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 - 엎드려 울고 싶을 때마다 내가 파고드는 것들
한수희 지음 / 웅진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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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반짝이는 속편을 빨리 써주세

 

 

이 책, 내 나름대로 구분해보니

 

책을 읽고 나서 거기에 들인 시간이 아까웠다고 생각되는 책과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되는 책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그럼, 그 기준에 따르면 이 책은?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읽지 않았더라면 큰 일 날 뻔 했다는 생각까지 드는 책이다.

 

또 책을 이렇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읽고 나서 다시 펼쳐보니 온통 문장마다 밑줄이 그어있는 책과 밑줄 하나 보이지 않는 책.

이 책은?

문장마다 모두 다 밑줄을 긋고 싶은 책이다. 실제로 밑줄을 긋지 않고 넘어간 페이지가 없는 책이다. 그만큼 가슴에 와 닿는 말들이 많았다는 말이다.

 

이 책에 이런 말이 있다. 엄기호의 <단속사회>에서 인용한 말이다.

<만남이란 끊임없는 의 확장을 의미한다.>(162)

 

그 말에 의지하여 책을 또 이렇게 구분할 수 있겠다.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 독자를 확장하는 책과 그러지 못한 책.

이 책은?

읽으면서 그러니까 읽고 나서가 아니라 읽어가는 동안 내내 - ‘를 확장시켜 가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만나는 문장마다 나를 대입하여 생각하면서 무언가 더 생각하고 싶어지는 강한 충동을 느끼곤 했다. 저자의 글은 생각을 뻗어나게 해주는 생각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해 주었다.

 

이런 글이 있다,

영화 괴물을 찍은 봉준호 감독이 한 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고생시키다니 나는 분명 지옥게 갈 거다.” (176)

 

그 글을 읽고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럼 나는? 나도 많은 사람을 고생시키지는 많았지만 식구들을 고생시켰으니 분명 지옥에 갈거다.

 

또 이런 말도 있다.

< ......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돈도 안 되는 일을 대단히 열심히 한다는 것은 제 정신으로 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180)

 

그렇다면 나도 제정신이 아닌 사람, 맞다.

 

이런 책 앞으로는 읽지말자, 다짐은 했지만

 

실현가능한 생각은 물론 아니지만, 이런 책 앞으로는 읽지 말아야겠다.

페이지 건너 페이지마다 읽어야 할 반드시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책들을 등장시키니, 그 다짐이 주는 부담감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런 부담감에 심장병 걸릴 정도니, 이런 책 계속 읽다보면 제명에 못 죽을 거 같아서, 어찌 살겠나?

책을 이렇게 마구 마구 읽게 만들어 놓는 이 책, 이런 책, 앞으로는 읽지 말아야겠다,고 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도, 저자가 이 책에 등장시키는 책들, 영화들 리스트를 만들어, 언제 한번 날 잡아서 차근차근 보고 읽고 싶어진다. 다행하게도, 저자는 친절하게 부록에 그 리스트를 만들어 놓았다. 물론 거기에는 책 중에 언급된 것 중에 빠트린 것도 있기는 하지만.

 

저자를 만나고 싶어진다

 

책을 읽다가 문득 남아있는 책의 쪽수를 가늠해보니, 얼추 반절!

아니? 이렇게 책이 얇았던가, 하는 의구심에 바짝 긴장감이 몰려왔다.

아니 이렇게 다 읽어버리면 안되는데, 한창 재미있는 판에 문득 이야기가 그치는 그런 형국이 아닌가?

그 정도로 책을 읽다가 책의 부피가 늘어나기를 바란 것은 아마 처음일 듯하다.

그래서 다 읽고 나니, 이제 이 책의 속편이 기다려진다.

 

어디 그뿐인가, 저자가 무척 궁금해진다. 맘먹고 언제 하루쯤 시간 내어 저자가 운영한다는 카페 <책과 빵>에 들러 반짝이는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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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길비, 광고가 과학이라고? - 창의력도 과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는 것, 알고 있니?, 광고인 내가 꿈꾸는 사람 14
김병희 지음 / 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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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선전이 아니라 과학입니다.

 

이 책 제목에 우선 끌린다. <오길비, 광고가 과학이라고?>

 

요즈음 과학이 대세다. 아니 과학이라는 말이 대세다. 특히나 선전하는 데에는 과학이라는 말이 주는 신뢰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침대도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선전하지 않는가?

