플라톤의 파이돈을 다시 읽게 되었다.

저자가 파이돈의 끝부분에서 소크라테스가 친구들에게 한 말을 전해준 덕분이다. (344)

 

함께 풍부한 대화를 나누면서 그대들이 발견한 삶의 길삶을 가치있게 만드는 그 길을 끊임없이 추구하라.”

 

풍부한 대화를 나누면서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그 길이란 곧 저자가 말하고 있는 소크라테스 카페를 말하고 있는 것이리라소크라테스가 몸소 보여준 대화법을 통해 삶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어가는 방법인 소크라테스 카페에나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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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 그린 - 버지니아 울프 단편집
버지니아 울프 지음, 민지현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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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그린 버지니아 울프 단편집

 

버지니아 울프나에겐 난공불락의 성이었다.

 

자기만의 방은 잘 나가다가그만 『댈러웨이 부인에서는 막혀버렸다.

겨우 겨우 역자 해설에 힘입고 기타 참고자료를 읽어가며 읽기는 했는데그래도 속시원하지는 않았다.

 

그게 소위 말하는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나 뭐라나하여튼 버지니아 울프는 그랬다.

그런 아픔이 있는 버지니아 울프이번에는 단편집이다단편집이니 조금은 낫겠다 싶어 손에 들었는데과연?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인 <Blue & Green>을 비롯하여 모두 18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그 중 <현악 4중주>를 예로 들어보자.

 

현악 4중주는 보통 2명의 바이올린 연주자와 1명의 비올라 연주자, 1명의 첼로 연주자로 이루어진다현악 4중주는 최소의 악기로 최대의 음악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편성이기 때문에 실내악에서 가장 중요하고 완성도가 높은 장르로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소설을 읽으면서 이 작품에서 울프의 음악관을 알 수 있으리라 기대했었다과연 그랬을까?

 

울프가 쓴 <현악 사중주>에는 악기 이름 몇 개 등장한다.

 

대기실에서 난 소리는 제바이올린이 조율하는 소리였나?

저기 온다검은 옷을 입은 네 사람이 악기를 들고 들어와 쏟아지는 조명 아래 놓인 흰색의 사각형을 마주하고 앉는다활 끝을 보면대에 얹었다가 동시에 들어올려 가볍게 자세를 취한다그러고는 앞에 앉은 연주자를 본다바이올린 주자가 수를 센다하나.....(223)

 

그렇게 연주는 시작된다.

(그리고 선율을 묘사하는 듯문장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화...

 

모차르트 초기의 음악이네요물론.....”

그렇지만 그의 곡조가 다 그렇듯이 사람을 절망하게 하죠아니희망이라고 하려던 거였어요. .........”

 

여기서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울프의 감상을 읽게 된다.

아니 그전에 (그리고 선율을 묘사하는 듯문장이 이어진다.)라고 한 부분이 더 중요하다.

울프는 연주되는 음악을 (      ) 안에 묘사해놓았다.

 

그러니 연주 실황을 울프는 의식의 흐름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역자의 해설에 의하면울프의 모더니즘적 실험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라 한다. (272)

역자는 덧붙이기를모차르트의 현악 4중주 연주가 흐르고......(생략)

 

이왕에 읽었으니모차르트의 현악 4중주가 무엇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모차르트는 현악 4중주를 모두 23곡 남겼는데첫 번째 곡인 <로디>에 이어 이탈리아 여행중에 작곡한 6곡의 <밀라노 4중주>와 1773년 18세때 작곡한 6곡의 <빈4중주곡> 까지를 그의 초기 시대 작품으로 분류할 수 있다그러니 울프의 작품에 등장하는 모차르트의 현악 4중주는 위의 작품중 어느 곡인가일 것이다.

 

이 책 덕분에 모차르트의 현악 4중주 곡을 찾아 들으며울프를 읽었다.

 

보여주는 장면” 구성하기

 

그런데 이 작품은 다음의 해설에 힘입어 조금 이해가 되는 편이었다. 적어도 『댈러웨이 부인만큼은 아니어서읽기 괜찮았다. 

여기 수록된 단편 18개 중 다음 몇 작품은 이런 해설 덕분에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울프의 글이 이야기를 들려주기보다 보여주는 장면을 구성하는데 더 치중하는 듯 보인다.(257)

 

그렇게 보여주는 장면을 구성하는 작품은 다음과 같다.

<Blue & Green>, <밖에서 본 여자 대학>, <과수원에서>, <전화>

<존재의 순간들 슬레이터네 핀은 끝이 무뎌’>

 

또한 <현악 4중주역시 보여주는 장면을 구성하는 작품으로 읽을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버지니아 울프에 조금은 더 가까이 갈 수 있었다그게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하나 더 있다. 역자의 해설에서 이런 대목 만났다.

 

셰익스피어 소네트에 그대를 여름날에 비할까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대학 시절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에왜 하필이면 사랑하는 연인을 여름날에 비유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한국인으로서 여름은 숨 막히는 더위와 뜨거운 태양이 연상될 뿐이었다이 의문은 영국에서 몇 년을 생활하며 풀렸다영국의 여름은 비바람 부는 어둡고 습한 겨울이 지나고 시작되는햇살 가득한 따스하고 쾌적하며 꽃과 초록이 만발한 생동감 넘치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셰익스피어가 연인의 아름다움을 비유한 여름날은 영국의 여름을 알아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었던 것이다. (242)

 

나 역시 셰익스피어의 그 시를 읽으면서 왜 여름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이 책 해설을 읽으면서 풀렸으니 그 또한 고마운 일이다이렇게 이 책을 읽으며 하나 더 깨우치는 기쁨 맛볼 수 있었으니이 책 그런 면에서 가치가 있다.

