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민정 지음 / 리브르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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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월호, 그 이름 부르기도 힘든, 그런 사건이다.

그래도 시간이 많이 흘러, 세월이 갔다 싶은데, 여전히 세월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런 사건, 이제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새삼 그 날을 떠올리게 된다.

 

그날 아침, 아마 우리 나라 전국민이 가슴을 쓸어내렸던 뉴스, 학생들을 싣고 제주도로 가던 배가 침몰했는데, 그 아이들 전원 구조했다는 뉴스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충격 그리고 안도했던가. 그러나 그 안도는 잠시뿐, 탄식과 오열로 변했다는 것, 다 아는 사실이다.

 

그 사건을 다른 문학작품이 있던가?

 

세월호를 소재로 한 소설이 뭐가 있는가, 생각해보니 한 권 있기는 하다.

김탁환의 거짓말이다를 읽은 적이 있다.

물론 김탁환의 거짓말이다도 세월호 희생자들의 시신을 인양하기 위해 애쓴 잠수사들의 이야기이니, 세월호 희생자를 직접적으로 다룬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이 세월호 희생자를 다룬 첫 번째 작품이 아닐까.

그런 만큼 저자의 노고가 엿보이는 대목이 많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희생된 교사의 동생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 학교, 단원고의 교사 박미나, 주인공 박윤영은 그녀의 동생이다.

그 때 희생된 교사는 모두 11, 주인공 박윤영의 언니도 그 중의 한 명이다.

 

박윤영은 세월호에 탑승했다 희생된 언니의 생전 흔적을 찾아, 고시원을 거쳐 병원으로 향한다. 병원의 의사와 나눈 대화, 한토막이 이렇다.

 

언니분이.... 거기 ...탔었나요?

고개를 끄덕인다. 안산, 세월호, 단원고, 다 같은 말이 돼버렸다.

아직도 배에 있어요. (31)

 

이 책은 또한 기록물로서도 가치가 있다.

 

벌써 10년이 흘렀다. 많은 사람들이 잊었다. 또한 사람들이 잊으려고 한다.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한다. 또한 말 못하게 한다.

그래서 가족들, 해당 사건 관계자 외에는 잊었을지도 모르는 현재, 이 시점에서 이 책은 아주 시의적절하다. 더 이상 잊으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이 책은 기록물로도 가치가 있다.


2014416

그리고 417

그리고 418일 금요일, 3일째

그리고 419일 토요일, 4일째다.

그리고 420일 일요일, 5일째다

저자는 그렇게 날짜별로 기록을 이어간다.

며칠 후

그리고 며칠 후

210일 후

219일 후

 

‘219일 후’는 이런 일이 있었다. 

윤영의 가족에게 체육관을 비워달라는 통보가 전해진다.

 

, 그런 일도 있었지. 맞아 그런 뉴스 들었던 기억이 나네..... 고맙다, 기억을 되살려주어서.

 

살아남아 미안한 사람들

 

(지호는) 교감 선생님의 책상으로 향한다. 그는 생존자 중 한 명이었지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사고 이틀만에 진도 체육관 근처 언덕에서 나무에 목을 맨 채 발견되었다. (157)

 

유서에는 이런 말이 있다.

“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이 부분을 읽으니 한강 작가의 책 소년이 온다가 떠오른다.

 

나는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살아남았다는, 아직도 살아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135)

 

세월호의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살아있다는 치욕은 어디에서 통하는 것일까?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넌 안 무서워?

뭐가?

이 바다가 얼마나 깊길래 검푸른색이야. 보기만 해도 심장이 오그라드는 거 같아. (173)

 

비극이 어느 만큼 커야 세계가 다 같이 슬퍼할지 모르겠다. (180)

 

다시, 이 책은? - 애도한다는 것의 의미

 

이 책은 비극을 반추하는 목적이 분명하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 또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왜 우리 사회가 이런 비극을 추념하자고, 애도하자고 하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을까?