 

그렇게 선전하는 데에는 분명 근거가 있을 것이다. 광고계에 있는 사람이 어련히 알아서 하려구! 그렇게 과학을 강조하는 그 풍조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궁금했었다. 특히나 요즈음에는 그 말을 전가의 보도처럼 쓰지 않는가?

 

그런 생각하던 차에 바로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에 의하면 오길비라는 광고쟁이가 광고를 과학에 바탕을 두고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럼 오길비는 어디에서 착안해서 광고에 과학을 끌어들였을까?

오길비는 과학이란 말을 차용한 것이 아니다. ‘과학적을 광고에 도입한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그것을 설명한다.

<갤럽에서 그는 영화 산업의 현황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일을 했어요. 입사 후 3년 동안 로스앤젤레스와 프린스턴 사무실을 오가며 467건의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광고 조사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미국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심리구조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하게 되었어요.

당시 조지 갤럽은 광고회사 영 앤 루비컴의 조사 책임자를 겸직했는데, 오길비는 갤럽에게서 실사·분석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웠어요. 스스로도 조사에 무척 흥미를 느꼈고요. 오길비는 자신의 직관이나 감이 아닌 철저한 자료와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과학적 분석을 한 다음에 광고 제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비록 쥐꼬리만한 주급을 받고 일했지만, 갤럽에서의 경험은 그의 광고 인생과 광고 철학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어요.>(46-47)

 

과학적 분석이란 말이 바로 그것이다.

그냥 적당히 카피 문구나 멋들어지게 물론 그런 것이 하찮다는 것은 아니지만 만들어 굉고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료조사를 하고 시장조사를 마친 다음에 비로소 광고를 하는 그런 과정, 그게 과학적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오길비의 일생을 조명하면서일생을 바쳐 광고에 헌신한 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중에 이런 대목을 만났다.

<오길비는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페티스 칼리지에서 읽고 쓰기에 대한 기본기를 철저히 배웠죠. 영어 문법은 물론, 명문가 출신이라면 당연히 배워야 하는 라틴어도 공부했고, 그리스어 문법과 읽기 쓰기까지 철저히 교육받았어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은 광고 카피라이터라면 꼭 갖추어야 하는데, 그 기초를 이때 다진 거예요.> (30쪽)

 

그러니 오길비의 과학적 광고에 대한 개념이 단순히 어느 날 갤럽에서 철저한 자료조사와 시장조사 기법을 배웠다고 그렇게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가 철저한 준비가 되어 있을 때에 그런 과학적 기법이 그의 머리에 들어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디 그뿐만인가, 그의 생을 읽어보니, 그가 광고계에 종사하기 전에 다양한 직업을 거친 것을 알게 되었다.

요리사, 방문 판매원, 갤럽 조사원, 농부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한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요리사로 일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아가 쿠커 (AGA Cooker) 세일즈맨으로도 성공한 것이다. 음식에 사용되는 쿠커를 요리사 경력을 바탕으로 하여 어떤 점이 좋은가를 설명할 수 있었으니 잘 팔 수 있었던 것.

 

그러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한 것이 바탕이 되어 광고계의 전설이 되게 만든 것이리라.

그러니 광고에 과학적인 것을 도입한 것은 그가 어느 날 갑자기 과학적으로 하자라고 구호를 부르짖어서 된 것은 분명 아니다. 그의 인생 전부가 그렇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 정도는 되어야 광고는 과학이다, 라는 말해도, 말이 통하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오길비니까, 그 말이 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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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죽음
제임스 에이지 지음, 문희경 옮김 / 테오리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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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

 

아버지의 죽음

 

아버지, 이름은 제이, 그가 죽었다. 그의 죽음은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어찌 보면 어느 가족에게나 흔히 있는 일이다. 가족 중 누군가는 언젠가 죽게 마련이니까, 일반적으로 보면 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어느 한 가정에게 그 일은 특별한 일이다.

특히 가장인 아버지의 죽음은 가정의 구성원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제임스 에이지는 그 의미를 끈질기게 파고든다.

왜 그랬을까?