그런 가치 나혼자가 아니라 많은 독자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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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 - 69개의 표지비밀과 상금 5000만원의 비밀풀기 프로젝트, 개정판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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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그 화려한 역설

 

소설이다. 문명비평을 주제로 하는 소설.

저자의 지적 자부심이 충만한 소설이다.

폴리스인 주인공 모제의 오디세이아라고 할까장대한 지적 모험을 나서는 그의 뒤를 따라가면서정말 세계는 넓고 배울 것은 많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책은 폴리스(등장인물들은 경찰형사라는 말 대신 폴리스라는 말을 선호한다)인 주인공 모제가 수많은 여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써내려간 강의록이다.

 

일단 이 소설의 구조는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된다.

여인과 관계를 설명하고그 여인과 만나는 장소라든가 등과 관련되어 나오게 되는 지식들을 하나 가득 풀어놓는다예컨대 어머니를 만나서는 서양화가들을 다음과 같이 적어놓는다. (165 - 166)

 

어머니는 서양화를 전공했다그런 어머니의 발언들어보자.

 

그림이 품위 있어 보이지?

서양화가 동양화보다 더 그림같다동양화는 서양화에 비해서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거든동양화는 사 놔봐야 가격도 별로 뛰지않고.

 

어머니 집에 있는 그림은?

마티스가 그린 오달리스크.

르동마리 보트킨의 아스트라칸 코트.

 

어머니와 이복 동생(제니)을 제외한 다른 여인들과의 만남에서는 지식 강의록에 이어서 한바탕의 섹스가 펼쳐진다그러니 [여인과 만남 - 강의록 - 섹스]로 이어지는 패턴이 성립된다.

 

그가 만난 여인들을 살펴보자,

 

유리 사라진 애인

마리 유리의 동생자살한다. (423)

파라 : (27편하게 만나는 사이 (14), 미국으로 간다

피여나 꽃집 여자

다미 : (16가출한 소녀

마담 지바 요정 폰타네, 37섹스 파트너미국으로 간다

디나 : 22세 (119), 자살 (333)

나래 : 20화교 3, (12, 168)

미사 선배 : 35트랜스레이터 (226), 아마존으로 떠난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한결같이 서양식이다. 우리말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그가 출입하는 가게들 이름도 한결같다상호가 고급지다.

 

유토피아 나이트 클럽(125)

스피드 쿠킹점 (12)

하이틴 식당 다프니 (22)

레스토랑 로마네스크 (42)

코린토스 아이스크림 가게 (124)

카페 프로방스 (138)

락카페 엔타시스 (173)

비잔틴 술집 (206)

드림 컨츄리 카페 (459)

 

세상은 넓고 배울 것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다음과 같은 항목들이다.

 

꽃이름 19

 

클래식 음악

오페라 춘희 (259,261)

타르타니의 소나타 2악장 (269)

 

팝송

로드 스튜어트 세일링 (182)

캐스케이더스리듬 오브 더 레인 (237)

 

그리스 신화 : 41,

포스트 모던 작가 : 148

그림들

해바라기고갱의 장미와 소상, (154)

 

번역가인 사미 선배가 번역하고 있는 <화보집>에는 화가들(229)이 등장한다.

앙리 루소들라크루아 등

 

시드니 민츠 (233)

괴테 (257)

플로베르 (257)

 

그밖에 국제 정세와 역사를 논하고 있는 강의록도 등장한다.

 

미국 패권주의구형 구조와 신형 구도 (208)

러시아 여인으로부터 시작한 러시아 역사와 정세 강의록 (400쪽 이하)

 

러시아 음악가들 :

차이코프스키무소르크스키림스키코르사코프프로코피에프라흐마니노프쇼스타코비치 (400)

 

미국의 문화에 대하여 (407쪽 이하)

 

그러는 가운데유토피아 나이트 클럽에서 집주를 만나게 되는데 그로부터 결국은 문명의 역설에 대하여 듣게 되고점점 그에게 빠지게 된다.

그게 이 소설의 주제가 된다.

 

집주는 지배인을 대신하는 말인데유토피아 클럽의 집주는 마치 천국의 관리자 같은 모습니다그가 유토피아의 건물을 관리하는데그 안에는 마치 <신곡>에 등장하는 연옥지옥 같은 형태로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암시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그럼 이 소설의 주인공 모제는 집주에게 어떠한 사람인가?

모제는 소위 말하는 택한 자이다.

 

집주가 한 말을 새겨보자.

 

현실에 적응해서 약삭빠르게 살아가는 인간보다선생처럼 단순하게 사는 사람이 필요하지요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고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타인을 껴안고 사랑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이지요. (469)

 

그러면서 모제에게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자고 한다흰부르의 겨울이 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흰부르의 겨울그건 신들과 그들의 세계가 멸망하는 때를 말한다.

 

그렇게 시작된 집주와의 만남은 결국 모제의 인생을 바꾸어놓는데......

 

다시이 책은?

 

일단 이 소설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한국 사회를 비롯하여 세계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도 훌륭하다. 위에 언급한 강의록이라는 부분은 소설과는 별도로 새겨보면서 읽어야 할 것들이다.

문명우리가 그 속에서 살아가기에 그 전체를본 모습을 볼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느라소비하느라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그 문명의 화려함 속에 들어있는 본질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또한 칭찬받을만하다.

그래서 이 소설을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이 시대를 날카롭게 통찰한 저자의 안목이 부럽다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는 필치 또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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