이상하다. 심히 괴이한 일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이 책은 그걸 다시 꺼집어내어 책상 위에 올린다.

 

비극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강조하길, 특정 정파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 저자가 리스트로 만들어 놓은 부분,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이 아파온다,

세월호 사건 앞에 사람들은 왜, , 이상한 가림막을 치려고 하는 것일까?

 

그 리스트에는 이런 내용도 들어있다.

 

세상이 들으려 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삭이며 살아가는 관계자들

 

가슴에 응얼이진 한을 풀기 위해서, 밖으로 입을 벌려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더 이상 가슴에만 품지 말고 밖으로 내보내야만 되는 것 아닐까.

 

세상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 들어줄 아량이 없는 것일까?

이 책을 통해 그 가슴에만 삭이며 겨우겨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 헤아려준 저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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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개정증보판
방민호 지음 / 북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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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상, 박태원, 윤동주, 김수영, 현진건, 박완서……

 

좋아하는 작가들이다. 해서 그분들의 작품도 웬만큼 읽고,,,,,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이 책을 통해서 그분들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읽고나니, 내가 전혀 모르는 작가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책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생경한 이야기들이 나와, 새롭게 다가온다.

이를테면, 이런 이야기.

 

이렇듯  「날개의 주인공은 옥상에서 떨어져 죽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쓰코시 백화점 문을 나서며, 결국 아내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적 현대의 메커니즘이 지배하는 생활 속으로, 그 피로한 세계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는가를 고민합니다. 과거의 에게는 예술적 삶과 열정으로 현실 세계의 어려움과 한계에서 벗어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지를 모두 잃어버리고, 현실 생활 속으로 흡수되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자신을 느낄 때, ‘는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37)

 

해서 직접 이상의 날개를 다시 읽어보았다.

해당 부분이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이상 전집1, 233)

 

외친 게 아니었다. 외쳐보고 싶었다,고 되어있다.

그러니 지금까지 누군가 오독한 이상의 날개, 덩달아 같이 따라 읽었던 것이다.

그러한 오독을 이 책을 통해 수정한다. 감사한 일이다.

 

또한 날개에서는 알레고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여기서 존 스타인벡의 <진주>에서 참고할 말이 있다. 그 책의 편집자는 이렇게 말한다.

 

알레고리는 작품 전체에 걸쳐서 다양한 의미의 연쇄로 이루어져서 나타나는 일종의 가치 체계를 기준으로, 다른 사건, 경험 그리고 세계를 해석하는 문학적 행위를 의미한다. (149)


우리는 진주에서 그려진 경험이 현실 세계와 다름을 알지만 그럼에도 진주에서 그려진 사랑, 변화, 탐욕, 관계 등을 거울 삼아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볼 수 있다. (149)

 

이런 인물과 사건이 만들어내는 의미를 우리의 삶과 사회를 해석하는 거울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알레고리다. (149)

 

그러면 이상의 날개에서는? 저자는 이렇게 해석한다. (28-29)


작품 속 '아내'는 단순히 '나'와 혼인 관계를 맺은 여성을 넘어서, 자본주의적 현대성을 은유하는 인물이며, '나'는 자본주의적 현대성에 의문을 품고 그것에 맞서려는 자기 인식적 존재를 상징힌다.

 

이광수를 생각한다.

 

말년의 친일 문학가로 알고 있는 이광수, 과연 그의 인생은?

이 책으로 조금이나마 이광수의 행적과 삶을 이해하게 된다.

 

그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몇 가지 기록 적어둔다.

 

이광수는 민족 지사의 길을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일제와 타협하지 않을 수 없었던언론인이기도 했다. (257)

 

역사적으로 이광수의 변절과 친일 협력 행위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문제다.