이 소설은 그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 바로 거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가 겪었던 아버지의 죽음, 그 의미를 가슴에 품고 있다가 그 의미를 천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집으로 가는 길

 

이 책 말미에 실린 <작품 소개>를 보니, 이 책은 저자인 제임스 에이지의 유작인데 출판 이듬해인 1958년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집으로 가는 길 All the Way Home>이라는 제목으로 영화와 연극으로도 각색되어 무대와 스크린에 올려지기도 하였다.(441)

 

이 책이 영화로 되어서 <집으로 가는 길>이 되었다하니, 중국 영화 <집으로 가는 길 The Road Home>이 떠올랐다. 장쯔이 주연의 영화.

 

아버지의 죽음 소식을 듣고 집으로 향하는 주인공. 그 장례과정에서 아버지를 회상하는 영화이다. 그래서 장쯔이의 영화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이야기가 아름답게 다뤄지고 있다.

 

그 영화에서 이란 사랑하는 연인을 기다리고, 그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표현한 공간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또한 중국 전통장례에서의 길은 '죽은 자가 집으로 오는 길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의미라고 한다장쯔지 주연의 영화에서 길은 그런 의미인데, 이 책 <가족의 죽음>을 영화화하면서 왜 을 운운했을까?

 

이 책 1장에서 주인공인 루퍼스와 아빠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이 묘사되고 있다. 극장에서 영화를 다 보고 나올 때, ‘날이 완전히 저물었으나 시간은 아직 일렀다’(13)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은 술집에 들른다. 그리고 다시 거기에서 나와 걸어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이 아주 서정적으로 묘사된다.

 

이 책의 저자는 왜 그 장면을 맨 처음 도입부에 배치하였을까?

그날, 그렇게 같이 돌아온 바로 그날, 아버지는 잠자는 아들을 두고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아버지가 보이지않는 다음날 아침을 이렇게 묘사한다.

 

이튿날 아침에 엄마가 아침 식사 자리에 아빠가 없는 이유를 설명해 줄 즈음에는 간밤의 말소리와 소음은 까맣게 잊은 터라, 긴 세월이 흐른 뒤 그 소리가 기억났을 때에는 자기가 지어낸 게 아니라는 확신이 전혀 들지 않았다.”(23)

 

그 소리란, 아빠가 잰 걸음으로 삐거덕거리는 소리를 내며 살그머니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 아빠는 그 소리를 뒤로한 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날, 아빠랑 같이 집에 오는 길, 아마 그게 아빠와의 마지막 걸음이었는지라, 영화의 제목을 <집으로 가는 길>로 했을 것 같다.

 

그러니 장쯔지 주연의 영화와는 같은 제목에 다른 내용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이 모티브가 된다는 점은 동일하다.

 

가족의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

 

그(아버지)의 죽음을 듣고 모여든 가족들.

고모인 한나, 어머니 메리, 그리고 아이들 루퍼스, 캐서린은 각각의 모습으로 아버지, 남편의 죽음을 맞이한다.

 

어머니인 메리는 독실한 기독교인, 그러나 남편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다. 죽음이 뭔지 아직 모르는 아이 캐서린은 아빠가 집에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저자의 분신인 루퍼스는 아빠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뿐이다. 그래서 그런 아픔을 묘사하기 위해 소설 첫머리에 아빠와 함께 돌아오던 그 날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시 집으로 가는 길

 

이 소설은 실상 351쪽에서 끝난다. 그 이후는 이전의 이야기로 가외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삼촌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이 이 소설의 실질적인 끝 장면인데, 그 장면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삼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잠시 후 이제 집에 갈 시간이구나라고 말했다. 집으로 가는 길 내내 둘 다 말이 없었다,>(351)

 

그런데 실상 이 장면은 삼촌 대신 그의 아버지가 등장하는 그 의 반복이다. 따라서 저자는 다시 한번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통해 아버지를 추억하는 것이다.

 

아버지 생전에 함께 돌아오던 장면, 그 장면에서 저자는 아버지와의 시간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둘은 같이 일어섰다. 그 뒤로 집으로 가는 내내 둘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모자도 쓰지 않았다.>(23)

 

그러니 삼촌과 집에 돌아오면서도, 실상은 아버지를 추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버지의 죽음은 저자에게 '늘' 그렇게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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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지 이펙트 - 페이스 투 페이스-접속하지 말고 접촉하라
수전 핀커 지음, 우진하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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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빌리지 이펙트란?