그러나 한 인간이자 문학가로서 살아간 이광수의 처절한 삶은 우리의 이해와 동정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는 저자의 발언을 곱씹어보게 된다. (262)


그만큼 저자는 이광수의 행적을 샅샅이 훑어가면서 그의 처절한 삶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박완서를 생각한다.

 

저자는 박완서 작가의 다음 작품을 분석한 후에, 이렇게 말한다.

 

엄마의 말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한국의 현대사가 전개되어 오는 과정은 소설가로 하여금 사태의 진실을 다 말할 수 없게 했다. 같은 소재를 놓고도 입을 틀어막았기에, 소설가는 되풀이해서 말할 수밖에 없었다. (429)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문학가의 삶을 따라 서울의 곳곳을 따라가는 문학기행이다.

기행이니, 당연히 서울이라는 도시의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문학가들의 행적을 찾아다닌다.

그러니 문학가들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들고 서울을 훑어보면 좋을 것이다.


이 길은 이상이 살았던, 작품의 배경으로 삼았던 길,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다니다보면, 겹치는 곳이 나오기도 한다.

예컨대, 이상과 박완서가 겹친다. 어디에서?

 

바로 이상 편에서 찾아가는 곳이 경성역과 미쓰코시 백화점인데, 미쓰코시 백화점은 날개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38)


그런데 그곳이 또 나온다. 박완서의 나목에서다.


나목의 배경이 되는 곳, 미군 부대의 PX 건물이 바로 미쓰코시 백화점이다. (412)


이런 연결점을 누가 생각할 수 있을까?

그정도로 저자의 눈썰미가 대단하다고 할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흡입력있게 끌어들이리라 생각된다.

이 책을 들고 서울을 탐방하는 독자들, 여기저기에서 서로 만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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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34
존 스타인벡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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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소설이다, 미국의 작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존 스타인벡의 작품이다.

 

등장인물은 남편인 키노, 아내 후아나, 그리고 둘 사이에 아들이 있다. 이름은 코요티토.

그 가정을 중심으로 벌어진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그런데 주인공은 누구일까?

물론 위의 인물 중에서 당연히 남편인 키노가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게 있으니, 키노가 어느날 발견한 진주다.

진주가 실상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사건 속으로 들어가보자.

 

가난하기 짝이 없이 살아가는 키노의 가족, 어느날 다른 날처럼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데 그때 전갈 한 마리가 나타나 사랑하는 아들 코요티토를 찌른다. 찔린 자리가 빨갛게 변하기 시작하자, 아이를 두고 어쩔줄 몰라하는 부부, 그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이웃 사람들이 몰려온다.

 

의사를 불러올 형편이 되지 못하는지라 직접 아이를 안고 병원을 찾아간다.

그가 찾아간 의사, 키노의 행색을 보고 치료비를 내지 못한 형편이라 생각하고 치료를 거절한다. 하인이 나와 의사는 외출중이라고 하면서 문전박대를 한다.

 

여기서 기록해둘 게 있다.

키노의 이웃 사람들, 아이가 걱정되어 같이 따라갔던 사람들, 문전박대를 당한 키노를 보기 안타까워, 모두 그 자리를 먼저 뜬다.


키노가 공개적으로 망신당한 모습을 눈에 담지 않으려고. (26)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는 설정이다.

그렇게 당한 자, 약한 자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람들을 그려놓고 있으니, 이 소설 분위기 따뜻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야기는 다른 곳으로 흘러가지만.

 

그렇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집으로 돌아온 키노, 그 다음에 반전이 일어난다.

바로 조개 양식장에서 키누가 조개 속에서 커다란 진주를 발견한 것이다.

 

키노는 칼을 껍데기 속으로 능숙하게 밀어 넣었다. 조개의 근육이 딱딱하게 긴장하는 것이 칼을 통해 느껴졌다. 그가 칼을 레버처럼 움직이자, 맞물리던 근육이 벌어지면서 껍데기가 열렸다. 입술처럼 생긴 살이 몸부림치다가 점차 조용해졌다. 키노가 살을 들어올리자 그것이 보였다. 커다란 진주알. 달처럼 완벽했다. 그것이 빛을 붙잡아 세련되게 다듬어서 눈부신 은빛으로 다시 내놓았다. 세상에서 가장 큰 진주였다. (37)


진주에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인간들

 

그때부터, 이 소설의 진가가 나타난다.

진주를 발견한 키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각기 역할을 한다.

 

의사는 달려와, 아이를 치료해준다며 의료사기를 친다.

 

의사에게도 그 소식이 닿았다. (..........) 키노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었을 때에, 의사는 엄격하면서도 동시에 현명한 사람이 되었다.

제 고객입니다하고 의사가 말했다.

제가 전갈에 쏘인 그의 아이를 치료하고 있어요.” (40)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키노의 진주에 관심을 품었고 모두의 꿈, 생각, 계획, 미래, 소망, 욕구, 욕망, 허기에 키노의 진주가 등장했다. 그들을 방해하는 인물은 단 한 명 키노뿐이었으므로 신기하게도 그는 모두의 적이 되었다. (42)

 

진주상들은 키노가 가져온 진주 가격을 후려치기 위해 술수를 쓴다.

그리고 이름 모를 사람들이 등장하여, 키노의 진주를 훔쳐가기 위해, 빼앗아 가기 위해, 달려든다. 심지어 죽이려고까지 한다.

 

그런 주변사람들의 반응도 이 소설에서 생각해볼만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키노의 변화다. 진주를 발견하게 된 키노가 어떻게 반응하는가, 그게 이 소설의 주제다.

 

이 소설을 읽는 법, 상징과 알레고리

 

소설 읽는 방법중 줄거리 속에서 상징과 알레고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방법을 생각해보게 된다.

 

먼저 진주가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

키노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진주, 그 진주가 단순하게 보석 중 하나인 진주만을 의미할 리는 없다. 이 책의 변역자가 붙인 <작품 해설>에 그것을 잘 설명하고 있다.

 

문학적 기법으로서 상징은 구체적인 형상이 추상적인 의미와 가치를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상징은 복잡하고 다층적이면서도 미묘한 어떤 것을 소설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게 이 소설에서는 진주다. (148)

 

그렇다면 독자들은 이 진주가 무엇인지, 각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번역자는 이어 말한다.

 

어떤 독자에게는 인간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한 허영과 탐욕을, 또 다른 이에게는 진실을 가리는 눈부신 유혹일 수 있다. 진주는 물질주의로 점철된 현대 사회의 잔혹한 민낯일 수도 있으며, 우리에게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인가를 묻는 시험으로서의 삶의 과정일 수도 있다. (148)

 

또 이어서 아주 중요한 말을 덧붙이고 있다. 이게 이 책을 읽어 얻게 되는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 아닐까.

 

이 책 진주를 읽으면서 과연 자신에게 진주는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자문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148)

 

이 말에 밑줄 굵게 긋고, 새겨보게 된다.

 

그 다음 알레고리는 어떤가?

 

알레고리는 작품 전체에 걸쳐서 다양한 의미의 연쇄로 이루어져서 나타나는 일종의 가치 체계를 기준으로, 다른 사건, 경험 그리고 세계를 해석하는 문학적 행위를 의미한다. (149)


우리는 진주에서 그려진 경험이 현실 세계와 다름을 알지만 그럼에도 진주에서 그려진 사랑, 변화, 탐욕, 관계 등을 거울 삼아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볼 수 있다. (149)

 

이런 인물과 사건이 만들어내는 의미를 우리의 삶과 사회를 해석하는 거울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알레고리다. (149)

 

키노의 심리적 변화도 새겨볼 거리다.

 

그가 진주를 갖게 된 후에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가?

그가 아내와 나는 대화 속에서 그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누구를 두려워하는 거야?”