 

빌리지 이펙트? 그 말은 어떤 의미일까?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는 상호작용이 가져다주는 장기간의 영향을 말하는 것이다. (26)

 

그 실제적인 예가 바로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섬이다.

저자는 사르데냐의 장수 현상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반니 페스 박사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그곳의 장수 비결이 바로 일상생활에서의 가족, 이웃들과의 잦은 접촉이라고 밝히고 있다. (25, 77쪽 이하)

 

이 책은?

 

이 책의 저자 수전 핀커는 사회신경과학이라는 관점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다.

 

이런 질문 해 본 적이 있는지?

아이가 성장하며 학습할 때, 어른이 사랑에 빠질 때, 직업상 중요한 거래를 할 때, 그리고 나이를 먹어갈 때 얼굴을 마주하는 상호교류는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까?”(40)

 

그래서 이 책은 우리가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느라 잊고 있었던 사회적 접촉이나 관계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소위 흔히 말하는 face to face 즉 대면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는 저자는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실험결과를 토대로 하여 그의 이론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읽는 동안 그의 논리는 물론, 우리가 직접 살고 있는 주변 상황을 살펴볼 때에 그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의외의 실험 결과들

 

여기 공개된 자료들을 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접해 왔던 내용들과 사뭇 다른 결과들이 많이 보인다. 어찌보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외로움을 느끼게 되면 몸속의 모든 세포에 고독이라는 표시가 남는다고 한다.> (57)

 

<얼굴과 얼굴을 직접 맞대는 사회적 접촉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신체의 면역력을 강화시켜준다고 한다.> (46)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곧 신체를 치유하는 것이라는 사상이 널리 퍼졌고 여러 시범적인 연구를 통해 이런 심리요법이 암 환자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그렇지만 이 후 시행된 더 정확한 연구에서 실제로 밝혀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60)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관계의 법칙

 

그래서 그의 논리에 설득된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하면 그런 빌리지 이펙트를 경험하며 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바라게 된다.

 

저자는 그런 우리의 욕구에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한다.

 

 

1. 이웃과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라.

2. 서로의 사회적 감정을 나누는 관계를 만들어라.

3. 다양한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라.

4. 자신의 환경에 맞는 관계를 맺어라.

5. 아이들에게 상호 교류가 왜 중요한지 일깨워줘라.

6. 혼자인 시간을 줄이고 의미 있는 접촉을 늘려가라.

 

기타 유익한, 음미해 볼만한 정보들

 

그런 실제적인 방법도 바람직한 내용이지만, 다음과 같은 것들은 우리가 알아두어서 좋을 정보로 손색이 없는 것들이다.

 

<미국 전역에 걸쳐 7년여 동안 약 9만 명의 여성을 연구한 결과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종교행사에 참석하는 경우 사망률이 20퍼센트나 줄어들었다고 한다.>(117)

 

<나이 든 여성 3,000명을 조사한 결과 종교 활동으로 치매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117)

 

<대부분의 심리학자는 종교가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주로 사회적인 측면에 있다는데 동의한다.> (117)

 

<계산대 없이 손님이 알아서 지불하는 카페에 사람의 눈을 그려 놓기만 해도 정직하게 찻값을 내는 사람이 세 배나 늘었다고 한다.> (119)

 

<사람은 고립되면 너무나 쉽게 인지능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나이가 어릴수록 그런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160)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은 잘 못된 말이다.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했다 한다.

서문에서 저자는 사르트르의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을 확인해보겠다고 했는데, 저자는 그 일을 훌륭하게 해냈다.

 

그래서 이 책은 친밀한 접촉이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411) 는 저자의 말에 백퍼센트 공감이 된다.

 

결론하여 사람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 그런 욕구를 과연 나는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충족시키고 있었는가? 이 책 읽으면서 그런 것 생각해 보는 시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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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대학교 낯가림학과 졸업하기 - 낯가림 심한 개그맨의 우왕좌왕 사회 적응기
와카바야시 마사야스 지음,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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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철학하는 개그맨, 만나다

 

이 책은 낯가림 심한 개그맨의 우왕좌왕 사회 적응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이다.