키노는 진실한 대답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말했다. “모든 사람.” (62)

 

이 진주는 죄악과 같아! 이게 우리를 부술 거야.”

내다 버려, 키노, 돌로 부수자. 땅에 묻고 잊어버리자. 다시 바다에 던지자. 그게 악마를 불러왔어. 키노, 내 남편, 그게 우리를 부술 거야.” (64)


그러나, 키노는 그걸 버리지 못한다.

모든 상황이 끝나기 전까지, 미련을, 진주를 버리지 못한다.

 

다시, 이 책은?

 

키노는 형에게 말한다.

진주는 포기하지 않을 거야?” “이 진주는 이제 내 영혼이 됐어.” (108)

 

그렇게 자신의 영혼이라고까지 생각한 진주를 과연 키노는 어떻게 했을까?

그게 이 소설의 백미다.


해서 이 소설의 주인공은 진주다

진주가 키노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갔다면?

그 진주가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에게 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런 것을 생각하게 하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존 스타인벡의 소설, 음미하고 음미해야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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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4 : 장자 - 자연의 피리 소리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4
채지충 지음, 이신지 옮김 / 들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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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장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장자를 읽는다.

중국의 장자(莊子)의 말을 책으로 묶어놓은 책이 장자.

장자는 원래 이름이 장주(莊周)인데, 존경의 의미를 담아 장자(莊子)라 부른다.

 

그러니 장자 원문은 한자로 되어있는데, 우리말로 번역해서 장자를 읽는다.

그런데 이 책은 만화다.

중국의 만화가 채지충이 장자를 만화로 그려낸 것이다.

 

채지충이 그린 만화 장자를 읽으면서, 이런 만화를 그려내려면 얼마만큼의 내공이 필요할까 생각해 보게 된다.

 

만화로 그려내려면 어떤 작업이 필요할까?

우선 장자의 말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장자는 어렵다. 논어, 맹자보다도 장자는 더 어려운 책이다.

물론 우화로 되어 있어 언뜻 보면 쉬운 것 같지만, 우화의 속뜻을 헤아리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우화를 읽으면 아동용 동화정도가 될뿐 장자의 그 극진한 생각을 살펴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만화로 옮길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완벽하게 이해된 장자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 만화로 옮겨야 하는데, 그게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림으로 장자』에 들어있는 생각까지, 그 속뜻까지 드러내려면 글을 쓰는 것 이상의 지적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만화로 하나 읽어보자.

 

<소요유> 편에 있는 <참새의 마음>이다.

그림으로 그 내용을 한 페이지로 옮겨놓았다. 컷으로 따지자면 6컷이다.

먼저 그것을 글로 읽어보자.

 

매미와 텃새가 대붕을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결심하고 한번 날면

느릅나무와 빗살나무까지 갈 수 있다.

어쩌다가 가끔 이르지 못하여

땅에 곤두박질 칠 때가 있지만

무엇 때문에 구만리 창공을 날아

남쪽으로 간단 말인가?”
들판에 나가는 자는

두 끼니면 돌아올 때까지 배가 부를 것이다.

그러나 백 리를 가는 자는 하루 묵고 올 양식을 찧어야 하고

천 리를 가는 자는 석 달 먹을 양식을 준비해야 한다.

이들 두 벌레가 무엇을 알겠는가?

(장자 (莊子), 기세춘, 65-66)

 

글 중 따옴표 속의 말은 참새의 발언이고, 그 아래의 글은 장자의 발언이다.

 

이번에는 그 글을 만화로 옮긴 채지충의 만화를 살펴보자. (17)



한 페이지에 그 글이 그림으로 옮겨져 있다.

그림과 말이 같이 섞여 있는데. 참새의 발언과 장자의 발언이 말풍선에 들어있다.

 

큭큭 얘들아. 저 새는 왜 굳이 힘들게 높이 날아갈까?

나뭇가지에서 지저귀다가 배고프면 내려와

작은 벌레나 잡아먹고 살면 얼마나 자유로운데!

 

장자가 그 참새의 발언을 듣고 평한다.

참새, 너는 딱 네 크기만큼만 알고 딱 네 크기만 한 삶을 살고 누리는구나.

대붕과는 딴판이야.

 

어떤가?

장자를 읽는 두 가지 방법, 비교해보면 물론 일장일단이 있긴 하겠지만, 만화로 보는 것도 그 내용을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훨씬 간단하게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굳이 글로 된 내용없이 그냥 만화로만 읽어보자.

그 유명한 <조삼모사>라는 우화이다.



 

어떤가?

물론 우리가 그 우화 내용을 이미 알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림으로 보아도 그 내용이 훨씬 이해가 더 빠른 것 같지 않은가?

 

이게 바로 그림의 힘, 만화의 힘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채지충은 그런 식으로 그 어려운 중국의 고전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 장자의 모든 것을 담았다.

 

이 책에 실린 그림이 들어있는 장자의 편명을 살펴보자.

 

소요유, 제물론, 양생주, 인간세,

덕충부, 대종사, 응제왕,

변무, 마제. 거협, 재유, 천지,

천도, 천운, 각의, 선성, 추수,

지락, 달생. 산목, 전자방,

지북유, 경상초, 서무귀,

즉양, 외물, 우언,

양왕, 도척, 설검, 어부, 열어구,

 

장자의 모든 편을 망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서 목차를 글로 쓴 장자와 비교해보니, 오직 <천하>편만 빠졌다.

 

그러니 장자를 글로 읽는 것 물론 해야겠지만, 이 책 만화로 그린 장자를 읽으면서, 다른 시각으로 장자를 음미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로 쓴 장자가 어렵다 생각하면, 우선 이 책의 내용과 비교해가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보다 더 완벽한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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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싱가포르 - 싱가포르를 가장 멋지게 여행하는 방법, 2025~2026년 최신판 리얼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
백종은, 방연실(비비시스터즈) 지음 / 한빛라이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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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싱가포르 2025~2026년 최신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을 읽다가 이런 문구를 만났다.

진짜 싱가포르를 만나는 시간” (109)

part 3의 타이틀이다.

 

그 말은 단지 part 3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이 책 전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싱가포르에서 살아보고, 또한 그 뒤로도 싱가포르 여행을 해본 사람으로, 이 책으로 진짜 싱가포르를 만날 수 있다.

 

싱가포르는 변하는 나라다.

 

그냥 어느 한 해, 잠깐 변하는 나라가 아니다. 항상 변한다.

일례를 들어보자.

싱가포르에 거주할 때, 센토사를 자주 들렀다. 휴가차 거길 가기도 하고, 또 관광으로 싱가포르에 오는 사람들을 모시고, 가장 먼저 가는 곳이 센토사이니 자주 들렀다. 그곳을 둘러보지 않고서는 싱가포르를 보았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무슨 일이 있어도 거길 들러야 한다.

 

그렇게 살다가, 이번에는 내가 관광객으로 싱가포르에 가서 맨먼저 들른 곳 역시 센토사였다

왜 그랬을까?

답은 간단하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자주 바뀌는 곳이 그곳이니까.

내가 있을 때에도 이것저것 바뀌더니, 이제 확 바뀐 모습을 보니 내가 이곳에 왔었던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으로 센토사를 다시 살펴보니, 또 다시 바뀌었다.

 

바뀐 모습을 보게 된다. 이 말은 이 책이 그런 바뀐 모습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말이다.

300쪽 이하를 살펴보면, 센토사가 어떤 곳인지 잘 알 수 있다.

그 섬, 섬이라고 하니 이상하지만 어쨌든 섬은 섬이다. 해서 그 섬에 들어가는 방법이 여러 가지인데, 케이블카부터 다리로 가는 방법 등 다양하다. 예전에 내가 살았을 때는 배도 있었는데, 그게 없어져서 여간 섭섭한 게 아니다.