그러니까 낯가림 심한 사람에게 일단 어필하는 책이라 하겠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혹시 이 책을 읽으면 저 사람처럼 낯가림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야라는 은근히 기대를 하고 읽게 될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와카바야시는 개그맨 일본에서는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배우도 아니고 가수도 아닌, 만담 같은 것을 하니까 개그맨 정도? - 또는 예능인이라 불릴 수 있는 사람이다. 대학 졸업 후 몇 년에 걸쳐 무명 생활을 하다가 M-1 그랑프리에 2위로 입상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인기인의 반열에 들어섰다. 그런 그가 방송을 하면서 겪은 일을 기록하여 일본의 월간지 <다빈치>에 연재하였던 글이다.

 

매력있는 글솜씨, 내용

 

이 책은 그래서 상당히 쉽게 읽힌다. 내용은 어떻게 보면 신변잡기 같기도 한데, 읽어가는 중에 점점 그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예컨대, ‘말을 골라서 하자는 말로 시작되는 글을 보면 무언가 느껴진다.

화를 당하고 나서 말조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서, 직설적인 말을 부드럽게 바꾸는 작업을 하였다는데, 그 내용이 우리들도 따라해야 할 것 같다.

 

맛없다 독특한 맛

조잡하다 취향이 독특하다.

누가 그런 걸 하나 최선을 다하겠지만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개똥같은 놈 한 방이 있는 분이군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역시 말로 인하여 화를 당해본지라, 그의 말에 공감이 되었다. 어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나오면서 맛이 없다고 한다면 어떨까? 아마 식당 주인은 기분이 퍽 상할 것이다. 그렇다고 맛없는 것을 맛있다 할 수도 없으니, 그럴 때 저자가 생각해 낸 것처럼 독특한 맛이군요라고 말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철학자 코미디언의 졸업논문.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책이 다 끝나가는 무렵, '사회인 대학교 졸업논문'이라는 챕터에 도착했다. 졸업논문? 무슨 논문?

그때까지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무슨 논문씩이나?’ 그렇게 이름붙일만한 내용이 있으려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아마 심드렁하게 읽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문자 그대로 괄목상대하고 읽어야 할 부분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만원 전철을 타고 다니는) 어른들은, 당시 내 눈에는 별로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내가 맨 처음 사회라는 것을 의식한 순간인지 모른다.”(221)

 

그 글을 읽는 순간, 가슴에 어떤 울림이 왔다. 이 사람은 삶을 구체적으로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전율을 느꼈다.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사회라는 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살아왔는가? 아니 '어떻게 인식'은 차치하고 그러한 인식 자체를 하고 살았는가? 하는 뒤늦은 후회가 일었다. 그저 뜬 구름 잡는, 수사학적인 사회를 내가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그렇게 그는 현실을 직시하는 나날’(222)을 살아가고 있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또 이런 말을 들어보자. 어느 철학자의 입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성찰이다.

<‘사회는 일정한 공헌을 하면 일정한 은혜를 주는 장소였다. 그것을 시장이라든지 자본주의라든지 경제라든지 그런 이름으로 부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223)

 

<초등학교 6학년 때, 곤경에 처하거나 아이디어를 낼 때.........행복해지기 위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라고 말해 주었더라면 나는 그 길을 따라 쭉 걸었을지도 모른다.>(225)

 

, ‘행복해지기 위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라는 문장에 밑줄을 죽 그었다.

아마 요즈음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감명깊게 읽은 문장을 말하라면, 나는 이 문장을 서슴없이 꼽을 것이다.

 

아니 또 있다, 그런 문장이 또 있다.

<인간이 사회에 참여하려면 결과가 필요하다고 철석같이 믿었다.>

 

<결과에는 즉효성이 있다.

그러나 결과는 가치가 순식간에 변한다.

내 마음을 뒤져보니, 손에 잡히는 것은 늘 과정이었다.

완벽하게는 못했지만 내 나름대로는 해냈구나. 그런 가단한 감상만은 늘 가치가 내려가지 않고 가슴에 남아있는 것이다 .

결과는 그러고 나서 늘 남보다 ....뒤늦게 찾아왔다.>(227쪽)

 

이런 철학자 만나봤나? 무대 위의 철학자...만담하는 철학자. 누구보다 철학자 다운 철학자, 말로 하는 철학자가 아니라 삶으로 살아내는 철학자.

그런 철학자를 나는 이 책을 통해 만났다, 그 이름, 와카바야시 마사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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