 

그리고 이것도 있다. 센토사에 그게 있다. 바로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있다.

미국에 있고, 그게 싱가포르에 있다. 오사카에 이어서 2010년에 싱가포르에 들어왔다.

그렇다면? 센토사를 단지 몇 시간 동안 구경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적어도 하루, 아니 며칠을 두고 다녀야만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는 이런 항목이 당연히 있다.

센토사 섬에서 하루 종일 놀기(19)

물론 자세한 내용은 센토사 섬 편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렇게 센토사에서 며칠을 지내고, 다시 싱가포르 내로 들어온다면?

볼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 이런 말하면 잔소리다.

그러니 싱가포르에 적어도 10일 이상은 묵을 생각하고 비행기를 탈 일이다.


2~ 3? 택도 없다.

그래도 시간을 쪼개서 여행 가시는 분을 위해 이 책에서는

단기 집중 23일 코스

정석대로 핵심 34일 코스

느긋하게 즐기는 45일 코스

등으로 세분해서 가야할 곳을 추천하고 있으니, 그것도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니 이 책으로 차근차근 계획을 짜고 시작하자.

이 책은 볼거리, 먹을거리, 그리고 쇼핑까지,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고 완벽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여행 이전에 철저하게 준비할 것들을 챙겨주고 있다.

맨먼저 책을 열면, 이런 게 보인다.

<여행 준비 체크리스트>

여기에는 D-50부터 시작하여 Dday까지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리스트가 제공된다.

그리고 이어 <여행 준비물 체크리스트>가 제공된다.

필수 준비물, 기내 용품, 전자 기기, 의류 신발, 세면도구 & 화장품, 기타 용품.

 

이런 리스트를 보면서 준비하면, 적어도 공항에서 당황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해서 이 책, 여행자들에게는 필수 아이템이다. 이 책이 여행 준비물에서 0순위다.

 

싱가포르의 매력을 7개만 추린다면?

 

먼저, 안전하다.

싱가로르에서 법, 질서를, 안전을 외부인이 논한다는 것, 자체가 실례다.

그만큼 싱가포르는 안전한 나라다.

 

청결하고 깨끗한 나라다.

잘 알려진 것처럼 도로에 껌을 버리지 않는 나라가 되어서인지, 깨끗하다.

물론 어떤 때, 어떤 곳에서는 그렇지 않은 모습도 간혹 볼 수 있지만, 다른 동남아 나라들에 비하면 엄청나게 깨끗한 나라다.

 

영어가 공식 언어.

그러니 관광이나 쇼핑에서 필수 영어 몇 마디만 한다면 전혀 불편이 없다.

 

정원 속 도시

 

한 나라 안에서 즐기는 세계 문화

 

미식의 천국

이것은 장담한다. 싱가포르 음식은 우리 입맛에서 맞다. 또한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전통과 현대 건축의 조화

싱가포르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닌 나라다. 그래서 그런지 옛 건축물을 문화유산으로 보존하려는 노력을 열심히 하고 있다. 해서 새로 지어지는 건물과 옛 건물들이 같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시, 이 책은?

 

책을 읽어보니, 대체 이런 것까지! 하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제공되는 정보가 많다.

저자들의 센스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저자들은 2013년 싱가포르 국립박물관 도슨트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싱가포르를 제대로 소개하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한다. 어쩐지 다른 책에선 별 언급이 없는 싱가포르 국립 미술관과 싱가포르 국립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더라니..... 그것 또한 이 책의 특징이기도 하다.

 

싱가포르를 가기 전에 먼저 이 책을 읽고, 머리에 싱가포르를 품고 그 다음에 비행기를 타면 될 것이다. 잊지 말자, 준비물 리스트에 이 책을 0순위로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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